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shington Watch ]트럼프가 대선을 염두에 두고 벌이는 ‘위험한 도박’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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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코로나 팬데믹(Pandemic)’ 사태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미국은 이제 ‘글로벌 팬데믹’의 제 2 진원지로 자리를 잡았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 희대의 역질(疫疾)이 만들어준 질곡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이제 앞으로 5 개월 남짓이면 자신의 정치 운명이 걸린 선거를 치러야 할 입장이다. 한편, 우려하던대로 美 경제는 가히 재앙적인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1Q GDP 성장률, 실업률, 개인소비 등, 각종 지표들은 역사적인 최악을 기록 중이다. 게다가, 언제쯤 이번 사태가 종식되고 종전 상태로 회귀할지 예상하기조차 어려운 암담한 실정이다.
이런 엄중한 상황 속에서, 코로나 방역 대책으로 내려졌던 ‘활동 제한’ 조치로 소비자들의 경제 활동이 극도로 위축되다 보니, 우선 대면 소매업 분야에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인들이 오랜 세월을 두고 친근하게 애용해 온 생활용품 체인점 J.C. Penny가 코로나 사태로 인한 급격한 매출 감소를 견디지 못하고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전대미문의 실업 사태도 이어지고 있다.
美 정부는 우선,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는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 활동 재개를 강행할 태세이나, 연후에 자칫 코로나 ‘2차 대유행’이라도 발생하는 날이면 미국 사회는 걷잡을 수 없이 엄청난 재앙에 빠질 위험도 상존한다. 그렇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는 물론이고, 미국 사회 전체가 파탄적 혼란에 직면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아래에, “경제 회생이 우선이냐, 국민 건강이 우선이냐”로 깊은 고심에 빠진 트럼프 대통령의 어려운 처지를 전하는 보도들을 정리한다.
▷ 민주당의 ‘대규모 추가 지원안’ 대신, ‘조기 경제 활동 재개’ 선택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선거에서 전반 집권 4년 간의 국정 실적에 대해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아야 할 처지에 놓여있다. 그러다 보니 내심 심히 조급해지고 있다는 느낌도 준다. 이와 관련하여,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당면한 최대의 이슈는 두 말할 필요도 없이 ‘코로나 사태’ 대응 문제다. 그리고, 그가 선택한 당장의 전략 방향은 일단 코로나 관련 책임을 회피 내지는 경감시켜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 민주당은 방역 및 재난 지원을 위해 3조 달러 규모의 추가 재정 출동을 추진 중이다. 이미 하원에서 추가 예산안을 의결했다. 그러나, 공화당이 다수를 점하는 상원에서는 재정 적자 급증을 우려하는 견해가 지배적이어서, 민주당 지지층을 이롭게 할 대규모 추가 예산안을 그대로 승인할지는 불투명하다. 공화당은 기껏해야 1조 달러 규모의 추가 지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대신에 트럼프 정권이 선택한 것이 ‘경제 활동 조기 재개’ 허용 방안이다.
실제로는 이미 많은 州에서 코로나 방역을 위해 내렸던 각종 ‘활동 제한’ 조치를 단계적으로 ‘완화’ 내지 ‘해제’하는 방향으로 진행 중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정파성(政派性)이 선명하게 드러나, 대체로 공화당 출신 州지사들은 ‘조기에 전면적인’ 완화를 선호하는 반면, 뉴욕州 쿠오모(Andrew Cuomo) 지사를 포함한 민주당 출신 州지사들은 대체로 ‘신중한 단계적’ 완화를 고수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 전문가들의 ‘2차 대유행’ 경고도 무시하고, ‘위험한 도박’을 시도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드러난 초기 대응 실패 책임을 만회하려는 의도인지. 전문가들의 강력한 권고를 무릅쓰고 조기 경제 재개를 추진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고심하고 있는 점은 백악관 방역팀 참모들을 포함한 대다수 방역 전문가들이, 지금 경제 활동을 서둘러 재개하는 방안에 강력히 반대하는 것이다.
이들은 현재 감염자 증가세가 약간 수그러드는 경향을 보인다고는 하나,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어, 현 상태에서 활동 제한을 서둘러 완화하면 제 2의 대유행(second wave)’을 초래할 위험성이 너무 크다며 반대하는 것이다. 따라서, 다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이 너무 위험한 도박을 벌이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커진다.
지금 경제 재개를 반대하는 대표적인 인사가 國立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의 파우치(Anthony Fauci) 소장이다. 그는 각종 미디어에 출연해 현 상태에서 활동 제한 조치를 해제하는 경우에는 코로나 감염의 ‘2 차 대유행’ 리스크가 급격히 높아져서 자칫하면 ‘대응 불능’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고 누누이 경고하고 있다. 美 질병관리예방국(CDC) 레드필드(Robert R. Redfield) 국장도 최근 워싱턴 포스트(WP)紙와 인터뷰에서, “금년 하반기에 독감 유행 시즌과 겹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사태가 한꺼번에 나타나면 지금 겪고 있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2차 대유행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의료 시스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고 경고했다.
백악관 코로나 대응팀의 일원인 한(Stephen Hahn) 식품의약처(FDA) 장관도 이러한 의료 전문가들의 경고에 대해 “확실한 가능성” 이라며, “대응팀의 모든 의료진은 두 가지 질병이 동시에 나타날 ‘2차 대유행’을 염려하고 있다” 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의 경고를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그는 이들의 경고를 “받아들일 수 없는 권고” 라고 반박했다. 오히려 “코로나 백신이 없다고 해도 질환은 어쨌든 해소된다” 고 강변하며, 경제 활동을 조기에 재개하기 위해 백신 개발을 기다릴 수는 없다는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다.
▷ 코로나 대응 책임 둘러싸고 前 • 現 대통령 간의 공방 양상 연출
이제 11월 3일에 치러질 선거일이 불과 5 개월 남짓 앞으로 다가오자 워싱턴 정가에는 단연 ‘코로나 사태’ 대응과 관련한 책임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이미 오래 전에, 백악관 국가정보 라인이 연초부터 일일 보고를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에 대비할 것을 십 수 차례나 경고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무시하고 늑장 대응해 화(禍)를 키웠다는 사실이 실무 자료를 통해 폭로되기도 했었다.
민주당은 이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대응 실패를 더욱 가열차게 공격하고 나섰다. 이 공격의 최전선에 나선 인물이 뜻밖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전임인 오바마(Barack Obama) 前 대통령이다. 그간 오바마(Obama) 前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수많은 공격에도 가급적 직설적 대응을 피해 왔으나,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대응에 대해 ‘미숙한 대응으로 혼란을 야기해 놓고도 전혀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고 신랄하게 비판한다. 일각에서는 코로나 사태로 대중 집합 연설을 자제하게 되어 좀처럼 존재감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 바이든(Joe Biden) 후보보다 전·현직 대통령 간의 공방(攻防)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고 평가한다.
한편, 일부 州지사들은 날로 심각하게 가라앉는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 경제 활동 재개에 나서고 있으나, 문제는 제한 완화 조치를 취한 州들의 경제 상황이 당장 국적인 호전(好轉)을 보이지 않고 있는 반면, 우려하던 대로 감염 사례가 정체 내지 증가하는 것이 통계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대선을 의식해서 경제 활동 재개를 통한 경기 부양을 노리고 있다.
이렇게 트럼프 대통령이 전문가들의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경제 활동 재개를 조급하게 밀어 부치는 배경은 여론의 변화도 한 몫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 전문 사이트 ‘Politico’가 최근 발표한 여론조사(POLITICO/Morning Consult) 결과에서는 공화당 유권자 중, 정부의 우선 과제로, 자신들의 ‘건강’이 경제의 ‘회생’보다 더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43%로, 1개월 전의 65%에 비해 22%P나 하락했다.
Politico는, 이러한 여론 변화는 대체로 트럼프 대통령 및 공화당 州지사들이 조만간 경제 활동 재개(reopen)를 추진하려는 정책 방향과 일치하는 것으로, 정파(政派)적인 경향을 드러내는 것으로 해석했다. 동시에, 이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 및 공화당 정치인들이 이러한 지지 여론을 바탕으로 전문가들의 경고를 무시하고 조기 활동 재개 방향의 선택을 정당화할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Politico 여론조사 결과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주는 메시지는 아직도 강력하다. 즉, 공화당 유권자들을 포함하여 일반 유권자들의 절반이 넘는 56%의 응답자들이 아직도 트럼프 정부가 대처할 가장 중요한 과제로 ‘공중 보건’ 문제를 꼽고 있어, 같은 조사 기간 중 8% 정도 하락하는 데 그쳤다는 사실이다.
▷ “시장은 ‘강력한 ‘중국 때리기’도 대선 전략의 일환이라고 인식”
트럼프 행정부는 對 중국 정책면에서도,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새로운 냉전을 시작했다고 평가할 정도로, 가열찬 ‘중국 때리기’에 나섰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정보를 감추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하고,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알면서도 수 십만명을 세계 각지로 내보내 전세계로 확산시켰다고도 주장한다. 중국이 美 기업들의 코로나 백신 개발 관련 정보를 해킹하고 있다는 공격도 한다.
아울러, 美 정부는 또 다시 중국 통신기기 메이커 ‘화웨이(華爲)기술’에 대한 규제 강화에 나서, 동 社에 대한 금수(禁輸) 조치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對中 협상을 담당해 온 폼페이오(Mike Pompeo) 국무장관까지 나서서 화웨이(華爲)가 美 기업들의 기밀을 탈취하지 않겠다고 한 ‘美 中 1차 무역 합의’를 위반했다고 비난하며 거들고 나섰다. 코로나 사태로 가려졌던 美·中 무역전쟁이 재연되는 양상이다.
트럼프 정권이 화웨이(華爲)기술에 대한 수출 금지 조치를 취한 것은 ‘하이테크 분야에서 글로벌 패권을 겨루고 있는 중국과의 결별(訣別)도 시야에 둔 조치’ 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Nikkei). 미국은 중국의 화웨이(華爲) 대신에 대만의 반도체 메이커 臺灣積體電路製造(TSMC)社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동 社는 미국 정부 요청으로 美 애리조나州에 대규모 최첨단 공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로써, 트럼프 정부는 첨단 외국기업들을 자국 생산·공급망에 편입시켜 기술적 독립을 도모하고, 중국과 장기적인 대결을 벌일 채비를 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그 뿐만이 아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서 국제적 협조를 관장하고 있는 세계보건기구(WHO)와 관련해서도, 미국은 궁극적으로 회원국으로 가입시키려고 시도하고 있는 대만을 앞세워 중국과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종전부터 불만을 표출해 온 회비 분담 문제에서도, 중국이 글로벌 G2 위상에 걸맞지 않게 아직도 개도국 지위를 이용해 과소 부담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심지어, 이런 것들이 시정되지 않으면 미국은 WHO를 탈퇴할 수도 있다는 극단적 엄포도 서슴치 않는다.
외교 군사 면에서도, 미국은 南中國海 해역에서 중국과 무력 시위를 벌이고 있어, 이 해역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주변국들의 군사적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최근 대만의 한 군사 전문가는 혹시 미국과 중국이 군사적으로 충돌하게 된다면 그 전장은 ‘대만 해협(海峽)’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해 관심을 끌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정권이 벌이는 ‘중국 때리기’가 11월 대선 전략의 일환이라고 받아들인다.
한편, 美 퓨 연구소(Pew Research Center)가 4월 하순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공화당 지지층 미국인들 가운데 중국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가진 비율은 무려 72%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트럼프 정권이 선거 전략의 일환으로 ‘중국 때리기’에 나선 것도 이러한 공화당 지지층의 기대에 충실하게 대응하는 전략으로 보인다.
▷ 트럼프의 ‘중국이 (자신의) 재선을 저지하려 한다’는 확신도 배경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對 중국 정책에서 돌연 강공(强攻) 일변도로 돌아선 이면에는 자신의 개인적 확신과 편집(偏執)에도 한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로이터(Reuter) 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은 자신(트럼프)의 재선(再選)을 저지하는 것을 노리고 있다’ 고 믿는다는 견해를 시사한 적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에도 “중국은 자신들은 책임이 없는 것처럼 보이려는 선전을 계속해 왔다”고 언급하는 등, 코로나 확산 책임이 중국에 있다는 인식을 거듭 피력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 및 공화당 진영은 미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源으로 알려진 중국 측의 대응을 추적하려는 움직임도 강화하고 있어, 이번 발언도 그런 노력의 일환인 것으로 보인다.
그는 “중국은 내가 11우러 대선에서 패배하게 만들기 위해 무슨 일이라도 할 것” 이라며, 중국이 11월 선거에서 바이든(Joe Biden) 후보가 당선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역 정책 등에서 對 중국 압력을 완화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렇게, 중국 측이 자신의 재선을 저지하려고 시도한다는 것으로 예단한 트럼프 대통령 정권은 지금 무역, WHO, 南中國海 지역에서의 무력 시위 등 많은 분야에서 중국과 극단적인 대결 전선을 형성하며 중국 때리기에 나서고 있어, 이대로 간다면 자칫 회복 불능 수준으로 악화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도 커지고 있다.
▷ 파월 의장 ‘경제 회복은 더딜 것’, 트럼프 “조기 경제 활동 재개”
이런 가운데, 최근 파월(Jerome Powell) 美 연준(FRB) 의장이 美 경제는 금년 말이나 되어야 회복 기미를 보일 것이고,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려면 내년 말은 되어야 할 것이라는 ‘매우 신중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파월(Powell) 의장은 관심 지표인 실업률도 25% 내외로 상승, ‘대공황(depression)’ 수준에 이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흡사, 나이키 상표의 ‘부메랑型’ 회복 궤도를 상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금년 중반부터 ‘V字型’ 회복을 기대하고 있을 트럼프 진영에는 이러한 신중한 전망들이 나오는 것도 조급한 기대를 몹시 상하게 하는 것이다. 특히, 선거를 목전에 둔 중대한 시점에서 경제 이슈는 중대한 정치적 변수임에 틀림없다. 백악관 경제 참모들은 여전히 경제 활동 조기 재개 등으로 금년 2~3 사분기 중에는 美 경제가 급격한 회복 궤도에 올라설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판단과 행동은 ‘위험한 도박(賭博)’일 수 있다는 불편한 관측을 내놓고 있다. 우선, 경제 활동 재개를 경제 회생의 가장 결정적 계기로 삼으려고 서둘러 추진하고 있으나, 문제는 일부 조기 재개 州들에서 코로나 감염 건수가 수그러들지 않거나 다소 증가하고 있는 사실이다. 최악의 경우에, 감염 건수가 다시 급증하면, 불가피하게 경제 활동 제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되고, 그럴 경우에는 그에 따른 충격이 상상하기조차 어려울 것이다. 이는, 여전히 경제 활동 재개에 신중한 자세인 일부 州들에서 감염 확산 추세가 다소 수그러들고 있는 것과 극명한 대조를 보여 비상한 관심을 끈다.
한편, 對 중국 정책에서도 극단적인 중국 때리기에 나서고 있으나, ‘중국 결별’ 실현 가능성에는 상당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FOX TV에 출연해서 중국과 (모든) 관계를 차단(遮斷)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혹시, ‘단교(斷交)’를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만큼 강한 표현으로 중국을 위협했다. 그는 “할 수 있는 것은 많다. 혹시 관계를 단절한다면 5,000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 며 美·中 무역 단절도 선택肢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때리기’는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도 실려서 발언 수위는 날로 과격해지고 있으나 구체적인 실현 방안은 내놓지 않고 있다.
결국, 트럼프 정권의 이런 총체적인 對中 공세 강화는 현 난관을 타개하는 동시에, 코로나 감염 확산에 따른 비판을 회피하고, 책임을 다른 곳으로 전가하기 위한 속죄양으로 중국을 타겟으로 삼은 것이다. 이는, 두 말할 필요 없이 미국인들의 反 중국 정서를 이용해 대선에서 표를 결집시키려는 기대가 깔려있는 것이다. 최근 美 연방공무원 연금기금이 중국 주식 투자를 중단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따른 對 중국 압박의 일환이다. 美·中 충돌 양상은 지금까지의 무역, 안보, 하이테크, 인권 등 측면에 더해 이제 자본시장으로 확산되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 “스윙 지역(Swing-State) 중심으로 트럼프 재선 기반이 흔들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서 현실성이 떨어지는 정책적 발언을 이어가는 배경에는 선거가 가까이 다가온 시점에서 느끼는 초조함이 자리잡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美 전역에 비상 사태를 선포한 3월 중순에 최고를 기록한 뒤로는 ‘정체’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앞서 소개한 ‘Politico’는 공화당 내부에도 제반 상황을 고려해서, 트럼프 재선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가고 있다고 전한다. 주로, 관심이 큰 ‘스윙 지역(swing-state; 정당 지지 성향이 수시로 바뀌는)’을 중심으로 지지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는 분석이다. Politico는 공화당 자체 조사 결과, 주목되는 Wisconsin州를 포함해, Georgia州, Arizona州, Pennsylvania州 등, 격전지(battle ground)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Biden) 후보와 백중이거나 혹은 다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상황 반전을 위해서는 비상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한다.
한편, 최근 빈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해하기 어려운 ‘일탈(逸脫)’ 행동도 일반인들의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 선언 이후 전국민들에게 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방역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공공 장면에서 마스크를 쓰고 나타난 적이 없다며 기본 자세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자신은 코로나 예방을 위해, ‘신이 내린’ 약이라고 칭찬하며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Hydroxychloroquine)’을 복용 중이라고 밝혀 큰 물의를 빚고 있다. 이 약품은 FDA가 치명적 부작용을 우려해 코로나 질환에 복용을 금지한 약물이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紙는 “지난 4월 식품의약처(FDA)가 이미 심각한 부작용을 경고한 약품을 대통령이 코로나 예방을 위해 복용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오도(誤導)’ 행위” 라고 비난했다. 미국인들 사이에 유명한 의료 전문가인 굽타(Sanjay Gupta) 박사도 “트럼프 대통령의 무분별한 행동은 일반 국민들을 오도할 수 있는 대단히 위험한 행동” 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2차 대전 후 취임한 미국 대통령 가운데 재선에 실패한 카터(Jimmy Carter) 대통령 및 부시(George Bush, 父) 대통령은 모두 정권 1기 말에 경제 상황이 악화한 것이 패인으로 지적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사실을 염두에 둔 것인지, 선거일이 다가오며 초조함을 더해가는 게 아닌가 하는 관측들이 나온다. 그리고, 향후 초조함이 더해가면 정책들은 극단화하고 경제 및 시장이 흔들릴 것은 필지의 사실이다. 가라앉는 경제를 살리느냐? 아니면 국민 건강을 지키느냐? 진퇴양난에 처한 트럼프의 향후 행보에 온통 이목이 집중되는 때임에 틀림없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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