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o Watch] 주가 급등락 속 일본경제 선방, 실질임금은 27개월 만의 증가세로 전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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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적 리스크와 함께 공포심에 휩싸인 투자가
일본 주가가 미국발 경기 우려와 함께 엔고 반전이 겹쳐 8월 1일, 2일의 이틀간 무려 3,109엔이나 하락한 데 이어 8월 5일에도 3만 1,458엔을 기록, 하루 만에 4,451엔이라는 사상 최대의 하락 폭을 기록했다. 그리고 그 다음 날인 8월 6일에는 닛케이지수는 10.2%, 3,217엔이나 급등해 3만 4,675엔으로 회복했다.
이와 같은 주가의 급등락은 최근 미국 고용 지표의 악화로 인한 경기 우려와 함께 인공지능(AI) 관련 주식의 버블 붕괴 우려,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 및 트럼프 후보의 초 보호주의 정책 리스크, 7월 31일에 있었던 일본은행의 양적 긴축과 추가금리 인상의 여파 등 복합적인 불확실성이 배경에 있다. 사실, 이러한 불확실성들은 아직 현실화되어 있지 않거나 과도하게 기대되는 측면도 있으나 투자가들의 공포심으로 주식 매도세가 과도해지면서 매도 압력이 다시 매도세를 유발하는 악순환을 보이기도 했다.
예를 들면 이번 일본 증시 급락 과정에서는 풋 옵션(일정 가격으로 주식을 매도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해 닛케이평균을 8월에 3만엔으로 매도할 수 있는 옵션의 가격이 기존 16엔에서 1,300엔으로 81배나 급등했다(일본경제신문, 2024.8.6.). 공포심에 사로잡힌 투자가들의 리스크 회피성 풋 옵션 수요의 급증은 이를 판매하는 증권사의 리스크를 높이게 되는데 증권사들로서도 이러한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주식의 선물매도에 적극 나섰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그동안 일본의 초저금리와 세계적인 주가 호조, 변동성의 저하 상황을 활용해 일본에서 저금리 엔화 자금을 차입해서 미국 등 해외의 자산 매입에 나서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확대되어 왔다고 볼 수 있으며, 이러한 거래의 청산 과정에서 엔고와 일본 주가의 하락세가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그림>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실제로 엔화에 대한 선물 및 옵션 매도 거래의 급증세가 주춤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일본은행이 지난 8월 31일에 2026년 1분기까지 양적 금융 완화 규모를 6조엔에서 2.9조엔으로 줄이기로 하고 정책금리인 콜금리를 0.1%에서 0.25%로 인상해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을 자극한 측면은 있다. 다만, 0.25%의 금리는 일본은행의 2024회계연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신선식품 제외 기준)인 2.4%과 비교하면 실질적으로 마이너스 금리 상태이며, 일본금리와 미국의 단기금리 5.5%와의 격차도 여전히 큰 상황이다. 이를 고려하면 엔저 추세가 완전히 해소된 것인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필요는 있다.
미국 경기 및 주가의 하락세로 인한 리스크가 커진 것이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압력으로서 보다 크게 작용한 측면은 있을 것이다. 또한 과거의 엔 캐리 트레이드와 달리 최근의 경우 외국인 투자가들이 일본에서 저금리 자금을 조달하여 이를 미국 등의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한편 일본 주식시장에서의 투자도 늘려 왔었다. 이러한 차입을 활용한 일본 주식 투자가들이 포지션 축소, 주식매도에 급하게 나서면서 일본 주가의 하락세가 커진 측면이 있다.
일본의 일부 언론은 주가의 급락세로 인해 일본은행의 금리인상 정책을 비판하는 보도를 하고 있기도 하는데, 그 전에는 엔저와 엔 캐리의 확대를 일본은행이 방치했다고 비판한 자세를 보였던 것으로 보면 이러한 주장은 모순된 부분도 있다. 사실, 일본경제의 디플레이션 탈출과 함께 비정상적인 금융정책을 신속하게 정상화하는 것은 중요하다. 일본 통화가치의 신용이 추락하고 개인투자가의 해외자산 도피 확대 움직임이 초엔저와 함께 가속화될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비정상적인 금융완화로 인한 자산 버블이 계속 커지는 것을 막는 것은 미래에 있을 수밖에 없는 각종 자산 버블의 붕괴 충격을 사전에 완화하는 차원에서도 중요하다고도 할 수 있다.
실물경제와 일본기업의 수익성에 비해 과도한 주가 하락
그동안 일본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증시가 호조를 보이면서 변동성도 저하된 상태에서 갑자기 각종 불확실성 리스크가 커지고 주식시장이 급등락을 거듭하였지만 주가는 기초적으로 기업의 수익성, 이를 뒷받침하는 실물경제의 향방에 따라 기본적으로 결정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일본 닛케이지수의 지난 8월 6일 PER(주가수익비율)를 보면 18.87로 견실한 수준에 있으며, 미국 다우지수의 24.19에 비하면 저평가된 상황이다.
또한 일본기업의 수익성은 다소 엔저가 수정되어도 어느 정도의 호조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행의 단기경제관측조사(단칸조사, 2024년 6월)를 보면 일본기업(전체 규모 및 전체 산업)의 2024 회계연도 사업계획의 전제가 되는 예상 환율은 1달러당 144.77엔이었으며, 그동안의 초엔저 현상으로 발생한 초과 이윤은 다소 줄겠지만 이 수준의 엔고 반전에도 일본기업의 수익은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 노무라증권의 기업 업적 전망(2024.6.)에 따르면 2024년도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제조업에서 14.2%를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형식인증 부정 문제로 인한 생산 차질이 부담이 되겠지만 세계적으로 일본제 하이브리드 차량의 호조세에 힘입어서 수익 확대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일본기업들이 그동안의 기업 지배 구조를 개선하면서 경영의 합리화에 주력하면서 수익구조의 개선, 주주 배려의 경영이 강화되고 신뢰도를 높이고 있는 측면도 있다.
이에 힘입어서 일본 대기업의 설비투자는 확대 기조를 보이고 있으며, 정책투자은행이 8월 6일에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2024년도의 설비투자액은 전년대비로 21.6% 증가해 2023년도의 6.9%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전기자동차(EV)에 대한 투자 확대, 반도체 부활 전략 강화, 외국인 여행객 비즈니스의 호조에 따른 공항 등 각종 분야의 투자 확대 등이 기대되고 있다. 일본정부의 반도체 산업 재강화 전략과 함께 EV를 미래 스마트카로서 발전시키고 세계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도요타 등이 반도체 생산거점이기도 하는 큐슈 지역에도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기둔화 우려도 있으나 미국 Atlanta Fed(연준)에 의한 ‘GDP Now(2024.8.6.)’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3분기(7월~9월)의 미국경제의 실질GDP 성장률 추정치는 컨센서스 범위인 2.0% 내외 보다 높은 2.9%로 나왔다. 미국 경기의 추락 가능성은 단기적으로는 아주 높다고 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빅테크 기업도 당분간 AI 투자 확대를 통한 기술 주도력 강화, 시장 선점에 주력하여 데이터 센터 등에 대한 투자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이노베이션 기간의 경우와 같이 AI 혁신의 경우도 기술 혁신 초기에는 버블이 발생하여 수많은 기업들의 시도를 뒷받침하고 그 중 성공한 기업이 막대한 부와 함께 성장을 거듭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빅테크 기업의AI 투자와 함께 이를 활용한 응용형 AI 서비스나 개별 기업의 AI 투자가 확대되면서 점차 AI 생태계가 확충되고 다양한 비즈니스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과정에서 일본의 반도체 장비, 소재 기업 등의 매출 신장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일본기업의 수익 호조, 투자 확대, AI 경기를 뒷받침하는 소부장 기업의 특수, 차세대 자동차 혁신 수요 등에 힘입어서 일본기업의 임금인상, 인력 확보 노력도 강화되고 있다. 일본기업은 장기불황기의 원가 절감, 임금 억제 자세에서 벗어나 이노베이션을 위한 인력 확보 및 육성 전략으로 바뀌면서 높은 수준의 춘투 임금인상률이 2023년에 이어 2024, 2025년에도 이어질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서 실질임금의 감소세가 2024년 6월에 27개월 만의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소비지출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주요 연구기관 담당자의 전망치(일본경제연구센터, ESP Forecast, 2024.7.) 기준으로 지난 4~6월기의 실질GDP 성장률이 2.26%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일본경제는 하반기 및 2025년에도 플러스 성장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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