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Watch] EU, 폰 데어 라이엔 신임 EU집행위원장 취임 의의와 과제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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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변화를 약속한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yen) 신임 EU집행위원장이 지난 12월 1일 취임하였다. 신임 EU집행위원장이 구성한 차기 EU 집행위원단이 지난 11월 27일(현지시간) 유럽의회의 인준을 통과하면서 새 EU집행위원회가 이날 공식 출범하였다. 앞서 유럽의회는 찬성 461표, 반대 157표, 기권 89표로 차기 집행위원단을 최종 승인하였다.
이로써 <도표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향후 5년(2019-24년) 동안 EU를 이끌어 나길 집행부의 구성이 마무리되었다.
<도표 1> 리스본 조약에 의한 EU기관 조직도 및 주요인사
폰 데어 라이엔 신임 집행위원장이 구성한 새로운 EU집행위원회 체제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새 집행위원회의 조직은 1명의 위원장, 3명의 수석부위원장, 4명의 부위원장, 1명의 EU의 외무장관격인 외무·안보정책 고위대표, 그리고 18명의 집행위원 등 27명으로 구성되었다. EU집행위원회는 EU 각국을 대표하는 28명으로 구성되어야 하지만,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EU 탈퇴)를 전제로 영국 대표를 제외한 27명으로 구성되었다. 폰 데어 라이엔 신임 집행위원장은 이번 27명의 집행위원단 중 12명을 여성으로 선정하였다.
둘쩨, 집행위원장 아래 직속으로 업무를 집행하는 수석부위원장(Executive Vice-President)으로는 마르그레터 베스태어(Margrethe Vestager) 경쟁·반독점 분과위 위원이 유임됐고, 라트비아의 발디스 돔브로비키스(Valdis Dombrovskis) 전 총리, 프란스 팀머만스(Frans Timmermans) 네덜란드 사회민주당 의원이 새로 선임되었다. 이들 세명의 수석부위원장들은 라이엔 신임 집행위원장이 정치적 가이드라인(Political Guidelines)에서 천명한 6대 사업분야인 ①환경분야(A European Green Deal), ⓶경제분야(An economy that works for people), ⓷디지털 분야(A Europe fit for the digital age), ⓸유럽식 생활방식의 보호(Protecting our European way of life), ⓹경쟁력 강화(A stronger Europe in the world), ⑥유럽식 민주주의적 가치 보호·강화(A new push for European democracy) 가운데 환경, 디지털, 산업정책 등 향후 5년 동안 EU의 주요정책을 총괄하게 된다.
셋째,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 체제에서는 지난 융커 체제에서와 같이 집행위원들의 과거 행정경험과 경제·금융·노동·환경·이민·대외관계 분야 등 전문성을 중시하고 있다. 2명의 전직 총리, 1명의 전직 부총리, 14명의 전직 각료, 5명의 전직 EU집행위원, 7명의 유럽의회 위원 등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전체 27명 가운데 7명이 경제·재무장관 경력자, 5명이 대외관계전문가, 3명이 지역개발경험자, 그리고 3명이 노동 및 환경 분야 경험자들이다. 집행위원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12명의 여성위원 가운데 1명이 수석부위원장, 2명이 부위원장에 포함되어 있다.
넷째, 폰 데어 라이엔 체제에서의 집행위원회는 지난 5월 하순 유럽의회선거의 결과를 반영하여 친(親)유럽중도파 성향의 인사들로 구성되었다. 친(親)유럽중도파 중심의 집행위원 인선은 융커 전임 집행위원장 임기부터 집행위가 정파간 정쟁을 일삼는 정치적 집단이 아니라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협력하는 협의체(college)를 구성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폰 데어 라이엔 신임 집행위원장은 협력하는 협의체를 바탕으로 변화를 주도하고자 한다. 신임 집행위원장은 유럽의회에서의 취임 연설에서 "유럽이 새 출발을 할 수 있도록 지지해달라"며 "우리 집행위는 사회·경제 모든 분야에 변화를 가져오겠다. 그것이 쉽기 때문이 아니라 옳은 일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겠다"고 역설한 것도 협의체로서의 집행위원회가 새로운 변화를 이끌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평가된다.
본 데어 라이엔 집행위 체제의 구성은 EU집행위를 보다 역동적이며 효율적인 조직으로 새롭게 조직하여 EU의 경쟁력을 높이고 반EU정서를 다독여 결속체제를 강화하여 경제성장과 고용창출을 실현하고 대외적인 안정을 이루기 위한 포석이라 할 수 있다. 신임 EU집행위원회 위원장은 그동안 유럽결속 강화를 지지하는 입장을 보여 앞으로 5년간 EU통합 강화를 위해서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프랑스와 독일의 협력강화를 통하여 현안으로 떠올라 있는 Brexit의 후속 절차를 마무리하고 역내 단일시장(Single Market)을 강화하는 한편 중점 사업분야로 강조하는 2050년까지 EU를 ‘최초의 탄소 중립 대륙’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 등을 펼쳐갈 것이다.
그러나 폰 데어 라이엔 EU집행위원장이 임기 5년 동안 안정적으로 EU집행위원회를 이끌기 위해서는 대내외적으로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
첫째, EU가 직면하고 있는 대내외적인 도전은 만만치 않다. 대내적으로는 포퓰리즘, 난민, 기후변화, 영국의 EU탈퇴(Brexit)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인한 유럽경제의 침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 진다. 한편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분쟁의 격화와 점차 위협적인 이웃으로 변모하는 러시아 문제뿐만 아니라 전략적 동반자인 동시에 경제적으로 경쟁자로 부상하는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둘째, 대내외적인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협의체(college)로서 EU집행위를 이끌기 위해서는 유럽의회와 원만한 관계가 필요하다.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의 선임은 2009년 발효된 리스본 조약에 따라 유럽 시민의 민의를 EU집행부 인사에 반영시킨다는 관점에서 EU집행위원장을 "유럽의회 선거의 결과를 고려하여" 선거에서는 최다 의석을 획득한 정치그룹의 대표후보를 EU 정상회의에 EU집행위원장후보로 추천하는 대표후보관리자 제도(Spitzenkandidaten system)에 따르지 않고,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 유럽 의회 선거 이후의 EU 정상회담에서는 유럽의회의 두 정치그룹의 대표후보도 아니었던 본 데어 라이엔을 EU집행위원장으로 제안하고 각 회원국 정상의 양해를 구하는 식으로 이루어졌다. 이로 인하여 유럽의회내 최대정파인 유럽국민당그룹(EPP) 등 유럽의회의 일부가 민주적 정당성의 경시에 대해서 강하게 반발하였다. 이와 같은 유럽의회의 분위기로 보아 향후 유럽의회 주류 정치그룹과의 협력을 위한 노력의 결과가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체제의 성패를 좌우할 수도 있다.
종합적으로 볼 때, 본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 체제 아래 EU집행위원회는 신임 위원장이 언급한 대로 “지정학적 위원회(geopolitical Commission)”가 3인의 수석부위원장을 중심으로 하는 삼두체제(Political triumvirate)를 바탕으로 균형을 이루면서 EU가 당면한 대내외적인 과제에 맞서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새로운 변화를 이끄는 집행위원회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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