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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민주당 대선 정강으로 본 미국 외교정책 전망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0년10월15일 17시05분
  • 최종수정 2020년10월15일 11시19분

작성자

  • 이상현
  •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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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세종연구소가 발간하는 [정세와 정책 2020-10월호-제22호](10.5일자)에 실린 것으로 연구소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트럼피즘 2.0’ 대 ‘리셋 2.0’

 

2020년 미국 대선은 미국의 장래와 국제질서의 미래가 여러 가지 의미에서 ‘기로’에 선 상황에서 개최된다. 이번 대선의 결과에 따라 미국과 세계는 ‘트럼피즘 2.0’ 혹은 ‘리셋 2.0’ 외교의 시대를 맞게 될 것이다. COVID-19 팬데믹이라는 유례없는 국제적 위기 가운데 정상적인 선거 유세 대신 ‘비대면’ 전당대회와 유세가 일상이 된 상황 가운데 치러지는 것이다.

 국제정치 질서 면에서 보면 COVID-19는 그 이전부터 시작된 강대국 정치의 귀환, 글로벌 거버넌스‧다자주의의 퇴조, 전후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지탱해온 레짐의 붕괴, 미중 전략경쟁 등 기존 추세의 가속화는 국제정치적으로 많은 변화를 초래할 전망이다. 

 

그런 가운데 지난 5월 대중국 보고서에서 미국은 중국에 대해 협력보다는 공개 압박과 사실상의 봉쇄전략 등의 ‘경쟁적 접근(competitive approach)’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더 나아가 중국발 글로벌 가치사슬 교란을 겪은 미국은 경제번영네트워크(EPN: Economic Prosperity Network)를 비롯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고립시키기 위한 구상을 가속하며 동맹의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동·남중국해 해양안보 충돌, 홍콩, 대만 문제 등을 둘러싼 미중 간 군사긴장 고조 가능성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미국 내부적으로는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복원, 붕괴한 미국 외교의 재건을 촉구하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비판은 트럼프 1기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하며, 대체로 트럼프 행정부 들어 미국의 국제적 평판과 위상 하락, 미국 글로벌 리더십에 대한 국제적 신뢰 약화 등을 지적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신고립주의’ 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전방위적인 대중국 압박, 미국이 불리한 통상협정 개정, 해외주둔 미군의 방위비 절감 등 노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북정책의 경우 트럼프 특유의 ‘탑다운 외교’가 재연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직 경험이 전무한 배경에서 대통령이 된 것에 비해 조 바이든 후보는 델라웨어주 상원의원(1973-2009) 재직 기간 동안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외교정책과 관련한 풍부한 경험을 쌓은 것으로 평가된다. 바이든 행정부 외교정책의 기조로는 초당파적인 외교정책의 특징을 공유(미국 국익 우선, 보호주의적 성향, 대중국 견제 등)하면서도 트럼프 외교와는 큰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비 중요한 차이점으로는 글로벌 거버넌스·다자주의 중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중시, 동맹관계의 회복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누가 당선되든 실추된 미국의 국제적 영향력과 리더십을 회복하는 것이 외교 분야 최대의 과제라고 인식하며 미국의 전통적인 ‘가치외교’로의 복귀에 중점을 둘 전망이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선 정강과 외교정책 기조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후보로 공식 지명되면서 새로운 정강을 내는 대신 2016년 대선과 동일한 정강을 그대로 채택하고 “Fight for You!”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외교 분야와 관련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중국에 대한 의존을 끝내는 것과 미국 우선주의 외교정책을 천명한 것이다.

 

 대중국 의존을 위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다음과 같은 공약을 제시했다. 우선 제조업 일자리 1백만 개를 중국으로부터 탈환하고, 중국으로부터 일자리를 가져오는 기업들에 대해 세금 혜택 제공을 제시했다. 의약품, 로봇산업 등 핵심 제조업 기업들이 미국으로 복귀할 경우 100% 비용공제(expensing deduction)를 제공한다. 반면에 중국에서 아웃 소싱하는 기업들에게는 연방정부 차원의 계약을 중지하고,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확실한 책임도 추궁한다는 입장이다. 

 

미국 우선주의 외교정책으로는 끝없이 이어지는 전쟁을 종식시키고 해외주둔 미군을 본국으로 철수하고, 동맹국들이 공정한 방어분담을 지불하도록 하고, 경쟁자가 없을 정도로 미국 군사력을 강하게 유지하며, 미국인을 위협하는 글로벌 테러단체를 박멸하고, 사이버안보 방어체제와 미사일 방어체제 등을 제시했다. 그리고 COVID-19 종식을 위해 2020년 말까지 백신 개발을 완료하고 2021년부터 정상화로 복귀한다는 내용도 제시했다. 

 

바이든 캠프가 제시한 정강은 과거 민주당의 전통적인 아젠다들을 거의 다 반영하고 있다. 민주당도 COVID-19로부터의 회복을 첫 의제로 제시했다. 그리고 강하고 공정한 경제 건설, 보편적 의료보험 제공, 사법제도 개혁, 기후변화와 환경 정의 실현, 민주주의 회복 및 강화, 선진 이민제도 도입, 교육 개혁 등 주로 국내정치 관련 내용이 정강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 정강은 외교의 중요성 강조, 동맹관계의 복원, 국제제도의 존중, 해외 개발원조 활용, 군사력 강화와 21세기형 변환, 초국가적 도전에 대한 국제적 대응 조율, 기후변화, 신기술, 비확산, 테러리즘,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미국의 이익 증진을 위한 지역별 전략을 담고 있다. 북한 비핵화라는 장기적 목표 진전을 위해 지속적이고 조율된 외교를 전개하는 한편,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고 심각한 인권유린 중단을 위해 북한을 압박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주요 국내정치 및 외교안보 이슈에 대한 트럼프와 바이든 후보의 입장은 다음과 같이 비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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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대외정책의 기조는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로서 로널드 레이건 시대 모델을 전범(典範)으로 삼고 있다. 2017년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는 미국에 대한 3대 위협을 중국 및 러시아 같은 수정주의 세력, 이란·북한 등 불량국가, 테러 등 비대칭 위협으로 규정했다. 그리고 이 같은 도전 세력에 대응하기 위해 핵 역량을 포함한 군사력을 현대화 및 강화하는 한편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강화, 힘을 통한 평화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지난 5월 발간된 대중국 전략적 접근 보고서에서는 중국에 대해 협력보다는 공개 압박과 사실상의 봉쇄전략 등의 ‘경쟁적 접근(competitive approach)’을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사실상 양국 간 ‘신냉전’을 선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요바린다 닉슨대통령 도서관에서 행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최근 연설은 향후 미국의 대중국 압박 정책을 엿볼 수 있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이라는 프랑켄슈타인을 만든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는 40년전 닉슨의 회고까지 인용하면서 중국이 변해야 세상이 안전해진다는 사실상의 결별을 선언했다. 대외경제 정책에서는 미·중 경제권의 디커플링(decoupling)과, ‘신뢰하는 파트너’들과의 반중 경제동맹과 개념상 상통하는 경제번영네트워크를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에 비해 바이든 후보는 전반적인 외교정책의 기조로서 미국의 리더십 회복을 매우 강조한다. 바이든 후보는 포린어페어즈에 기고한 “왜 미국이 다시 세계를 리드해야 하는가?”라는 글에서 그의 외교정책 비전을 밝히고 있다. 바이든은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글로벌 위협에 대처하는 데 있어서 미국의 리더십을 포기했고 미국을 강하게 하고 국민을 단합시키는 민주적 가치로부터 멀어지게 했다고 비판한다. 

 

그래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첫 임무로서 미국의 민주주의와 동맹관계를 복원하고, 미국의 경제적 미래를 보호하며, 미국이 다시 세계를 리드하게 하겠다고 천명했다. 구체적으로 세 가지 어젠다를 강조했는데, 첫째, 국내에서 민주주의를 혁신, 둘째, 미국 중산층을 위한 외교정책 추진, 셋째, 국제사회 리더의 자리로 복귀한다는 것이다. 바이든의 어젠다는 민주당의 대체적인 외교정책 방향성을 반영하고 있는 바, 트럼프 집권 4년 동안 외교 폄훼, 일방주의, 실패한 외교로 미국의 동맹관계를 엉망으로 만들었고, 이제 동맹관계를 재건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대북정책 및 한반도 안보에 대한 함의

 

트럼프가 재선될 경우 대북정책은 변화보다는 연속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의 CVID 기조 위에 직접외교를 통한 대타협 가능성이 있지만, 비핵화 내실 면에서는 다소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바이든 집권시 오바마 시대의 외교로 단순히 복귀하기 보다는 ‘리셋 2.0’으로 평가될 정도의 차별화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며, 북한에 대해서도 ‘전략적 인내 2.0’이 시행될 가능성 클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의 북한 관련 정책은 대선 정강 및 바이든 관련 자료를 통해 매우 간략히만 언급하고 있어 구체적인 방향을 추정하기는 어렵다. 정강에서는 아시아의 핵심 동맹인 한국, 일본, 호주 등과의 협력과 그리고 대북 외교를 통해 북한 핵프로그램이 제기하는 위협을 봉쇄하고 지역 도발을 억제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미국 대선에서 대외정책 이슈가 차지하는 비중이 대체로 낮다는 것은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문제점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대외정책 이슈는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실제 피부로 느끼는 COVID-19 이후 경제 상황이나 이민법 같은 국내 정치 이슈들이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정책 이슈 중에서도 일반적인 미국인들이 관심을 갖는 이슈는 소수에 불과하며, 러시아, 중국, 중동 정도가 관심을 끌뿐 북한 이슈는 2020년 대선에서도 별 영향력이 없을 전망이다.

 

다만 민주당이 승리하면 트럼프 시대에 비해 외교의 방식이나 행태는 다소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바이든 외교안보팀은 버락 오바마 팀과 상당히 유사할 전망이며, 그 중에는 우리에게 친숙한 인물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토니 블링큰, 제이크 설리번, 미셀 플루노이, 커트 캠벨 등의 중용 가능성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외교안보팀에 비해 바이든 팀은 공식적인 절차와 과정을 중시하기 때문에 성급하고 보여주기 위한 정상회담은 하지 않을 것이다. 압박과 협상 병행 기조 하에 북한에 대해 단계마다 검증하고 확인하는 접근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바이든은 동맹을 중시하기 때문에 북한 문제를 다룰 때에도 일방적인 방식보다는 한국, 일본 등 지역 동맹국들과의 협의와 조율을 병행 추진할 가능성을 클 전망이다. 한국정부 입장에서는 차기 대통령에 누가 당선되든 신 행정부의 주요 정책들이 재검토되는 90일 이내에 신 행정부 외교안보팀과 한반도 문제를 심층적으로 조율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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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10월15일 17시05분
  • 최종수정 2020년10월15일 11시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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