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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의 전통문화 반딧불이 <7> 정월대보름 전통놀이–공동체의 기억을 잇다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5년02월11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5년02월10일 11시53분

작성자

  • 김용호
  • 전 전북도립국악원 교육학예실장, 한국학 박사(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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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1월 15일 정월대보름은 한 해 건강과 풍요를 기원하는 대한민국의 전통 명절이다. 새로운 해 첫 달 보름날의 기원은 설이나 추석과 달리 개인의 복을 넘어 공동체적 의미를 많이 담고 있다. 당일 행해지는 고유의 전통관습 중 놀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함께 즐기고 협동하며 결속을 다지는 전통놀이 문화가 과거 오랜 세월 우리와 함께 이어져 왔다. 

 

1. 협력과 경쟁이 공존하는 놀이문화 

 

정월대보름 놀이의 가장 큰 특징은 경쟁이 존재하지만, 공동체의 화합을 위한 목적이 우선된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놀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줄다리기 – 모두의 힘을 모아 풍년을 기원하다. 

줄다리기는 전국 각지에서 성행했던 놀이로, 마을 단위로 편을 나누어 승부를 가리는 방식이다. 하지만 단순한 경쟁이 아니라, 농사의 풍년과 마을의 번영을 기원하는 의미가 깃들어 있었고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긴 편이 그해 더 많은 복을 받는다고 여겼으며 남성과 여성이 편을 나누어 승부를 겨루기도 했다. 서로 간의 협동, 단합이 잘 나타나는 놀이이다. 지난 2021년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도 선을 보여 세계인에 감동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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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쥐불놀이 –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민속놀이 

정월대보름 밤, 들판에서 불을 밝히는 쥐불놀이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농경 사회의 실용적 의미를 담고 있다. 논밭에 불을 놓아 해충을 없애고, 잡초를 태워 비료로 활용하는 효과를 기대했으며 불의 화려한 움직이는 모습을 연출하여 민족의 역동성을 표현하기도 했다. 새해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불빛이 한 해의 액운을 태운다는 상징적 의미도 함께 갖고 있다. 신화적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움을 보여주는 놀이문화이다.  

 

3) 달맞이와 달집태우기 – 공동체적 염원의 표현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달맞이와 달집을 태우는 풍습 역시 정월대보름의 대표적인 놀이이다. 이는 한 해의 액운을 몰아내고, 좋은 기운을 맞이하려는 전통 의식으로 마을 공동체가 함께하는 대동놀이 성격을 갖는다. 달이 밝으면 그해 풍년이 들고 흐리면 흉년이 든다는 속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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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윷놀이와 널뛰기 – 가족과 함께하는 놀이 

신년 설처럼 정월대보름에도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윷놀이를 즐겼다. 윷놀이는 단순한 주사위 형식의 게임이 아니라 자신이 속해있는 무리와 전략이 중요한 경기로 공동체 놀이의 성격을 갖고 있다. 그리고 여성들이 즐기던 널뛰기는 명절과 축제에서 빠질 수 없는 전통놀이로 낮은 곳에서 높은 곳을 향해 발디딤 하여 오르내리는 역동성과 함께 협동심, 조화로움을 만들어내는 유희적 동작이다. 때론 미래의 일을 지각하는 감성으로도 활용했다. 현대에 들어 널뛰기의 낮고 높음의 동선, 쉬지 않고 계속되는 불규칙한 움직임을 비유하여 널뛰기를 빗대어 말하기도 했는데 물가의 변동이 심한 것을 “물가가 널뛰듯 한다.”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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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통놀이의 현대적 의미 

 

정월대보름의 놀이문화에 담긴 공동체적 가치는 오늘날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현대에 와서 산업화, 도시화를 이루고 개인주의 성향이 늘어남에 따라 전통적인 놀이문화가 점점 잊혀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안고 있다. 하지만 전국의 많은 축제나 행사장에서 활발한 그 가치를 찾으려 노력 중이다. 우리 민족의 줄다리기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세계적으로도 기능과 교훈을 인정받았으며 전국 각지 정월 대보름 행사장의 달집태우기는 지역 공동체 협동과 가치로 활발히 실현되고 있다. 이는 한민족의 전통놀이가 단순한 유희를 넘어 공동체를 향한 개개인의 동기부여가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3. 잊혀가는 전통놀이를 되살리려면? 

 

정월대보름의 전통놀이는 단순한 놀이 경계를 넘어 공동체 결속을 다지는 역할을 해왔다. 오늘날 이러한 놀이문화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이제 단순한 재현뿐만 아니라 현대적 감각을 가미한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 예로는 다양한 콘텐츠(드라마, K-POP, 영화)의 폭넓은 놀이 재현 및 활용, 온라인 및 AR(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한 전통놀이 체험 행사 실현, 다양한 지역 축제와 연계한 줄다리기 및 달집태우기 행사 추진,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전통놀이 교육 프로그램 증진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2025년 을사년 정월대보름. 이제 우리의 전통놀이가 단순한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도 소통과 화합을 위한 문화적 장치로 기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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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25년02월10일 11시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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