[Tokyo Watch] 무관중 도쿄 올림픽·팰러림픽의 경제적 효과의 한계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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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긴급사태선언과 도쿄올림픽·팰러림픽 무관중 결정
오는 7월 23일에 개막식이 열릴 예정인 도쿄올림픽·팰러림픽을 앞두고 일본정부가 도쿄에 제4차 긴급사태선언(7월 12일~8월 22일 예정)을 발령했다. 이에 따라 음식점 및 백화점 등의 영업시간도 밤 8시로 단축되었다. 위반 업소에 대해서는 영업정지 조치도 내려지게 되었다. 도쿄와 함께 오키나와현에서도 기존 긴급사태 선언을 연장하고 사이타마현, 치바현, 카나가와현, 오사카부에도 음식점의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감염 ‘만연 방지 등 중점조치’를 지속하기로 했다.
일본에서도 코로나19 예방 백신접종이 하루 100만명을 초과하는 날도 나오는 등 접종이 가속화되고 있으나 변종 바이로스의 영향으로 감염자 수가 줄지 않자 일본정부는 여름 방학을 앞두고 사람의 이동을 크게 억제할 필요성을 고려한 것이다. 그러나 긴급사태가 자주 발동되어 이에 익숙해진 일본인들이 백신 접종도 늘어나고 있어서 풀어진 긴장감으로 인해 감염자 수가 초기에 얼마나 크게 감소할 것인지 불확실한 측면도 있는 상황이다.
당초 추진했던 음식점 등에서의 주류 판매 금지 조치도 큰 반발 때문에 철회되기도 했다. 사실, 긴급사태 첫날인 7월 12일의 출근 시간에서 전철 등의 혼잡도는 거의 평소와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한다(일본경제신문, 2021.7.12.석간). 일본기업들도 거듭되는 긴급사태선언으로 재택근무를 줄였다가 다시 늘리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도쿄올림픽·팰러림픽도 도쿄, 카나가와현, 치바현, 사이타마현의 수도권과 함께 후쿠시마현, 북해도도 무관중 개최가 결정되고 미야기현, 이바라기현, 시즈오카현 등 3개 지역만 관중이 입장하게 되었다. 개막식 및 폐막식, 야구를 포함해서 주요 경기 대부분이 무관중으로 할 것으로 결정됨으로써 올림픽·팰러림픽의 경제적 효과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전임 아베총리가 도쿄 올림픽·팰러림픽을 유치할 때의 명분을 보면, 동일본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의 부흥 상황을 국제사회에 알리면서 부흥에 대한 공감을 확대하겠다는 의미가 주장되고 있었다. 피해 지역의 관광지에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목적도 있었으나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이와 같은 홍보 효과는 감소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일본경제는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인해 금년 1분기 성장률이 전분기대비 연률로 -3.9%에 그치고 2분기에도 0% 내외 수준에 머물고 3분기에는 도쿄올림픽·팰러림픽의 효과에도 힘입어서 성장세가 크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도쿄 지역 등의 긴급사태선언과 무관중화로 인해 당초 기대보다 성장활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도쿄올림픽·팰러림픽의 개최로 인해 도쿄에서 발생되는 경제적인 파급 효과는 도쿄도에 의해 1조 9,790억엔으로 시산된 바 있으며, 이 중 신규 시설 정비 비용인 3,500억엔을 제외한 1조 6,290억엔이 대회개최 기간에 발생하는 수요이다. 일본 및 해외 관중 등의 입장료, 교통비, 숙박비, 음식비, 쇼핑, 시설이용료 등 도쿄도에 발생하는 수요는 2,079억엔으로 계산되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을 포함한 무관중 결정으로 이들 수요의 상당 부분이 소멸하게 되었다. 무관중화로 인한 수요 위축 효과는 대회 개최에 따른 시설비용, 보안, 에너지, 수송, 기술서비스, 마케팅, 코로나19 대책비용, 물품 판매 수입 등 각종 운영비용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대회자체가 중지될 경우의 경제적 손실은 1조엔을 넘겠지만 무관중화의 손실은 수천억엔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보인다. 노무라종합연구소의 기우치 타카히데(木内登英) Executive Economist는 도쿄도 등 4개 지역의 무관중화 결정으로 경제적 피해는 1,309억엔에 그치는 것으로 시산하고 있다(시사통신, 2021.7.11.). 이를 고려하면 코로나19 감염 위협이 큰 상황에서는 무관중화 결정은 어느 정도 합당한 측면도 있다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 긴급사태 선언에 따른 경제적 피해는 수조엔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이는 것과 비교하면 무관중화의 피해는 상대적으로 미미하다고도 볼 수 있다. 일본정부로서는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와 함께 대회개최로 입국하는 각국 보도진 등 대회관련자의 관리를 통해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도 할 수 있다.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 이행과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리스크
이번 도쿄올림픽·팰러림픽에 관해서는 동일본대지진으로부터의 부흥과 관광입국 일본의 위상 강화라는 의도가 있었다. 일본은 2019년에 해외관광객이 처음으로 3천만명을 초과하는 등 관광수요 확대는 아베노믹스의 주요한 성과로 지목되고 있었으며, 이번 대회를 계기로 외국인 관광객 4천만명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가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확산과 대회 무관중화로 인해 이러한 정책 방향이 차질을 빚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일본정부로서는 코로나19 감염자 수 확대 압력이라는 어려움을 감수하면서도 세계 각국에 대한 약속을 지키고 지구촌의 스포츠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세계적인 소비 수요의 확대에도 일조한다는 것 자체에 만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64년에 개최된 도쿄올림픽의 경우 일본경제가 고도성장기에 있었으며, 일본의 전후 복구를 세계에 알리면서 일본제품을 홍보하고 추후 일본경제는 내수확대와 함께 수출이 급증가하여 점차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였다. 고도성장기 초반에는 일본경제의 성장세 고조와 함께 수입이 확대되고 국제수지가 악화되면 긴축정책을 실시해 내수가 위축되고 성장세가 둔화되다가, 이것이 수입수요를 위축시켜서 이후 국제수지가 흑자로 돌아서게 되면 금융완화 정책으로 전환하여 다시 성장세가 고조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러나 1964년 올림픽을 계기로 수출 일본의 위상이 고조되어 만성적으로 국제수지가 흑자구조를 나타내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였다. 또한 1964년의 올림픽 개최를 위한 비용은 당시의 명목GDP의 3.1% 수준에 달했으며, 이는 이번 도쿄올림픽·팰러림픽의 당초 예산규모 0.6~0.8%에 비해 막대한 규모였다. 고속전철이 건설되고 고속도로망이 정비되고 근대적인 호텔의 신축 등이 대규모로 이루어졌다. 이로 인해 올림픽 개최 이전부터 수년간 관련 수요가 확대되고 일본경제를 부양했으나 올림픽이 끝나고 나서는 일시적인 수요 위축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1964년 일본경제의 실질GDP 성장률은 11%로 급상승한 후 1965년에는 5.0%로 일시적인 조정을 거친 후 1966년에 10.1%, 1967년 12%로 점차 성장세가 고조되는 패턴을 보였다.
한편, 금년 도쿄올림픽·팰러림픽의 경우도 대회 준비를 위해 2020년까지 건설 수요 등이 확대되었으나 이것이 대체로 작년 정도에 마무리 되고 대회 관련 소비 수요도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아서 크게 고조되지는 못하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도 고려하면 이번 경우에는 도쿄올림픽·팰러림픽의 폐막 직후에도 일본경제의 수요가 일시적으로 크게 위축되는 조정 압력은 적을 수 있다. 코로나19 대책의 강화와 백신 접종의 착실한 확대를 통해 금년 4분기 이후의 성장세 제고에 주력하겠다는 것이 일본정부의 방향이라고도 할 수 있다.
스가 내각으로서는 도쿄올림픽·팰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 백신접종 확대, 코로나19 감염자 수 억제, 하반기 이후의 성장세 회복이라는 성과를 통해 가을에 있을 중의원 선거에 임하겠다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1964년 올림픽 당시도 대회전에는 일본 국민들의 대다수가 대회 개최에 부정적인 태도였으며, 이케다 하야토 당시 수상이 일본의 도약이라는 대의를 위해 합심하자고 호소할 정도였으나 대회가 개최되면서 일본 국민들이 크게 열광하는 모습으로 변화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계기로 일본 내 감염자 수가 크게 확대되고 각국의 대회 관계자들을 매개해서 각국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는 등 도쿄올림픽·팰러림픽 자체가 코로나19 확산의 새로운 세계적인 진원지가 될 경우 소비진작 등의 경기부양책이 어려워지고 일본경제의 성장세도 예상보다 부진을 보여 일본정부에 대한 국내외적인 비판 압력이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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