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2024 전망 <3> 자산관리는 어떻게?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01월02일 17시11분
  • 최종수정 2024년01월02일 11시07분

작성자

메타정보

  • 1

본문

2024년 새 해가 밝았다. 갑진년 청룡의 기운을 받아 우리 가계의 자산도 날아오를 정도로 증식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작년이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로 특징된다면, 금년은 '물가안정, 금리하락, 환율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과 한국의 금리인하 시점과 폭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며 경기의 향배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채권을 중심으로 자산을 운용하며 주식은 중립, 부동산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우선, 지난 해 우리 가계가 투자했거나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자산들의 연간 성과부터 살펴보자. 가계 자산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은 한국부동산원이 산출하는 종합주택 매매가격지수(월간) 기준 작년 11월 현재 전년 동월대비 5.3% 하락했다. 전국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도 같은 기간 각각 7.4%, 4.9% 떨어졌다. 종합주택 기준으로 1년간 임대수익률은 약 3.8% 수준이었다. 

 

주택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자산은 예금이다. 1년 만기 은행 정기예금에 돈을 넣었다면 얼마를 벌었을까? 한국은행이 산출하는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작년 1월 예금은행 기준 4.15%였고, 상호저축은행 기준 5.20%였다. 작년 11월에 가입했다면 정기예금 금리는 각각 4.18%, 4.19%이다. 예금은행 금리는 별 변동이 없었지만, 저축은행의 경우 1% 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주식은 어떠했나? 종합주가지수(KOSPI) 기준으로 국내주식은 작년 11월 이후의 가파른 상승에 힘입어 연간 18.7% 상승했다. ‘22년 24.9% 하락하는 침체에서 벗어나는 모습이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와 2차전지 관련주와 금융주가 강세였다. 투자자별로는 4년 만에 매수세로 돌아선 외국인(+11.2조원)과 기관(+1.1조원)이 상승세를 주도한 반면, 개인은 순매도(-13.8조원)였다. 참고로 코스피 기준 배당수익률은 1.83% 수준이다. 

 

개인들이 채권에 직접 투자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채권의 성과도 살펴보자. 채권에 투자하는 경우 정기적인 이자수익과 가격 상승(금리 하락)에 따라 자본이득이 생기게 된다. 이는 국공채, 금융채, 회사채별로 또 각 만기별로 다 다르다. 한국거래소와 채권평가기관들이 이를 종합하여 채권 총수익지수를 만드는데, 이 기준으로 보면 작년 한해 채권 총수익률은 약 7.70%였다. 

 

작년 한해 성과를 기준으로 국내 자산들을 배열하면 주식, 채권, 정기예금, 부동산(주택) 등의 순서로 나타난다. 그렇다면 국내자금도 그러한 순서를 좇아 이동했을까? 한국은행의 월간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작년 11월말까지 국내 자금은 기타펀드, MMF, 은행정기예금, 은행신탁, 채권형펀드 등에 유입되는 모습이었다. 즉, 지금까지 살펴본 자산분류 기준으로 보면 채권과 예금 선호 경향이 강했다. 주식시장의 경우 개인들은 반대로 움직였다. 

 

d41a00c60bc23d47d13ffba60279ebea_1704160

 

지금까지 살펴본 자산별 성과 차이를 야기한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고물가와 고금리, 그리고 작년말 부상한 금리인하 기대였다.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경기와 기업실적은 선방했던 반면, 고물가와 고금리의 부정적 영향은 레버리지가 높은 부동산에 상대적으로 집중됐다. 중요한 변화는 물가 상승률 자체와 물가에 영향을 끼치는 지표들이 안정되면서 고금리를 초래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가 강하게 형성됐다는 점이다. 

 

지난 12월 13일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5.25~5.50%의 페더럴펀드 목표 금리를 유지했지만, 사실상 금리인상 사이클은 끝났으며 올해 더 큰 폭의 금리인하를 시사했다. 같이 발표된 12월 점도표에 따르면, FOMC 위원들은 올해 기준금리 전망을 5.25%에서 4.75%로 대폭 낮추었다. 이는 현 수준의 목표 금리가 세 번에 걸쳐 75 bp가 인하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금융시장에서는 좀 더 일찍 더 많이, 여섯 번에 걸쳐 150bp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도 이를 따라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물론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가 2% 포인트에 달하고, 작년 12월 28일 발표된 올해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2%)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충분히 장기간 긴축기조를 지속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과거 이창용 총재가 직접 언급했듯이 한은이 미 연준으로부터 독립적이지 않기 때문에 시차를 두고 미국을 따라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상의 논의를 통해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를 생각해볼 수 있다. 일단 상당한 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로 인해 시장금리가 계속 하락한다. 채권 장기물을 중심으로 가격이 크게 오르고, 기대의 영향을 가장 강하게 받는 주가 상승세가 지속된다. 하지만 여전히 고금리의 현실적 영향은 시차를 두고 지속되며 부동산은 여전히 침체이고 내수는 부진하며 기업실적의 개선도 더디게 나타난다. 기대와 현실의 괴리가 커지는 한 해가 될 수 있다. 

 

여전히 불확실성이 지배하지만, 금리가 정점을 지났고 금리 하락은 비교적 확실해 보인다. 그런 측면에서 장기물을 중심으로 채권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더 떨어지기 전에 안전한 1년 만기 정기예금에 재가입하는 것도 안전한 선택이다. 주식은 상승세에 올라타되 시장 변동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말은 쉽지만 현실은 간단치 않으므로 트렌드를 봐야 한다. 어찌 됐든 올해 부동산은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경기회복과 수급개선이 맞물리는 2025년이 더 나을 수 있다. 

<ifsPOST>

 

1
  • 기사입력 2024년01월02일 17시11분
  • 최종수정 2024년01월02일 11시07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