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shington Watch] 美 펠로시(Nancy Pelosi) 의장의 “시련의 계절” > global Watch

트럼프 연설에 보낸 老 정객의 촌철살인 “Walrus Clap”

 

금년 1월 초 美 의회 상하 양원 합동회의에서 연두 시정 연설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뒤쪽 단상에 앉아 있던 펠로시(Nancy Pelosi) 하원의장이 일어서서 어깨를 앞으로 늘여 뺀 ‘묘한’ 동작의 박수를 보내 커다란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상원의장을 겸하는 공화당 소속 펜스(Mike Pence) 부통령도 옆에서 열렬한 박수를 보냈으나, 박수를 보내는 두 사람의 속내는 필시 천양지차가 있었을 것이다.

 

이날 펠로시(Pelosi) 의장은 말 한 마디 하지 않고 박수 한 차례로 촌철살인의 결정적인 순간을 연출함으로써 트럼프를 약화시켰다. 그도 그럴 만한 것이, 당초 이 연설은 트럼프의 멕시코 접경 장벽 건설 예산을 위한 국가비상사태 선언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어렵사리 성사된 것이었다. 이날 펠로시(Pelosi) 의장의 “Walrus Clap(물개 박수)”은 트럼프에 대한 저항의 표시였고 바로 전세계로 전파됐다.

 

펠로시(Pelosi) 의장은 올 해 80세(1940년 生)의 베테랑 정치인이다. 미국 역사상, 선출된 최고 직위에 오른 여성 정치인이자 2007년 최초 여성 하원의장으로 선임된 데 이어 올 초 두 번째로 하원의장에 선출됐다. 펠로시(Pelosi) 의장은 美 정가에 상황 판단이 빠른 전략가로 정평이 있다. 국민들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봉사 정신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여기에, 펠로시(Pelosi) 의장은 이날 또 하나의 이력을 추가했다. 트럼프 연설 내내 눈동자는 허공을 주시하는 듯 트럼프 연설에 주시하는 모습이 아니었고, 그에 대한 불신을 숨기지 않는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트럼프는 분명히 민주당 진영에 어려운 부담을 안겨주고 있어

 

그런 펠로시(Pelosi) 의장이 지금 민주당 진영 최고 지도자로써 최전선에 서서 트럼프 대통령과 맞대결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가 각종 국내 · 외 정책 이슈에서 이단아(異端兒)적으로 전횡 독주해 온 것에 제동이 걸린 것은 작년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고 나서부터다. 트럼프와 펠로시(Pelosi) 하원의장 간에는 피할 수 없는 전선(戰線)이 형성된 것이다. 두 진영이 처음으로 정면 충돌한 것이 바로 멕시코 접경 지역 국경 장벽 예산 문제였다. 트럼프와 펠로시(Pelosi) 의장이 백악관에서 마주 앉아 격론을 벌이는 장면을 연출한 것도 이 무렵이다.

 

여기에, 최근 공개된 뮐러(Robert Mueller) 특검의 ‘러시아 게이트’ 수사 보고서가 불을 당긴 것이다. 이 수사 보고서에는 트럼프가 뮐러(Mueller) 특검의 수사를 방해하거나 수사에 개입한 정황이 10 가지가 넘게 구체적으로 적시되어 있다. 바르(William Barr) 법무장관은 이러한 증거들이 사법 방해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으나, 민주당 의원들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이런 견해에 강하게 동의(同意)하지 않고, 오히려 이런 사안들에 대해 더욱 구체적인 사실들이 공개되길 원한다.

 

한편, 이 뮐러 보고서를 차치하고도, 트럼프 정권은 민주당 주도인 하원의 각종 위원회가 트럼프와 관련한 제반 사안들을 조사하기 위해 요구한 거의 모든 증거들을 거의 완벽하게 차단하고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前 백악관 법률고문 맥간(Donald McGahn)씨가 하원 사법위원회에서 증언하려는 것도 못하게 했다. 결국 맥간(McGahn)씨가 강제이행명령(subpoena)에 불응하자 하원 사법위원회 네들러(Jerrold Nadler) 위원장은 의회 모독죄로 응징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렇게 강력하게 저항하자, 펠로시(Pelosi) 의장 및 민주당 지도부는, 행정부가 의회의 권한을 ‘면책(immunity)’을 방패삼아 무한정 장벽을 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한 의문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는, 현재 및 장래의 미국 대통령들에 대해 실제적으로 또한 헌법적으로 중요성을 가지는 사안인 것이다. 현행 법률 제도나 절차를 감안하면 아직은 이런 상황에 대해 명확한 해답을 내릴 시기는 아니나, 지금, 민주당이 대단히 어려운 부담을 떠안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不法을 확신하나 현실적으로 응징이 어려웠던 뮐러 특검의 고민

 

뮐러(Mueller) 특검이 ‘러시아 게이트’ 수사 보고서를 제출한 이후 미국 사회는 정파(政派)에 따라 갈려서 이에 대한 평가와 판단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아직 온전한 원본이 공개되지 않아 요약본에 근거한 것이라 단순할 수 있으나, 우선 트럼프 진영에서는 당연히 러시아와의 공모 및 이와 관련한 수사를 방해함으로써 사법 방해를 저질렀다는 두 가지 핵심 의혹을 완전히 벗어났다며 환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뮐러(Mueller) 특검의 보고서가, 자신이 2016 대선에서 러시아 측과 공모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공개된 뮐러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 방해를 했는지 여부에 대해 명백하게 결론을 내리지 않았고 어느 누구에게도 면죄부를 주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졌다.

 

뮐러(Mueller) 특검은 “만일, 증거가 충분했다면 트럼프 대통령에 면죄를 주었을 것” 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따라서, 뮐러(Mueller) 수사팀은 자신들이 수사한 결과로는 증거가 불충분하고 법무부 내부 관습에 따라 트럼프에 대한 기소 여부 판단을 하지 않은 것이다. 뒤에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고 있으나, 뮐러(Mueller) 수사팀은 트럼프를 직접 심문하지 못한 것에 큰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르(Barr) 법무장관은 “뮐러 보고서”가 트럼프의 행동들이 범죄 행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주장했고, 트럼프도 “공모도 없었고 사법 방해도 없었다” 고 강변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을 비롯한 반대 진영에서는 같은 보고서 내용을 두고 2016년 트럼프 선대 본부 진영의 러시아와의 공모 사실 및 트럼프의 사법 방해 의혹이 더욱 분명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뮐러(Mueller) 특검은 바르(Barr) 법무장관이 트럼프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는 내용을 포함하여 대체로 트럼프에 호의적인 서한을 의회에 보낸 것에 대해 이례적으로 바르(Barr) 법무장관 앞으로 직접 서한을 보내 항의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뮐러(Mueller) 특검은 바르(Barr) 장관이 의회에 보낸 서한은 수사 보고서의 내용이나 본질 및 실체에 대해 충분히 파악하지 않은 것으로, 그렇기 때문에 지금 국민들이 혼란스럽게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항변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는 2016년 대선 패배의 뼈아픈 상처가 남아 있어

 

펠로시(Pelosi) 의장은 일반 국민 대중들의 여론 동향이 민주당 편이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대다수(majority) 미국 국민들은 트럼프에 대한 탄핵에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당원들 가운데에서 의견은 이와는 상당히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 내 다수 2020 대선 예비 후보들은, 최소한 탄핵 절차를 위한 조사 만이라도 시작할 것을 지지한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는 것이다. 치자면 이들의 주장의 근저에는 일종의 당내 포퓰리즘이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언젠가는 펠로시(Pelosi) 의장 및 다른 민주당 소속 위원장들은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 올 것이다. 지금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법적 절차들을 감안하면 향후 몇 개월 이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펠로시(Pelosi) 의장은 필시 전력을 다해 최종 결정을 미루려고 할 것이나 시간이 가면서, 행동을 개시할 지, 아니면 다른 방도를 취할 지에 대한 입력이 더해질 것만은 분명하다.

 

사실, 탄핵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우려해야 할 만한 것들이 많다. 따라서, 많은 민주당 의원들은 지금 민주당은 모든 에너지를 2020 선거에 집중해야 하고, 그 선거에서 투표를 통해 트럼프 재선을 막아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이런 방도는 설령 당장 탄핵 절차를 추진해서 하원에서 결실을 본다 해도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에서 무산될 리스크가 높은 대안보다는 훨씬 확실한 치유 방법이 되는 것이다.

 

한편, 민주당의 고민은 2020년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한다는 확실한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지금 온갖 취약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강력한 경제 상황을 장악하고 있고, 무엇보다 그가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현직이라는 장점도 누리고 있다. 따라서, 민주당 내에서는, 2018년 중간 선거에서 자신들이 강력하게 선전(善戰)했던 결과를 가져왔던 성향의 유권자들의 에너지가 지속되고 있다는 신호에도 불구하고, 과도하게 낙관할 수 만은 없는 입장이다. 민주당에는 지난 2016년 대선에서 맛보았던 깊은 아픔의 상처가 아직도 남아있다.

 

탄핵 조사를 시작하느냐? 때를 기다리느냐? 그것이 문제다

한편, 뮐러(Mueller) 특검은 얼마 전, 2년 여에 걸친 ‘러시아 게이트’ 수사를 진행해 오면서도 일관되게 지켜왔던 특유의 ‘침묵’을 깨고 자신의 소신 표명을 위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뮐러 특검은 사임을 밝히면서, 트럼프 진영의 러시아와의 공모 및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해 ‘결정적’ 판단을 하지 못한 아쉬움을 표명했다. 동시에, 형사 소추 외에도 헌법에는 다른 방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것도 실은 민주당에는 의회에서 트럼프 탄핵을 추진하라는 압력이 되는 것이다. 

 

펠로시(Pelosi) 의장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기를 원하고 있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원 민주당 진영은 현 시점에서 탄핵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천명했다. 트럼프 탄핵 사유에 해당하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음에도, 민주당 진영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시작하는 것에 각별히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현실 상황이 녹녹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펠로시(Pelosi) 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진영은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위한 조사를 개시하는 방향으로 서서히 밀려가고 있다. 최소한 금년 초에 비해, 아직 불가피한 정도는 아니라고 해도, 점차 거부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원 중에도 트럼프 탄핵을 지지하는 견해는 50%를 밑돌고 있다. 반면, 탄핵 개시를 반대하는 의견은 절반을 넘는다. 주목할 점은, 당내 여론은 점차 탄핵 찬성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점이다.

 

펠로시(Pelosi) 의장은 최근 한 미디어와 가진 뉴스 인터뷰에서 탄핵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자 “우리는 그런 상황에 와 있지 않다” 고 말했다. 이 발언은 “현재 하원에서 진행 중인 조사 결과는 탄핵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가져 갈 수 있다” 고 피력한 뒤에 나온 것이다. 오히려, 백악관이 빈번히 탄핵을 거론하고 있으나 이것이 덫이 될 것을 우려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탄핵 추진에 대해 아무런 발언도 하지 않고 당내에 견해가 나뉘어진 당원들과 소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강경파들에게는 트럼프의 행동이 탄핵을 당할 만하다고 수긍하는 한편, 아직 탄핵에 소극적인 의원들을 향해서는 탄핵에 대해 조심스럽게 언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번 일본을 국빈 방문할 당시, 아베(安倍晋三) 총리의 용의주도하고 극진한 접대에 마음이 들떠서인지, “200년 만의 최대인 일왕 즉위 행사에 내가 빈객(賓客)이다. 나는 세계에서 존경받는 지도자이고, 이는 민주당이나 바이든(Joe Biden) 前 부통령은 도저히 받을 수 없는 것” 이라며 호언장담했다. 트럼프는 아베(安倍) 총리의 “접대(接待) 외교” 마저도 민주당 공격 재료로 삼고 있다.

 

日 아사히(朝日) 신문은 이상과 같이 트럼프의 일본 방문 뒷얘기를 전하면서,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머리 속에는 내년에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밖에 나와서도 민주당 대선 예비 주자들을 공격하는 것도 모두 다 그런 때문일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트럼프 탄핵』; 펠로시(Pelosi)에게는 정치 일생에 가장 큰 시련

 

펠로시(Pelosi) vs 트럼프. 이들은 지금까지 서로 모욕과 조롱으로 상대방을 에워싸려고 노력해 왔다. 펠로시(Pelosi)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인프라 예산을 둘러싸고 회동하던 도중에, 자신이 트럼프가 자신의 군단과 만나는 과정에서 ‘은폐(coverup)’ 사실을 거론하자 돌연 뒤쳐 나갔던 것을 비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자신은 “안정적인 천재(stable genius)”이고, 펠로시(Pelosi) 의장은 자신이 진작부터 협의하던 상대 지도자라기보다 “별난 사람(different person)” 이고, “미친 사람(crazy Nancy)”이고 “정신이 나갔다(She is lost it)” 고 말했다. 이런 것이 미국이라는 나라의 대통령과 야당 최고 지도자 간에 오가는 말들이다.

 

가장 최근 사례로, 펠로시(Pelosi) 의장은 금년 초 트럼프가 연방 정부 일부를 폐쇄하고 있던 시기에, 그가 허풍을 떨고 있다며 그가 요구한 국경 장벽 예산을 하나도 주지 않고 정부 기관을 재개할 것을 강제하는 방법으로 트럼프를 궁지로 몰아넣었던 적이 있다. 이에 대응해서, 트럼프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다른 국방비 예산 항목에서 전용하여 국경 장벽 건설에 충당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지금 트럼프는 확실히 미국을 헌법 상의 위기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그런 위기 상황이 이미 현실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의 행동은 의회 민주당 의원들을 귀찮게 하고 있고, 나아가, 자신이 속한 공화당 일부 기층 당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그럼에도, 펠로시(Pelosi) 의장에게는, 최소한 지금 시점에서는, 탄핵 절차로 밀려 들어가는 것은 결코 선호하는 선택은 아니라는 것은 거의 틀림이 없다. 불구하고, 과연 자기가 속한 민주당 내부의 정치적 압력이 그런 방향으로 몰고 갈 경우에도 계속해서 저항할 수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다.

 

펠로시(Pelosi) 의장이 지난 동안 한 행동을 보면, 그는 분명 트럼프라는 상대를 어떻게 하면 화나게 할 수 있는지를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특히, 민주당 주도의 하원에 대한 저항은 펠로시(Pelosi) 의장을 민주당 및 국가를 위해 가장 어려운 선택의 궁지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펠로시(Pelosi) 의장은 장기적 시야에서 게임을 하는 것이다. 트럼프가 이미 알아차린 것처럼 펠로시(Pelosi) 의장은 민첩하고, 강인하며, 풍부한 정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닥쳐올 지도 모르는 트럼프 탄핵이라는 과제는 분명, 펠로시(Pelosi) 의장 정치 역정에서 가장 어려운 시련이 될 것이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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