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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완식의 생동하는 문화예술 <28> 7080문화경제 도화선 당겨졌다.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5년01월12일 23시02분
  • 최종수정 2025년01월12일 23시04분

작성자

  • 전완식
  • 한성대학교 ICT디자인학부 교수, 국가미래연구원 부원장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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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보물선인 교외선에 대한 기대

필자는 10여년 전부터 수도권 북쪽 교외선 재개통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었는데 111일 오전 경기 의정부역과 대곡역을 잇는 교외선이 21년 만에 재개통 되었다. 교외선이 개통되게 된 이유는 두 가지인데 하나는 교외지역의 교통인프라 부족으로 인한 지역민의 요구이며 다른 하나는 송추, 일영, 능곡 등의 과거 대학생들의 MT 명소였다는 점을 감안하여 관광활성화를 목적으로 개통하였다. 이에 지역민들은 과거의 영광을 기대하며 환호하고 있고 이 지역에 대한 추억이 있는 중장년층의 젊은 시절을 회상하며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교외선은 경기 북부 관광의 메카가 될 수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와 양질의 일자리가 크게 형성되리라 판단된다. 이런 판단의 근거는 우리나라를 찾는 해외 관광객의 요구와 근대문화를 소비하는 내국인의 성향을 분석하면 알 수 있다. tvN의 응답하라 1988, 1997, 1994 시리즈가 방영된 2012년부터 2015년 이후 전국적으로 레트로 문화는 활성화되었다. 이때 주 소비계층은 7080세대로 불리우는 1950년생에서 1970년생까지의 세대로 예상했지만 주 소비계층은 2030세대였다. 필자는 특히 군산과 같이 근현대 문화가 남아있는 지역의 복고 현상에 대한 반응을 살펴보면서 가능성을 보았었다. 그 현상에 대한 보고서를 기다리다가 작년 종합 리서치 기업 트렌드모니터의 ‘2023 복고 문화 관련 인식 조사를 보고 교외선 재개통이 어떤 결과를 만들 수 있는지 확신을 가졌다.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복고 문화 주 향유 연령층은 2030이다. 20대의 복고 문화 향유는 2015년과 비교해 약 두 배 높게 나타났다. 이들에 의한 복고 향유 현상을 뉴트로(New-tro)’영트로(Young-tro)’로 불리고 있다.

 

848ba976b36d287046f2c008232e6836_1736690해양수산부 홍보물, 청주의 뉴트로 카페 문로, 통기타문화

 

2030에 의해 만들어진 신조어 할매니얼은 할머니와 밀레니얼의 합성어로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약과, 양갱, 인절미 등의 먹거리가 유행하며 생겼다. 2030세대는 본인들의 어린시절을 추억하는 것에서 깊은 감동과 재미를 느끼며, 7080세대는 청년기를 회상하는 낭만을 느낀다. 또한 방한 관광객들에게는 서울 중심부에 있는 고궁을 통해 과거를 종로, 명동, 여의도, 강남에서 느끼는 현대와 미래를 느끼지만 70~80년대의 한국 역사가 사라진 것에 대한 아쉬움을 말하고 있다. 방한 관광객이 한국을 느끼고 싶어 하는 요소 중 중요한 관점은 한국 전쟁 이후 급속도로 발전한 대한민국의 역사성과 문화 변화를 체감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런데 70~80년대의 문화는 지방의 몇몇 관광지에는 존재하나 서울과 근접한 곳에서는 찾기 어려움이 있어서였다.

 

보물선을 어떻게 만들어야하는가?

복고로 대변되는 물건이나 현상은 아날로그 LP, 줄 이어폰, 레트로 콘셉트의 식·음료품 포장지, 오락실 게임, 다방, 경양식, DJ, 인디음악, 락음악, 포크송, 통기타, 디스코, 장발, 맥주, 미니스커트, 대학 휴교, 연탄, 식당에서 병에 숟가락을 꽂고 노래를 부르던 것들이 있다.

 

교외선 구간의 상황을 살펴보면 대곡역, 원릉역, 일영역, 장흥역, 송추역, 의정부역으로 등 6개 역(30.5)을 하루 왕복 8회 운행하는데, 경기 고양 대곡에서 의정부까지 50분가량 걸린다. 교외선에 투입될 무궁화호 열차는 내부 시설과 외장을 레트로콘셉트로 꾸몄고, 새로 리모델링한 일영역에는 기차 여행의 향수를 되살릴 수 있는 박물관을 조성했다.

 

대곡역 주변은 GTX역과 만나기 때문에 교통의 편의성은 있으나 주변이 거의 논밭이어서 카페, 식당, 문화 공간 등의 새로운 건축물이 들어오기에는 허가 사항이 까다로울 수 있다. 원릉역 주변은 신도시가 들어서 있고 대단지 아파트 바로 앞이라서 문화 공간을 만들기 어려움이 있다. 의정부역도 도심 중앙에 위치한다. 결국 레트로 이미지가 남아있고 레트로문화 향유 공간을 재구성하기 위해서는 일영역, 장흥역, 송추역의 양주시 장흥면의 역만 남게 된다. 3곳의 지역을 동시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설계가 필요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토교통부, 일영, 장흥, 송추의 복고문화활성화단지 TF’를 구성하여 일영, 장흥, 송추(이하 일장송)의 복고 정체성을 확립하여야 한다. 정체성의 가르마를 타지 않을 경우 3군데 모두 거기서 거기가 되고 일반적인 지방 소도시의 관광상품인 근대문화촌과 유사해질 수 있다. 근대문화촌처럼 된다면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 3개의 지역이 특별함을 유지해야한다. 특히 일장송이 타 지역의 근대문화촌과 차별화를 이룰 수 있는 것은 젊은이들의 MT와 데이트 코스였다는 점이다. , 문화를 소비할 수 있는 여건이 타지역의 근대문화촌과의 확실한 차이점이다.

 

문화는 시간과 함께 변화하므로 특성화 방안은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시대적 구분 : 60년대, 70년대, 80년대

장르적 구분 : 통기타&포크송, 락음악, 디스코&유로팝

 

장르적 구분을 음악으로 한 것은 시대상을 반영하고 다양한 문화현상을 아우르기 때문이다. 또한 음악은 중장년층에게는 순식간에 과거를 회상하게 하는 동기 부여 요소이므로 음악이 중요한 구분 요소로 작동할 수 있다. 젊은층에게는 생경함으로 인해 생기는 호기심과 신선함이 즐거움을 줄 수 있다.

 

관광지에 시대와 장르적 구분이 이뤄지면 체험시설은 그 시대적 인테리어나 상품들로 채워질 수 있다. 60년대 히피문화, 70년대 락과 헤비메탈, 80년대 디스코&유로팝 당시 젊은이들을 열광하게 했던 문화를 한국적이며 현대적으로 재구성할 수가 있다. 청바지와 장발, 나팔바지, 미니스커트 등의 체험도 구분 지어 관광객의 시대적 동질성과 과거로의 여행에 재미를 증폭시킬 수 있다. 여기에 일장송의 특성에 따라 향수를 자극하는 롤러스케이트장, 전자오락실, 동전 야구장, 만화가게, 공연장(약장수, 서커스) 등을 배치하면 즐길 거리가 풍성해지는 수단이 된다.

 

음식점, 카페, 숙박업소 등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복고문화를 바탕으로 운영하는 종로구 익선동의 많은 카페와 식당들처럼 세련된 느낌을 유지하되 일장송 지역에 배정된 시대와 장르의 특성을 결합하여 큰 시너지를 유발할 수 있다.

 

어떻게 수익이 발생하는가?

기존 문화유산관광지나 근대문화촌의 문제점은 체험보다는 시대를 재현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소위 구경을 하면 끝난다. 예전의 초등학교의 모습, 문방구, 연탄 가게, 신문보급소, 우유보급소, 판자집 등의 재현으로는 수익을 만들 수 없다. 즐기고 체험하며 정당한 지불이 이뤄지게 해야 한다. 단순하게 말하면 문화를 소비하게 해야 한다. 너저분한 과거의 사물들에서 향수를 느끼기도 하겠으나 수익은 될 수 없다. 관광지는 신이 나야한다. 위에서도 거론하였지만 20330대가 충분히 즐길 수 있어야 하고 중장년층이 낭만을 느껴야한다. 특히 2030이 즐길 수 있는 수준으로 간다면 방한 관광객도 충분히 즐기고 갈 수 있다.

 

주말마다 펼쳐지는 통기타 포크송 페스티벌, 락과 헤비메탈 페스티벌, 디스코 유로팝 페스티벌은 일장송을 불타오르게 할 것이다. 관광객들에게도 즐거운 이벤트가 되고 데뷔는 했으나 인기를 얻지 못하고 투잡을 뛰는 연예인들에게도 큰 기회의 자리가 될 수 있다.

2016년 채널에이 보도에 나온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국내에 등록된 기획사만 1700개가 넘고 잠재적 연예인 지망생은 100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한 적 있다. 현재는 한류문화가 더 활성화되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연예인이 되었고 아직도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넘쳐나고 있을 것이다.

공연과 낭만의 여유는 자연스럽게 숙박으로 이어지게 되므로 지역관광 수입은 배로 상승할 수 있다. 숙박 없이 1일 여행하는 경우에도 2030세대는 체험을 좋아하고 굿즈를 모으는 문화가 있어 방문지의 복고상품의 특성이 현대적 감각과 잘 어우러져 있다면 커피만 마시고 가는 것이 아니라 굿즈 구매 및 체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상상력을 발휘해보자.

모닥불이 피어나고 둘러앉은 연인들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한쪽에서는 바베큐가 익어가고, 솜사탕 들고 있는 여인을 바라보는 흐믓한 미소가 번지는 지역.

복고풍의 세련된 카페에는 버터냄새 나는 디제이가 능글맞은 선곡을 하고 신청곡과 함께 온 사연에는 사랑의 고백이 담겨있는 낭만이 넘쳐나는 관광지.

시대의 향수를 느끼며 관광 상품속에서 교감하는 특별함.

글로 다 담을 수는 없지만 레트로 문화를 체험 형태로 할 수 있는 것은 매우 많다.

 

필자가 교외선 재개통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관광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는 것과 롤 모델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관광지의 대부분이 구경하는 곳이다. 쓱 지나가면서 사진 몇장 찍으면 끝난다. 그런데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꾸미기 위해서는 매우 많은 예산과 인력이 동원되어야 하나 수익으로 연결된다는 보장은 없다. 이제 쓱 지나가는 관광은 그만 두어야한다. 체험하며 적정한 문화 소비가 이뤄지게 재구성해야 한다.

 

재구성의 핵심은 바쁘게 살아온 우리가 잊고 지낸 낭만의 시간이다. 낭만의 시간을 문화상품으로 만든다면 우리는 특별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게 된다. 우리가 잊고 지낸 7080문화를 꽃피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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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25년01월12일 23시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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