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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완식의 생동하는 문화예술 <13> 관광 대국으로 가는 길 ③글로벌 관광상품의 준비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01월01일 19시18분
  • 최종수정 2024년01월02일 09시30분

작성자

  • 전완식
  • 한성대학교 ICT디자인학부 교수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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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저번 글에서는 많이 부족한 개별관광 상품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하여 논하였다. 이번에는 해외관광객을 어떻게 만족시키는지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여 제안해본다. 관광문제를 지속적으로 다루는 이유는 지역소멸의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가능성 때문이다. 이미 지역소멸 단계로 돌입한 곳에서는 사회 인프라가 사라지는 이유로 남아있는 사람들도 정주성이 열악하여 떠나야하는 악순환이 진행되고 있다. 내부에서 인구를 생성할 수 없다면 유입이라도 적극적으로 시켜야한다.

I. 일본의 관광 성공 비결 분석

우리는 한일감정이 있어서 일본을 항상 얕잡아보고 그들의 성과를 우습게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일본은 우리와 매우 비슷한 관광지형도를 가지고 있다. 동북아 끝자락에 위치하며 육로 이동은 없고 배나 비행기로만 가야 하고, 고유 언어를 사용하여 타 국민은 소통의 어려움이 있다는 불리함이 있다. 그런 이유로 한국 관광과 일본 관광은 항상 비교를 하면서 선택되는데 최근 10년 사이 한일 관광 결과는 매우 극심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일본의 관광 성공은 우리의 성공 방향과 다르지 않다. 이유와 방법은 단순한데 실천이 안 되는 문제가 있다. 이런 단순한 문제를 범국가적으로 개선하면 우리 국민도 즐겁고 방한외국인도 즐거운 환경이 될 수 있다. 

개별여행은 과거 8, 90년대에는 대학생들이 배낭 여행할 때나 하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2009년 스마트폰 보급 이후 전세계적인 추세가 되었고 코로나 사태 이후 급속히 개별관광이 증가하고 있다. 이 개별관광은 어느 나라 사람이 올지도 미지수이고 어디로 올지도 불투명하다. 따라서 다각도의 준비가 필요한데 일본의 경우는 이 준비를 철저히 하여 관광대국이 되었다. 우리나라와 관광 비교 경쟁 관계에 있는 일본은 2014년을 기점(방한외국인 1,420만명/방일외국인 1,341만명)으로 우리를 추월하여 2018년 약 3,199만명, 코로나 사태 이후 관광 개방된 첫해인 올해 총 방일 외국인 수는 2500만 명이다. 이 가운데 한국인은 617만5800명, 27.7%로 가장 많았다. 이어 대만이 380만2900명, 중국이 211만2600명 등이었다. 그럼 일본은 어떻게 우리보다 항상 낮은 관광 지수와 방문객 수에서 우리를 추월하고 2배 넘는 성과를 내고 있는지 분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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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스마트폰과 관광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수많은 산업의 지형도와 생태계에 변화가 생겼다. 관광도 이에 해당되는데 스마트폰으로 하는 다양한 일 중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것은 SNS이다.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예쁜 곳, 멋진 곳, 특별한 곳은 그 위치가 어디건 간에 사람들로 북적였다. 특히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취향의 카페나 식당 등은 강릉에 있어도, 파주에 있어도 간다. 예쁘고 멋진 사진을 남긴 사람들에 의해 자동 광고가 되고 특별한 추억을 남기고 싶은 사람들로 인해 카페나 식당은 특수를 누렸다. 이런 현상이 어느 나라나 있었는데 이 현상이 국제화될 것을 일본은 미리 알고 준비한 것이고 우리는 아직도 잘 안 되고 있는 차이가 있다. 

이제는 사진이 멋지거나 예쁘게 나오게 하는 것이 주요 관광 요소이다. 즉, 과거의 관광자원은 대규모, 대형, 초자연적 관광자원이 필요했다. 예를 들면 그랜드 캐니언, 로마의 콜로세움과 같이 장엄하고 위대하며 넘사벽의 어떤 대상이 필요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사진이 특별하게 나오면 된다. 즉, 콘텐츠 관광시대라는 것이다. 이 콘텐츠 관광이라고 하면 또 대단히 규모가 있는 콘서트, 위대한 소설가의 소설, 블록버스터급 영화 등등을 떠올리는데 그런 것이 있으면 더 좋은 것이지 그런 대형 콘텐츠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워낙에 스케일이 커서 무슨 말만 하면 초대형을 찾고 나머지는 관심을 안 두는 경향이 있다. 관광은 그런 사고로 사업이 될 수 없다. 관광은 섬세함의 사업이다. 섬세함의 사업이므로 스마트폰에 담기는 사진에 어떤 느낌이 들어갈지를 생각해야한다. 식당을 예를 들면 인테리어 중 사진에 예쁘게 나올 만한 것들이다. 테이블, 식기, 음식 플레이팅이 좋으면 된다. 이것이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만들어지면 훌륭한 콘텐츠이다. 그러나 지역에 가면 아직도 대리석 문양이 있는 플라스틱 짜장면 그릇을 사용하는 곳이 많다. 

또, 사찰을 예로 들어보자. 사찰에는 등과 소원 이름표를 걸어 놓는다. 그리고 불교도라면 향을 올리고 절을 한다. 그런데 우리는 대체적인 사찰이 입장료를 징수하는 관광지임에도 불구하고 관광 상품이 70년대 수준이다. 등의 모양이나 색깔도 전혀 변함이 없고 소원 이름표도 최근에 약간 깔끔해진 상태지만 디자인적으로 많이 부족하다. 만약 소원 등과 소원 이름표의 디자인이 세련되고 멋스럽다면 이런 배경 앞에서 사진 찍고 자기의 소원도 달아매려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수많은 관광지에는 자기의 이름이나 추억을 남기고 싶은 사람이 수없이 많기 때문에 자물쇠 거는 난간, 이름표 붙이는 벽들이 엄청나게 많음에도 우리 사찰에서는 그런 일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저 불교도만 그 일을 참여한다. 관광상품임에도 관광상품이라는 생각 자체가 없다. SNS 사진이 중요 관광 홍보 수단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되었는데도 디자인에 신경을 쓰지 않아서 일본에 밀리고 있음을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
모든 사업장이 관광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사진이 예쁘게 찍힐 수 있도록 수시로 관리자가 사진을 찍어보고 점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본은 우리나라에 비해 예쁘게 나오는 사진이 많다. 

3. 어디를 가도 편리한 언어 소통

한국인과 일본인 모두 자국어 외에 다른 나라 언어를 잘 구사하는 자영업자가 많지 않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관광객이 불편 없이 관광할 수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공항에서부터 식당, 상점까지 일본의 주 관광 대상국의 언어는 모두 표기되어있다. 특히 한국인의 관광 비중이 높아지면서 어디를 가도 한국어로 표기가 되어있다. 반면 우리는 공항, 지하철, 고급 호텔에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의 표기가 되어있지만, 그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일반 식당에는 한국어만 표기되어있어 관광객은 일일이 스마트 폰 앱을 통해 자국어로 변환하여 주문을 하거나 필요한 사항을 요청해야 한다. 

그저 외국어로 표기하면 된다. 너무 쉽다. 그런데 안되는 이유는 계몽이 안 되어서이다. 우리는 이상하게 식당이나 상점에서 엄청나게 퍼주면서 친절하지 않다. 결과적으로 안 좋은 인상을 남긴다. 우선 물을 공짜로 주는 경우는 해외에서는 많지 않다. 당연히 돈 주고 사야한다. 반찬을 더 달라고 하면 푸짐하게 더 준다. 이 또한 해외에서는 말도 못 꺼내는 일이다. 당연히 돈 주고 사야 한다. 그리고 팁도 안 받는다. 그럼 총체적으로 우리가 더 좋은 서비스를 하는데 욕은 우리가 먹는다. 음식의 이름과 내용을 몰라서 관광객이 진땀 흘리며 찾아야 하고, 물은 주는데 셀프고, 반찬은 주는데 툭 던지듯이 주고, 이제는 많이 사라졌지만 욕쟁이 할머니의 거친 말도 준다. 이를 개선하면 좋은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 메뉴판부터 사진과 외국어 표기가 이뤄져야 한다. 그래서 서로 언어 소통이 안 돼도 주문하고 편하게 식사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호텔이나 숙소도 마찬가지이다. 19억2천만명 이슬람교도들의 방문이 많아지고 있는데 기도 방향표나 언어제공은 거의 없다. 주로 한국어, 영어로 표기되어있고 중국어와 일본어가 있는 곳은 좋은 곳이다. 기도방향 안내는 스티커 하나만 붙이면 되는데 우리는 없다. 반면 일본은 거의 모든 숙소에 스티커가 붙어있다. 손님을 가려 받는다는 인상을 주는 한국과 누구나 환영한다는 일본의 차이를 얘기하는 이슬람교도들의 인터뷰가 많음을 인식해야 한다. 

4. 적정가격과 서비스 품질이 보장되지 않는 이유(자정 운동으로 해결할 수 없다.)

코로나 사태 기간 동안 특수를 누렸던 제주에는 관광객이 없다. 호황기 중형차 1일 렌트비가 17만원까지 올랐었는데 최근에는 1일 3천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찾는 사람이 없으니 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바가지 요금과 부당한 상술이 결과를 만들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골프여행의 경우도 1박2일 제주는 120만원 정도가 소요되는 데 비해 일본으로 가면 75만원선에서 해결된다. 서울 동네에서 1만원 미만으로 먹을 만한 음식도 제주에 가면 3~4만원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그 돈이면 일본 간다’는 인식이 퍼져 버렸다. 환율의 차이와 바가지 요금의 문제로 일본을 찾는 사람은 많아지는 반면 국내 관광지는 텅텅비고 있다. 바가지 요금 문제가 매년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이유는 성수기, 비수기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욕을 먹더라도 한 철 장사하여 수입을 확보하지 못하면 죽는다는 인식이 크기 때문이다. 이를 개선하지 않고 지자체에서 계몽하고 감시하고 착한 가격 제시하라고 자정 운동 열심히 해봐야 개선은 안 된다고 본다. 이미 적정가격 자정 운동도 수없이 했고 단속도 했지만 개선된 적은 없다. 우선 살아야 한다는 자영업자들의 절박함을 인식해야 한다. 

성수기 비수기의 차이는 4계절을 가진 우리나라의 특성 때문인데 대체적인 성수기는 1달 내외이다. 벚꽃 등의 꽃 축제 지역은 4월 한 달, 해안가는 7월 중순에서 8월 중순이고, 단풍지역은 10월 중순에서 11월 중순까지 한 달이다. 이렇게 자연에 기댄 관광업자의 입장에서는 1달의 수입이 11개월을 살 수 있는 해법이니 어쩔 수가 없다. 이를 대대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관광의 미래는 없다. 계절과 상관없이 관광이 지속되게 하거나 최소한 4계절 중 3계절은 관광객이 올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좀 더 냉정해야한다. 자연에 기댄 관광상품이 국제적인 수준에 도달되어 있는가에 대한 자체 진단이 필요하다. 미국의 그랜드 캐니언, 중국의 장가계를 다녀온 사람은 우리나라 웬만한 산은 시시하다. 스위스의 산길을 다니다 보면 높이 50m 이상의 폭포가 여기저기에서 막 떨어지는데 하도 멋져서 이름이 뭐냐고 물으면 하도 흔해서 이름이 없다고 한다. 제주도 이름난 폭포는 명함도 못 내민다. 경복궁이 멋지지만 베르사이유 궁궐과 자금성에 가본 사람은 생각이 다를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 관광객은 어떤 이유에서 오는지 알아야한다. 

5. 스마트폰 보급 이후 우리나라를 찾는 근본 이유

우리나라는 단기간에 극빈국에서 선진국이 된 유일한 나라이다. 원조를 받던 나라가 원조를 하는 나라로 된 상황이 너무나 신기하고 자기가 알던 일반적인 나라의 문화와 매우 다르다는 인식이 SNS를 통해 퍼져나갔다. 특히 한류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이런 문화의 차이가 매력적으로 보여진다고 말한다. 단순하게 한 단어로 정리하면 ‘역동성’이다. 역동적 움직임을 체험하고 싶은 외국인이 많아지면서 한국 관광의 양상이 변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 관광의 미래를 맞춰야 한다. 경복궁이 멋지지만 다른 나라의 궁궐과 비교하면 빈약해 보인다. 여기에 첨단 과학을 포장하면 뭔가 있어 보일 수 있다. 경복궁을 비롯한 전통 문화재에 2016년 7월에 출시한 포켓몬스터 시리즈 스핀오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게임과 같은 증강현실을 이용해서 현실에서 역사적 사건을 체험하며 즐기는 콘셉트의 게임을 만든다면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며 첨단으로 발전하는 대한민국을 해외관광객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꽃놀이로 유명한 진해 벚꽃 축제의 경우도 4월 한 달은 꽃 자체로 관광하지만, 벚꽃은 콘텐츠관광의 모티브이고 나머지 기간은 벚꽃과 열매인 버찌에 포함된 라이코펜과 안토시아닌을 활용하여 항암, 항산화, 심혈관질환 예방 등의 효과를 관광상품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여기에  벚꽃 관련 음악, 체리 술 등으로 확대한다면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아유르베다 마사지, 목욕 등의 건강 관련 관광과 경쟁 구도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여기에 대한민국의 발전된 의료서비스를 추가하면 ‘역동성’은 완성된다. 

관광상품에 역동성을 포장하여 제공 한다면 우리나라를 찾는 해외관광객의 만족도는 높아질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서비스와 품질을 만들어야 한다. 

6. 맺음말

관광업은 단순히 여가를 즐기고 삶의 질을 올리기 위한 부가적 산업이 아니라 내수시장을 활성화하는 원동력이다. 국가의 부를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으나 대기업의 부가 낙수효과로 떨어지지 않고 대기업의 그릇만 키우는 결과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관광과 연결된 요식업이나 지역 상품은 내수시장을 키우고 서민 경제를 활성화하는 방안이다. 관광 활성화로 서민의 삶의 질이 개선되어야 한다. 지역 경제에 관광 수익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으므로 정부와 기관은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줘야 한다. 
개별관광은 확대되고 있고 그들이 SNS에 올리는 사진과 글들이 다음 방문객을 모으는 구조이다. 불친절이나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는 암울한 미래를 만들 수밖에 없다. 전 국민이 계몽되어 앞장 서야한다. 그렇다고 대규모 사업이나 토목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모든 상품에 외국어 표기가 있고 역동성을 느낄꺼리를 만들면 된다. 

아베총리 주도하에 관광성과를 만든 것처럼 글로벌 수준으로 단기간에 도달하려면 국가주도형이 되어야한다. 대통령실이나 국무총리가 주도해야 한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이 디자인을 담당하여 전국 디자인 대학의 재학생과 졸업생들을 활용하여 간판, 실내장식, 메뉴 등등을 개선할 수 있게 해주고 각 지자체의 관광부서가 외국어 표기를 실천하며, 기업과 협업한 첨단의 게임이나 의료, 과학적 경험을 느낄 장치를 마련하면 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관광상품은 전 세계에 SNS를 통해 퍼져나갈 것이고 순식간에 사람들이 몰려오는 현상을 일으킬 것이다. 일본은 5년만에 1,341만명에서 3,199만명을 유치시켰다. 그들의 주된 관광상품 개선 방식이 친절과 디자인이었다면 우리는 친절, 디자인 위에 강력한 ICT 기술과 한류문화가 더 있으므로 훨씬 유리하다. 이를 실천해서 지역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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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24년01월02일 09시30분
  • 검색어 태그 #전완식 #관광 #서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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