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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잼버리가 대한민국의 민낯을 보여줬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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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08월17일 16시50분
  • 최종수정 2023년08월16일 13시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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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젊은이들 - 미래의 지도자들의 모임'이라는 새만금 잼버리 대회가 준비 부족, 혹염, 태풍 등으로 제대로 치르지 못하고 K-POP 행사나 관광 행사로 변질되어 끝났다. 정부의 빠른 결단으로 위기 극복 능력을 보였다고 우기고 있지만 잘 들여다 보면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문제를 적나라하게 노정(露呈) 시키고 있다. 

 

우선 각 분야에 큰 일이나 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해 보거나 큰 조직을 통솔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다. 그러니 세세히 체크할 능력도 없고 지도력을 발휘할 자질도 없는 것이다. 여야 할 것 없이 정치 외에는 다른 일은 해본 적이 없는 많은 사람들이 중앙이든 지방이든 조직의 장을 맡고 있다. 또 교수와 법률가 같이 혼자 일하던 사람들이 너무 많이 정책이 아닌 실행 조직의 책임자가 되니 감당이 안 되는 것이다. 특히 위기나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대처가 안 되는 것이다.

총리가 화장실 청소 하는 모습을 솔선수범이라 치켜세웠을지 모르지만 난 참담함을 느꼈다. 이 나라가 총리가 저렇게까지 하지 않으면 안 돌아 간다는 말인가? 호통이나 칠 것이지 그야말로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자리에서 힘 빠진 할아버지 모습을 느끼게 하는 건 무얼까?

 

조직적으로 너무 많이 갈라져 있으며 책임과 권한이 명확하게 정의되어 있지 못하다. 그 사이에 조직 이기주의적 현상이 만연하고 있는데 반해 대통령실이나 국무조정실이 이를 조율하는 기능이나 능력이 너무 부족하다. 그러니 늘 컨트럴타워가 없다고 한다. 이번 하와이 화재 사건을 보라. 이 엄청난 재앙을 놓고 대통령이나 주지사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맡은 조직에서 책임지고 화재를 진화할 건 하고, 재난지역 선포를 통해 재건할 건 하고, 문제가 드러나면 수사를 하면 되는 것이다. 재난 통제 전문가도 아닌데 어떻게 대통령이 매번 재난이나 사고의 컨트롤한다는 말 인가.

 

일각에서 현 정부가 전두환 정권 만도 못하다고 닦아 세웠다 한다. 그러나 이는 국가 경영에 대한 판단을 잘 못 하고 있는 것이다. 전두환 정권이 군사정변으로 탄생한 나쁜 정권이지만 국가 경영을 못 했다고 싸잡아 넘기기에는 간단치 않다. 그래서 윤석열 대통령도 선거유세 중에 전두환 정권이 군사 쿠테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전두환 정권은 20~40%까지 이르던 추곡수매가 인상을 농민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14%에 묶는 결단과 예산동결을 비롯한 초긴축재정 운영까지 감내하며 30~40%까지 치솟던 물가도 잡고 인플레이션을 잡았다. 80년 -1.7%이던 경제성장률도 집권 내내 10%이상 지켜내 초호황기를 누린다.

이 시기에 올림픽을 유치해 전세계에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게 되며, 통금해제, 세계여행자유화, 칼러TV 도입, 프로스포츠 도입, 교복자율화 등의 진보적인 결정을 했을 뿐 아니라 의료보험 완성, 국민연금 도입(노태우 정권에서 완성), 공정거래법 제정 등을 이루어 낸다. 이는 포퓰리즘에 영합하지 않고 만기친람(萬機親覽)하지 않으며 각 분야의 최고의 전문가들에게 맡긴 결과이다. 

 

지방분권, 지방균형발전을 말하고 있지만 그럴 능력이 있나 싶을 때가 많다. 지역 이기주의가 너무 팽배해 있으며, 지역 내에서의 유착(카르텔?)이 발호(跋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대기업에서 납품한 달걀 곰팡이 건도 그 기업에서 원래 납품 받던 업체가 아니라 지역 내의 업체를 지정하다 보니 평소에 하던 품질관리에 미치지 못해 발생했다는 전언이다. 이 뿐 아니라 지역에서 일어나는 수 많은 사업들이 지역업체에 제한하므로 수준 미달인 경우가 많았으며 이 틈에 지역 내 형 동생들 사이의 유착이 일어나는 것이다. 공정한 시스템을 운영할 양식과 문화가 아직 멀었음을 본다. 

 

길거리에 붙어 있는 국회의원들의 예산 확보 현수막을 보면, 정치인을 매개로 지역별로 예산 뜯어 먹기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지방의 수도 없는 사업과 행사들 또한 중복적으로 타당성 면제까지 해가며 국고를 낭비하고 있다. 나쁜 정권임에도 불구하고 전두환정부가 정치를 잘 했다고 하는 것은 국가가 해야 할 일을 가릴 줄 알고 미래를 위해 필요한 일은 과감하게 결정하되 경우에 따라서는 스스로도 허리띠를 조이는 결정을 했기 때문이다. 

 

이미 언급되고 있는 공무원들의 해외 연수, 해외 시찰도 철저하게 챙기고 제도적으로도 정비하여야 한다.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같이 장기간 출장 간 직원을 기억 못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지자체의 장으로서 시찰출장을 가서 골프치고 요트를 탔다는 것 자체가 횡령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나 개인적으로는 통신사에 근무하면서 유럽선진국, 아프리카, 중남미의 여러 나라에 출장을 다녔지만 한 번도 구경을 다닌 적이 없다. 

 

차제에 지방에서 벌이는 국제적인 행사에 대해 예산 만이 아니라 필요성, 중복성, 수행 능력, 행사 수준을 점검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국제 행사는 국가의 얼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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