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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통령의 거시정책 과제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2년03월01일 17시10분

작성자

  • 이종규
  • 국가미래연구원 연구위원,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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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지금 경제성장과 물가 등 거시정책목표 중 어느 것을 중시할 것인가에 관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이 논란의 배경이 되는 기존 거시경제정책 체계에 결정적인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알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에게는 새로운 거시경제정책의 틀이 필요하다. 거시경제정책의 새로운 체계를 통해 현재 거시경제정책 기조와 관련하여 제기되는 논란과 혼선을 극복하는 방안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논란의 양상

 

   최근 거시경제정책과 관련하여 논란이 적지 않다. 대선을 앞두고 유력 후보들이 엄청난 규모의 돈을 풀겠다는 공약을 스스럼없이 발표하고 있다. 코로나 방역피해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한 추경 편성 여부와 그 규모와 관련하여 정부와 여당 간에 상당한 이견이 있었다. 재정과 금융 정책은 엇박자를 보이기도 한다. 재정당국에서는 연이어 추경을 편성하고 있는 데다 예산규모를 큰 폭으로 확대해오고 있다. 반면 금융당국은 가계대출에 대하여 총량관리방식을 적용하기 시작하였고 한국은행도 작년 8월 이후 벌써 세 차례나 기준금리를 인상하였다.

 

   통화정책에 관한 논쟁은 더욱 혼란스럽다.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현재 물가 상승률이 4%에 육박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금리 인상 시기를 놓쳤다는 견해에서부터 앞으로 경기가 위축될 것이기 때문에 금리를 인상하지 말아야 한다는 등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고 있다. 더욱이 지금의 물가 상승은 공급 애로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 인상으로는 물가를 안정시키지 못하고 경기만 위축시켜 소위 스테그플레이션(stagflation)이 초래될 것이라는 비관적 주장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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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기조가 서로 다른 것을 문제로 보는 시각도 많다. 서로 다른 정책기조로 인하여 두 정책의 효과가 반감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긴축적 통화정책과 확장적 재정정책의 조합은 시장금리의 급격한 인상을 초래함으로써 경기 회복세가 조기에 종식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하는 견해도 있다. 뿐만 아니라 금리의 급격한 인상으로 자산가격이 폭락을 할 수도 있고 그 경우에는 금융안정이 해칠 수 있다는 걱정도 없지 않다.

 

논쟁의 이론적 배경

 

   지금 통화정책 기조에 관한 여러 주장들은 물가안정목표제(inflation targeting)라는 통화정책체계에 뿌리를 두고 있다. 과거 통화량관리 방식에서는 통화정책의 중심지표가 경상GDP였는데 목표 변수로서 경제성장과 물가 중 어느 것에 더 큰 비중을 두는지 명확하지 않았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1990년대를 전후하여 많은 나라에서 물가안정목표제로 전환하고 물가에 대하여 명시적 목표를 설정하게 되었다. 

 

   물가안정목표제라 하더라도 물가만을 보지는 않는다. 물가와 함께 경제성장도 감안하는 방식, 즉 신축적 물가안정목표제(flexible inflation targeting)가 적용되고 있다. 이 방식에 의한 통화정책 체계는 다음의 수식(Taylor Rule)으로 표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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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전개되고 있는 통화정책 기조에 관한 논란은 물가와 경제성장 중 어느 것을 중시하느냐 하는 문제로 축약된다. 이 문제는 앞에서 설명한 Taylor 준칙을 통해 해소할 수 있다. 즉 물가를 얼마만큼 희생하고서 경제성장을 도모할 것인지, 반대로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는 것을 용인하면서까지 물가안정을 꾀할 것인지 등을 결정할 수 있다. 그리고 금융안정도 이 산식에 추가하여 주요 고려 요인으로 포괄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지금 전개되고 있는 논란은 부질없는 것이다. 정책당국에서는 이미 여러 논란적 요소들을 통화정책에 반영하였으리라 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앞에서 나열한 여러 주장과 견해에 대해 일일이 평가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정작 우려되는 것은 지금 전개되고 있는 여러 논란에서 거시경제정책에서 고려하여야 할 핵심 사안이 거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 점을 인식하지 못하게 되면 지금의 논란은 그야말로 논란에 불과할 뿐이다.

 

현행 물가안정목표제의 허점과 한계

 

   지금 전개되고 있는 논쟁에서 간과하고 있는 점이 하나있다. 그것은 현행 통화정책체계인 물가안정목표제가 심각한 맹점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가안정목표제의 맹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통화정책을 운용하게 되면 심대한 부작용이 초래된다. 주요 선진국에서 경험한 금융위기나 장기불황이 물가안정목표제의 한계에 기인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주목하여야 한다.

 

   앞의 Taylor 준칙은 주요한 가정을 전제로 하고 있다. 통화정책은 잠재성장률과 중립금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 즉 금리를 조정하더라도 실물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잠재성장률과 중립금리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이 화폐중립성(monetary neutrality) 가설이다.

 

   그런데 근래 들어 이 가정이 비현실적이라는 견해가 등장하고 있다. 이완적 거시경제정책이 잠재성장률을 낮추고 결과적으로 중립금리를 하락시킨다는 주장이다. 이 주장은 근래 선진국의 금융위기와 장기불황을 설명하기 위한 가설로서 어느 정도 타당성을 인정받고 있다. 

 

   주요 선진국에서는 1980년대 중반 이후 대이완기(great moderation)를 거치면서 ‘거시경제적 문제는 더 이상 없다’(the state of macro is good. Blanchard 2008)고 할 정도로 낙관적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이른바 신고전파종합(neo-classicial synthesis)으로 거시경제이론이 완성되었다고 보았다. 현실에서는 Taylor 준칙에 입각한 물가안정목표제를 통해 경기변동폭을 줄이고 물가안정도 달성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하였다.

 

   * Blanchard, Oliver J., “the State of Macro,” NBER Working Paper, No. 14259, August 2008.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러한 허상은 깨지고 말았다. 물가안정목표제를 충실히 준수하더라도 금융불균형이 누적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게 되었다. 즉 1990년대 이후 물가안정목표제에 입각한 이완적 통화정책으로 부채가 누적된 것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이었다는 점을 주목하게 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는 부채 누적으로 인해 잠재성장률()이 낮아졌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였다. 부채가 누적된 상황임에도 종전의 방식대로 잠재성장률을 추정하였다. 결과적으로 통화정책에는 실제보다 높은 잠재성장률이 적용되었다. 실제 경제성장률이 과대 계상된 잠재성장률에 비해 낮을 수밖에 없었고 그에 따라 금리를 인하하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이러한 의사결정이 반복되면서 이완적 통화정책 기조가 형성되었고 결국에는 자산가격 거품 형성과 금융위기로 이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요컨대 이완적 통화정책이 부채 누증을 야기하고 부채 누증으로 잠재성장률이 낮아지는 과정을 거쳐 저금리-저성장-저물가의 악순환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Borio 2014).

 

  * Borio, Claudio, Piti Disyatat, “Low Interest Rates and Secular Stagnation: Is Debt a Missing Link?” VOXEU.com, 25 June 2014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 엄청난 규모로 유동성을 공급하였지만 경제성장이 정체되고 물가도 오르지 않는 수수께끼 같은 상황도 이 가설에 의해 설명할 수 있다. 인구고령화, 산업구조의 변화 등의 요인도 작용하고 있지만 2010년대 저성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택한 이완적 거시경제정책도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다. 

 

새로운 거시경제정책 체계

 

   이 가설에 따르면 통화정책의 핵심은 현재와 미래의 경제성장률 중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의 문제이다. 하지만 단순한 양자택일의 상황은 아니다. 현재의 경제성장률을 중시하게 되면 금융불균형을 수반하는 것이므로 사실상 그 경제적 후생은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한다. 결국 미래 경제성장률을 희생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통화정책이 된다. 

 

   금융부문이 실물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현재의 금융시스템에서는 금융불균형을 누적시키지 않는 것이 통화정책의 최우선적 고려 사항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새로운 가설의 정책적 시사점이다.

 

   이런 차원에서 현행 물가안정목표제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통화정책체계를 모색해보았다. 새로운 정책체계는 대략 다음 표와 같이 요약할 수 있다. 구체적인 정책 내용에 대한 논의는 생략하기로 하자. 그 대신 우리나라 상황에 실제로 적용해봄으로써 간접적으로 이 체계를 설명하고자 한다. 이 과정을 통해 현재 제기된 여러 논쟁에 대해 나름의 견해를 밝힌다는 의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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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상황에 관한 시사점

 

경제여건이 악화되더라도 거시경제정책을 더욱 긴축적으로 운영할 수도 있다.

 

 지금 우리는 수많은 난제에 직면하고 있다. 근래 민간의 경제 활력이 극도로 저조하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물가 불안도 심상치 않다. 게다가 자산가격 폭등과 같은 비정상적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추세적으로 하락하는 현상도 정책적 관심 사항이 되고 있다. 

 

   앞으로 경제 상황은 더욱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고용 부진, 물가 불안 등이 내수를 억누를 것으로 보인다. 대외여건도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요인들이 훨씬 많다고 하겠다. 경제성장을 견인해온 수출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중국의 부상, 미중 갈등 격화, 전쟁 발발 등으로 수출의 확대도 여의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은 난제들을 앞두고 종전의 거시경제체계를 적용한다면 그 결론은 간단하다. 즉 거시경제정책을 확장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 다시 한 번 더 생각해보자. 확장적 거시경제정책으로 위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가? 확장적 거시경제정책으로 인한 부작용은 없는가? 

 

   현재의 상황에서 거시경제정책을 확장적으로 운용하더라도 경제성장률 제고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다. 지금 예상되는 여러 어려움은 돈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것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 금융불균형 누적 현상을 직시하여야 한다. 이제까지의 거시경제정책 기조에서 금융불균형이 누적되어왔다. 거시경제여건이 악화된다고 정책 기조를 더욱 완화하게 되면 금융불균형 누적 속도는 한층 더 빨라질 것은 뻔하다. 이 사실을 알고서도 경제여건이 나빠진다고 이완적 거시경제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겠는가?

 

   이제는 종전의 거시경제정책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경제 여건이 좋지 않다고 무조건 거시경제정책 기조를 확장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새로운 거시경제정책의 목표; 잠재성장률 제고

 

   앞의 논의를 일반화하면 새로운 거시경제정책 체계에서는 현재와 미래의 조화가 핵심적 과제가 된다. 두 문제가 상충되는 경우에는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미래를 중시해야 한다. 다만 위기와 같은 특별한 상황에서는 불가피하게 현재를 우선시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거시경제정책 운용은 장기적 안목에 따라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경기조절이나 물가 등 단기 변수보다는 금융불균형의 형성 여부와 같은 구조적 요소를 더욱 중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연하면 미래 경제성장률, 즉 잠재성장률을 낮추는 정책 결정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가능하면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거시경제정책을 운용하여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통화정책은 금융불균형을 누적시키지 않는 선에서 운용하여야 한다. 재정정책에서도 기본적으로 적자를 용인하지 않는 균형 재정이 요구된다. 이와 같이 중립적 거시경제정책은 미래의 정책 여력을 확보함으로써 미래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능력을 확보한다는 의미가 있다. 즉 장기적 안목에서 거시경제정책을 운용하면 불확실성을 줄이고 이를 통해 투자 확대 내지는 성장잠재력 제고에 도움을 주게 될 것이다.

 

적절한 정책 조합(policy mix)을 꾀하는 것이 묘책

 

   통화정책을 경기 대응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는 것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재정정책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지금 우리나라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치는 것이 과히 나쁘지는 않다. 금융부문의 문제로 인하여 불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통화정책은 긴축, 재정정책은 확장의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한 정책 조합이 될 수 있다 (Blanchard 2019).

 

   * Blanchard, Olivier J, “Public Debt: Fiscal and Welfare Costs in a Time of Low Interest Rates," The Peterson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s, Policy Brief 19-2, February 2019.

 

   확대 재정을 용인하더라도 경제주체들이 재정적자를 우려하는 수준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적자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을 넘어서면 민간 경제주체들이 지출을 축소하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확장적 재정정책을 운용하더라도 자금의 용도에 유의하여야 한다. 재정승수가 낮은 이전지출보다는 재정투융자 등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 그 이유는 이러한 재정지출을 통하여 장기적 관점의 경제성장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R&D 투자나 SOC 확충, 그리고 인력공급 확대를 위한 투자(여성의 경제활동 참가 촉진 등) 등을 그 사례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정책수단을 개발하는 것이 관건

 

   효과적인 정책체계를 갖추려면 정책목표보다 많은 수의 정책수단을 확보하여야 한다. 재정정책을 적극 활용하더라도 정책과제에 비해 정책수단이 부족하기는 여전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정책수단 개발을 생각하여야 한다. 새로운 정책수단은 개별 사안에 대한 원인 분석을 바탕으로 도출하여야 할 것이다.   

 

   거시경제정책에 대한 논란의 배경으로 등장한 여러 현상들, 즉 물가 상승, 경기 위축 가능성 등에 대한 대책을 생각해보자.

 

   지금 물가는 주로 공급 애로 요인으로 인해 오르고 있다. 이 차원에서 물가안정 대책을 생각해보면 국내 농산물의 파종과 수확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인력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같은 취지로 농촌 일손 결손을 초래하는 노인일자리 대책 등은 재고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대외적으로는 주요 산물의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거나 주요 농산물의 계약 재배 확대 등의 대책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이런 대책 없이 물가 상승에 대하여 통화정책으로만 대응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앞으로 경기 위축 가능성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해두어야 한다. 경기 진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경제활동이 위축된 원인을 재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정부가 민간을 대체하여 소비와 투자 활동을 직접적으로 확대해왔다. 기록적인 세수 증대도 경제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적폐청산을 내세우고 반기업정서를 조장한 것도 투자 위축의 원인이 되었다. 입법 만능주의식으로 여러 악법들을 제정한 것도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경기 진작 방안으로 여러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 

 

   경제성장을 억제하는 요인들을 감안하지 않은 채 경제성장률이 낮아진다고 기계적으로 거시경제정책을 확장적으로 운영해온 이제까지의 타성을 벗어나야 한다. 경제성장을 제약하는 요인들을 방치한 채 거시경제정책을 확장적으로 운용한들 경제성장이 가능하겠는가? 거시경제정책과 구조조정정책의 조화적 운용이 새로운 거시경제정책의 참모습이 되어야 한다. 

 

글을 맺으면서

 

    서로 상충(trade-off)되는 사안 중에서 어느 하나를 취사선택해야 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지금 거시경제정책과 관련한 논쟁이 대표적이다. 지금 우리는 경제성장과 물가 중에서 하나를 골라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이 문제를 극복하는 방법은 없을까?

 

  그 해법으로는 거시경제정책 체계를 바꾸는 길 밖에 없다. 단기적인 경제성장이나 물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장기 성장잠재력을 염두에 두는 거시경제정책 체계가 바로 그것이다. 새로운 거시경제정책의 틀이 조속히 체계화되어 실제 적용되기를 기대한다.

 

   이미 이러한 정책체계를 실행하고 있는 나라가 있다. 그 나라가 바로 독일이다. 독일의 경우 돈을 허투루 쓰는 일은 전혀 없다고 할 정도로 견조한 거시경제정책 기조를 유지해왔다. 심지어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Bundebank)마저 수요 관리 정책에 치중하기보다 공급 측면의 요소들을 중시해왔다. 독일에서는 케인즈(Keynes)식 경기조절정책을 거의 시행하지 않았다. 독일이 지금 세계적인 경제강국의 지위를 유지하는 데에는 이와 같이 독특한 거시경제체계가 크게 기여하였다고 할 수 있다. 

 

   모든 경제 문제를 금융과 재정으로 해결하려 드는 2020년대의 우리나라는 1920년대 극심한 혼란을 겪고 나서 독특한 방식으로 경제를 운용하고 있는 독일의 교훈을 깊이 되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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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2년03월01일 17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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