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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완식의 생동하는 문화예술 <5> 지역 관광 회생을 위한 제언-경주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3년11월05일 21시00분
  • 최종수정 2023년11월05일 20시21분

작성자

  • 전완식
  • 한성대학교 ICT디자인학부 교수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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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I. 문제 제기 – Golden City를 아십니까?


경주가 신라의 수도였다는 것, 경주가 과거 세계적인 국제도시였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아도 그래서 관광을 해봐야겠다는 마음을 먹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유는 사실 단순하다. 강점을 정확히 보여주지 않아서이다. 신라가 타 도시와 차별화되는 점을 강점화 시켜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전통도시와 차별화를 갖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서울과 비교해도 경복궁, 창경궁 등등의 전통 궁궐이나 지역에 산재한 거대 사찰들의 모습과 확연한 차이점을 찾기가 어렵다. 

그러나 확실히 차이나는 것이 있다. 바로 ‘황금의 도시’이다. 신라는 여러 문헌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돌궐, 흉노, 스키타이 등등의 이민족 중 일부가 정착하면서 지금의 이란, 튀르키예 등과의 연관성이 있음을 말하고 있다. 인종적, 문화적 뿌리의 정확성을 논하는 글이 아니므로 결과론적인 얘기를 하면 신라에는 스키타이와 연결되는 황금보물과 유물이 가득하다는 것이다. 이는 한반도 전체 고 도시와 가장 차별화가 되는 것이고 동북아에서도 확연히 차이를 내고 있다. 현재 발견된 황금유물 중 신의 손이 만들었다는 ‘선각 단화 쌍조문 금박’의 경우도 순도 99.99%라는 정제 기술과 당대 전 세계 고대 공예품들 가운데 이 금박만큼 미세 가공술을 쓴 전례가 없다고 알려진 금속공예술의 정수이다. 현대 최고의 장인도 재현 불가능함을 말했던 기술을 1300여년 전에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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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귀걸이, 금관, 심지어 개 장식 목걸이까지도 금으로 만들었던 역사가 있다. 이는 유물로 알 수 있고, 역사서로도 알 수 있는데 『고려사』 기록보다 훨씬 앞서 이슬람 학자들의 저술에는 무슬림의 신라 진출과 신라의 위치, 자연환경, 산물 등에 관해 주목할 만한 기록이 보인다. 9세기부터 15세기 사이에 이슬람 역사학자, 지리학자, 여행가가 집필한 상당수의 아랍어 역사서와 지리서에서 신라에 관해 언급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이븐 쿠르다지바(Ibn Khurdahibah)는 신라에 거주하는 무슬림에 대해 언급한 최초의 이슬람 지리학자였으며, 알 마수디(al-Mas’udi)는 한반도에 이라크인이 진출, 거주하였다고 하였다. 

신라의 무슬림에 대해 특징적이고 유의할 만할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은 앗 디마슈키(ad-Dimashqi), 알 누와이리(al-Nuwairi), 알 마크리지(al-Maqrizi) 등의 저서인데, 이들은 놀랍게도 우마이야 왕조(Umayyad dynasty, 661∼750)의 박해를 피한 일부 알라위족이 한반도에 망명한 사실을 밝히고 있다.

 

아랍인의 신라 진출에 관한 가장 주목할 만한 정보는 846년에 편찬한 이븐 쿠르다지바의『제도로(諸道路) 및 제왕국(諸王國) 안내서(案內書)』이다. 이로써 아랍인이 직접 신라로 진출하였다는 최초의 기록이 846년에 비로소 나타난다. 

841년 장보고가 살해되면서 청해진을 중심으로 한 그의 해상 세력이 붕괴되는 시점인 846년에 아랍인이 신라로 진출하였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지금까지 동북아시아 무역을 완전 통제하고 있던 장보고의 해상 세력과 상권 분점 상태에서 간접 교역을 하는 아랍인이 힘의 공백 상태에 빠진 한반도 시장을 그냥 내버려 둘 리 없었기 때문이다. 바로 열흘의 항해 거리에 있던 신라로 직접 내왕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상인의 기본 속성이었다. 이제 아랍인의 신라 진출에 관한 기록도 이때를 기점으로 빈번하게 나타난다. 이븐 쿠르다지바의 저서에는 신라에 관한 흥미 있는 기사가 실려 있다.

 

“칸수의 맞은편 중국의 맨 끝에 신라라는 산이 많은 나라가 있다. 그 나라는 영주국들로 갈라져 있다. 그곳에는 금이 풍부하다. 이 나라에 와서 영구 정착한 이슬람교도들은 그곳의 여러 가지 이점 때문에 그렇게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 나라(신라)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중국의 맨 끝에 신라라는 나라가 있는데 금이 풍부하다. 이슬람교도가 이 나라에 상륙하면 그곳의 아름다움에 끌려서 영구히 정착하고 떠나려 하지 않는다.”라고 말한 것처럼 결론은 황금이다. 신라의 황금은 매우 매력적인 보물이다. 이를 현시대에 맞게 재가공을 못 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II. 대안 – 황금산업생태계 생성


경주는 안타깝게도 2023년 10월 248,058명의 인구 중 만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24.90%으로 초고령 사회에 속한다. 또한 2018년 8월부터 소멸위험지수 0.496로 김천과 함께 인구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되었고 2020년 11월에도 0.43으로 나왔다. 인구도 줄고 있지만 생산 가능 인구도 급격히 줄고 있어 노인층의 일자리를 시급히 만들지 않으면 시의 존립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재정자립도 또한 지방재정365에 공시되어있는 2022 재정자립도[결산] 경주는  15.91%으로 낮은 편에 속한다. 따라서 노인층이 쉽게 참여할 수 있고 자발적으로 참여가 가능한 범위의 산업생태계를 마련해야 한다. 현재 인터넷에 경주 황금으로 검색하면 황금은 없고 ‘황금 십원빵’위주로 나타난다. 빵 하나 때문에 경주까지 갈 수는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우선 세가지 범위에서 방법을 찾아보자. 

 

첫째 : 국내외 관광객이 적극적으로 방문할 수밖에 없는 이유의 생성

둘째 : 방문자의 욕구를 충족하는 관광인프라 생성

셋째 : 매력적인 산업생태계의 구축

 

국내외 관광객이 적극적으로 방문할 수밖에 없는 이유의 생성 : 관광객은 어떤 한가지의 확실한 목적과 부가서비스가 마련되어야 방문을 결심한다. 위에서도 거론했지만, 전통 유적지의 고풍스러움으로만 국내외 관광객을 유입시키기는 어렵다. 따라서 “킬러 콘텐츠”의 개발이 필요한데 필자는 ‘황금의 면세’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적인 불황과 유럽, 중동의 전쟁 등 유동성이 강화되는 시점일수록 황금은 중요한 자산 포트폴리오가 된다. 금의 거래는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 실물거래, 골드뱅킹 금통장, 간접투자상품인 펀드·상장지수펀드(ETF), KRX(한국거래소) 금시장 등이 있는데 거래형태에 따라 부가가치세, 배당소득세, 양도세 등이 부가된다. 이들을 경주에서 거래할 경우 면세의 혜택을 주는 것이다. 최근 물가안정을 위해 식품에 면세조치를 한 것처럼 경주를 살린다는 목적으로 도입하면 좋겠다.

 

방문자의 욕구를 충족하는 관광인프라 생성 : 경주는 숙박시설이 매우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을 보면 과거 수학여행의 메카였을 때 시설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국내관광객 뿐만아니라 해외관광객의 최근 트랜드에는 부합하지 않는 낙후된 시설들이 많다. 이를 리모델링하거나 신축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리모델링이 적합하다고 본다. 이유는 유적과 도시 경관 등으로 인해 각종 규제가 얽히고설켜 있어서 신축보다는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것이 자금도 적게 들고 공사 기간도 빠르게 추진 가능하다고 본다. 이에 따른 지자체의 지원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또한 금시장의 종류와 다양성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면 좋겠다. 단지 재산증식의 이유로 골드바를 수집하는 사람과 장신구로 구입하는 사람은 분명히 소비자의 계층이 다를 수 있다. 이를 해소시킬 수 있는 귀금속장인들이 거리가 확보되어야한다. 예를 들면 “황금예술의 거리”와 같은 것 말이다.

또한 도시의 상징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미얀마나 태국의 도시를 가면 황금탑들이 수없이 많고 지금도 계속 건설하고 있는 풍경을 볼 수 있다. 경주도 황금 도시의 풍경을 쉽게 볼 수 있도록 가로등과 같은 스트리트 퍼니쳐에 황금 도색을 하고 유적이라 볼 수 없는 도시의 한옥 스타일들의 건물은 황금색으로 도색하여 전체적으로 황금을 보고 느낄 수 있도록하는 테마도시로 변모할 필요가 있다. 그리스의 산토리니, 폴란드의 브로츠와프, 스웨덴의 스톡홀름과 같은 도시는 색을 입힌것으로 차별화를 확실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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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경우도 짜릿한 이벤트를 생성할 필요가 있다. 경주는 해안도시이므로 해변을 중심으로 사금채취와 같이 황금 보물찾기 이벤트를 한다면 사람들은 열광할 것이다. 신라의 황금은 박홍국 위덕대박물관장의 ‘위덕대박물관 논총’에 발표한 내용처럼 사금이다. 박 관장은 <삼국사기>, 조선총독부 문헌자료 등을 연구하는 한편 사금 채취방법을 직접 배워 경주와 인근 지역에서 직접 사금을 채취한 결과 신라의 금 산출지를 밝혀냈다.

박 관장은 논문에서 “경주 월성지역을 기준으로 40㎞ 이내의 형산강 서쪽 지역 일부만을 조사했음에도 불구, 모두 10곳에서 사금을 채취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본격 채취가 아닌 단 3개월간 학술연구 차원에서 채취해 확보한 금의 양은 적지만 신라의 금 생산이 사금 채취에 따른 것이라는 확신을 얻었다”고 한 것처럼 신라의 황금의 출처와 이를 축제로 승화시켜 안전하게 바닷가에 일정량의 금을 뿌려놓고 사람들이 채취하게하는 것은 특별한 재미를 줄 수 있게 된다고 본다. 화천의 산천어 축제도 산천어를 방류한 것이지 본래는 없다.

 

매력적인 산업생태계의 구축: 경주는 세계적인 역사문화도시의 추진 로드맵 외에도 신성장 산업 육성 등의 정책을 가지고 있다. 자동차, 원자력, 양성자 등의 산업들을 발전시키고 있는데 유적이 존재하는 한 관련된 관광산업은 변함없이 지속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문화정책가의 입장에서 보면 트랜드에 뒤처지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관광은 사라질 수 없는 산업이고 경주의 유적도 사라질 수 없는 자원이다. 따라서 매년 변모하는 관광트랜드를 쫓아가거나 오히려 주도하는 능동적인 모습이 필요하다.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의 유행으로 사진이 예쁘게 나오는 카페, 식당, 호텔 등이 각광을 받았다. 이런 변화는 디자인의 능력에 있는데 경주의 유물, 유적 자원은 많으나 이를 상품화하는 것에는 더딘 변화를 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상품은 좋은데 포장이 수준을 따라가지 못한다.

따라서 경주시 자체 ‘디자인서비스센터’가 만들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경주 관내의 모든 업체는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전단지, 간판, 인테리어, 소품 구매 등과 같은 모든 디자인에 무상 서비스를 지자체가 담당한다. 해외의 경우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일본의 경우 도시미관을 현에서 관리하는데 현에서 건물을 지을 때 무상으로 자문하고 디자인을 해주는 서비스를 한다. 경주의 모든 제품에 디자인이 가미되어 품격있는 상품으로 제시되면 소규모의 식당이나 저가의 상품도 해외로 팔려나가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본다. 현재의 초고령사회에서 자발적인 디자인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III. 맺음말 

 

지방의 여러 가지 환경과 여건을 살펴보면 조금만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때 고부가가치가 보이는 경우들이 많다. 경주의 경우도 방문할 때마다 조금만 바꾸면 좋아지겠다는 기대감이 있다. 황금이라는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매개체를 활용하여 경주가 부활하길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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