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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大選, ‘反中’ 여당 후보 당선, 양안(兩岸) 긴장 고조 우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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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1월14일 10시05분
  • 최종수정 2024년01월14일 10시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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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투개표가 진행된 대만 총통(대통령) 선거에서 현 차이잉원(蔡英文)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민진당(民進党; DPP) 소속 부통령 라이칭더(賴淸德) 후보가 당선됐다. 이로써, 대만은 1996년 직접 선거 전환 이후 처음으로 反中 노선의 정당이 3기 연속 집권하게 됐다. 라이 후보는 개표 초반부터 앞서기 시작해서 줄곧 선두를 지키며 승리를 쟁취했다. 주목을 받았던 친중 성향인 국민당(國民黨; KMT)의 호우위이(侯友宜) 후보는 2위로 패배했다. 선거 전에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에서 라이 후보 승리가 점쳐 지기는 했으나 6.5%라는 득표율 차이는 예상보다 큰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번 선거에서 패배한 야당 국민당 호우 후보는 4시부터 시작된 개표에서 라이 후보와의 득표차가 좁혀지지 않자 개표가 진행 중이던 오후 8시쯤 공식적으로 패배를 인정하고 라이 후보의 승리를 축하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나는 대만 국민들의 최종 결정을 존중한다. 라이 당선인이 우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을 기대한다. 모든 정당 세력은 선거 이후에도 대만이 당면한 도전 과제들을 향해 단결할 것을 호소한다” 고 말했다. 같은 시각, 타이페이 시내 민진당 본부 앞에 모인 수천명의 지지자들은 당 지도부가 ‘누가 다음 대통령인가?’ 하고 외치자 ‘라이칭더!’라며 환호로 화답했다. 라이 후보는 오는 5월 20일 차기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최종 개표 결과, 민진당의 라이 후보가 40.0%를 획득했고, 제 1 야당 국민당의 후이 후보가 33.5%, 제 3 당인 신생 대만국민당(TPP)의 커원저(柯文哲) 후보가 26.5%를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 “대만 vs. 중국 양안(兩岸) 관계 및 국제 사회 안정에 중대한 변수”  


이번 대만의 총통 선거와 관련해서 국제 사회는 양안 간의 긴장 고조, 안보 상황 악화, 국제 사회의 불확실성 증대 등과 관련해서 극도의 관심을 기울여 왔다. 특히, 2024년은 주요국에 중요한 선거가 예정되어 있어, 결과에 따라서는 국제 정세 변동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이번 대만 총통 선거 결과가 대만 vs. 중국 양안 관계는 물론, 여기서 파생되는 미중 긴장 상황 고조 및 인접 국가들의 안보 상황에도 심대한 잠재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SCMP(南華早報)는 이제 전세계의 모든 이목은 중국이, 종전부터 분리독립주의자로 정의해 온 강경 성향 후보가 당선된 결과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가에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는 중국과 미국 간의 긴장 관계에도 직결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치러진 이번 대만 대선은 사실상 중국과 미국의 ‘대리전(代理戰)’ 양상으로 전개된 측면도 있다. 

 

라이 후보는 승리 연설에서 “이번 결과는 대만 국민들이 민주주의를 향한 열정을 보여준 것이고, 대만 해협의 반대 측(중국)도 이 점을 충분히 이해할 것으로 기대한다” 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런 메시지에 대해 중국 측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중국 신화통신은, 국무원 대만문제사무실 천빈화(陳斌华) 대변인이 “이번 대만 지구 선거 결과는, 민진당이 대만 주류 민의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나타낸 것. 대만은 중국의 대만이고, 이번 선거 결과로 양안 관계의 기본적 발전 방향을 바꾸지 못할 것. 양안 동포들의 친밀한 관계를 원하는 공통 소망을 바꾸지 못할 것. 조국 통일을 막지도 못할 것이고, 통일은 필연적 대세” 라고 평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선거 기간 내내 라이 후보를 ‘문제아(troublemaker)’로 지칭해 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라이 후보의 당선으로 향후 중국과 대만 간 긴장은 급속하게 고조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 대만 관계 당국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불가피한 통일을 향한 일반적인 추세는 멈출 수 없다” 고 강조했다. 동시에, 중국이 종전에 대만의 분리 · 독립 문제를 최종 레드 라인으로 강조해 온 점을 감안하면, 미국의 지원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진 현 집권당 라이 후보가 새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것으로 보인다. 


■ “민진당, 의회 다수당 확보에 실패, 향후 국정 운영에 난관 예상” 


한편, 집권 여당인 민진당은 이번 선거에서 동시 실시된 의회 입법 의원 113명을 선출하는 선거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하고, 야당 국민당 등에 다수당 지위를 빼앗겨, 향후 국정 운영 과정에서 난관이 예상되고 있다. 제일 야인당 국민당이 52석을 차지하는 한편, 신생 야당인 대만국민당(TPP)이 8석을 차지했다. 나머지 2석은 군소 정당이 차지했다.

 

SCMP는 이번 의회 선거 결과를 두고, 집권 민진당(DPP)이 향후 입법 활동에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보이며, 라이 당선인이 정식 취임한 뒤에 주요 개혁 조치들을 추진함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서, 라이 당선인은 자신이 소속된 민진당을 향해 선거 결과를 냉철하게 검토할 것을 제언했다고 보도했다. 동 지는 ‘그가 민진당이 향후 의회의 입법 활동에서 ‘소통하고, 협의하고, 참여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갈 것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대중(臺中)시 소재 동해대학(東海大學) Chang Chun-Hao 교수는 이번 선거 결과와 관련해서 “이번 의회 선거 결과는 향후 본토(중국)와의 학생 및 여행 교류 관련 제한을 완화하는 등, 본토와 교류를 증진하는 정책들을 취하게 할 것” 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이번에 신생 대만국민당(TPP)이 의회 입법 활동에서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된 것을 감안하면, 민진당이 정책 추진에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국민당이 대만국민당과 손을 잡고 다수당 자위를 점하게 되면, 향후 국민당이 주장하는 본토와의 교류 확대와 관련된 제한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 “라이 당선인의 ‘분리주의’ 노선으로 중국과의 긴장 고조는 ‘必至’”  


이번에 패배한 국민당 호우 후보는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 줄곧 양안 간에, 특히, 학생 및 문화 교류를 확대할 것을 주장해 왔다. 중국 측도 투표 직전인 지난 11일에도 대만 유권자들을 향해 ‘지금 양안 관계가 기로에 서 있는 상황을 직시할 것’을 경고하기도 했다. 이는 反中 성향의 라이 후보가 분리주의 노선을 강조하고 있어, 그가 당선될 경우 양안 분쟁이 고조될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라는 평가다.

 

정치 분석가들은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라이 당선인의 분리독립주의 노선으로 인해, 중국 측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어서 중국과 미국 간의 신뢰 관계도 약화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한다. 중국은 대만을 중국과 분리할 수 없는 일부라고 여기고 있고, 항상 대만 통일을 위해서는 언제라도 무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표명해 오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미국은 비록 대만을 독립 국가로 인정하지는 않고 있으나, 무력에 의한 현상 변경은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세를 고수하면서, 대만을 방위하기 위한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 “라이 당선인, 민주적인 대화 표방하나, 대만 독립에는 과격, 단호한 입장” 


라이 당선인은 일단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화합적 제스처(conciliatory tone)’를 보이고 있다. 그는 선거 승리 직후 행한 연설에서 “우리는 평화와 공동 번영을 위해 포위(包圍) 노선을 버리고 교류(交流)를 추진하며, 대치(對峙)를 버리고 대화(對話)를 해야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평화, 평등, 민주적 대화’ 가 유일한 길이며, 이것이 양측 국민들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자신은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기 위해 중대한 사명을 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라이 당선인은, 대만의 수호자인 대통령으로서 책무를 다할 것이고, 중국으로부터의 위협과 도전을 막아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와 관련해서, 대만 국립정치대학 Lev Nachman 교수는 SNS 메시지에서 중국은 대규모 군사 연습 혹은 더욱 절제된 군사적 위협으로 대응하거나, 분노한 수사(修辭)적 언어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나, 이들 중 어떤 경우에도 전쟁을 의미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대만 문제에 정통한 중국 복건성(福建省) 소재 Minnan Normal Univ. Wang Jianmin 교수는 라이 당선인이 오는 5월에 대통령으로 정식 취임하고 나면, 중국은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라이 당선인이 비록 현재 대만이 주권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구태여 독립을 선언할 필요가 없다는 현 차이잉원 대통령의 대 중국 정책 노선을 승계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그는 대만 독립 문에 관해서는 차이 현 대통령보다 과격하고 단호하다고 지적한다. 

 

■ WSJ ‘라이, 현상 유지(status quo) 노선 추구할 것’, ‘美, 중국 압력 강화에 대비 중’ 


WSJ은 대만 대선에서 라이 후보 당선에 대해, 그가 취임하면 ‘현상 유지(status quo)’ 정책을 통한 안정을 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대만 및 중국, 중국과 미국 간의 지정학적 긴장 관계도 그런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중국과의 관계에서 현 차이 대통령의 기존 노선에 따라 ‘소원(疏遠)한’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WSJ은 라이 당선인이 ‘금년에 수십 개 국가에서 주요한 선거가 이어질 것이나 그 첫 사례로 승리를 쟁취한 것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 관리들 및 전문가들은 ‘미국 관리들이 대만 선거 이후에 중국이 대만에 대해 압력을 강화할 것에 이미 대비하고 있다’ 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중국은 라이 당선인과 함께, 작년 후반까지 사실상 워싱턴 주재 대만 대사 역할을 해 온 Hsiao Bi-Khim 부통령 러닝메이트를 독립주의자로 낙인을 찍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금요일, 중국군은 대만 독립을 획책하는 어떤 기도도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단호하게 분쇄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서, 바이든 정권은 중국에 대해 대만 해협에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 것을 촉구했다. 최근 중국과 미국 간의 관계 개선을 향한 노력을 해치지 말 것을 경고하는 것이다. 백악관도 중국 관리들을 향해, 대만 문제 대처와 관련해서 그들 스스로 주의를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WSJ은 최근 중국 학계 인사들은 토론 기회 등에서 미국의 외교 정책 노선에 대해 압력을 가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측의 대화 상대자들은 중국 정권의 대응 조치의 종류나 시기 등에 대해 특정하지 않으면서도 군사 연습 강화, 경제적 제재 강화 등 다양한 형식의 압력을 가할 것을 암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예상되는 수단으로는 중국 함정들이 대만 12해리 이내로 항해하거나, Drone의 영공 침입 등을 예상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 상무부는 최근 대만산 농산품, 해산물, 자동차 부품 등에 대한 관세 감면 유예 조치를 연장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워싱턴 싱크탱크 Stimson 센터 Yun Sun 중국 전문가는 중국이 라이 당선인에 대해 강경 대응으로 나올 것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라이 후보 당선은 대만 해협 안정에 나쁜 뉴스임은 분명하다. 

 

■ “중국, 최근 미국과의 긴장 완화 노력을 감안해서 자제할 것이라는 전망도”


앞서 소개한 Wang 교수는, 라이 당선인의 이런 단호한 정치 성향을 감안해서, 오는 5월에 라이 당선인이 대통령으로 정식 취임하고 나면 중국과 대만 간 대치 정세는 더욱 격렬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한다. 또한, 전직 미국 외교 관리인 Daniel Russel 아시아 사회 정책 연구소 부소장도 “미국 사회의 대체적인 견해는 중국이 대만 유권자들을 향해 응징할 것이라는 방향” 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Russel 부소장은, 중국 측은 라이 당선인을 자극하기보다 자제(自制)를 선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이 지난 수개월 동안 미국과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해 온 처지에 새로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은 주저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미국 블링켄(Tony Blinken) 국무장관은 선거 직후, 라이 당선인에 축하 메시지를 전하면서 ‘대만 국민들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룸으로써 스스로 민주주의 시스템의 역량을 과시했다’ 고 칭찬했다. 일본 가미가와(上川) 외무장관도 ‘양국 간에 걸쳐 있는 문제들이 평화적으로 대화를 통해 해결되길 기대한다’ 고 언급했다. 유럽연합(EU)도 대만 국민들에 축하를 보내고 이번 선거 결과로 대만과 중국 간에 평화와 안정을 되찾고, 글로벌 안정과 번영에 기여할 것을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미 CNN 방송은 대만 국민들이 이번 선거를 통해 중국의 강력한 경고를 뿌리치고 라이 후보에게 손을 들어주어 민진당이 이례적인 3기 연속 집권하는 역사적인 기록을 남겼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선거 결과는 중국 측의 군사적 압력과 도발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주권국’임을 유지하는 민진당 노선을 지지했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대만에 대해서는 ‘기필코 통일해야 하는’ 대상이라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시진핑 정권에 대해서 일종의 타격(snub)을 준 것이라고 전했다. Reuter 통신도 대만 유권자들이 중국의 강력한 압력을 뿌리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제 글로벌 사회가 당면한 실제적인 과제는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이다.  그 가운데, 우선 대만 vs. 중국 vs. 미국 간의 삼각관계가 어떻게 발전될 것인가에 초점이 모아진다. 그리고, 지금 미국에서도 한창 11월 대선을 향한 선거 캠페인이 진행되는 중이다. 바야흐로, 글로벌 선거 정국에서 관련 국가들의 국가 안보와 경제 상황 유지에 많은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축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모두 각별한 경각심과 대응 자세 유지가 절실하게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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