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AI SaaS, 클라우드 혁신의 새 물결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5년02월10일 15시00분
  • 최종수정 2025년02월10일 12시27분

작성자

  • 박강민
  •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산업정책연구실 선임연구원

메타정보

  • 1

본문

클라우드에서 곧바로 인공지능(AI) 기능을 끌어다 쓸 수 있다면 어떨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막대한 인프라와 전문 인력이 필요한 일로 여겨졌던 AI 기술이, 이제는 기업이라면 누구나 구독 형태로 간편히 도입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특히 대규모언어모델을 비롯한 주요 AI 기술이 상용화 궤도에 오르면서, AI SaaS(Softwareas-a-Service, AI를 활용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가 산업 전반에 걸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시장 조사에 따르면, AI SaaS는 2024년 약 715억 4천만 달러 규모에서 2031년 7,754억 4천만 달러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1). 이는 클라우드가 단순 비용 절감 수단을 넘어 머신러닝과 빅데이터 분석 등 고차원 AI 활용의 무대로 변모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기업들이 AI SaaS에 주목하는 이유도 간단하다. 직접 AI인프라를 구축하고 모델을 업데이트하는 부담을 덜어내고, 최신 AI 기능을 손쉽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크고 작은 모든 기업이 AI SaaS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시도하고 있으며, AI가 가져올 미래는 이미 우리 문턱에 성큼 다가와 있다.

 

AI SaaS의 개념과 특징

 

AI SaaS는 인공지능 기능을 클라우드 환경에서 즉시 사용 가능한 형태로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서비스라 할 수 있다. AI SaaS가 부상하는 이유는, AI 모델이 요구하는 막대한 컴퓨팅 파워와 자주 이루어지는 모델 업데이트 작업의 부담을 공급자가 떠안게 하는 대신, 사용자는 소프트웨어를 구독하듯 AI 기능을 손쉽게 도입할 수 있다는 구조적 장점이 크게 작용한다. 사전 훈련된 AI 모델을 통해 최신 데이터를 반영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으므로, 기업들은 인프라 투자나 모델 유지 관리에 대한 고민 없이 AI를 적용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

 

AI SaaS의 개념을 좀 더 폭넓게 이해하려면, AIaaS(AI as a Service)라는 더 큰 범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AIaaS는 여러 계층으로 나뉘는데, 그중 가장 상위에 자리 잡은 것이 바로 AI SaaS다2). 그 아래에는 AI 개발 플랫폼(PaaS) 계층이 있으며, 주피터(Jupyter)나 텐서플로(TensorFlow), C3 AI Suite 같은 프레임워크·SDK를 제공함으로써 모델 개발과 데이터 처리를 돕는다. 더 아래에는 AI 인프라(IaaS) 계층이 있어, 하둡(Hadoop), 스파크(Spark) 같은 빅데이터 처리 환경과 GPU·TPU 같은 고성능 하드웨어, 그리고 데이터 레이크 및 데이터베이스처럼 대규모 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리하는 기본 인프라가 포함된다. 즉, AIaaS라는 큰 틀 안에서 인프라와 플랫폼을 두루 갖추고, 그 최상단에서 ‘완성된 AI 소프트웨어’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델이 바로 AI SaaS다. 정리하자면, [그림 1]과 같은 구조로 이해할 수 있다

3b1800ff8ee2aa2cd54956b8c61ca608_1739157
AI SaaS가 가져올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

 

AI SaaS가 단순히 “더 쉽게 AI를 쓸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을 넘어, 기업 경영 전반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는 흥미로운 문제다. 기존 SaaS가 정액제(월간·연간 구독) 형태로 소프트웨어 이용권을 제공했다면, AI SaaS는 성과물의 ‘질’과 ‘양’에 따라 요금을 매길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소프트웨어 자체보다 ‘결과’에 비용이 매겨지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대규모언어모델이나 머신러닝 기술이 접목된 AI SaaS가 빠르게 자리 잡으면서 이러한 변화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예를 들어 CRM (고객 관계 관리) 도구를 AI SaaS 형태로 제공할 경우, 사용자 혹은 계정 수에 따라 요금을 매기는 대신, 해당 AI가 생성한 리드 수나 실제로 성사된 거래 건수에 연동하여 비용을 청구하는 식이다. 이는 소프트웨어 활용으로 발생하는 ‘결과’와 기업이 부담하는 ‘비용’을 직접 연결함으로써, 서비스 자체보다 결과물의 가치를 중심에 두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AI SaaS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의 경계를 더욱 모호하게 만든다. 기존 SaaS가 특정 기능이나 작업을 자동화 및 편의화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면, AI SaaS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솔루션을 지향한다. 예컨대 회계 업무의 경우, 단순히 회계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AI가 직접 세무 신고, 급여 처리, 재무보고 등을 자율적으로 수행해 사용자가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받도록 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인력 부담을 크게 줄이고 업무 효율을 극대화해, 기업의 디지털전환 속도를 크게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AI SaaS 확산 방안 제안

 

AI SaaS가 확산되는 흐름 속에서, 기업들은 어떤 지원과 환경이 필요할까. 아무리 강력한 AI 기술도 실제 현장에서 활용되려면 적절한 인프라와 제도적 기반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AI SaaS는 특성상 대규모 GPU나 NPU 같은 컴퓨팅 자원, 원활한 클라우드 환경, 전문 인력이 필수적이지만, 이를 모든 기업이 자체적으로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기업 차원뿐만 아니라 정부와 산업계 전반이 함께 나서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다. 다음은 이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살펴봐야 할 정책과 개선방안이다.

 

첫째로, 많은 기업이 AI 전문성이 부족해 AI SaaS 도입 효과를 가늠하기 어려운 문제를 극복하려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이때 PoC(Proof of Concept)를 통해 기술적 ·사업적 위험 요소를 조기에 확인하고 구현 가능성을 검증하는 방식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PoC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최소기능제품(Minimum Viable Product, MVP) 단계로 신속히 전환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정부가 PoC 비용과 클라우드 크레딧 등을 지원하고, AI 기능을 쉽게 찾아 활용할 수 있는 분류 체계를 제공해 초기 진입장벽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둘째로, 대기업·연구기관·중소 스타트업이 협력해 AI SaaS 프로토타입을 개발하는 플랫폼을 구축하면 국내 산업 전반에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대기업은 방대한 데이터와 시장 수요를, 연구기관은 최신 AI 기술과 전문 인력을, 중소 스타트업은 유연하고 창의적인 솔루션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단기간에 혁신적 AI SaaS를 실증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특히 국산 대규모언어모델과 접목해 프로토타입을 개발할 때, 데이터 품질 개선·알고리즘 최적화·연산 자원 확보 등에 대한 추가 지원이 이루어지면, 비용이 큰 해외 대규모언어모델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국산 모델을 안정적으로 활용해 국내 AI 생태계를 효과적으로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로, AI SaaS가 실제 산업 현장에서 의미 있는 가치를 창출하려면, 성공 사례를 적극 발굴하고 공유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다양한 산업 분야와 기업 규모별로 AI SaaS를 어떻게 도입했는지 심층 분석하여 국내기업들이 쉽게 참고할 수 있는 자료를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도입 가이드라인, 전문가 멘토링, 기술 컨설팅 등을 연계 지원한다면 적용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다. 나아가 여러 분야에서 공통으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소프트웨어·알고리즘을 모듈화해 제공하면 생태계 전반의 서비스 품질과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농·어업 분야의 스마트팜·양식 솔루션 등에서 이러한 모듈형 방식이 유효함이 입증되고 있다.

 

맺음말

 

AI 기술이 눈부신 속도로 진화하면서 AI SaaS 역시 기업 혁신과 산업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사용자는 고가의 인프라나 인력 운영 부담 없이, 기업별 맞춤형 AI 서비스를 신속히 도입할 수 있고, 서비스 제공자는 효율적으로 모델을 업데이트하며 지속적인 성능 개선을 이끌어낼 수 있다.

 

결과적으로는 “소프트웨어를 구독하는 것”을 넘어, “소프트웨어가 창출하는 결과에 대해 비용을 지불하고 가치를 인정받는”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이 확립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정부와 산업계가 PoC 등 초기 개발 단계 지원, 국산 AI 모델 활성화, 대·중·소 협력 플랫폼 구축, 성공 사례 모듈화 등 다양한 정책 과제를 종합적으로 추진한다면, 국내 AI SaaS 생태계가 한층 강화되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노력들이 정책적·제도적 기반과 기술 환경의 견고한 뒷받침과 함께 이루어질 때, AI SaaS가 가져올 잠재력을 더욱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1) Acropolium, AI in SaaS: How AI Is Transforming the SaaS Landscape, https://acropolium.com/blog/ai-in-saas-how-ai-is- transforming-the-saas-landscape/(2023)

2) Lins, S., Pandl, K. D., Teigeler, H., Thiebes, S., Bayer, C., & Sunyaev, A.(2021), Artificial intelligence as a service: classification and research directions Business & Information Systems Engineering, 63, 441-456.​ 


<ifsPOST>

 

 ※ 이 글은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이 발간한 [SW중심사회 1월호]에 실린 것으로 연구소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1
  • 기사입력 2025년02월10일 15시00분
  • 최종수정 2025년02월10일 12시27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