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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코로나19 위기대응 100일 (10) 이제 ‘사회적 거리두기’에 더하여 ‘물리적 거리두기’ 집중할 때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0년05월07일 09시00분
  • 최종수정 2020년05월07일 00시32분

작성자

  • 안명옥
  • 前 국립중앙의료원 원장·차의과학대학교 교수. MD, PhD, DrPH, M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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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고  2월 23일 우리 정부는 정부의 위기경보를 가장 높은 단계인 ‘심각’으로 상향전환 하였고, 그 후 한 달이 지난 시점인 3월 22일 본격적인 ‘고강도 사회적거리두기’를 시행하였습니다. 4월 5일까지였던 1차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 차례 2주 연장되었고, 다시금 5월 5일까지 두 주일 연장되어 결국 고강도 거리두기의 시간이었던 45일이 지나고, 5월 6일부터 생활방역으로 전환되었습니다. 공식 환자발생 집계는 한 자리수로 줄어 다행이지만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조치들이 과연 방역의 기본 개념 위에 과학적 추정에 따라 추진되고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게다가 국민들을 향한 메시지 전달도 효과적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누차 반복하여 강조합니다만 방역의 대원칙은 ‘감염원의 차단’입니다. 그리고 이를 실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 가운데 하나가 ‘사회적 거리두기’입니다(뒤에 또한번 강조하지만 마스크의 방어위력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이 대단한 힘을 가졌습니다). 국가는 정책적으로 체계적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촉구해야 하고, 개인은 자신이 처해 있는 여건 하에서 최선을 다하여 감염원 차단 노력에 동참해야 합니다.   

 

그런데 표현은 ‘고강도’라고 하면서도 정부는 현재 우리가 처해 있는 방역상황이 ‘여전히 심각하다’라는 인식이 부족한 듯 방역태세에 긴장감은 보이지 않습니다. 오늘은 생활방역으로의 전환과 관련하여 두 가지를 제안합니다.

 

첫째, 이젠 ‘물리적 거리두기’에 좀 더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정부의 그 어떤 조치나 호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협조와 동참이 없으면 ‘사회적 거리두기’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제 ‘사회적 거리두기’를 넘어서 개인들 간에 ‘물리적으로 거리두기’에 초점을 맞춰 좀 더 치밀한 바이러스 확산 차단에 나서야 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물리적 거리두기의 병행만큼 효과적 방도가 없다는 것이 전 세계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입니다. 

 

둘째, 거리두기에 젊은이들의 적극적 동참을 촉구하고 협조를 호소해야 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과 친지들의 생명을 지키는 일입니다. 이제까지의 경험에 비춰보면 코로나19 감염시 80% 정도는 경증으로 지나가지만 확진자의 20%는 의료진의 집중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그 20%에 우리의 가족과 친지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많은 환자가 동시에 발생하면 의료체계가 붕괴되어 다른 응급환자는 물론, 나 자신이나 가족들이 필요한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재난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개인의 무심한 행동이 나 자신 뿐 아니라 가족과 이웃에게 엄청난 피해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참여할 대상에는 예외가 있을 수 없습니다. 바이러스 확산에 경계가 없듯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선 우리들의 사랑과 배려가 가족과 이웃 모두를 향한 공동체 정신에서 우러난 ‘사회적 거리두기’가 되어야 합니다.

 

특히 젊은이들의 경계 태세가 느슨해지고 있는 현상들이 도처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클럽이나 유흥업소 출입이 잦아지고  있어 ‘사회적 거리두기’에 공백이 생기고 있습니다. 게다가 외국에서의 코로나19 확산을 피해 일시 귀국하는 유학생들의 유입과 이들의 무심한 ‘물리적 거리두기’ 행태들이 젊은층의 소규모 집단감염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은 순간의 답답함 해소를 조금 뒤로 미루고 한시적으로나마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해 주시길 호소합니다. 아울러, 병원, 경찰, 소방서 등 재난방지 업무에 종사하는 분들과 식료품, 의약품, 택배 등 유통 서비스는 예외로 하고, 식당 등에서도 배달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도록 권유하는 조치가 코로나 확산 억지에 효과적일 것입니다.

 

차제에 실현 가능성을 떠나 전 세계 방역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 하나를 소개합니다. 이미 우리는 생활방역으로의 전환을 시작하였지만, 세계 모든 나라가 2~3주일간 확실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동시에 실시하면 코로나19의 확산은 빠르게 진압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병원인력과 필수직종 종사자들을 제외한 모든 이들이 동시에 3주일간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행하면 온 인류가 합심하여 팬데믹을 물리치는 역사상 첫 시도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물리적 거리두기’를 실천한다면 우리는 국제사회에서 코로나19 극복에 모범이자 진정한 승리자가 될 것입니다.

 

한가지 더 중요한 점은 외부의 공공장소나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서는 기본적 예의로 마스크를 쓰는 것입니다. 이 마스크의 감염차단 위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힘이 있음을 우리는 과거 3달간의 경험으로 충분히 보아왔습니다. 나와 이웃 모두를 지키기 위하여 마스크 착용은 코로나19 시대에 꼭 습관화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번 소개한 바 있지만 4월14일자 뉴욕 타임즈에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의 중요성에 대한 아주 실감나는 3차원적 시뮬레이션 자료를 가족들과 함께 보시기 바랍니다.  <ifsPOST> https://www.nytimes.com/interactive/2020/04/14/science/coronavirus-transmission-cough-6-feet-ar-ul.html?smid=em-sh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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