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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kyo Watch]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협력 통한 일본의 신사업 개척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9년11월21일 17시00분

작성자

  • 이지평
  • 한국외국어대학교 특임강의교수

메타정보

본문

뉴비즈니스에서 다양한 스타트업의 도전    

 

일본에서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18년 기준으로 스타트업 기업의 자금조달 금액은 3,880억 엔이었으며, 이는 6 년 전인 2012년의 6배에 달하는 규모이다. 벤처캐피탈 등을 통한 자금 보다도 일본 대기업이 직접 투자하는 CVC(Corporate Venture Capital)가 최대의 투자 세력이 되었다<저팬벤처리서치>. 일본 대기업은 4차산업혁명에 대응하면서 뉴비즈니스를 개척하기 위해서 스타트업들의 다양한 시도에 투자 하여 미래에 대비하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사실, 일본 스타트업들도 AI, 헬스케어, 우주 개발 등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사례들이 확대되고 있다. 예를 들면 'Microsoft Innovation Award 2018'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Araya사의 경우 딥러닝의 소형화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 회사는 일본 3대 통신사인 KDDI와 협력해서 AI Edge Computing 기술을 활용하고 드론에 딥러닝을 탑재해 자율 제어하는 기능을 개발 중에 있다. 동사는 딥러닝의 정확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연산규모를 10분의 1에서 50분의 1정도로 감축했으며 딥러닝과 함께 다른 AI 기법과의 조합도 가능 하다. 드론이 자율 제어하기 위해서는 물체의 식별, 자세 추정, 동태추적, 지상 분류 등 복수의 학습 알고리즘을 동시에 탑재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드론의 좁은 공간에서 실현하기 위해 Araya사의 AI Edge Computing 기술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성과로 인해 드론의 자율주행이 가능하게 되면 공중에서 침입자를 견제하거나 비행 드론을 이용한 택배, 전력망 등의 인프라의 공중 감시 등의 새로운 비즈니스를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된다. 

 

그 외에도 기업의 홈페이지를 AI로 분석해서 사이트 방문자의 고객전환율(CVR) 개선에 도움을 주는 웹 관리 마케팅을 지원하는 Grad Cube, AI를 사무업무의 효율화를 지원하는 Cinnamon 등 다양한 AI 스타트업 기업이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 등의 사무 업무 혁신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수많은 중소기업 공장 및 작업장의 IoT화를 지원하여 대기업의 주문을 자동으로 공정별로 분할해서 연결하는 디지털화 지원 서비스 기업(CADDi)도 나오고 있다.  

또한 미국이나 중국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딥러닝 기술의 응용뿐만 아니라 차세대 AI기술의 개발도 모색되고 있다. 일본 유수의 인터넷 미디어로 성장한 Dwango의 야마카와 히로시(山川宏) ‘Dwango 인공지능연구소' 소장 등은 WBAI(Whole Brain Architecture Initiative, http://wbainitiative.org/en/)라는 NPO 조직애 참여하면서 차세대 AI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여기에는 도요타 등 일본 유수의 대기업들이 협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차세대 AI에 관해서는 인간 두뇌를 모방하는 기술인 WBE(Whole Brain Emulation)가 주목되면서 미국, EU도 대규모 뇌 과학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지만 인간두뇌를 그대로 스캔해서 컴퓨터상에서 재현하는 것은 당초 전망보다 늦은 2100년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 100억개의 신경세포, 1,000 조개의 synapse(신경세포 접합부)로 구성된 뇌 조직의 전체 신경망을 파악하고 그대로 재현하는 데는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본의 경우 WBA(Whole Brain Architecture)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두뇌 자체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두뇌의 각 부위를 모듈로서 분리해서 프로그램을 구성해 이들 프로그램을 통합하는 기술을 2030년대에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실현될 경우 서비스업 현장에서도 인간 마음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로봇 등이 인간의 도움을 받고 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는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재생의료 비즈니스가 대기업이나 일본대학과 함께 스타트업들이 참여하면서 일본의 차세대 성장산업으로서 점차 확대되고 있다. 재생의료 비즈니스는 각막, 치아, 모발, 피부 등의 인체 세포를 배양하고 이식하는 비즈니스가 확대되면서 배양기술이나 이에 필요한 기자재 등의 관련 산업이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암 질환 정복을 위해 재생의료와 면역치료를 융합하는 첨단 의료 사업도 확대되고 있다.  

Healious라는 스타트업의 경우 큐슈대학 등의 기술을 도입해서 2011년에 일본망막 연구소로서 설립된 후 iPS 세포를 이용한 임상연구를 시작해서 2015년에 동경증권 시장에 상장될 정도로 성장하였다. 동사는 2014년에 세계 최초로 iPS 세포로 만든 망막색소상피세포(網膜色素上皮細胞)의 이식을 통해 가령성황반변성증(加齢性黄斑変性症) 치료의 임상연구를 실시했다. 또한 뇌경색 환자에게 iPS 세포를 이식하는 임상실험도 진행 중이다. 뇌경색 환자 치료제인 HLCM051의 경우 비장에서 염증세포의 확장을 억제해 급한 뇌경색 환자의 응급치료 등에 효과가 있으며, 임상실험이 진척되어 2020년 중에 완료할 예정으로 있다. 그리고 Healious는 iPS 세포를 활용한 염증성 세포의 치료 기술을 활용하면서 각종 호흡기 질환 치료제, 간장, 심장, 뇌를 비롯한 각종 장기, 혈관내피세포, 간엽계간세포(間葉系幹細胞)의 배양과 이식 치료 개발에 주력 중이다. 

 

사회적 과제의 해결을 사업의 핵심으로 잡고 동시에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협력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캐논마케팅저팬사는 IoT 솔루션의 스타트업 기업인 Z-Works와 자본 및 업무 제휴 관계를 맺고 IoT를 활용한 고령자 케어 비즈니스를 개척하고 있다. 양사는 공동으로 비접촉 센서를 활용해 케어 시설에 입주한 고령자의 상태를 관찰할 수 있는 ‘거실 지킴 케어 지원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에는 고령자의 심장 박동 센서, 도어 센서, 모션 센서 등을 통해 고령자의 신체 상황이나 움직임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클라우드 컴퓨팅의 행동 번역 엔진으로 분석한다. 케어 시설의 직원으로서는 고령자의 거실 입출 상태 변화를 PC나 Tablet 단말기로 상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긴급사태 발생 시에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한편 평상시에도 케어 시설 직원들이 고령자의 동태 파악을 위해 순시 업무를 해야 할 부담이 경감된다. 이 시스템으로 인력부족이 심각한 고령자 간호 시설의 업무효율화와 함께 서비스를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이다. 

 

한편 2015년에 설립된 트리플 더블류사는 세계최초로 고령자 등을 대상으로 인간의 배설 활동 시점을 예측하는 디바이스, DFree를 개발해 판매 중에 있다. 이 DFree를 하복부에 장착하면 초음파 센서를 통해 방광의 팽창 및 수축 상황을 확인해 배설 시점을 예측할 수 있다. 시설의 간호조원이 고령자의 배설시점을 스마트폰을 통해 확인함으로써 고령자의 배설을 돕거나 고령자의 기저귀를 제때 교체해 줌으로써 고령자가 불쾌한 상태로 오래 있게 되는 것을 막아줄 수 있다. 배설 문제의 해결은 고령자의 자존심과 커뮤니케이션 의욕을 유지해 치매의 악화를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스타트업과의 협업 능력 강화에 주력하는 일본 대기업 

 

일본에서도 각 분야에서 스타트업이 성장하면서 일본 대기업들의 스타트업 협력전략도 일회성이 아니라 확고한 중장기전략으로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미쓰이화학은 장기경영계획에서 스타트업 등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차세대 사업 창출의 중요 수단으로 규정해 그 중점 개척 영역으로서 메디컬, 농업, IoT를 지정하고 있다. ‘아와제지’라는 창업한지 100년을 넘은 도쿠시마 소재의 일본 전통 종이 제조 기업의 경우 오랜 전통에도 불구하고 ‘이제 자신들만의 기술로는 신규 사업을 창출할 수 없다’고 사장이 스스로 인정하고 사외이사 등을 설득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CVC를 설립하였다.

 

일본기업들의 스타트업 투자 사례를 보면 물론, 기업별로 목표로 하는 방향이나 초점이 되는 분야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통신사인 KDDI의 경우 자사가 가진 각종 서비스 인프라를 활용해서 투자한 스타트업의 성장을 촉진하겠다는 전략이며, 대상 분야는 전자상거래, 게임, 미디어, 신기술 분야 등이다. 또한 야후저팬의 경우 자사 사업과의 관련성보다도 성장성이 높은 인터넷 비즈니스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반면, 의료기기 등을 제조하는 오므론은 자사 기술과의 시너지 제고를 목적으로 라이프 사이언스, AI, 보안, 교통, IoT, 웨어러블 디바이스, 환경 및 에너지 분야에 스타트업에 투자하겠다는 전략이다. 도요타도 자율주행 등 자사의 뉴비즈니스와의 시너지를 추구하면서 인공지능, 로보틱스, 자율주행 및 모빌리티 서비스, 데이터 및 클라우드 기술의 4개 분야의 스타트업 기중 중에서 설립 후 얼마 되지 않는 유망 기업에게 투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같이 일본기업은 스타트업과의 협력에 있어서 자사의 활용 목적이나 주력 분야를 선정하면서 추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대기업이 신사업을 주도하면서 스타트업을 활용하는 패턴의 경우 사업부의 기존 비즈니스 인프라를 활용해서 스타트업의 아이디어 및 잠재력을 보다 빠르게 현실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JR동일본의 경우 철도 및 역 주변 등의 방대한 부동산, 막대한 수송인구라는 비즈니스 인프라를 IoT, AI 기술과 결합하여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조하기 위해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반면, 스타트업이 사업을 주도하고 대기업이 스타트업에 의존하는 패턴에서는 일본기업은 기존 사업과 별도로 스타트업과의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기업 조직의 아이디어 및 실행력 부족을 스타트업이 보완하려는 것이다.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도 중요한 목적에 포함되지만 사업 초기에는 일단 뉴비즈니스의 성장이 중요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기존 조직의 간섭이나 비판을 차단하기 위해 신설된 별도 조직이 사업을 추진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와 같이 기존 기업으로서는 스타트업을 활용하기 위한 목적을 명확히 하면서 접근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스타트업과의 협력은 단기에 성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는 어려운 과제이기 때문에 새로운 경영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스타트업이 주도하고 기술이나 사업을 개발하는 투자 패턴에서도 스타트업의 경영 역량 부족을 기존 기업의 경영인프라를 통해 보충하고 스타트업의 경영 노하우의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단기적으로 어려운 투자 사업에서 기존 조직의 반발이나 갑작스러운 투자 중단 결정으로 인한 사업의 차질을 억제하면서 스타트업과의 교감이 가능한 조직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스타트업이나 창업 생태계를 잘 이해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일본 대기업들도 사업개발 경험이 있고 스타트업 생태계와의 풍부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스타트업을 잘 이해할 수 있으면서 회사 내부에서 풍부한 네트워크를 보유한 주체적인 인재의 발탁 및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스타트업의 입장에서도 대기업과의 협력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 혁명 초기와 같이 주로 가상공간에서 비즈니스가 이루어지는 시기에는 컴퓨터 알고리즘 등에만 능하고 현실의 비즈니스를 잘 모르는 젊은 경영자가 신사업을 성공시킬 수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본격화되면서 IT기술과 현실의 비즈니스가 융합되고 있어서 현실 비즈니스의 지식이나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사실, 최근 미국에서도 우버나 위워크와 같은 스타트업이 창업주의 비즈니스 경험 부족으로 시련을 겪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스타트업 기업으로서는 각종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행정 및 규제 기관이나 소비자단체, 수많은 관련 기업들의 이해관계에도 배려하면서 조율하고 IT기술로 산업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현실 비즈니스의 감각을 가진 기업과의 협업이 필수불가결한 시대가 되고 있는 것이다.  <ifsPOST> 

  • 기사입력 2019년11월21일 17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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