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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Watch] EU, 새로운 집행부 구성과 유럽의 장래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9년07월10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19년07월10일 15시02분

작성자

  • 신용대
  • 국가미래연구원 연구위원, 前 건국대학교 석좌교수

메타정보

본문

EU, 회원국별 배분, 소속 정치그룹, 성별 등을 고려한 친EU성향의 집행부 구성

 

EU는 지난 7월 2일 EU정상회의에서의 협의 끝에 주요 EU 고위인사의 공식추천에 합의하였다. EU집행위원회 위원장에는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yen) 현 독일 국방장관이 공식 추천되었다. 이어 유럽이사회 상임의장(통칭 EU대통령)에는 샤를 미셸(Charles Michel) 현 벨기에 총리가 공식 추천되었다. EU의 외무장관격인 외무·안보정책 고위대표에는 주제프 보렐(Josep Borrell Fontelles) 스페인 외무장관이 추천되었고, ECB 총재에는 프랑스 재무장관을 역임하고 현재 IMF의 총재인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가 깜짝 추천되었다(<표 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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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사회 상임의장을 제외한 EU집행위원장 등의 공식 임명은 유럽의회 의원 과반수(376명)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EU 고위인사의 공식추천 이후 친EU 성향의 유럽의회 제1의 정치그룹인 유럽국민당(EPP)과 Greens/EFA(Group of the Greens/European Free Alliance) 정치그룹 일부에서 이번 결정에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제2 정치그룹인 사회·민주진보동맹(S&D)에서도 티메르만스 대표후보의 위원장 취임 기회가 배제된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독일 연립정부의 한 축인 독일 사회민주당은 자국 출신의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지명에 반발하여 유럽의회에서의 신임투표를 기권한다는 움직임도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유럽의회가 이번 인사안을 찬성 다수로 가결하지 않으면 모든 인선을 다시 검토하게 된다.

 

당초 EU집행위원회 위원장 후보로 가장 강력하게 이름이 거론된 유럽의회의 최대 정치그룹인 중도우파 유럽국민당(EPP)의 대표후보(spitzenkandidat, lead cadidate)로 독일의 지역 정당 출신의 만프레드 베버(Manfred Weber)는 국정이나 EU차원에서 각료 경험이 없음이 문제시되었다. 이어 막판까지 집행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던 유럽의회 제2의 정치그룹인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 대표후보인 티메르만스(Frans Timmermans) 전 네덜란드 외무장관 역시 EU의 기본 가치 위반을 둘러싼 폴란드와 헝가리에 대한 엄격한 태도로 비세그라드 그룹 국가(헝가리,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들이 반발함으로 인해서 결국 추천에서 배제되었다.

 

한편 7월 3일 개원한 유럽의회는 이탈리아 언론인 경력의 사회·민주진보동맹(S&D) 소속의 사쏠리(David Sassoli) 의원이 의장으로 선출되었다. 사쏠리 의장은 2022년 1월까지 5년 유럽의회 임기의 절반을 담당한다. 당초 유럽의회 의장은 유럽의회 제2의 정치그룹인 사회민주진보동맹(S&D)에서 티메르만스 대표후보의 EU집행위원장 취임 기회가 배제에 대한 불만과 동·서 유럽 회원국간 안배 등을 고려하여, 중·동부 유럽국가 출신으로 제2 정치그룹인 사회민주진보동맹(S&D) 소속의 세르게이 스타니셰프(Sergei Stanishev) 전 불가리아 총리와 유럽의회 선거기간 동안 제1 정치그룹인 유럽국민그룹(EPP)을 이끈 베버(Manfred Weber) 독일 MEP가 5년 임기를 나누어 의장직을 수행할 것이 예상되기도 하였다. 

 

라이엔(Ursula von der Lyen) EU집행위원장 후보자, EU통합과 개혁에 적극적인 친EU인사 

 

EU집행위원장 후보로 공식추천된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은 어린 시절을 벨기에(아버지가 당시 독일 출신의 EU집행위원회 직원)에서 보냈으며, 합중국형태의 EU통합에 대한 꿈과 국방장관으로 EU군 창설 필요성 등을 주장하기도 하였다. 메르켈 총리와 가까운 사이로, 메르켈의 후계 총리 후보로 자주 거론되어 왔다. 국방장관 취임 이전에는 노동사회부 장관, 가족·노인·여성·청년부 장관을 역임하였고 7명의 자녀를 가진 엄마로서 사회정책 분야에서도 실적을 남기고 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yen) EU집행위원회 위원장 내정자는 그동안 유럽결속 강화를 지지하는 입장을 보여 앞으로 5년간 EU통합 강화를 위해서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프랑스와 독일의 협력강화를 통하여 현안으로 떠올라 있는 Brexit의 후속 절차를 마무리하고 역내 단일시장(Single Market)을 강화하는 노력을 펼쳐갈 것이다.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 ECB총재 후보자, 조정·협상력 뛰어난 완화적 통화정책 지지자 

 

이번 EU집행부 구성에서 가장 의외의 인선은 라가르드 현 IMF 총재의 ECB 총재에 지명이다. 과거 ECB 총재는 모두 중앙은행 총재 경험자였기 때문에, 독일 출신이 EU집행위원회 위원장에 추천되는 경우, 드라기 ECB 총재의 후임자로는 프랑스 중앙은행 빌로이 드 골로(Francois Villeroy de Galhau) 현 총재나 베누아 쾨레(Benoît Cœuré) ECB 집행이사가 유력시되고 있었다. 이는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의 의향이 강하게 반영된 인선 제안이기도 하였다.

 

라가르드 후보자는 변호사 출신으로 유럽 채무위기 시에 프랑스 재무장관으로 위기 대응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고, 이후 IMF의 총재를 역임하고 있다. 그녀의 높은 협상·조정 능력이 국제적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때로는 정치적 압력을 받는 ECB 수장으로서 필수적인 각국 정상들과 협력채널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중앙은행 (총재)의 경험이 없어, 금융정책운영의 경험이 아니라 정책 수완에 대해서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있다. IMF 총재로서의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해서 우려를 나타내 왔다는 점에서 세계 경제의 장래를 우려하는 비둘기파적인(dovish) 입장이 강하다. ECB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APP)과 "유로 방어를 위해 무엇이든 한다"는 마리오 드라기 현 ECB 총재를 지지하여 왔기 때문에 비둘기파적인 정책입장에서 확장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공산이 크다. 다만 드라기 총재는 이사회에서 금융 정책 논의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왔던 반면, 중앙은행 출신의 금융 이론가가 아닌 라가르드는 ECB 정책이사회에서와 회원국 정부와의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존재감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 향후 ECB의 통화정책 운영의 이론적 측면은 경제학자 출신으로 6월 거시경제 담당 ECB 이사에 취임한 통화정책 관련 경험이 풍부한 필립 레인(Philip R. Lane) 전 아일랜드 중앙은행 총재가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ECB 거시경제 담당 이사는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매번 이사회에서 유로지역의 경제 상황을 분석·보고하고, 금융 정책의 변경 여부를 제안한다. 레인 이사는 온건파로 알려지고 있으며, 지난 7월 2일의 강연(Speech at the Bank of Finland conference on Monetary Policy and Future of EMU, Helsinki, 2 July 2019)에서도 ECB는 필요에 따라 추가 완화의 여지가 있으며, 물가의 목표 이탈이 장기화하고, 목표 달성을 위한 명확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발언하고 있다. 그는 강연에서 포워드 가이던스, 마이너스 금리, 자산 매입 프로그램(APP), TLTRO의 효과를 검증하고, 추가 금리 인하 시에는 마이너스 금리의 부작용 완화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필요에 따라 자산 매입을 재개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발언도 하고 있다.

 

새로운 EU집행부, EU와 글로벌 정치경제환경에 기여하는 안정적 리더십 보이길 기대

 

종합적으로 요약해 볼 때, 이번 새로운 EU집행부 구성은 정치적으로 상당히 민감한 사안이어서 남성과 여성간 균형, 좌·우 및 중도성향의 정치그룹의 균형 등이 고려되었다. 그리고 독일, 프랑스, 스페인 및 이탈리아 등 정치적으로 영향력이 큰 회원국들의 합의가 EU집행부 구성에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이번 EU집행부 구성에서는 동·서 유럽 회원국간 안배가 부족하였다. 또 다른 특징은 지난 2014년 융커 집행위원장 선임의 경우 활용하였던 대표후보제(spitzencandidaten)를 통한 집행부 구성방식이 배제된 점이다. 

 

이와 같은 점들을 고려하여 EU집행위원회 위원장에는 여성, 독일 출신, 유럽의회 제1 정치그룹인 중도우파 유럽국민당(EPP) 소속의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yen)이 공식추천되었고, 유럽이사회 상임의장에는 남성, 유럽의회 제3 정치그룹인 자유주의계의 Renew Europe 소속의 샤를 미셸(Charles Michel) 현 벨기에 총리가 공식 추천되었다. EU의 외무장관격인 외무·안보정책 고위대표에는 남성, 유럽의회 제2 정치그룹인 사회·민주진보동맹(S&D) 출신의 주제프 보렐(Josep Borrell Fontelles) 스페인 외무장관이 추천되었다. EU집행위원회 위원장을 독일이 차지함에 따라 ECB 총재에는 프랑스 재무장관을 역임하고 현재 IMF의 총재인 여성의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가 공식추천되었다. 이번 EU집행부 구성은 동유럽 회원국들을 배제한 채 서유럽 회원국 중심으로 유럽의회의 정치그룹간의 균형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EU차원의 의견집약에 어려움을 나타내었다. 이는 향후 EU의 정책운영이나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의사결정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앞으로 EU의 새로운 집행부는 오는 11월부터 업무가 시작되지만, 대내외적으로 다양한 과제들을 풀어가야 한다. 우선 대내적으로 EU는 그리스 등 남부 유럽국가들의 채무위기에 따른 경제의 취약점과 부정적인 유산에 직면해 있으며, 재정 건전성을 위한 재정 긴축에 따른 역내 불균형과 대립, IT 디지털 혁명(AI, IoT)의 대응에 있어서 회원국간 격차 등을 줄이며 역내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특히 EU는 통합에 대한 뚜렷한 방향성의 부재 속에서 난민의 유입과 Brexit가 가져온 공동체 균열을 막고,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는 리더십 회복이 절실하다. 한편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분쟁에서 보듯이 보호무역주의와 자국 우선주의의 확산에 따른 글로벌리즘의 후퇴가 뚜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다자주의 정신에 의한 EU의 조정자로서의 역량도 보여야 한다. 신임 EU집행부가 역내결속 강화를 통하여, EU가 직면하고 있는 대내외적인 도전에 대응하는 한편, 급변하는 글로벌 정치경제환경의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ifsPOST>

 

  • 기사입력 2019년07월10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19년07월10일 15시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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