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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폭탄에도 중국이 느긋한 배경과 전망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5년04월10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5년04월11일 09시23분

작성자

  • 정영록
  •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명예교수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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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트럼프 대통령이 4월 9일부터 자국의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서 상호관세를 매기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국가들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25%, 중국에 대해서는 징벌적인 104%의 고관세율을 매기기 시작하였다. 중국도 10일부터 미국제품 수입에 대해 84%까지 관세율을 올리기로 하였다. 미국은 다시 보복 관세로 125%로 올렸다. 대외교역의존도가 큰 아시아 국가들의 증시가 폭락했다. 한국증시도 예외가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이후 세계1,2위 경제대국이 으르렁거리자 전세계 경제가 극도로 혼란스러운 지경에 빠져버린 것이다. 그렇지않아도 세계금융위기와, 코로나팬데믹으로부터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실질적 세계경제 비중이 40%이상을 차지하는 1, 2위 경제 대국간에 서로 싸우고 있으니 문제의 심각성이 전 세계적이다.

 

필자는 얼마전 국내 경제신문에 <어설픈 중국 악마화의 모순(서울경제신문 2025년 3월 17일자)>이라는 기고를 통해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다양한 의견을 갖는 것은 좋지만, 우리의 중앙정부까지 나서서 중국의 악마화에 편승하는 것은 국익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않는다고 주창한 바 있다. 중국은 몇 가지 면에서 지난 80년대의 미, 일 쟁패와는 확연히 다르기에 미국이 관세나 환율을 갖고 압박한다고 해도, 중국을 눌러 앉히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결국은 타협에 이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선, 중국 경제실적이 예상과는 달리 선방하고 있다. 2024년의 경우, GDP가 전년대비 총량규모로 5% 성장한 18.9조 달러였다. 우리의 근 10배다. 인당 기준으로 13,300달러였다. 미국 수준 (2024년 기준 30.4조 달러, 인당 90,700달러)에는 아직 크게 못 미친다. 더 놀라운 것은 6.15조 달러의 무역규모다. 1조달러에 달하는 무역흑자를 달성 했다. 열악한 상황 하에서도 대 미국 수출이 3.6%의 증가세를 기록하였다. 3,599억달러 흑자였다. 전세계적으로 불황의 위기에 있는 상황하에서 괜찮은 실적이다. 물론 아직도 중국통계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국내외학자들이 상당수 된다. 이들은 작년도 중국경제 실적을 못내 못 믿겠다는 기세다. 미국파 학자들이 좀 더 그렇다. 중국의 문화대혁명이 대약진 운동 (1958년)당시 통계 수치의 허위 보고에 기인했다는 학설이 아직까지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또 하나, 중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대외교역의 비중이 상당히 줄어 들었다는 점이다. 한때는 단순히 수출과 수입을 합한 무역액이 전체경제규모에 비해 거의 60%에 달할 정도의 비중을 보였다. 그만큼, 경제 발전에 있어서 대외교역이 절대적이었다. 지난해의 경우, 수출입 합계액이 경제규모의 32.7%로 상당히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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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중요한 것이 자주 얘기하지만, 중국은 대외 수출입선에서 다원화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표1>에서 보는 것처럼 지난 15년간 중국의 대외무역의 지역별 변화 추이를 알 수 있다. 확연히 눈에 띄는 것은 EU, 미국, 중화권, 동북아 지역의 비중이 줄어드는 반면 ASEAN, BRICS의 비중이 올라가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전 세계를 대상으로 중국이 무역을 확대하고 있으며, 미국의 비중은 지금은 11.2%정도로 비중이 아직 높기는 하지만 트럼프의 관세정책 압박으로 결정적인 타격을 입을 것 같지는 않다고 보인다. 특히, 중국의 대미 수출입을 주도하고 있는 업체들은 아직도 상당수가 중국에 투자한 다국적 업체들이다. 결국, 트럼프가 고관세 정책을 쓸수록 자국기업들과 다국적 업체들에게도 타격을 입힐 것이다. 기업들의 후원에 의해 유지되는 미국 정당의 정치시스템에서 볼 때, 미국만의 이익을 추구하기는 어려운 구조가 된다. 그만큼 중.장기적으로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위험도 전혀 배제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한편, 시진핑 총서기 취임이후 추진하고 있는 내수 진작 정책이 어느 정도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사실 과거 중국의 고도성장기에는 계획도시화를 위한 아파트의 대대적인 건립과, 고속철 등 사회간접자본의 확충이 성장의 큰 축이었다. 즉 부동산 개발과 연관된 성장이 중요했다. 지금은 그 수요가 거의 사라졌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도시화가 급격하게 일어났고 고속철이 거의 완성되었기 때문이다. 그 대신, 본격적으로 중국이 발전 궤도를 달리기 시작한 1992년이후 한 세대가 지나서 재개발 수요가 그런대로 생기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요즈음 중국의 도시를 가보면, 리모델링을 위한 공사수요가 상당히 보이고 있다. 이 수요도 만만치 않다고 보인다.

 

마지막으로 아직도 개발 프론티어가 남아 있다. 중국은 덩샤오핑의 주도로 지역적으로 불균형개발을 용인 하였다. 여건이 이루어 지는 지역을 우선 개발한 것이다. 우리가 잘 아는 상하이의 푸동신구 개발이나, 충칭.청뚜의 대대적이 개발이 그것이다. 아직도 낙후 지역이 상당히 있다. 지난해 지역적으로 대행정구인 31개 성.시의 성장률과 인당 소득분포를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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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전체의 인당 GDP규모는 13,300달러 수준이다. 하지만, 성.시에 따라서 3만 달러를 넘어선 성.시가 2개다. 베이징과 상하이시다. 나머지는 대부분이 1~3만 달러 수준이다. 하지만 아직도 1만 달러 미만의 성시가 9개나 된다. 그만큼 개발할 프론티어가 남아 있다. 이들을 여하히 발전시키느냐에 따라서 성장 잠재력은 상당히 있다고 본다.

 

이상의 사실을 종합적으로 볼 때 트럼프의 대외 정책은 미국내 수요자와 공급자간의 상호 모순이 작용하기 때문에 지속성에 있어서 문제가 있다고 보여지고 있다. 중국은 관세인상의 맞대결 등도 하겠지만, 이러한 조급한 대응보다는 긴 호흡으로 미국정책의 부당성을 문제점으로 제기하면서 다른 영역을 개발하는 전략을 지속할 것으로 판단 되고 있다. 이것들이 전체적으로 작용, 중국이 미국의 강공에 비해 느긋하게 보이는 배경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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