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shington Watch] “트럼프, ‘러시아의 아프간 주둔 미군 살해에 현상금’ 정보 묵살” 의혹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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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는 러시아 비밀 공작 조직이 아프간 무장 세력에게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살해하는 데 현상금을 내걸고 공작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도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현지시간 29일 저녁 CNN 방송은 공화당 의원들이 이 사안에 대한 정부 측의 입장 설명을 들었고, 이어서 하원 정보위원회에서 양당 의원들이 초당파적으로 청문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 하원 정보위원회 쉬프(Adam Schiff) 위원장, 펠로시(Nancy Pelosi) 하원의장 등 민주당 지도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정보 보고를 묵살한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끔찍한 사건’ 이라며 향후 사건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동조하고 있어 초당파적인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여 의회의 진상 조사 과정에서 또 한 차례 큰 파란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바이든(Joe Biden) 잠정 대통령 후보도 “이것이 사실이라면, 군 최고사령관인 트럼프 대통령이 정부 정보 기관의 보고를 묵살하고 목숨을 걸고 싸우는 미군 병사들의 목숨을 노리는 세력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엄청난 사건” 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위험한 전장(戰場)에 소중한 가족들을 보낸 국민들을 배반하는 행위” 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G8에 러시아를 초청할 것을 궁리하고 있다. 그의 대통령 재임은 러시아에 완전히 선물이었다” 고 강력 비난했다. 아래에 이와 관련한 해외 미디어들의 보도 내용을 정리한다.
▷ “러시아, 탈레반 무장 조직에 현상금 내걸고 미군 살해를 독려”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CNN 등 미국 주요 미디어들은 최근, 러시아 정보 당국은 아프간 反정부 무장세력 탈레반(Taliban)과 연관된 조직에 현상금을 내걸고 미군을 포함한 연합군 병사들을 살해하도록 독려해 왔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아울러, 미 행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이미 이러한 정보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고,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러시아에 대한 대응 방안을 포함하여 정보 브리핑을 했으나, 러시아에 항의하거나 중단을 요구하지도 않았다고 보도했다.
지난 주 금요일 이 사건을 처음 보도한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紙는 익명의 관리의 언급을 인용해서,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는 금년 3월에 이러한 정보와 관련하여 다른 관련 기관들과 합동으로 논의한 결과, 러시아에 공작 중단 요구, 단계적인 제재 강화 등의 대응 방안 등을 제안하기도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조치를 취할 아무런 의사결정을 하지 않고 지금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맥에너니(Kayleigh McEnany) 대변인은 지난 주말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 및 펜스(Mile Pence) 부통령은 러시아의 현상금 공작에 대해 보고를 받지 않았다” 고 말했다. 아울러, “일부 정보기관은 다른 견해가 있다”고 설명하고,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는 현 시점에서 러시아의 공작 활동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실이 확인될 때까지는 대통령에게 상황을 보고할 필요가 없다” 고 강조했다. 그러나, 동 대변인은 미 정보 당국이 러시아 공작 기구가 연합군 병사들을 살해하는 것에 현상금을 제공했다는 보도의 신빙성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다.
미 국가정보국(NI) 렛클리프(John Ratcliffe) 국장도 러시아의공작사실에대해서는적극부인하지않으면서“뉴욕타임스(NYT)가 트럼프 대통령 혹은 펜스(Mike Pence) 부통령이 이런 정보에 대해 브리핑 받은 적이 있다고 보도한 것은 NYT의 최초 보도 및 뒤이어 나온 후속 보도들 모두 부정확한 것” 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소속 머피(Chris Murphy) 상원의원은 “렛클리프(Ratcliffe) 국장은 엄청난 문제에 대해 거짓말을 하거나,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한 지진이 일어날 만한 정보를 숨기고 있는 것” 이라고 주장하며, 이것 또한 중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워싱턴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뉴욕타임스(NYT)의 이러한 보도는 근거가 없는 것이고 NYT가 가짜 뉴스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아프간 反정부 무장 세력인 탈레반 조직도 대변인 성명을 발표하고 “NYT의 보도 내용을 강력하게 거부한다(strongly reject)며, 이슬람 부족이 이끌어 온 19년 간의 성전(Jihad)에 있어서 어떤 정보 조직이나 외국으로부터 은혜를 입은 게 없다” 고 주장했다. 동시에 “이슬람 부족은 어느 누구를 특정하여 목표로 노릴 필요가 없다” 고 말했다.
▷ “현상금을 지불한 사실이 있어 실제로 미군이 살해됐을 가능성”
그러나,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 군사 정보 조직 G.R.U. 산하의 스파이 단위 조직이 비밀 공작의 일환으로 작년에 이슬람 무장 조직 혹은 무장 범죄 조직에 연합군 병사들에 대한 공격에 성공하는 경우, 보상을 지급할 것을 제안했고 이 조직들은 실제로 현상금을 받아 가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CNN 방송은 유럽 정보 관리들은 러시아 G.R.U.에 협력한 공작 조직은 ‘Unit 29155’로, 과거에 KGB 에이전트였다가 영국 정보기관에 채용됐던 스크리팔(Sergei Skripal) 및 그의 딸을 영국 살스베리(Salsbury)에서 살해한 것 등, 많은 혐의를 받는 조직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紙도 지난 일요일 “만일, 당초 뉴욕타임스(NYT)紙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러시아는미군을포함한연합군살해에현상금을내걸었을뿐만아니라이미현상금을지급한사실도있어, 이 사실을 미루어 짐작하면 러시아의 공작에 의해 복수(複數)의 아프간 주둔 미군들이 더 많이 살해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고 분석했다. 그러나, WP는, 복수의 정통한 소식통들이 러시아의 공작 결과, 몇 명의 미군이 살해되었는지 분명치 않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CNN도 러시아 측의 공작 동기가 정확하게 무엇인지, 러시아 정부에서 위임을 받았는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이로 인한 피해는 있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유럽 정보 관리들을 인용, ‘G.R.U.’ 요원들이 탈레반 무장그룹에 미군 및 영국군 병사를 살해하면 보상을 지급할 것을 제안했고, 이로 인해 병사들이 피해를 입었으나, 피해 일시, 피해자 수, 국적, 사망 혹은 부상 여부 등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아프간에 주둔하는 미국 비밀 요원 및 특공대원들은 지난 1월부터 탈레반의 초소 등에 미 달러화 현찰이 이상하게 많은 것을 발견하고 상부에 러시아의 현상금 공작 개연성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보도는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이 탈레반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미군 철수를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불거져 나왔다는 점에서 트럼프의 재선 가도에 결정적인 타격을 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뉴스 분석 채널 Vox는 2019년 한 해 동안 아프간 주둔 미군 20명이 사망했고, 지난 2월부터는 탈레반 세력이 미군 기지를 공격하지 않고 있는데도 금년 초까지 이미 4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어느 사망 사건이 러시아의 현상금 공작에 의한 것인지, 현상금이 지급됐는지 여부는 판명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 “트럼프, 금년 1월 ‘러시아의 미군 살해 현상금 공작’ 보고받아“
당초에 러시아의 미군 살해 현상금 공작을 보도했던 NYT를 비롯한 미디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러시아의 공작 정보에 대해 이미 브리핑을 받았고, 미 정부 내 정보 담당 기구에서는 미국이 취할 수 있는 대응 조치 옵션들도 마련해서 제안했으나, 미국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자신은 아무런 보고도 받은 바 없고, 지금 제기되는 의혹들은 ‘가짜 뉴스’ 라고 일축했다. 트럼프 정권은 지난 1년 동안 과거 19년 간 미국이 개입돼 이끌어온 아프간 전쟁을 종식시키고 미군을 철수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아프간 반군 세력은 미국의 이러한 평화 노력 과정에서도 미국이 지원하는 아프간 정부에 대해 치열한 공격을 감행해 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정부의 정보 관리들 및 아프간에서 활동하는 특별 요원들이 지난 1월 러시아의 현상금 공작 사실을 포착해서 상부에 보고했고, 이 보고는 ‘백악관 최고 인사들에게 브리핑 됐다’고 보도했다.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한 관리는 대통령에게 올라가는 일일 보고서(PDB; President’s Daily Brief)에도 이 사실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국가안보위원회(NSC: National Security Council)도 지난 3월 백악관에서 열린 관련 기관 회의에서 이 정보를 논의했으나, 트럼프 정권은 이 사실을 지난 주말 언론 보도로 드러나기 전까지 우방국들에 알리지 않았던 것이다.
AP 통신은, 더욱 중대한 것은, 볼턴(Bolton) 전 안보보좌관이 이미 2019년 3월에 러시아의 아프간 주둔 미군 살해 현상금 공작 정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브리핑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 관리들은, 그들이 극구 부인하는 것과 달리, 지난 주 확대 브리핑도 가졌고, 영국 정부와 정보를 공유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최소한 현 시점에서는 러시아의 현상금 공작 의혹을 분명히 알게 됐으나, 그가 대응 조치를 취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그럼에도 그의 측근들조차 응답을 촉구하고 있다고 알려진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그레이엄(Lindsey Graham) 상원의원은 “정부가 이번 의혹을 신중하게 받아들이길 기대한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체니(Liz Cheney) 하원 공화당협의회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의혹에 대해 반드시 설명할 책임이 있다” 고 강조했다.
한편, 2일 아침 CNN은 폼페이오(Mike Pompeo) 국무장관은 “대통령은 정보가 충분히 사실로 확인될 경우에만 보고 받는다”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두둔하는 듯하게 사실과 정반대의 발언으로 물의를 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시간에 인터뷰에 출연한 해병대 복무 경력이 있는 한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은 “군 최고 통수권자는 아군의 위험을 초래할 정보가 입수되는 대로, 누가 얼마나 확신하는지를 불문하고, 미국의 젊은 병사들의 목숨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최대한의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 고 강조하고, 이런 책임을 고의로 게을리한 것은 국가에 대한 반역적인(treasonous)’ 행위에 해당한다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 “트럼프의 Putin에 대한 이례적으로 유화적인 자세에 새삼 주목“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아프간 주둔 미군 살해 현상금 공작 의혹은 ‘믿을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그렇기 때문에 자신에게 보고되지도 않았다고 강변하고 있다. 동시에, 그러한 의혹 제기는 ‘잘 조작된 또 하나의 러시아 관련 날조일 것(‘possibly another fabricated Russian hoax’)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주말에도 트위터를 통해 펜스(Pence) 부통령, 메도우(Mark Meadow) 합참의장을 포함한 어느 누구도 자신에게 러시아 공작 관련 정보를 브리핑 하지 않았다며, 자신이 오래 전부터 공작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의혹을 적극 부인했다. 그리고는, 많은 사람들이 믿지 않는 이러한 보도들은 익명의 제보자를 인용한 ‘가짜 뉴스’ 라고 공격했다.
동시에, 역대 어느 정권도 현 트럼프 정권만큼 러시아에 엄격하게 대하지 않았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보좌진들이 러시아에 대해 보다 엄격한 정책을 권고할 때마다 일관되게 러시아의 독재적 리더(푸틴 대통령)에 대해 아주 고분고분해 왔다. 가장 전형적인 사례로,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도, 자신의 정보 참모들의 2016 대선 당시 ‘러시아 개입’ 주장을 의심하면서도 러시아가 개입하지 않았다는 푸틴(Putin) 대통령의 주장을 믿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여러 번 드러난 이례적으로 유화적인 태도는, 결국, 러시아에는 막대한 이득을 안겨주는 반면, 미국의 유럽 우방국들과 관계에는 심대한 타격을 주는 것이 될 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 해인 2017년에도 의회가 러시아에 대해서 선거 개입을 근거로 제재 법안을 의결할 당시에도 법안에 마지못해 서명하면서 이 법안이 헌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는 것을 암시하기까지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정적으로, 2018년 헬싱키 미러 정상회담 당시, 푸틴(Putin) 대통령과 회담하는 자리에서 러시아가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미 정보 당국의 판단을 수용하기를 거부하고, 오히려 푸틴(Putin) 대통령 편을 들어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이상할 정도의 행동을 보여 국민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던 적도 있다.
종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푸틴(Putin) 대통령과 이례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는 동시에, 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경주해 오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왔다. 따라서, 이번 사건으로 이런 의혹은 더욱 깊어지고 어쩌면 이번 대선에서도 지난 2016년 대선 당시와 마찬가지로 러시아가 트럼프 진영에 유리하게 할 선거 개입과 관련된 의혹이 불거질 개연성도 커지는 것이다.
▷ “트럼프, 미군 철수 차질을 우려, 고의로 숨겼다는 의혹에 직면”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인사들을 비롯한 비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공작 사실을 몰랐다고 부인하는 것에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들은, 그가 정말로 이번 러시아 현상금 공작을 지난 3월에 브리핑을 받았다면 그의 입장에서는 타이밍이 적절치 않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는 코로나 감염이 폭발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선거를 염두에 두고 서둘러 아프간 전쟁을 종식하고 미군을 철수시키려고 노력했던 시기였다.
최근 이 사실을 처음 보도했던 뉴욕타임스(NYT)의 스트라써(Max Strasser) 논설위원은 자신의 동료 기자들인 뉴스팀이 처음으로 이 기사를 보도했을 때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 권위있는 외교 전문가인 라이스(Susan Rice) 전 안보보좌관의 견해를 구했다며 트럼프 대통령 주변 참모들이 이런 정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As a former national security adviser, I find it exceedingly difficult to believe that no one told Mr. Trump about this intelligence)는 라이스(Rice) 전 안보보좌관의 견해를 소개했다. 그리고는 현 백악관은 거짓말쟁이들과 겁쟁이들이 전제 군주의 비위를 맞추며 돌아가는 분위기라고 혹독하게 비난했다.
트럼프 정권은 지난 2월 말 아프간 反정부 무장 세력 탈레반과 평화 협상에 서명함으로써 아프간 주둔 미군의 완전 철수를 위한 계기를 마련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의 현상금 공작 사실이 밝혀지면 미군 철수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해 고의로 대응을 포기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따라서,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공화당 소속인 맥콜(Michael McCaul) 하원의원은 “만일, NYT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트럼프 정부는 러시아 푸틴(Putin) 대통령에 대한 책임 추궁 등,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 이라고 압박했다.
볼턴(John Bolton) 전 국가안보보좌관도 NBC에 출연해서 “만일 관리들이 이 정보가 신뢰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면 대단히 충격적인 사건” 이라고 언급했다. 아프간 및 이라크에서 복무한 경험이 있는 킨징거(Adam Kinzinger) 공화당 하원의원은 “러시아는 파트너가 아니고 협상 대상도 아니다. 지금 즉시 진상을 밝히고 러시아와의 그림자 전쟁을 중단해야 한다” 고 촉구했다.
CNN은 트럼프 정권이 오는 가을까지 아프간 주둔 미군 4,000명을 철수해서 아프간 주둔 미군을 4,500명 수준으로 감축할 계획으로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이 아프간 전쟁에 개입한 이후 최저 수준이 되는 셈이다. 그러나, 이번에, 러시아 공작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미 의회 내에 아프간 정세의 안정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일어나면 향후 미군 철수에도 역풍이 불 가능성도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애써 분위기를 조성해 놓은 아프간 주둔 미군 감축을 실행할 것이고, 그는 이를 바탕으로, 11월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자신이 비로소 ‘아프간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하려고 노릴 것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이 가는 일이다. 사안의 중대성에 비추어 볼 때, 특히 트럼프의 재선과 연관해서, 향후 이번 사태의 전개 방향에 미국 내외의 지대한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 개인적으로 상상을 해보자면……
점차 열기를 더해가는 ‘2020 대선’ 뉴스를 뒤따라가다 보니, 필자의 머리 속에는 묘하게도 1970년대 초 ‘워터게이트(Watergate)’ 사건으로 궁지에 몰리다 결국 대통령직을 사임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오르며 두 팔을 흔들어 국민들에게 고별인사를 보내던 닉슨(Richard Nixon) 대통령의 마지막 모습이 떠오른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처한 상황은 말 그대로 ‘사면초가(四面楚歌)’ 라는 표현이 모자랄 지경이다. 금년 초까지도 잘 나가던 미 경제는 Covid-19 사태로 돌연 곤두박질치고 있고, 미네소타州 백인 경관의 흑인 치사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 분규는 전국으로 번지며 아직도 내연(內燃) 중이다.
임기 초부터 불거진 ‘러시아 게이트’를 시작으로 작년에는 ‘우크라이나 게이트’로 탄핵이라는 엄청난 내상(內傷)을 입은 처지에 최근 중국 시진핑 주석에 재선 지원 청탁, 이번에 불거진 러시아의 아프간 주둔 미군 현상금 정보 묵살 의혹 등, 게이트급 스캔들은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다. 설상가상 격으로, 이런 혼란 속에 측근이었던 볼턴 전 안보보좌관 혹은 친 조카의 회고록이 자신의 가장 부끄러운 내면들을 샅샅이 폭로하고 있다.
더구나, 이제 선거를 불과 몇 달 앞 둔 시점에서 바이든(Biden) 후보와 지지율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는 난처한 형국이다. 그렇다면, 트럼프 입장에서는, 끝까지 가봐야 결과가 빤한 승부라면, 이 때쯤 차라리 닉슨(Nixon) 대통령의 길을 택해서 그간 자신이 쌓아온 수많은 업보를 벗고 무사하게 백악관 대문을 나서는 게 오히려 여생이 안녕할 것이라는 계산이 들만도 하다는 호기심 충만한 상상을 해본다.
펜스(Pence) 부통령 입장에서도, 가망 없는 재선 경쟁에 다시 러닝메이트로 나서기보다, 잠시나마 G1 대국의 대통령이 되어서 트럼프 자신과 주변 일가, 측근들의 모든 죄과를 영구히 사면해 주는 대신에 팔자에 없던 백악관 안방 차지를 한번 해보는 맛도 즐길 수 있을 게 아닌가? 물론, 대붕(大鵬)의 흉중을 헤아리지 못하는 속물근성의 발로이기는 하지만, 어쩌면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불가측한 행동이 불현듯 돌출할지도 모른다는 엉뚱한 상상을 해 볼 뿐이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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