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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걸린 재정건전성-일본의 교훈 <5> 미래세대에 부담 떠넘기는 한국 재정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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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1년08월08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21년08월04일 11시33분

작성자

  • 김도형
  • 전 계명대 일본학과 교수, 현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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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초고령·저출산 사회, 포퓰리즘이 가세하면 재정건전성 유지 더욱 어려워 

 

코로나 팬데믹 2년을 맞이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경기회복이 본격화되고 이를 뒷받침해 온 양적금융완화의 출구전략과 함께 금리인상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은행은 여전히 물가상승률 2%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는 한 양적금융완화를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한국은행은 금리인상을 시사하기 시작했다. 한은은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재정당국의 재정규율 이완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높일 때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이 한국의 채무비율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한국이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17년 이미 고령사회(65세 이상 고령인구비율 14% 이상인 사회)에 진입한 한국의 고령인구 비율은 2035년 29.5%, 2067년 46.5%로 급속하게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 한국의 GDP 대비 복지지출 비중은 11.1%로 OECD 평균 21.5%의 절반 수준에 지나지 않지만 현행 복지제도를 그대로 유지만 해도 2060년 복지지출 비중은 약 30%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둘째, 설령 상기 3대 경직성 세출이 중앙과 지방정부의 세출·세입개혁, 사회보장개혁 및 지방분권 개혁(국고보조금과 지방교부금 삭감, 세원이양과 지방일괄교부금 증액)과 지방간경쟁으로 관리재정수지가 적정수준으로 감축된다 하더라도 나머지 경직성 경비인 국채원리금 상환비가 문제이다. 국채원금 상환이 원활하게 진행되어 국가부채 규모가 일정수준으로 수렴할 경우에도 국채이자 부담은 금리인상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이 결과 기존 국채 상환을 위해 다시 국채를 발행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현재와 같은 코로나 팬데믹 불황에서 양적금융완화로 장기금리는 낮은 수준에 있지만 국가채무가 누적되고 그 대부분이 자국통화 표시일 경우 국내 저축률이 하락하여 신규발행 국채는 국내소화가 어렵고 달러표시일 경우에는 국제신용등급이 하락함으로써 프리미엄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복지사각지대와 복지누수를 방치한 현행 복지제도를 복지서비스 명분으로 재정투입에 의해 더욱 확충하려 한다면 국제적 신인도 하락은 이외로 빨리 다가올 것이다. 미, 영, 일과 같이 자국통화표시의 국채발행과 국내소화가 어려운 국가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채무의 절대규모가 늘어나는 속도에 비해 성장률이 이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가채무는 단년도 재정수지 적자의 누계로서 이 중에는 세출 중 사회보장지출과 3대 경직성 경비인 사회보장비, 지방교부세 교부금, 국채 원리금 상환비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특히 의료·연금·장기노인요양 등 사회보장지출은 현재의 한국과 같이 초고속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진입하고 생산연령인구 감소에 이어 인구의 절대규모도 줄어드는 상황에서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가 지속되면 잠재성장률은 하락하고 3대 경직성경비 증가속도는 것 잡을 수 없이 빨라진다는 것이 선발 선진국의 경험이다. 

 

 차기정부 역시 개혁과 혁신을 지연시키고 포퓰리즘 하에 팽창일변도의 적극재정으로 정권을 시작한다면 재정의 고유기능(소득양극화 시정, 경제안정화, 경기활성화)을 회복하지 못할 뿐 아니라 거시경제 강인성, 재정건전성, 사회보장의 지속성 등 3가지 목표를 동시에 상실할 수도 있는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점에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어느 정권이든 정권초기에는 선심성공약 실천의 유혹은 뿌리치기 어렵다. 재정당국자들마저 “국채가 늘어나도 성장만 되면 국가가 파산할 염려는 없다”며 적자재정의 불가피성을 주장하기 일쑤다. 그렇다면 차제에 경제학자들에게는 익숙한 아래 산식의 의미를 살펴보자. 

 

 국가채무(대GDP)변화=▲관리재정수지(대GDP) + (금리-성장률) x 국가채무잔고(대GDP) ​ 

 

 여기에서 관리재정수지는 국채수입을 제외한 세출에서 국채원리금상환비를 제외한 세출을 뺀 재정수지로서 정부지출이 신규차입에 의존하지 않고 당해 연도 세수로서 충당가능한지, 아니면 국가채무의 GDP비중이 일정수준으로 수렴하지 않고 발산하는지 여부, 즉 미래세대에 대한 부담 전가 여부를 가늠하는 지표로서 적절하다고 가정하자.

 

 상기 식 우측 제1항이 플러스, 즉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아무리 커도 성장률이 금리보다 높아 제2항 (금리-성장률) x 국가채무잔고(대GDP)가 이를 상쇄하면 좌측 국가채무잔고(대 GDP) 변화는 플러스 또는 제로가 되어 국가채무는 더 이상 발산(확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성장률이 이자율을 상회할 정도가 되면 재정은 파탄할 리 없다는 앞의 주장을 뒷받침해 온 것이다. 따라서 관리재정수지가 일정할 경우에는 제2항의 금리-성장률 간 격차의 변화 경로가 국가채무잔고(대GDP) 변화에 결정적 요인이 된다.

 

 그러나 성장주도 재정재건 실패의 부담은 고스란히 미래세대의 몫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성장률이 금리를 상회하기도 하고 하회하기도 한다. 장기적으로는 양자가 유사한 패턴을 그리지만 그 움직임은 매우 불확실하며 성장률이 금리를 하회할 리스크가 상존한다는 점이다. 민간기업과 달리 국가 전체로서 언제나 성장률이 금리보다 높은 상황을 만들기는 매우 어렵다. 장기금리는 경제의 펀더멘털에 따른 것이며 기본적으로 정책금리와 달리 중앙은행도 좌지우지 할 수 없다. 선진국도 독일을 제외하면 성장률이 금리 아래로 떨어질 리스크를 안고 왔다. 

 

 관리재정수지가 적자라도 성장률이 금리를 상회하는 한 재정은 파산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은 거의 갬블(도박)이나 다름없는 위험한 발상이다. 여기에 재정당국마저 포퓰리즘 정권에 영합하여 낙관적인 성장 전망으로 세수는 과다, 세출은 과소 추계하는 등 타성에 젖어 재정재건을 미루었을 경우 성장률이 금리를 하회하는 경우가 많아지면 재정은 파탄 나고 그 후유증은 고스란히 청소년 세대와 태어나지도 않은 미래세대로 이전된다. 이것이 합법적인 아동학대를 용인하는 대의제(代議制) 민주주의의 결함인 셈이다. 차기정부는 이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인지? 

 

 잠재적 성장률 회복은 일시적 경기부양이나 전국민 코로나 재난지원금과 같은 선심성 지출만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오히려 금리보다 더 빠른 속도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무엇보다 국제신용평가 등급 하락 이전에 현재 진행 중인 양적금융완화정책의 단계적 출구전략으로 국제적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 한국경제 최대의 뇌관인 부동산 거품 붕괴가 더 빨리 올 수도 있다. 

 

 일본의 장기불황을 불러온 부동산 거품형성과 붕괴는 ①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에도 불어난 대미무역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한 미국의 일본시장 개방요구를 일축하고 금리인하와 유동성공급 확대에 의한 내수 확대로 대응, ② 보유세 인상-양도세 인하의 세제개편 지연과 임대차 보호법 속에 도시근교 나대지 방치, 주택공급 부족, ③ 오랜 부동산 담보대출 관행 지속, ④ 2년간 초저금리 지속으로 저리의 유동자금의 대량 방출로 전국적인 토지주택 투기 진행, ⑤ 3년 연속 금리인상으로 자산가격 폭락, 대출기관의 부실채권-기업의 부실채무 누적의 과정을 밟았다. 

 

 급속한 금리 인하와 인상, 세제개편 지연과 과다한 임대차 보호는 득보다 실이 많음을 명심하자. 우리 경우 당시의 일본과 달리 거대한 가계부채의 뇌관을 안고 있다.

 

 현재와 같이 연이은 경제실정의 기저질환에 코로나19의 팬데믹 상황이 겹쳐지면 정치권의 무절제한 포퓰리즘이 득세하고 그로 말미암아 세출삭감을 주저할 것이고 재정준칙을 세운다 한들 지켜지겠는가. 

 당연히 노동과 교육 분야 규제개혁으로 성장전략을 본궤도에 올려 재정재건도 동시에 달성하자는 데 국민적 합의를 이룰 수 있는 정치적 리더십이 절실하다.

 그러나 과연 증세 없이 국가채무잔고(대GDP) 축소가 가능할 정도의 높은 성장률이 가능할 것인지. 인구감소와 급속한 고령화는 더 높은 성장률과 세출증가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관리수지적자 비율 6.1%, 3년 만기 국채 금리 1.6%를 가정한다면 국가채무잔고의 GDP 비율을 선진국 수준인 60%로 잡고 이를 더 이상 증가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명목성장률은 간단히 계산하면 약 4.5%이다.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이 크고 금리가 상승하면 그만큼 요구성장률도 높아진다. 차기 정부 5년 임기 내 달성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ifsPOST>

 

김도형(金都亨)은 누구?

일본 一橋(Hitotsubashi)大 대학원 경제학박사(공공경제학, 일본경제 전공)

前 KIET 일본연구센터, 산업정책연구센터 소장

前 계명대 국제대학 일본학과 교수, 한림대 인문대학 일본학과 겸임교수

前 한일경상학회 회장, 한국경제학회, 국제통상학회 부회장, 한일FTA 민관 

   공동연구회 한국측 위원

現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책위원

 

<시리즈 순서>

①비상 걸린 재정건전성-일본의 교훈 <1> 국채증발이 재촉하는 재정 함정

②비상 걸린 재정건전성-일본의 교훈 <2> 고이즈미 구조개혁에서 민주당 포퓰리즘까지

③비상 걸린 재정건전성-일본의 교훈 <3> 아베노믹스의 등장과 3개의 화살

④비상 걸린 재정건전성-일본의 교훈 <4> 아베노믹스, 경기회복에도 재정건전성 확보엔 실패

⑤비상 걸린 재정건전성-일본의 교훈 <5> 미래세대에 부담 떠넘기는 한국 재정

⑥비상 걸린 재정건전성-일본의 교훈 <6> 총체적 재정개혁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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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21년08월04일 11시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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