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shington Watch]美 법원 ‘세금보고서 제출’ 판결 잇따라, 트럼프 점점 궁지로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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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방 판사 “하원 소환장 발부는 적법, 트럼프의 자료 제출 중지 청구는 기각”
- 트럼프 회계법인 ‘Mazars USA LLP’ ‘법원 판결에 충실히 따를 것’ 거듭 천명
- “하원 민주당, 세금 관련 자료 입수하면 트럼프 탄핵 조사에 탄력이 붙을 듯”
- “Deutsche Bank 등 금융 기록은 모든 트럼프 의혹을 여는 『판도라 상자』”
▷ “美 연방 법원, 잇따라 트럼프 대통령에 중대한 타격을 주는 판결”
美 워싱턴 DC 연방 항소[高等] 법원은 11일, 美 하원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 일환으로 트럼프 개인 및 기업 그룹(‘The Trump Org.’)의 세금보고서 등 납세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발부한 소환장이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는 연방 법원이 트럼프 측의 자료 제출 중지 청구를 기각한 것으로, 불과 며칠 전에, 뉴욕 연방 법원이 뉴욕 검찰이 발부한 세금보고서를 제출하라는 소환장을 중지해 달라는 트럼프 측 요구를 기각하며 뉴욕 검찰 손을 들어준 판결에 이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당시부터 이전의 모든 대통령 및 후보들이 관행적으로 해 온 세금보고서(tax return) 공개를 완강히 거부해 왔다. 이러한 이례적 행동은 트럼프 개인 및 기업 그룹의 감춰진 재무 실태가 백일하에 드러날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라는 의혹을 불러왔다. 따라서, 만약 이번 판결에 따라 트럼프의 회계법인(‘Mazars USA LLP’)이 하원 탄핵 조사 위원회에 과거 8년 치 납세 자료를 제출하는 날이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만일, 앞으로 하원에 제출될지 모를 납세 관련 자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수 많은 과거 행적 및 잠재적 부정 행위 혹은 대통령 취임 이후에 직무와 관련한 모종의 개인 이익을 편취(騙取)한 사실이라도 드러나는 날이면 지금 트럼프가 받고 있는 다른 어떤 의혹보다도 폭발성이 클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여차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생명에도 즉각 치명적인 타격을 안겨줄 지도 모른다.
▷ 블룸버그 “의회 탄핵 조사에 휘말려 있는 트럼프에 통렬한 일격”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워싱턴 DC 연방 항소(抗訴) 법원이 트럼프 대통령 측이 제기한 하원이 발부한 소환장 집행 중지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내린 것은, 지금 민주당 주도로 하원이 진행하고 있는 탄핵 조사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려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통렬한 일격(stinging blow)’을 가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워싱턴 연방 항소 법원은 트럼프 측 변호사들이 하원 감시 및 개혁 위원회는 트럼프의 세금 자료를 제출 받을 적법한 권한이 없다고 제기한 소송을 3명 패널 판사 중 2인 찬성의 다수결로 판결했다. 따라서, 이 판결로 인해, 동 법원의 전원 재판부 혹은 대법원이 이번 판결을 번복하는 결정을 내리지 않는 한,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 회계법인 ‘Mazars USA LLP’가 오랜 동안 비밀로 유지해 온 트럼프 개인 및 기업의 재무 상황을 더 이상 통제할 수가 없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해당 판결에서 다수 의견을 낸 워싱턴 연방 항소 법원 타텔(David Tatel) 판사는 의견서에서 “의회와 대통령 간의 분쟁은 미국 역사상 항상 일어나는 사안” 이라고 전제하고, 이것이 정확하게 국가 기초자들이 의도한 바라고 정의했다. 그는 “(미국 헌법 및 법률이) 권력을 분리해 놓은 목적은 국민들을 독재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 이라는 故 브렌다이스(Louis Brandeis) 대법관의 유명한 판시를 인용했다.
타텔(Tatel) 판사는 자신의 다수 의견에서 “기본적으로 이 (의회가 발부한) 소환장은 행정부 혹은 선거 제도의 적합성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취득하려는 입법부의 행정부에 대한 감시에 관련된 적법한 집행이고, 대통령의 직무 적합성 여부를 판단하려고 세금 관련 자료를 취득하려고 시도하는 게 아니다” 고 판시했다. 이 판결은 트럼프 측의 ‘의회 소환장의 실제 목적은 그가 법률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판단하려는 것이고 이는 행정부의 권한에 속한다’는 주장을 기각한 것이다.
▷ “하원 민주당, 트럼프 관련 각종 비정(秕政)을 파헤치는 데 탄력”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기업 그룹, 그리고, 장성한 세 자녀들은 한결같이 의회에 자신들의 납세 관련 자료를 제출할 것을 거부하는 확고부동한 자세를 견지해 오고 있다. 그러나, 일련의 연방 법원 판결로 하원 민주당 의원들이 이들의 납세 자료를 입수하게 되면, 행정부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익 상충(conflicts of interest) 문제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헌법에 정한 ‘보수(報酬) 규정(emoluments clauses)’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본격적으로 파헤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보아 트럼프 측은 법원 판결에 불복 전원 재판부 혹은 대법원에 이번 판결을 긴급 검토해 줄 것을 요구할 수 있다. 트럼프 측 시클로우(Jay Sekulow) 변호사는 항소를 포함하여 모든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반해, 하원 감시위원회 커밍스(Elijah Cummings) 위원장은 “오늘 판결은 의회의 행정부 감시, 견제와 균형이라는 헌법 제도 및 법치주의의 승리” 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너무 오랜 동안 국민들보다 자신의 이익을 우선해 왔다” 고 비판했다.
1970년대 초 닉슨(Richard Nixon) 대통령 사임을 몰고 왔던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 상원 위원회 법률 고문을 역임했던 도슨(David Dorsen) 변호사는, 이번 판결이 내려지기 전에 가진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싸고) 수 많은 의혹들이 제기되어 왔으나, 지금 회계법인이 보유하고 있는 세금보고서 등 관련 자료들은 트럼프 대통령, 그의 가족, 그리고 주변 참모들이 이러한 모든 의혹들에 연루되어 있다는 것을 밝혀줄 것” 이라며, 앞으로 제출될 회계법인의 자료들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사안들에 대해 엄청나고, 엄청난 사실들이 될 것” 이라고 언명했다.
▷ “Deutsche Bank 등의 금융 거래 기록은 또 하나의 잠재적 화약고”
의회가 트럼프 대통령 및 기업 자료를 요구한 것은 최근 익명 공익제보자의 우크라이나 통화(通話) 스캔들 폭로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 결정을 촉발하기 훨씬 전의 일이다. 따라서, 이번 법원 판결로 가능하게 된 세금 자료들이 실제로 공개되고 여기에 더해 트럼프 및 그의 사업체들과 관련한 새로운 의혹들이 제기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더욱 심각한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은 틀림없다.
이와 관련하여 가장 주목해야 할 사안 중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 및 일가가 지금까지 오랜 동안 거래해 온 Deutsche Bank AG 및 Capital One Financial Corp. 두 은행들의 금융 거래 기록이다. 뉴욕 지역 연방 검찰은 두 은행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트럼프 및 일가와 거래한 금융 기록 제출을 청구할 것을 추진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은행들과 거래해 온 금융 기록 공개를 거부하는 동시에, 지난 5월 개인 자격으로 자신의 회계법인 Mazars USA LLP에 대해 회계 자료를 공개하지 말 것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이에 패소하자 항소했고, 이번에 이에 대해 2심 판결이 내려진 것이다. 민주당 측은 지난 7월에 있은 변론에서 트럼프와 관련하여 더 중대한 자료들을 보유하고 있는 다른 기관에 자료 제출을 요구하기 위해 소환장을 발부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회계법인은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당시, 뉴욕 지방 법원 판사는 하원 금융서비스 및 정보 위원회가 발부한 Capital One Financial Corp. 및 Deutsche Bank AG 두 은행에 대한 금융 거래 제출 소환장에 대해 트럼프 측이 청구한 집행 정지 청구 소송에 대한 판결에서 “간단히 말해, 의회의 조사 활동은 입법 절차의 고유한 권한” 이라고 판시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해 Deutsche Bank 측 변호사는 “우리는 모든 적법한 요구에 대해 합당한 자료를 제출할 방침이고, 법원의 명령을 충실히 이행할 것” 이라고 언명한 적이 있다.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는 Deutsche Bank 측은 지난 주 연방 항소법원 증언에서 자신들은 트럼프 가족 2인의 세금보고서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더 이상 상세하게 언급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동 은행은 고객에 관련 내용을 공개할 것인지를 해당 고객과 상의할 시간을 요청했고, 법원은 이를 허용했다.
NYT는, Deutsche Bank가 보유한 금융 거래 기록 자료에는 지난 수 십년 동안 트럼프 및 그 일가가 어떻게 자금을 조달했고, 누구와 금융 거래를 했고, 어떻게 광범한 자금 및 지불 결제 거래를 해 왔는지에 대한 상세한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따라서, 트럼프 변호사들은 이런 폭발성이 엄청난 사안임을 감안해서 이들 은행들의 금융 거래 기록 및 세금 관련 자료들이 의회 하원 탄핵 조사 위원회에 넘어가는 것을 극력 저지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추측된다.
▷ 워싱턴 포스트 “향후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
트럼프 대통령 측이 그간 트럼프 개인 및 관련 기업들의 세금보고서 및 금융 관련 기록이 공개되는 것을 필사적인 노력을 다해 저지해 온 것을 감안하면 최근 잇따라 나오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 불리한 법원 판결은 의회와 트럼프 대통령 간의 탄핵 조사를 둘러싼 대치 형국을 더욱 고조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워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紙는 일단 트럼프 측은 연방 항소 법원이나 대법원에 다시 항소할 것으로 보이나, 그 결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이런 절차와 관련하여, 하원 민주당 측과 트럼프 개인 변호인들은 법원 판결이 계류 중인 동안에는 의회가 발부한 소환장의 자료 제출 시한을 연기하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통상적으로 법원의 기준으로는 이러한 사안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이어서, 대법원의 판결이라고 해도 아마 2020년 차기 대선 기간 중에 나올 수 있을 일정으로 잡힐 가능성이 점쳐 지고 있다. 이에 대해 탄핵 조사를 진행 중인 하원 민주당 측과 트럼프 측 변호사들은 일체 코멘트를 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의회 소환장을 받은 회계법인도 종전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와 관련, 가장 관심이 쏠리는 점은, 이미 다른 범죄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어 복역 중인 코엔(Michael Cohen) 前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사의 최근 의회 증언 내용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극구 부인하고 있으나, 2016년 대선 직전에 트럼프 당시 후보와 情事를 가졌다고 주장하는 포르노 배우 등에 입막음 돈을 지불했고 그가 지불한 돈은 뒤에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상환 받았다고 폭로한 것이다.
더욱 결정적인 것은, 코엔(Cohen) 변호사가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자산 가치를 수시로 바꾸어 신고했다고 폭로한 것이다. 즉, 은행 대출 신청 시에는 자산 가치를 부풀려 신고하고, 반대로 세금 납부 보고 시에는 자산 가치를 줄여서 신고했다고 폭로했다. 지금 하원에서 탄핵 조사를 관장하는 위원회들이 회계법인 Mazars USA LLP가 보유하는 트럼프 일가 세금보고서(tax return)와 관련 자료 및 은행 금융 거래 기록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발부하는 것은 이 점에 초점을 맞춘 시도인 것이다.
최근, 백악관 치폴론 (Pat A. Cipollone) 고문은 하원에서 민주당 주도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과 관련하여, 하원 앞으로 서한을 보내 행정부는 자료 요구에 일체 응하지 않을 것이고, 관련 증인들의 증언도 일체 응하지 말도록 하는 등 탄핵 조사에 협조하지 않을 방침을 통고했다. 그럼에도, 법원의 판결에 따라 조만간 세상에 드러날지도 모르는 트럼프 일가의 세금 및 금융 자료들이 몰고올 후폭풍은 가히 상상을 불허할 것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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