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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대선(大選)과 윤석열의 미래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1년03월21일 17시10분

작성자

  • 김형준
  • 명지대학교 교수(정치학), 전 한국선거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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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大選)을 1년여 남긴 시점에서 대선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그 중심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있다. 그는 집권 여당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설립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하려는 시도에 반발하면서 지난 3월 4일 사퇴했다. 

 사퇴 입장문에서 “이 나라를 지탱해 온 헌법정신과 법치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면서 “우리 사회가 오랜 세월 쌓아 올린 상식·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보기 어렵다”고 했다. 

 

 윤 총장은 사의를 표명하면서 '정계 진출'과 관련한 명시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까지 해왔듯이 앞으로도 제가 어떤 위치에 있든지 자유민주주의와 국민 보호하는데 온 힘 다 하겠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이 사퇴한 후 실시된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선호도(지지도)가 수직 상승했다. TBSㆍKSOI(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여론 조사(3월5일)에서 윤 전 총장은 32.4%를 얻어 이재명 경기지사(24.1%),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14.9%)에 앞섰다. 무엇보다 윤 전 총장 지지율은 동일 기관의 2020년 11월 조사(11.1%)보다 무려 21.3%p 오른 반면, 이 지사는 20%대에서 정체했고, 이 대표는 10%대로 추락했다. 

 

그런데, 일주일 뒤에 실시한 TBSㆍKSOI(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3월 12~13일) 결과, 윤 전 총장이 37.2%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이어 이재명 경기지사가 24.2%, 이 위원장이 13.3%로 각각 2, 3위를 기록했다. 윤 전 총장 지지율은 1주일 전 조사보다 4.8%포인트 올랐다. 특히 이 지사와의 지지율 격차는 8.3%포인트에서 13%포인트로 벌어졌다.

 

 윤 전 총장은 한국 대선에서 판세를 좌우하는 5대 핵심 계층에서 모두 앞섰다. 서울(46.1%), 50대(45.1%), 중도층(43.7%), 무당층(43.5%)에서는 전체 평균보다 높은 40%대 지지를 보였다. 다만 화이트칼라층(31.7%)에서는 이재명 지사(31.0%)와 비슷했다. 역대 대선에서 이들 계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은 후보가 승리했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충청(46.7%)과 TK지역(52.6%)에서 50% 안팎의 높은 지지를 얻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별의 순간’을 잘 잡은 것 같다”며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 장관으로 일하다 집권당과 결별하고 중도 신당을 창당해 대통령에 당선된 과정을 언급했다. 그는 “마크롱이 ‘나는 프랑스를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듯 윤 전 총장도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제기되는 몇 가지 근본적인 질문

 

 윤 총장의 미래와 관련해서는 몇 가지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된다.

 

 첫째, 현재 지지세가 유지될 것인가? 윤 총장 지지도의 미래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문재인 정부와 대척점에 섰던 상징성 때문에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단지 ‘반문 정서’에 편승한 반쪽효과라 곧 추락할 것이라는 상반된 견해가 존재한다. 야권은 "윤 전 총장이 상식과 정의, 공정이라는 기본 가치를 바탕으로 헌법 정신을 지키는 이미지를 스스로 형성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지사는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급등한 것에 대해 “지지율은 바람과 같은 것이어서 언제 또 어떻게 갈지 모르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 

 

 역대 한국 대선 국면에서 특정 정치인의 지지율 급상승은 크게 ‘국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명분(메시지), 상황, 그리고 새로움’ 등의 요인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 윤석열은 자신의 사퇴와 정치 참여 명분으로 ‘민주주의와 법치 위기’를 내세웠다. 이런 메시지는 분명해 국민들의 공감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더구나, 윤 총장이 던진 현 정부의 ‘부패완판(부패가 완전히 판친다) 위험성’에 대한 메시지는 국민을 공분에 빠뜨린 예기치 못한 LH 사태라는 상황과 맞물리면서 국민 정서와 통했다. 국민들에게 “윤석열이 옳았다”는 것을 깊이 각인시켜주었다. 높은 인지도, 소신과 원칙의 긍정 이미지, 충청과 영남의 지역 기반, 부패 척결 적임자 등의 긍정 요인들이 결합되어 있어서 당분간 윤석열 지지율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반론도 있다. 정치적 능력과 자질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이 시작되고, 국민들의 ‘정치 검찰‘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존재하기 때문에 인기는 수증기처럼 사라질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둘째, 대권에 완주할 수 있는지 여부다. 고건 전 총리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처럼 중도에 물러 날 것인가? 아니면 이회창 전 총리처럼 끝까지 완주할 것인가? 오랜 기간 공직에 있었던 관료 출신들이 좋은 이미지로 국민들의 관심과 기대를 한 몸에 안고 대권 행보를 펼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고건 전 총리나 반기문 전 총장은 중도에 출마를 포기했다.

 

 고건 전 총리는 세 번의 장관, 두 번의 서울 시장에 이어 국무총리도 두 번째로 역임하는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정국을 안정시키고 원활히 돌아가도록 하는 역할을 잘 해 "행정의 달인(Master Administrator)"이라는 별명이 있었다. 고 전 총리는 대선을 1년 앞둔 2007년 1월 돌연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정치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고 전 총리는 자신의 회고록(2017년)에서 "제일 큰 불출마 요인은 중도실용의 기치를 내걸고 내 정치세력을 못 만든 것이고, 또 하나는 호남 출신의 한계론"이라고 말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10년 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면서 2017년 1월 12일 귀국하면서 대선의 문을 두드렸다.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하자 반 전 총장은 보수층의 유력 대권 주자로 자리매김하면서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였다. 그런데 고국으로 금의환향한지 20여일 만에 2월 1일 돌연 대권도전 중단을 선언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제가 주도해 정치결사체 이루고 국가통합을 이루려 했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결론은 현실정치의 벽을 뛰어넘지 못한 채 독자 세력화를 통해 정치결사체를 이루고 이를 기반으로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접는다는 것이다.

 

 결국 고전 전 총리와 반기문 전 총장은 권력의지가 상대적으로 약했고, 특정 정당이 아닌 제3지대에서 활동하면서 조직력과 자금의 한계를 느낀 것이 중도 포기의 가장 큰 요인이었다. 

 

이에 반해 이회창 전 총리는 집권당 대선 후보가 되어 끝까지 완주했다. 그러나 1997년 12월 대선에서 아들 병역 비리 의혹, 이인제 탈당, IMF 사태, DJP 연합 등의 악재로 약 39만 표의 차이로 패배했다. 대권 경쟁의 관점에서 보면 평생을 법조계에 몸담았던 관료 출신 이회창 전 총리는 강한 권력 의지와 대쪽 이미지, 그리고 스스로 집권당에 입당해 당권과 대권을 장악했었다. 

 

 윤 전 총장은 고건 전 총리와 반기문 전 총장과는 결이 조금 다르다. 윤 전 총장은 대권 승리 여부와 상관없이 앞으로 이회창 전 총리와 유사한 길을 걸을 지도 모른다. 무서운 집념으로 무장한 ‘진검승부 정치’로 절대 권력인 대통령과 맞장을 뜨면서 ‘소신과 원칙’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범야권 '킹메이커'를 자임하는 김무성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에 대해 "정권을 잡으려면 뱃속에 불타는 의지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을 타고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당장 ‘4·7보궐 선거’ 결과가 여야 모두 대권 구도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변곡점이 될 것이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윤 전 총장이 부상하는 현상이 과거 ‘안철수 현상’과도 다르다고 봤다. 그 이유로 “안철수는 국민들이 정치인으로 보지 않았지만 윤석열은 검찰총장이 정치하는 자리는 아니나 현실정치에 휘말렸다”며 “총장으로 있으면서 법치와 헌법정신, 국민상식 등을 이야기했는데 메시지 내용과 타이밍을 볼 때 정치 감각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욕적인 상황에도 일체 반응 없이 짤막한 멘트를 하는 것을 보고 그 정도면 훈련은 상당히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윤 전 총장을 내년 대선에서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주자로 평가했다. 

 

셋째, 향후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등 기존 정당과 손을 잡을지, 제3지대에서 새로운 정치 결사체를 조직할지 여부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2012년 5월 15일부터 2016년 5월 14일까지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의 대통령실 부실장으로 재직하면서 사회당 정부의 중도 우파적 정책들을 펼쳤다. 2016년 4월 중도 성향의 정당인 앙 마르슈!(En Marche!, 프랑스어로 "전진!"이라는 뜻)를 창당하고, 2017년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 처음 출마해 국민전선의 마린 르 펜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었다.

 

 마크롱은 "나는 좌파도 아니고 우파도 아니다"라면서 "기존 정치에 맞서 민주혁명을 일으키겠다"고 주장하며, 기성 정치를 비판하고 중도 표심을 이끄는 전략을 펼쳤다. 마크롱의 당선은 1958년 프랑스 제5공화국 출범 이후 60여년 만에 처음으로 기존 프랑스 거대 양당이었던 사회당이나 공화당 소속이 아닌 비주류 정당 대통령이 되었다. 

 이런 마크롱의 정치 성향은 '제3지대'로 요약된다. 정치사회적으로는 불평등 해소와 전 국민을 위한 기회 진작과 같은 좌파 정책을, 경제적으로는 친기업적 성향이 돋보이는 우파 정책을 내놓는 등 전반적으로는 중도 성향을 표방하고 있다. 

 

윤 전 총장 주변에선 제3지대 신당 창당에 무게를 두는 행보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제3지대론은 역사적으로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을 정도로 ‘실패 리스크’를 안고 있다. 제3지대 정치운동이 1997년 대선 당시 신한국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패배한 후 탈당한 이인제의 국민신당 창당, 2020년 대선에서 월드컵 4강 신화이후 정몽준 의원이 창당한 국민승리21 등이 모두 제3지대에서 활동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윤여준 전 장관은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들어가는 게 성사되면 내년 대선에서 당선 확률이 강력한 대선주자가 아니겠나"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무능과 부패, 폭정과 위선으로 민생이 파괴되고, 국민들의 정권 교체에 대한 욕구가 강하게 분출되고 있는 데 야권에 유력한 대권 후보가 부각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윤 전 총장의 운신의 폭은 상대적으로 크다. 

 

대권행보를 위해 윤석열이 준비해야 할 것들

 

지금까지 윤 총장은 스스로 정치를 하겠다고 선언한 적이 없다. 만약 그가 대권 행보를 생각하고 있다면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

 

첫째, 자신의 비전을 정립해야 한다. 총장 사퇴 시 던진 “정의와 상식,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겠다”는 말을 넘어 왜 자신이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지, 대통령이 되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통찰력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비전 없이 허황된 윤석열 현상과 지지율에 도취되면 미래는 없다. 더구나, 현 상황에 대한 국민의 분노만으로 지지를 계속 유지하기란 불가능하다. 윤 총장은 적어도 4월 보궐선거 직후 시대정신을 반영한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치 메시지와 개혁 아젠다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둘째, 조직이다. 좋든 싫든 대권 도전을 위해서는 세력이 있어야 한다. 윤 전 총장 측에선 “대선전이 본격화되면 다탄두 조직으로 탈바꿈 할 것이다”는 예고를 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은 윤 총장이 과연 누구와 정치를 할지에 대해 관심 있게 지켜볼 것이다. 최근 일부 언론 보도에서 윤 총장이 김한길 전 의원, 정동영 민주평화당 전 대표 등 비문(非文) 인사들과 접촉하고 있으며, 정계개편 가능성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런데 정치적 경륜이 많고 개인적 친분이 두터운 이들 정치 올드보이들의 귀환은 윤 총장에게 득보다는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 힘들더라도 국민들에게 새로운 인물들(예: 김동연 전 부총리, 최재형 감사원장, 금태섭 전 의원)과의 교분과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 

 

 셋째, 윤석열식 새로운 정치 실험을 준비해야 한다. 한국 대선에 불변의 법칙이 있다.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보 지 않은 정치 실험을 한 사람이 승리했다. 군부 세력과 민주 세력이 내각제 개헌을 매개로 3당 합당(영남+충청)을 한 다음 1992년 대선에서 승리한 YS, 유신 반대 세력과 유신 추종 세력이 DJP 연대(호남+충청)를 통해 정권교체를 이룩한 DJ, 재벌 반대 세력과 재벌 세력이 후보단일화를 통해 집권한 노무현 대통령 등이 이에 해당된다. 

 

 윤 전 총장은 과거와 같은 지역 연대와 인물 연대를 뛰어 넘는 창조적이고 도발적인 미래 연대를 구상해야 할 것이다. 가령, 야권이 권력을 공유하는 그림자 내각 팀을 만들어 여당 후보와 경쟁하는 초유의 선거 모델도 구상해 볼 수 있다. 막스 베버는 정치가에게 필요한 자질로 ‘열정·책임감·균형감각’을 강조했다. 정치가 국가의 운영을 떠맡기 때문이다. 

윤여준 전 장관은 <대통령의 자격>이라는 책에서 “어떤 화려한 경력을 쌓았는가보다 어떤 가치를 추구해 왔는가, 그리고 이를 통해 어떤 능력을 보여주었는가가 보다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향후 윤석열 전 총장이 베버와 윤 전 장관이 열거한 자격을 갖추었는지 여부가 그의 미래를 결정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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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1년03월21일 17시10분

댓글목록

담덕님의 댓글

담덕

윤석열이 검증을 받기 시작하면, 장난이 아닐것 같은데, 그부분을 먼저 해결해야, 대선이든 총선이든 가능하지 않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