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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히타치(日立)社는 왜 영국 原電 건설을 포기했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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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2월07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19년02월07일 18시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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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타치(日立)社 회장 “세계적인 원자력 發電 비용 상승이 포기의 가장 큰 요인”

- 최근, 재생(再生) 에너지 비용 급감, 歐美 각국은 원전(原電)을 대체하는 추세

- 국가 주도의 中 · 러 기업들이 전 세계 원전 건설 시장을 휩쓸고 있는 상황


최근 들어서는 좀 잠잠해진 듯이 보이나, 몇 해 전 현 정권 초기에 “脫 原電” 결정을 둘러싸고 격렬한 찬 · 반 논쟁이 일었던 적이 있다. 현 정부의 선거 공약이었던 “원전(原電) 백지화” 방침에 따라, 공사 중이던 신규 원전 건설 공사를 중단하고, 새삼스럽게 사업 타당성을 다시 따져보느라고 엄청난 비용도 들였었다.

이렇게 ‘原電’ 계속 여부를 둘러싸고 벌이는 논란은, 비단 우리나라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세계 각국에서 에너지 정책과 관련하여 원전에 대한 경계심이 극도로 커진 것은 1986년 러시아 ‘체르노빌 원전 재난(Chernobyl Disaster)’ 악몽이 수 십년이 지난 지금도 뇌리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 원인(遠因)이다.

 

이에 더해, 비교적 최근인 2011년 일본 ‘東日本大震災’ 당시 ‘후쿠시마(福島) 원전 폭발’ 사고 발생으로 그 때까지는 일시 수면 하에 가라앉아 있던 원자력 발전의 위험성이 다시금 심각한 재난(災難)으로 되살아난 것이다. 세계 각국은 큰 충격을 받고, ‘원전 의존형’ 에너지 정책을 두고 근본적인 딜레마에 빠지게 된 것이다.

 

여기 또 한 가지 논란을 보탠 것이 국내에서 원전을 포기하면 다른 나라로 원전을 수출하려는 계획에 결정적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다. 그 자체 만으로는 어쩌면 당연히 할 수 있는 말을 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내막을 들여다보면, 각국 공통으로, 여태까지 에너지 공급의 큰 축을 담당해 온 원전을 어찌 할 것인가 하는 보다 근본적 고민들이 숨어 있는 것이다.

 

이런 심각한 고민을 대변하듯이, 최근, 일본에서 종전에 원전 수출의 간판 기업 역할을 해 온 히타치(日立)社가 돌연, 그간 日 정부와 함께 심혈을 기울여 추진해 오던 영국 서부 해안의 한 섬에 원전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동결(凍結)하기로 결정했다고 공표해서, 일본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커다란 파문을 던지고 있다.

 

이와 관련한 최근의 해외 뉴스들을 감안해 보면, 이번에 히타치社가 영국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동결[포기]하기로 한 이면에는 글로벌 원전 및 대체 에너지 판도에 나타나는 커다란 변화가 배경을 이루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전문 분석 기구에 따르면, 지금 전 세계에는 ‘정통’ 에너지 수단과, ‘대체’ 에너지 수단 구도에 중대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고, 여기서 ‘原電’ 비중이 점차 쇠퇴해 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 日 히타치(日立), 소요 자금 조달에 실패, 英 원전 건설 플랜 동결

  

지난 18일 字 Nikkei 등 일본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의 대표적 원전 플랜트 제조 기업 히타치(日立)製作所가 그간 심혈을 기울여 추진해 오던 원전 사업을 동결(凍結)하고 원전 사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 사업은 영국 서부에 있는 한 섬에 원전 2 基를 건설하여 2020년대 중반에 가동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표면적으로 알려진 것은, 세계적으로 원전 안전 기준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에 따라, 총 공사비가 약 3조엔(약 30조원 상당) 규모로 늘어나게 된 것이 직접적 원인이 됐다. 동시에, 2019년 1Q 회계에 지금까지 공사 준비 및 인허가에 소요된 약 3,000억 엔 규모의 비용을 손실로 계상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Nikkei紙는, 이를 계기로 일본의 원전 해외 수출은 모두 암초에 부딪치게 됐다고 평가했다.

 

사실은 이것도, 지금으로부터 약 8년 전인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東日本大震災당시 東京電力 후쿠시마(福島) 원전 폭발 사고 이후, 안전 대책을 위한 비용이 급증하여 일본의 원전(原電) 수출이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이로써, 일본 정부가 경제 성장 전략의 한 축으로 삼아 뒷받침해 온 “원전 수출” 전략은 사실상 전멸하게 되었고, 정책 실패가 선명하게 나타났다. (朝日)

 

이런 틈에, 글로벌 원전 시장에는, 국가가 주도하는 중국 및 러시아 세력이 경쟁 우위를 점하며, 강력한 경쟁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어, 유럽 및 미국계 기업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야흐로 글로벌 원전 사업 업계에는 ‘국책 민영(國策 民營)’의 한계가 드러나 불가피하게 재편이 일어나고 있다. (日經)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日立의 히가시하라(東原敏昭) CEO영국 원전 건설 동결을 결정한 이유에 대한 설명이다. 그는 “비용을 모두 민간 기업이 부담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고 밝혔다. 日立社의 발표에 따르면, 동 원전 착공의 전제 조건이 되었던 외부 자금 조달 협력이 어렵게 되었고, 영국 정부의 자금 지원도 기대하기 어렵게 된 현 시점에서는 경제적 합리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발표 이면에는 바로 1 주일 전에 영국 May 총리가 한 발언이 있다. May 총리는 1월 11일 영국을 방문한 아베(安倍) 총리와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민간이 결정할 문제라고 언급하며 선을 그은 것이다. 이런 May 총리 발언은, 日立가 그 동안 영국 원전 건설과 관련하여 영국 정부에 추가 지원을 요구해 온 안건에 대해, 이날 아베 총리와 May 총리 간 회담에서 논의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日立 경영진 입장으로서는 결정적으로 힘이 빠지게 된 것이다.

 

■ ‘國策 + 民營’ 구조로는 中 · 러의 국가 기업들과 경쟁에서 밀려


이번 경우처럼, 정부가 국책 사업으로 구체화한 것을 민간 기업에 위임하는 소위 “國策 + 民營” 구조는 이제 글로벌 原電 시장에서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 되었다. 이런 사업 패턴의 실패 사례로, 프랑스의 대표적 원전 기업 AREBA社가 경영 부진으로 EDF(전력회사) 산하에 들어갔고, 미국에서도 Westinghouse社가 경영 파탄을 맞았고, GE도 원전 사업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격변하는 환경 속에서, 중국 · 러시아 원전 기업들은 부상하고 있다. 2000년 이후 세계에서 이루어진 원전 수주 가운데, 중국이 33기, 러시아가 15기에 이르러, 양국을 합치면 전세계 수주의 절반을 차지한다. 일본 미츠비시(三菱)중공업이 포기한 터키에서 작년 4월부터 러시아 국영기업이 신규 건설에 착수했다. 중국 ‘広核’ 그룹도 美 WH社 기술을 기반으로 독자적 원자로를 개발하여 해외 수출에 나서고 있다. 이들 중국 및 러시아 기업들은 소요 자금 융자 및 사용 후 연료 처리 문제를 포함한 일체형 수주 방식으로 신흥국 프로젝트 수주를 휩쓸고 있다.

 

日 아사히(朝日)신문은 히타치(日立) 제작소의 영국 원전 건설 계획 동결 결정으로, 일본의 官 · 民이 손잡고 원전을 수출한다는 계획은 모두 좌초될 위기에 직면했다고 전하고 있다. 이 신문은, 후쿠시마(福島) 원전 폭발 사고 이후에도, 원전 수출을 경제 성장 전략의 한 축으로 내걸고, 아베(安倍) 총리 관저 주도로 민간 기업을 뒷받침해 온 아베 정권의 책임이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日立社 히가시하라(東原) CEO는 “민간 기업의 경제적 합리성 관점에서 동결을 결정한 것이다” 고 밝혔다. 日立이 영국 원전 사업을 추진한 것은 2012년으로, 국가 시책을 ‘脫 원전’으로 방향을 잡은 독일 전력회사 등으로부터, 영국에서 원전을 가동시킬 예정으로 있던 Horizon Nuclear Power社를 900억엔에 매수하고 난 다음이다. 이 과정에서 아베(安倍) 정권은 총리 관저 중심으로 정부가 뒷받침을 해 왔고, 이후 관저가 전면에 나서서 지원하는 ‘Top Sales’ 패턴이 정착되어 온 것이다.

 

여기에, 지난 2017년 英 May 총리 訪日을 계기로 영국 정부와 원전 건설 조건을 협의한 끝에, 그 당시까지 가장 난항을 겪던 자금 조달 문제를 정부系 금융기구들 중심으로 지원하기로 타결을 봤다. 당시 총리 관저에서 이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관리는 아베 정권이 성장 전략으로 내걸었던 ‘原電’ 및 ‘新幹線’ 수출을 담당하고 있었고, 그는 日立의 영국 원전 계획을 “원전 선진국으로 올라설 수 있을지 여부의 시금석(試金石)” 이라고 강조하면서 ‘관저 주도’ 로 조건을 조정했던 것이다.

 

日 정부가 원전 수출을 적극 추진한 것은, 2000년대 중반으로, 지구 온난화 및 에너지 수급이 핍박해진 상황에서, 원전이 세계적으로 재평가되던 소위 “原子力 르네상스” 물결에 편승해서 시작된 것이다. 2009년 말에는 UAE(아랍酋長國연합)에서 처음으로 원전을 발주하자 수주 경쟁을 벌이던 시기에 日立을 중심으로 한 일본 컨소시엄이 韓國系 세력에 패배할 것을 우려하여 정부系 금융기구들 주축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官民 一體’ 태세를 이루면서 본격적으로 사업 구도를 짰던 것이다.

 

■ 후쿠시마(福島) 폭발 사고 이후, 기존 파트너 기업들도 발을 빼


그런 가운데, 原電 비즈니스를 둘러싼 글로벌 기업 경영 환경은 2011년 후쿠시마(福島) 원전 폭발 사고 이후 급격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원전의 안전 기준이 급격히 강화되고, 이에 맞추다 보니 건설비는 2 배 이상 상승, 1기 당 1조엔을 상회하게 됐다. 이에 따라, 세계 원전 메이커들은 줄지어 경영 파탄을 겪게 된 것이다.

 

日立도, 영국 원전 신설 프로젝트 총 공사비가 최대 3조엔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자, 日 · 英 양국 정부에 자금 지원을 의뢰했고 양국 정부가 이에 부응해서, 다른 일본系 지원 세력 및 영국系 세력이 각각 3,000억엔씩 출자하고, 영국 정부가 약 2조엔 규모의 융자에 대해 보증을 서는 구도로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이 갈수록 원전 건설 리스크가 높아지자, 민간 기업들은 엉거주춤한 태도로 급변했다. 東京電力을 비롯해서 출자가 기대되던 기업들이 연달아 거부하고, 日立와 공동으로 원전 건설을 담당하게 되어있던 미국 대형 건설사 벡텔(Bechtel)社는, 리스크가 적은 자문 역할로 관여하는 방향으로 돌아섰다. 이에 더해서, 日立 내부에서도 사외이사가 다수를 점하는 이사회에서 신중론이 강력하게 부상하게 되었고, 결국, 사업을 동결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리게 됐다.

 

한편, 다른 原電 해외 수출 기업들도 원전 사업 철수를 서두르고 있다. 도시바(東芝)는 이미 해외 원전 건설 사업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동 社의 한 임원은 “단 돈 1엔에도 매입하려는 상대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 이라며, 청산을 결정했고, 미츠비시(三菱)중공업도 터키 원전 계획에 대해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사업을 추진할 이유가 없다” 며, 수출을 단념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 국내 원전 동결로, 기술이 空洞化되면 악순환에 빠질 우려 대두


해외에서 활로를 찾는 것이 어려워진 日 메이커들은 다시 국내로 눈을 돌리고 있다. 日立 나카니시(中西宏明) 회장은 지난 15일, 국내 원전 재가동(再稼動)이 “착실히 진전되고 있다” 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일본 국내에서도 이미 原電의 안전성에 대한 극도의 신중론이 우세해 원전 건설 자체가 일체 동결된 상태에 있다.

 

한편, 이러한 원전 기피 현상이 계속되자, 원전 건설 기술이 공동화(空洞化)하면, 안전 관리 노하우가 축적되지 못해 원전에 대한 불안은 더욱 높아지는 악순환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본의 한 전력회사 간부는 전력회사가 단독으로 원전을 운전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고 솔직히 고백한다.

 

일본 국내에는 원전 신규 건설 안건이 한 건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전 플랜트 제조 기업이 3개 社나 존재한다. 이에 대해 전력회사는 10개 社 이상이 존재한다. 이들 기업들과 연관되어 금속 부품 납입 및 건설 공사 담당 기업들을 포함하면 원전 관련 기업들은 일본 국내에만 400개 社가 넘는다. 이들 가운데에는 이미 서서히 사업을 축소하거나 아예 사업을 철수하는 기업들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 정부는 “일본의 원자력 기술에 대해 기대하는 목소리는 세계 각국으로부터 전해져 오고 있다” 고 말하며 원전 수출 정책의 실패라고 인정하지는 않고 있다. 국내에서 배양된 기술 및 인재를 유지하기 위해, 어떻게 해서라도 해외에서 건설 실적을 쌓아, 국내에서 재가동 및 신 · 증설로 연결시키려는 자세를 갖고 있다.    

 

■ 글로벌 시장에는 ‘再生’ 비중이 커지고 ‘原電’ 수요 감퇴가 대세

   

한 가지 지적할 만한 것은, 이번에 日立製作所가 영국에서 추진해 오던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난항을 겪게 된 배경에는, 유럽 등 지역에서 확산되고 있는 재생(再生) 에너지 보급 추세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이 원전 계획이 시작됐던 2012년 상황에 비해 지금은 재생 에너지 발전 비용이 크게 하락, 원전 발전 비용이 상승하는 것과 대조를 이루고 있고, 격차도 커지고 있는 추세다.

 

한편, 재생 에너지 비율이 낮은 일본의 경우, 에너지 기본 계획에서 2030년까지 모든 發電 원천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율을 20~22%로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으나, 기존 原電 재가동도 진척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런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것으로 관측된다. 재생 에너지 보급과 원전과 같은 안정적인 전력 원천 간 균형을 어떻게 취할 것인가가 첨예한 과제로 부각되는 것이다.

 

이런 글로벌 상황 변화를 감안하면, 일단, 일본 정부는 세계 에너지 시장 흐름을 잘못 읽었던 것이다. 후쿠시마(福島) 원전 폭발 사고를 계기로 원전 안전 대책 비용이 급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종전의 2000년대의 감각에 젖어서, 이미 수지 타산이 어려워진 원전 사업에 민간 기업들을 끌어들이는 데 주력했던 것이다.

 

그 동안, 유럽 등지에서는 에너지 생산 비용이 떨어진 재생 에너지 도입이 급속히 진행되었다. 태양광(太陽光) 판넬 부문에서 일찌감치 세계 시장을 리드해 온 일본 메이커들은 더 이상 해외 메이커들에 칼을 휘두를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일본 에너지 산업에 있어서 지금까지 20년은 실제로 잃어버린 세월이 된 것이다.

 

아베 정권은 뒤늦게 재생 에너지를 주력 전원화 한다고 내걸었으나, 아직 원전 추진의 깃발은 내리지 않고 있다. 여기에, 국내 원전 再稼動은 생각대로 진척되지 않고, 新 · 增설 일정은 꺼내지도 못하고 있다. 에너지 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서 재생 에너지를 늘리기 위한 구체적 방도를 시사할 것이 절실한 상황이다.

 

결국, 영국 원전 플랜은 일본의 원전 수출 프로젝트 중에서도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여겨져 왔던 것임에도, 日立가 사업 동결을 결정한 배경에는, 결정적으로, 후쿠시마(福島) 원전 폭발 사고 이후, 안전 기준이 강화되어 건설 비용이 계속 늘어갈 것을 우려한 자본 참가자들이 신중론으로 돌아선 것이 있다. 이에 더해, 세계적인 “脫 原電”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경향에 따라, 풍력(風力), 태양광(太陽光) 등 재생 에너지의 보급 확대에 따른 역풍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Lazard “10년 간, ‘원전’ 비용(LCOE) ↑ vs ‘재생’ 에너지 비용 ↓


작년 11월 美 투자 그룹 라자드(Lazard)社는, 동 社가 매년 발간하는 글로벌 에너지 생산 비용 분석 보고서(“Lazard’s Levelized Cost of Energy Analysis – Version 12.0”)에서, LCOE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대체(alternative)’ 에너지 생산 기술에 의한 전력 생산 비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특히, 공공시설 규모(utility-scale)의 태양광(solar), 풍력(wind) 에너지 생산 비용이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시나리오에서는, 대체 에너지 기술에 따른 發電 비용이, 이른바 화석(fossil) 연료를 사용하는 발전 기술을 포함한 전통적인(가스, 원자력, 석탄 등) 에너지 생산 비용에 비해서,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at or below)’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는 이전 보고서에서 조금씩 나타나고 있던 대체 에너지 비용 하락 추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증명한다고 보는 견해인 것이다.   

   

우리나라 전문 연구기관들도 이와 비슷한 추산을 내놓고 있다. 산업조직학회 및 에너지연구원의 각각의 연구 결과, 우리나라의 경우, 향후 原電 발전의 ‘균등화비용(LCOE)’은 매년 소폭으로 증가하는 반면, 태양광 발전의 균등화비용은 큰 폭으로 하락하여, 2030년 즘 되면 태양광 발전 ‘균등화비용’이 原電 발전의 균등화비용보다 낮아지거나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디지털타임스)

 

<참고; 2009~2018 에너지 원천 별 비용(LCOE) 추세> (Lazard 보고서)

Ø  注; 에너지 생산 비용 산정에서 ‘LCOE(Levelized Cost of Energy)’ 방식은 에너지 생산에 광범하게 고려해야 할 각종 요인들을 감안하여 산정한 것으로, ① 에너지 생산 방안의 生涯 기간의 생산량 및 비용을 측정, 대비하는 개념, ② 에너지 생산 시설의 全 생애 기간에 들어가는, 초기 건설, 매년 운용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의 ‘현재가치(PV; Present Value)’를 산정, ③ 내용 기간 및 프로젝트 규모, 자본 비용 차이, 리스크, 보상, 생산 능력 등이 서로 다른 다양한 에너지 생산 기술(예; 풍력, 태양, 천연가스 등) 간의 상호 비교가 가능함

 

예; 금융 비용을 포함한 초기 건설 비용; $100, 생애 기간 동안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연간 운용 비용(현재가치); $25, 연간 에너지 생산량; 1000kWh일 경우, LCOE ($/MWh) = ($100 + $25) / 1000 = $0.125/kWh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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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脫 원전’은 ‘脫 정파’ · ‘脫 이념’의 場에서 세워야 할 ‘百年之計’

    

한 나라의 에너지 (전환) 정책은, 고도의 ‘과학’이고, 복잡한 ‘경제’ 문제다. 그리고, 환경 보호 및 기후 변화 대응 측면에서 지구 상의 어느 나라도 피할 수 없는 숙명적 과제다. 다만, 선진국 중 유독 미국만이 트럼프 정권이 들어서, 글로벌 기후 변화에 직면하여 환경을 보호하고 공동으로 대응한다는 국제 협약까지 무시하면서, 화석 연료 발전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만용(蠻勇)(?)을 부리고 있을 뿐이다.

 

우리나라도, 현 정부 초기에 ‘脫 원전’ 선언과 관련하여 국민들 간에 심각한 논쟁과 대립을 불러온 경험이 있다. 정치적 이데올로기까지 겹쳐져서 사회적 혼란도 겪었다. 그러나, 이는 사실 고도의 과학적 지식이나 경제적 전문 식견이 없으면 접근하기가 대단히 어려울 뿐 아니라, 섣부른 결론은 자칫 위험할 수도 있다.

 

후쿠시마(福島) 원전 폭발 사고 직후 일본 정부가 모든 원전 가동을 전면 중단한다고 선언한 뒤에 얼마 지나지 않아, 국민 생활 편의 해소 및 자국 경제의 대외 경쟁력 추락을 방지하기 위해 순차적으로 원전을 재가동(再稼動)시키는 방향으로 ‘고육지책’을 택했던 사실은 우리나라에도 실로 심각한 교훈을 던져주는 것이다.

 

일본 전역에서 거의 정기적으로 운전 수명이 도래하는 기존 원전의 재가동 결정 과정에서 엄청나게 격렬한 논쟁이 뒤따르고 있는 것을 보아도 능히 짐작할 수가 있다. 이는 촛불로 결정할 문제도 아니고, 정치적 포퓰리즘이 판칠 국민투표로 결정할 문제도 더더욱 아니다. 이는 일개 정파 혹은 특정 지역이나 특정 이념의 영향을 철저히 배격하며 결정해야 할 국가 ‘백년지계(百年之計)’의 문제이다.

 

어느 나라,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가장 안전하고, 가장 깨끗하고,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를 공급해야 한다는 것은 아무런 재론이나 시비를 할 여지가 없는 지상 명제이다. 다만, 그러한 청정한 목표를 어떤 일정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수단을 조합해서 가장 신속하게 도달할 것인가가 함께 풀어야 할 난제일 뿐이다.

 

우선, 정부는 사사건건 극단적인 시비와 위험한 혼란을 겪지 말고, 서둘러 초당파적으로 국내 · 외 최고 전문가들을 망라해서 예지(叡智)를 모을 기구를 구성하고, 진지한 격론을 거쳐 장기적 안목에서 국가의 100년 앞의 미래상을 세우는 차원의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거기에 우리 원전 수출 정책의 진로를 포함하여 최적(最適)의 경로를 선택한 다음, 그 경로를 밟아갈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수단의 조합을 만들어 내도록 신중하게 처결해야 할 것이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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