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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보내며> 김정은위원장의 공개 활동 특징과 함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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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12월27일 1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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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세종연구소가 발간하는 [세종논평 No.2020-35](2020.12.24.)에 실린 것으로 연구소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2020년 김정은 위원장은 최근 보도에서 확인된 12월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9주기 금수산태양궁전 방문까지 총 53차례의 공개 활동이 이루어졌다. 이로써 2020년 공개 활동은 거의 마무리되었다고 볼 수 있다. 올해의 공개 활동 수준은 지금까지 가장 활발하게 공개 활동이 이루어졌던 2013년의 212회와 비교한다면 약 25% 수준에 불과한 수준이며 집권 초기에 비해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는 최근 2018년, 2019년의 각각 98회, 85회와 비교해도 전년대비 약 65% 수준에 머물러 현저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2020년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은 다음과 같은 특징들을 보이고 있다.

 

첫번째로 공개 활동이 주로 국내 정치와 관련하여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전체 공개 활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47%로 작년에 이어 두 해 연속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전체 공개 활동이 감소한 가운데 연례행사로 개최되는 각종 정치 관련 회의들은 모두 개최된 결과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게다가, 과거에 비해 정치국 확대회의 및 정치국 회의가 각각 6회, 5회로 다른 해보다 많이 개최되어 정치 분야에서의 공개 활동이 더욱 증가한 점도 고려되어야 한다. 2018년 이후 외교와 관련된 공개 활동은 각각 28회, 9회로 다른 시기보다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나 올 해에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군사부문 관련한 공개 활동은 총 12회로, 집권 이후 가장 낮았던 2018년에 비해 높아지기는 했지만 2019년 19회보다도 낮았다. 

 

두 번째로 대외활동보다는 국내 상황 관리에 집중했다는 점이다. 특히, 당 관련한 각종 회의 개최가 현저하게 증가하였다. 전술하였듯이 정치국회의, 정치국 확대회의뿐만 아니라 정무국 회의 개최가 함께 공개되었다. 정무국은 2016년 5월 노동당 제7차 대회에서 기존의 비서국을 대체하여 신설된 조직으로 당내 사업 전반을 관할하는 조직으로 본 회의의 개최는 올해 처음으로 공개되었다. 각종 회의의 주요 의제는 코로나-19에 대한 방역사업, 자연재해에 따른 피해 상황 파악 및 복구 사업, 경제 운영 실태에 대한 논의들이 주로 이루어졌다. 

 

세 번째로 올해 초반에는 군 관련한 공개 활동이 집중되었으나 후반으로 갈수록 감소하고 경제 관련한 활동이 증가하였다. 군사부문의 공개 활동 중에서 군사훈련 참관 및 군부대 시찰은 동계훈련기간으로 알려진 3월과 4월에 집중적으로 진행되었으며, 이후에는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주요 군사정책을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제부문의 공개 활동의 경우 하반기로 갈수록 관련한 소폭이나마 증가하였다. 그러나 2019년 12월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제기했던 정면돌파전의 기본 전선이 경제 전선이라고 제시했던 것에 반해 2020년 경제부문 공개 활동은 김정은위원장 집권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경제 분야와 관련된 공개 활동들의 경우에도 평양종합병원 건설 및 태풍과 수행 피해 지역의 복구 사업과 관련한 사업이 대부분이었고, 1월의 순천린비료공장의 현지지도 및 준공식 참석 정도가 북한 당국이 주요 경제 과제로 제시했던 사업과 관련되었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올 해 현지지도 또한 대폭 감소하였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현지지도는 북한의 최고지도자의 통치 방식 중의 하나로, 현지지도를 통해 북한의 최고지도자는 직접 현장을 방문하여 성과와 문제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과제 제시 등 지도를 진행함으로써, 현지지도 행보를 통해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지향성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지지도는 개별 단위에 대한 방문뿐만 아니라 일정 지역 전반에 걸쳐 주요 현장들에 대한 방문, 국가 계획에 따른 주요 대상들에 대한 방문과 각 상황에서 긴급한 필요에 의해 이루어지는 방문 등이 있다.

 

2020년에 이루어진 현지지도는 총 8회로, 연 초에 이루어진 순천린비료공장 건설 현장과 7월 광천닭공장 건설현장을 제외하면 모두 보건의료 및 자연재해와 관련한 현장들이었다. 국가 차원의 주요 건설대상이었던 순천린비료공장을 제외하면 모두 올해 예기치 못하게 발생한 코로나-19와 태풍 및 수해 피해에 따른 대응 사업들에 대한 현지지도 중심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는 올해 초에 계획했던 현지지도들을 대부분 진행되지 못하였으며 집권 이후 거의 매년 진행되었던 특정 지역 내 다수 공장에 대한 집중적인 현지지도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위와 같은 2020년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 활동 양상은 올 한 해 예기치 못했던 충격들에 대한 대응을 중심으로 사업들을 추진해야 했던 상황들과 관련된 것으로 파악된다. 코로나-19와 관련된 보건 위기는 공개 활동의 위축을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공개 활동이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에 소폭 증가하였는데 이는 주로 8, 9월의 수해 및 태풍 피해와 관련한 회의 및 현지지도와 시찰 등이 이루어진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올 해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은 이전 시기까지 보여주었던 추세의 연장선상에서 파악하기보다는 코로나19와 자연재해 등 예기치 못한 충격으로 야기된 조건 속에서 파악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전 시기와 비교해 볼 때, 대외 분문과 경제부문에서의 공개 활동은 현저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활동의 경우, 코로나-19로 사실상 국경을 봉쇄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과 2019년부터 경색되기 시작한 한반도 정세에 따른 결과로 파악된다. 반면 경제부문의 경우, 2018년 전체 공개 활동 중에서 경제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42%에 달했던 데 반해 2020년에는 26% 수준으로 떨어졌다, 북한이 경제건설총력집중노선을 제시한 201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경제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을 최우선과제로 설정한 북한의 입장이 변한 것이 아니라 올해 대내외적으로 조성된 예기치 못한 상황에 따른 결과로 파악된다. 2020년은 당 제7차 대회에서 제기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이 마무리되는 해로서 본 전략을 성과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경제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예견되었다. 이를 고려한다면 올해에도 최소한 예년 수준으로 경제 관련한 부문에 공개 활동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작년에는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삼지연군, 경성군 중평남새온실농장과 양묘장 등 주요 건설대상에 대한 현지지도와 함께 준공의 성과까지 공개할 수 있었던 데 반해, 올해는 코로나19 등 경제외적 변수들에 의해 기존에 제시한 경제계획 완수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지 못하여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방역부문의 위험을 감소하면서까지 현지를 방문하는 등과 같은 공개 활동을 줄이고 회의 주재를 통해 실태 파악 및 과제 점검과 조정 등이 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2020년 8월에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6차 전원회의에서 북한은 2016년 제기한 경제 계획 달성에 미진하였으며 인민생활 향상이라는 북한 정부가 제시한 목표를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이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거쳐 2021년 1월에 개최될 당 제8차 대회에서 새롭게 경제발전 5개년계획을 제시할 것임을 발표하였다. 이와 함께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2013년부터 전체 공개 활동 중에서 경제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곧 가장 높았다는 점과 2019년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도 경제건설을 기본 전선으로 밝힌 점을 고려할 때,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된다면 내년에도 집권 이후 보여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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