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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코로나19 위기대응 100일 (9) 백신과 치료제 개발 및 다양한 기초·임상 연구에 집중 투자해야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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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5월06일 09시00분

작성자

  • 안명옥
  • 前 국립중앙의료원 원장·차의과학대학교 교수. MD, PhD, DrPH, M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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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4일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코로나19대책 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장기전이 될 코로나19 대응책을 제안하면서 치료제와 백신 개발은 물론, 임상연구와 기초연구에 파격적인 선제적 투자가 필요함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의료계와 민간의 혁신적 노력으로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단기간 대규모 검사를 시행하여 국제사회에서 비교적 성공적 대처사례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코로나19의 추가적인 감염 확대 가능성을 차단하고 근원적 해법을 찾기 위해서는 바이오산업의 총아라고 할 수 있는 예방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정부의 파격적인 투자가 필수입니다. 이는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될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를 위해 한국이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합니다.

 

또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병이었던 메르스 극복 당시, 치료제와 예방 백신 개발 및 연구의 경험을 축적한 우리는 이를 빠르게 진화시킬 수 있는 전문인력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민간부문이 정부에 앞서 개발작업에 진력하고 있습니다. 

 

다만 우한의 폭발적 상황을 보던 1월 20일 우리나라 첫 환자가 발생하고, 이어서 대구 상황이 빠르게 진전되기 시작했을 당시부터 우리 정부의 관심과 선제적 조치가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늦었지만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정부가 관심 갖고 투자의사를 천명한 만큼 좀더 파격적이고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코로나19 관련 기초 및 임상연구도 마찬가지입니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연구팀의 좋은 기초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습니다. 이미 장기전에 돌입한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가 백신과 치료제 개발 및 그 외 심층적 기초 및 임상분야 연구에 경쟁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미 전문인력들의 집중적인 노력과 역량의 대결이 시작되었습니다. 

 

다양한 치료제들의 효능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기대를 걸었던 약제들도 그 효과가 아직 불확실합니다. 의료현장에서 신중하지만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임상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관련예산도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치료제와 백신연구만이 임상연구가 아닙니다. 탁월한 우리 의학자들의 끊임없는 다양한 임상연구가 코로나19 극복의 열쇠이기도 합니다.  

 

우리 질병관리본부는 모든 확진자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가 좀 더 신속하고 치밀하게 연구지원에 나선다면 한국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빠르게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가 이전 경험을 통해 상당한 역량을 축적한 우리 의학자들과 바이오연구자들 및 국내 기초과학과 생명과학 연구소들과 정보를 다양한 형태로 공유해야 합니다.

기초 및 임상연구 또한 코로나19 극복의 견인차 역할을 해내야 합니다. 연구자들은 질병관리본부가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는 아우성입니다. 방역의 임무도 질병관리본부의 중요한 역할이지만, 동시에 연구의 책무 또한 병행하여 추진해야 합니다.   

  

의미있는 발달된 연구 사례로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이 있습니다. 

 

 

첫째, 염기서열 분석으로 역학조사도 가능합니다. 바이러스의 감염경로도 밝힐 수 있습니다. 최초 전파자가 누군지, 어떤 경로를 거쳐 감염됐는지, 누구에게, 어느 나라로 퍼져 나갔는지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둘째, 고위험군 선별을 보다 세분화할 수 있게 됩니다. 정확한 고위험군 선별이 가능해져 선제적 치료가 가능해지고 사망자를 줄일 수 있습니다. 

 

셋째, 치료 우선순위 판정과 감염에 따른 위험도 예측이 수월해집니다. 이는 효율적인 방역체계와 치료체계 구축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넷째,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집니다. 환자마다 달리 나타나는 약물의 효과를 유전자 정보로 풀어낼 수 있는 만큼, 선별적인 약물 투입으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으므로 새로운 치료제 개발 시 임상시험에도 유형화해 활용될 것입니다. 

 

이 모든 과학의 힘이 정보의 공개와 연구를 통해 발휘됩니다. 정보를 투명하게 개방, 공유하고 있다고 말로만 하지말고 코로나19 관련 제반 정보를 현장에서 국내학자들과 즉시 공유하며 이들의 연구를 독려하고 파격적인 재정지원을 해야 사태 극복의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19의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결과가 많은 나라들에서 속속 밝혀져 유전체정보 공유 DB가 공개되었지만(WHO가 운용하는 코로나19 공동 역학조사를 하는 ‘국제인플루엔자데이터공유이니셔티브(GISAID)’에는 4월 7일까지 전 세계 57개국 3000건이 넘는 확진자의 지놈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있지만 미국(621건), 영국(350건), 중국(242건) 순으로 많은데 한국은 12건 뿐), 국내 분석결과는 아직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질병관리본부가 정보 공개에 여전히 소극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감염병 발생 초기 중국으로부터 유입이 확인될까 꺼리는 것은 아닌지요? 

 

질병관리본부는 유전체염기서열 분석결과를 유전체정보은행 DB와 함께 즉시 공개해야 합니다. 정보를 공개하면 유전자 정보 분석 전문가들이 바이러스의 감염 경로를 밝혀낼 수 있는데 왜 여러 분야의 학자들과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다른 나라들에 앞서 발빠르게 국내 의료 및 바이오 연구자들과 기초연구 및 임상연구를 실시한다면 코로나19 극복에 앞장 설 수 있으며, 나아가 국제사회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될 것입니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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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5월06일 09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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