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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2024년(甲辰年)에 기업이 주목할 사안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02월18일 17시11분
  • 최종수정 2024년02월17일 22시39분

작성자

  • 김성우
  • 김앤장 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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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Intro

 

유럽연합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서비스(Copernicus Climate Change Service)가 올해 1 월 발표한 “Global Climate Highlights 2023”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은 지난 10만년 동안 가장 더운 해로 관측됩니다. 2023년의 절반 이상은 지구 온도가 산업화 시기 이전(1850-1900년대) 대비 1.5도 더 높았습니다. 주요 원인은 사람의 산업활동 및 일상생활에서 배출되는 다량의 온실가스입니다.

 

이러한 지구 온도 상승은 유례 없는 폭염, 폭우, 산불 등을 초래해 글로벌 생산성과 밥상 물가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상기후가 야기한 흉작으로 곡물의 물가가 폭등하고, 주요 재배국들이 자국 물량 확보를 위해 일시적으로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기 때문입니다. 미국 델라웨어대 연구진이 2012년~2022년 사이 발표된 논문들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기후변화로 인한 2022년 세계 GDP 손실액은 약 1천 940조원으로 추정됩니다.

 

전세계 보건까지 비상이 걸렸습니다. 2022년 4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동물의 서식지 이동이 빈번해지고, 이로 인해 2070년까지 포유류 내에서 다른 종간 새로 운 접촉이 123,000회, 병원체 공유가 4,600건 추가로 일어날 것으로 예측됩니다. 즉, 지구가 더워지면서 동물간 더 많이 접촉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병원체가 대략 3~4일에 1건 꼴로 추가 공유될 가능성 이 높다는 것입니다. 이는 동물과 사람간 바이러스가 공유되는 인수공통감염병도 발병 수가 증가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마침 2023년 11월에 발표된 미국 생명공학회사 긴코 바이오웍스의 논문에 따르면, 인수공통감염 바이러스 4종(에볼라, 코로나 등)이 1963년~2019년 사이 발생한 감염 사건을 분석한 결과, 매년 발병 수가 5%씩 증가하고 사망자는 9%씩 증가하여, 2050년에는 2020년 대비 사망자가 12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 1월 다보스포럼에 맞춰 발간된 “Global Risks Report 2024”에서 세계 각계 전문가들이 “2024년 인류가 직면할 가장 큰 위협”으로 ‘극심한 이상기후(extreme weather events)’를 1위로 꼽은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심지어 2위인 ‘AI발 가짜뉴스’나 3위인 ‘사회·정치적 대립’과의 차이도 적지 않았습니다.

 

한국의 사정은 더 심각합니다. 2023년 8월 미국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연구팀에서 전 세계 약 1만 5천 개 상장사의 탄소배출량을 분석한 결과,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온실가스 1톤당 처리비용($190/톤, 사회적 비용을 말함)을 곱한 값인 탄소피해비용이 기업 영업이익의 평균 44%인 것으로 추정되며, 전체 17개국 중 한국이 영업이익 대비 탄소피해비용 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에 본 Climate Insight에서는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하여 2023년 흐름을 바탕으로 2024년(甲辰年)에 주목할 사안들을 살펴보고, 진심 어린 탄소 감축을 위하여 기업이 고려할 사항도 짚어 보겠습니다.

 

기후-통상 연계 가시화

 

지난 30년간 국제사회는 느슨한 공동규범 아래에서 각 국가별 사정을 고려해 기후변화 대응 속도를 자율적으로 조절해 온 결과, 기후위기 공동대응에는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더욱이 미·중갈등과 러·우전쟁 등으로 국제협력 기반이 더욱 약화된 상황에서 기후위기가 심해지자 기후변화 규범의 파편화가 진행중입니다. 즉, (보호무역주의 흐름 속에서) 미국과 EU를 중심으로 기후대응과 통상정책을 연계시키는 정책을 도입하기 시작해, 2024년에는 기후-통상연계 이행의 경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연계의 형태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연계 형태는,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된 투자 시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함으로써 자국 기후 산업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한 연계 조치입니다. 2022년 8월 발효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IRA)”이 대표적입니다. IRA는 친환경에너지 세액공제 및 인센티브,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 CCS 사업 세액공제 등을 제공합니다. 미국 정부는 2023년에 전기차·첨단부품·청정수소 세부지침 및 재생에너지 보너스 크레딧 공고 등 IRA 관련 세부규정을 추가로 발표하였습니다. IRA에 대응하기 위해 EU 집행위원회는 2023년 2월 “탄소중립시대를 위한 그린딜 산업계획(A Green Deal Industrial Plan for the Net-Zero Age)” 계획안을 발표하고, 3월 9일 “한시적 위기 및 전환 프레임워크(Temporary Crisis and Transition Framework, TCTF)”를 채택하였습니다. TCTF는 EU 친환경 기업이 역외로 이전할 위험이 있을 경우 예외적으로 해당 기업이 제3국에서 받을 수 있는 것과 동일한 규모의 보조금을 EU회원국이 지급할 수 있도록 즉시 허용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또한 3월에는 탄소중립에 필요한 장비나 설비의 역내 제조를 촉진하는 “탄소중립산업법(Net Zero Industrial Act, NZIA)”과 필수 원자재 자급률을 높이는 “핵심원자재법(Critical Raw Materials Act, CRMA)” 초안도 공개되었습니다. NZIA는 입법절차를 진행 중이며, CRMA는 2023년 11월 EU집행위원회-EU이사회- EU의회 제3자간 협의를 거쳐 최종본이 확정되었고, EU관보에 게재된 후 시행될 예정입니다.

 

둘째 연계 형태는, 탄소 배출이 많은 수입 제품에 추가 비용을 부담하게 함으로써 이미 탄소 관련 엄격한 규제를 적용 받고 있는 자국 산업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한 연계 조치입니다.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CBAM)”가 대표적입니다. EU CBAM 은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비료, 전기, 수소 등 6 가지 수입품에 대해 생산국의 탄소가격과 EU의 탄소가격의 차이를 수입시 부과하는 제도로, 2023년 10 월부터 2년간 시범사업을 거쳐 2026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됩니다. 시범사업 기간 중 EU 수입자들(또는 관세대리인)은 대상 품목의 제품별 탄소배출량에 대한 분기별 보고의무를 지게 되며, 시범사업 기간이 종료된 이후에는 배출량에 상응하는 CBAM 인증서 구매비용을 부담하게 됩니다. EU 집행위원회는 보고 항목, 보고 절차, 배출량 산정식 등을 규정한 이행규정(Implementing Regulation)도 마련하여 2023년 8월부터 시행 중입니다. 한편, 미국은 최근 6개월간 탄소국경조정 도입과 관련된 법안 5개를 발의하였습니다. 그 중 “PROVE IT ACT(Providing Reliable, Objective, Verifiable Emissions Intensity and Transparency Act)”는 2023년 7월 발의된 후 올해 1월 18일 법안심사회의를 통과하여 입법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PROVE IT ACT 는 미국 에너지부에게 주요국(G7, FTA협정국, 우려국 등)을 대상으로 22개 지정 품목(철강, 시멘트, 수소, 핵심광물, 천연가스, 태양광 등)의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집약도를 조사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입니다.

 

2024년부터 IRA 시행으로 인한 본격적인 투자도 실행되기 시작하고, EU CBAM 의 보고의무가 시행되며, 그 외 기후-통상연계 법안들도 입법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글로벌 흐름 속에서 우리 기업은 제품의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수출제품의 가치사슬에서의 탄소배출량을 측정하고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통상에 기후가 연계되면서 원산지증명이라는 기존 통상 기준에 탄소배출량이 추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프랑스가 2023년 9 월 발표한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의 경우 전기차 보조금이 철강 등 자동차 부품 생산 과정과 완성차 조립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이 적을수록 유리하게 규정되어 있습니다. 결국 우리 기업의 상대적 탈탄소 속도가 수출 제품의 가격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제는 기업 제품의 경쟁력을 위한 탄소감축을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기후-통상연계 대상 제품은 전기차나 철강 등을 시작으로 다양한 제품 및 소재로 확대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기후기술 확보 경쟁 가속화

 

최근 기후기술에 모이는 자금이 심상치 않습니다. 기후기술은 청정에너지, 탄소배출감축, 자원순환 등 기후변화 대응 기술을 총망라하는 개념으로, 글로벌 기후 기술 투자는 2021년 370억 달러에서 2022년 701억 달러로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특히 재생에너지의 경우 2023년 507GW 의 신규 설비가 추가되었는데, 이는 전년 대비 약 50% 증가한 규모로 지난 20년 동안 가장 빠른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더욱이, 동 분야 글로벌 싱크탱크인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의 분석에 따르면, 2050년 글로벌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필요한 기술 중 50%는 아직 시장에 출시되 지 않았거나 시장경쟁력을 갖추지 않은 기술입니다. 즉, 재생에너지, 전기화, 에너지효율, 수소, 탄소 제거 등의 기후 기술 중에서 절반은 아직 상용화 되지 않았으므로, 시장 선점 기회가 여전히 활짝 열려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를 놓치지 않기 위한 국가별 기후기술 레이싱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기후 기술은 상술한 기후-통상 연계와도 관련이 깊습니다. 자국의 기술을 다른 국가에서 이용하지 못하도록 조치하여 기술비용을 상승시키거나, 자국 기술에 보조금을 지급하여 기술단가를 하락시키는 등 기술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들이 법제화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IRA 보조금으로 인해 그린수소의 기술가격이 약 50% 인하되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기술 개발 및 보급의 핵심 요건이 가격임을 감안할 때, 대외 교역이 GDP의 85%를 차지하는 개방형 통상 국가인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클 것입니다. 기술 중심의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이 기후-통상의 연계 동향과 이로 인한 기술 가격 상승의 영향을 다른 국가보다 더 유념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단기 감축규제 및 기술지원의 정책 시그널이 선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후기술확보를 위한 투자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어려운 현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데이터 기반으로 투자 의사결정을 돕는 특허 빅데이터를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체 기술 정보의 80%의 설명력을 갖고 있는 특허 데이터를(현재 기후기술 특허 210만건 이상) 기반으로 논문이나 전문가 인터뷰 등으로 보완하는 특허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활용해 의사결정을 보완하는 것입니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유망분야 선정, 핵심기술 파악, 접목기술 색인, 기술 벤치마킹, M&A Targeting, 기술가치 평가(valuation) 등에 활용한다면, 기후 기술 확보를 위한 전략 및 투자 의사결정 시 불확실성을 덜어 줄 수 있기 때문 입니다. 실제로 모 기업의 M&A팀과 컨설팅회사가 확보 기술을 도출하고, 그 기술 분야의 글로벌 선 두 기업과의 인수 협상에서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특허 빅데이터 분석이 해결책을 제시한 사례가 있습니다. 인수 협상에서 이슈가 된 핵심 기술과 유사한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것으로 보이는 기업들을 글로벌 특허 데이터 베이스를 통해서 정밀하게 찾고, 여러 비특허 정보를 통해 기술과 기업에 대해 검증하면서 후보군을 좁혀, 유사 기술을 보유한 회사 3개를 새로이 찾아, 기존 협상의 교착도 해결한 사례입니다. 또한, 모 기업이 인수하려는 기술 회사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핵심 리스크를 발견 한 사례도 있습니다. 핵심 엔지니어들이 퇴사하여 경쟁사로 이직한 상태에서 R&D를 이어가고 있는 점을 발견하여 인수 대상이 껍데기만 남은 조직임을 밝혀낸 사례나, 생각지도 못한 2차 협력회사가 무단으로 기술을 유용하고 독자 특허를 생산하면서 사업 준비를 하고 있는 잠재 리스크를 발견한 사례 등도 특허 빅데이터 분석의 결과입니다. 한편, 이미 보유하고 있는 기술의 추가 활용처 발견에도 유용합니다. 나노섬유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수처리 필터에만 이 기술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특허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가스터빈, 접착제, 가열기 등과 같은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응용 용도, 시장을 탐색한 사례도 존재합니다.

 

국제감축 준비 본격화

 

한국이 국제사회에 약속한 2030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총 291백만톤입니다. 그 중 12.9%인 37.5백만톤은 국제감축분으로, 산업 혹은 수송 부문의 감축목표보다 많은 상당한 양입니다. 국제감축 사업이란 파리협정 제6조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실적을 얻기 위해 행하는 기술지원, 투자 및 구매 등의 사업으로, 2022년 3월부터 시행된 탄소중립기본법 및 동법 시행령에서 추진 근거와 절차 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내기업이나 정부기관이 해외에서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추진하고 감축실적을 인정받아 국내로 이전 받는 메커니즘입니다. 정부는 국제감축사업의 승인 기준 및 절차 등 세부사항을 담은 “국제감축사업 사전승인 및 국제감축실적의 취득 등에 관한 지침”을 2023년 1월부터 시행하면서, 민관협력 국제감축사업 발굴 및 지원을 구체화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환경부의 경우, 2022년부터 공모를 통해 국내 기업의 국제감축사업을 선정해 지원했는데, 2023년에는 국제감축사업 예산을 104억으로 늘렸고, 2024년 예산은 236억원으로 늘려 2023년 대비 126.9% 증가 시켰습니다. 산업부도 산업·에너지 분야 국제감축 시범사업을 선정했습니다. 2023년 지원 예산인 60억원으로, 베트남 폐냉매 재생, 벽돌공정 개선, 산업단지 지붕태양광 등 3건과 우즈베키스탄 공장 석탄연료전환등 1건 등 총 4건을 선정해, 총 270억의 투자를 촉진하고 약 1,025만톤의 온실가스 감축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사업 확대를 위해 예산을 330억 원(정부안)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적극적인 움직임은 외교부가 발표한 양자 기후변화 협력협정 추진추이에도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이 협정은 투자국과 유치국간의 합의로 양자간 국제감축의 전제가 됩니다. 2021년 말 기준으로 이 협정을 한국과 체결한 국가는 베트남뿐이었고, 2022년에는 추가 체결국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2023년에는 몽골(2월), 가봉(5월), 우즈베키스탄(6월)과 협정을 체결했고, UAE(1월), 페루(5월), 모로코(7월)와는 가서명을 했습니다. 이외에도 20여개국과 협정 체결을 추진 중에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확보해야 하는 국제감축 양은 많은데 남은 시간은 부족해, 다양한 기술과 자금을 보유한 기업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국제감축사업의 실질적 주체인 기업입장에서도 본격적인 사업발굴 을 고려할 시점입니다.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비용 효과적으로 달성하면서도 신사업 기회를 찾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기업에게는 국제감축 사업으로 인한 수익이 감축실적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국제감축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술, 설계, 설비, 건설 등을 수출할 수도 있고, 발전 사업 등 저탄소자산을 확보해 수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도 있는데,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국제감축사업에 경제적으로 큰 가치가 내재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한편, 개도국 대상 투자로 리스크가 선진국 대상 투자 대비 큰 바, 공공금융과의 협력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녹색성장 신탁기금(Korea Green Growth Trust Fund, KGGTF)”과 같은 개도국 지원자금과의 협력입니다. KGGTF는 한국정부와 세계은행이 2011년 설립한 개발도상국의 녹색성장 지원기금으로, 그 동안 교통/환경/에 너지/디지털/물 등 7대 분야에 걸쳐 총 217건에 117백만 달러 규모의 무상지원을 통해 190억 달러의 파이낸싱을 이끌어 냈고, 2024년부터는 60%를 증액할 예정입니다. 한국의 경험에 기반한 탄소정책과 (예:탄소가격제) 감축기술을(예:에너지효율 개선 ICT기술) 개발도상국에 수출하는 국제감축사업은, 고성장 경제구조하에서의 녹색성장 경험을 필요로 하는 개발도상국에 적합합니다. 개발도상국 입장에서 민간의 기후대응 투자를 촉진하고 기술확보 및 비용절감 등 성장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린워싱(Greenwashing) 시비 현실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코로나19 사태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의 시기가 겹치면서 사회 내 환경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자, 기업들은 화석연료 사용을 감축하겠다고 선언하거나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약속하면서,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친환경 홍보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면, 기업의 친환경 제품 및 서비스를 구매하는 소비자의 경우, 친환경 주장의 진의나 실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양새입니다. 한 컨설팅 회사가 2022년 영국 성인 1,682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71%가 기업의 친환경 홍보가 검·인증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해 원초적 불신을 드러냈습니다. 이는 기업이 주장하는 친환경 제품이나 서비스가 위장일 경우에 해당되는 “그린워싱”을 의심하는 것입니다. 나아가 소비자들은 기업이 친환경 선언이나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결과적으로 이해관계자를 기만하게 된 경우까지도 똑똑하게 파악하고 문제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2022년 7 월 발간된 하버 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에 의하면, 미국에 상장된 대기업 202 개 회사를 분석한 결과 소비자는 기업이 “선언”한 환경목표와 기업이 “실행”한 친환경제품혁신 사이의 “편차(gap)”를 잘 인식하는데, 이 편차를 그린워싱으로 감지하여 소비자만족도를 기업 재무가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정도로 떨어뜨린다고 합니다.

 

투자와 관련해서도 그린워싱은 주요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무분별한 ESG 투자 방지를 위하여 2023년 9 월 도이치뱅크 투자부문인 DWS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아메리카에 대하여 그린워싱 의혹 관련 조사를 벌인 후 1,900 만 달러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하였습니다.

 

한국의 경우도 그린워싱의 위험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자사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국내 대기업 중 41.4%가 그린워싱으로 의심되는 게시물을 최근 1년간 한 건 이상 게재했다는 그린피스의 조사 결과가 2023년 8 월말 공개되었습니다. 관련하여 환경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친환경적이지 않은 제품을 친환경적인 것처럼 표시·광고하는 행위에 대한 지적 건수도 2021년 272 건에서 2022년 4,558 건으로 16.7 배나 폭증했습니다. 그리고, 친환경 표시·광고 및 경영활동에 대한 국내외 환경단체 등의 그린워싱 감시도 활발해지고 있으며, 언론 보도, 기관 고발 등을 통해 이슈를 제기하는 사례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린워싱에 대해 보다 선명한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정부도 팔을 걷어 붙였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해외 그린워싱 가이드라인 등 국내외 입법례를 반영하고 최근의 환경성 표시·광고 현황에 대한 논의를 고려하여, 기존의 “환경 관련 표시·광고에 관한 심사지침”을 대폭 개정하여 2023년 9월 1일부터 시행하였고, 환경 관련 표시·광고의 구체적인 사례들을 다양하게 제시함으로써 그린워싱의 세부 판단기준을 마련하였다고 밝혔습니다. 환경부 산하기관인 한국환경산업기술원도, 2023년 7월 “기업 담당자를 위한 제품 환경성 표시광고 길라잡이 2023년 개정판”을 공개하고, 10월에 “친환경 경영활동 표시·광고 가이드라인”을 발간하였습니다. 이러한 관련 규정의 개정에 의하여, 향후 소비자 및 기업들이 그린워싱에 대해 보다 선명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러한 소비자 인식 및 정책 변화와 관련하여, 기업은 다음과 같이 대비해야 합니다. 경영진의 경우, 친환경 선언이나 약속을 공개할 때 이를 실행하는 노력에도 동일한 무게를 두어야 합니다. 즉, 목표 와 이행에 일관성을 부여하여, 소비자나 정부가 기업의 말과 행동 사이에 갭이 있다고 인식하지 않도록 원천적으로 예방하는 것입니다. 한편 실무진의 경우, 사소한 홍보 및 광고라도 내용이 실증할 수 있는 것인지,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을 만한 자료들을 보관하는지, 일부 환경성 개선을 전체 개선으로 오해할 소지는 없는지, 미래 목표나 계획이라도 구체적인 이행계획 없이 부주의하게 공개되지 않는지, 법에 의해 어차피 해야 할 일을 과장하고 있지 않은지, 발생 가능성 없는 환경개선을 주장하지 않는지 등을 사전에 꼼꼼히 점검해야 합니다. 사보 및 안내문 등 대고객 홍보자료까지도 점검 대상에 포함해야 합니다. 향후 이상기후 등 환경파괴가 점점 체감될수록 그린워싱에 대한 똑똑한 소비자의 감지와 선명한 정책의 집행은 강화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Outro

 

그 밖에도 순환경제나 생물다양성 등 다양한 사안들이 존재하지만, 비교적 전개가 빠르고 보다 기후변화에 집중되어 있는 사안들을 우선 살펴 보았습니다. 상술한 사안들에 대응함에 있어 한국정부도 국제사회에 약속한 바를 올해 이행할 예정입니다. 두바이에서 2023년 12월 개최된 제 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결정문에는 198개 당사국들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용량을 3배 확대하고 에너지 효율성을 2배 개선하는 등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9년 대비 43% 감축하고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합의사항들이 담겨 있습니다. 결정문에서 권유된 바에 따라, 한국정부는 2030년 국가감축목표달성 경과를 포함한 격년투명성보고서를 2024년까지 제출해야 하고, 기 제출된 2030년 국가감축목표(40%) 보다 더 야심 찬 2035년 국가감축목표를 2025년까지 유엔에 제출해야 합니다. 이러한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한국정부는 2024년내에, 향후 15년간 에너지전환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확정하고, 제 4차 배출권거래제 계획기간(2026년~2030년) 동안 국내 다배출기업에 대해 배출 기준과 허용량을 정하는 기본계획 확정 및 할당계획 준비를 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이와 같이 정부가 1~2년 내에 소관 법령에 따라 수립해야 하는 국가법정계획들은 COP28 결정문은 물론이고 UN 에 제출할 국가감축목표와의 정합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국제사회 합의가 한국 정부의 정책에 변화를 초래하고, 결과적으로 기업에 대한 기후변화 대응 요구도 증가하게 할 것입니다. 이에 우리 기업은 상술한 2024년 주목할 사안별(기후-통상연계 가시화/ 기후기술확보 가속화/ 국제감축준비 본격화/ 그린워싱시비 현실화) 대응 시, COP28 결과에 따른 국내외 후속조치들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면서 전략을 지속 갱신해야 합니다. 나아가 국내외 정책 및 전략 형성 과정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이해관계자와 소통을 강화할 필요도 있습니다. 모호한 정책에 대해 그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민간 실무 현황을 정확히 모르는 정부와 입법 담당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고객사 및 공급망 파트너들과 전략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해이기 때문입니다.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된 2023년이 미래에서 돌아봤을 때 그나마 시원했던 해로 기억되지 않기를 희망합니다. 이를 위해 기업이 현재 사회의 구성원이자 미래 사회의 설계자로서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여정에 Climate Insight 가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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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전달의 목적으로 제공되는 것으로서, 저희 사무소의 공식적인 법적 견해나 법률 자문 의견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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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2월18일 17시11분
  • 최종수정 2024년02월17일 22시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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