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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ID-19 大流行’은 언제, 어떻게 끝날 것인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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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4월11일 17시05분
  • 최종수정 2020년04월12일 10시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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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인류 사회는 희대의 글로벌 규모의 공동 재앙을 겪고 있다. 지구촌 전역으로 번지고 있는 ‘COVID-19 대유행(pandemic)’에 대항하여 모든 나라들이 필사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좀처럼 기세가 꺾일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세계 최대 경제 대국 미국 전역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중국, 이탈리아에 이어 새로운 ‘근원지(epicenter)’로 부상하며, 글로벌 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COVID-19 감염 확산이 가장 극심한 지역이 바로 미국 경제의 심장부 뉴욕州(뉴욕市 포함)다. 뉴욕州 쿠오모(Andrew Cuomo) 지사 및 디 블래지오(Bill de Blasio) 뉴욕 시장은 연일 의료 장비 및 인력 지원을 호소하고 있으나 지역 위기 상황은 날로 심각해지며 정점을 향해 치닫는 양상이다. 아래에, 세계 각국이 COVID-19 글로벌 확산에 대응하고 있는 현재 상황과, 향후 국제 사회에 미칠 장기적 영향을 예상하는 ‘Post Covid-19’에 관한 몇 가지 보고들을 요약한다.

* 美 CNN 방송은, 현지시간 8일 오후 현재, 전세계 COVID-19 확산 현황(Johns Hopkins大 집계)은, 전세계 감염자수; 1,500,830명, 사망자; 87,706명에 이르고, 미국 국내에서는 감염자수; 423,135명, 사망자; 14,390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美, 뉴욕州 중심으로 COVID-19 대유행 ‘글로벌 거점’으로 부상 


며칠 전까지도, 중국에 이어 유럽 중심부 이탈리아가 이번 COVID-19 글로벌 확산의 근원지로 주목을 받아왔으나, 불과 며칠 사이에 미국에서 감염자 수가 40만명을 넘어서고 사망자 수도 1만4천명을 넘어서자 이제 미국이 COVID-19 확산의 새로운 본거지로 주목을 받게 됐다. 게다가, 의료 자재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전시동원법’까지 발동하며 자동차 기업들로 하여금 인공호흡기 등 의료 장비를 생산하도록 강제하고 있으나, 의료 물자 부족 현상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그 뿐 아니라, 현장에서는 의료 인력마저 부족하여 미국 내 의료 인력을 상대로 뉴욕 지역에 와서 자원 봉사에 참여할 것을 호소하는 등, 그야말로 아비규환 상황이다. 

 

미국 내에서도 COVID-19 확산이 가장 극심한 지역은 뉴욕州로, 3일 하루에 630명이 사망해서 누계 3,565명에 이르고 있다. 뉴욕州 쿠오모(Andrew Cuomo) 주지사는 주민들의 비협조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자, 보다 강력한 조치를 단행했다. 그는, 경제 • 사회적 타격을 우려하는 저항에 부딪치자 ‘내가 모든 책임을 진다’며 강력한 조치를 강행할 것을 천명해 비상한 주목을 받았다. 

쿠오모(Cuomo) 주지사는 중증 감염자 치료에 필수 장비인 인공호흡기의 조달에도 동분서주한 결과,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전해진다. 그는 “우리는 아직 절정기(apex)를 앞두고 있다” 며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을 촉구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요 며칠 들어서는 뉴욕 지역에서서는 비록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기는 해도 감염자 증가 추세가 진정될(flattening) 조짐을 보인다는 보도도 나온다. 

그러나, 벅스(Deborah Birx) 백악관 COVID-19 대응 전담 조정관은 지난 9일 정례 브리핑에서 뉴욕州 등 기존에 알려진 위험 지역들 이외에도 워싱턴 D.C., 필라델피아, 휴스턴 등 다른 지역에서 감염자 증가 속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새로이 폭발적 감염 사태가 나타날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각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실행의 성과 불구, 감염은 여전히 확산


이처럼 COVID-19 확산은 이제 전 세계적 재난 상황이 됐고, 각국 정부는 사즉생의 자세로 나서 대응하고 있다. 최근까지 유럽 지역의 중심지에서 COVID-19 글로벌 확산의 근거지로 주목을 받고 있던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3월 26일을 고비로 하루 사망자 수가 다소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그간의 노력들이 다소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는 해도, COVID-19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바로 어제는 중국 미디어들이 시진핑 주석이 우한(武漢) 지역에 내려졌던 봉쇄령을 해제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동시에, 시 주석이 마스크를 벗은 채 여기저기 방문하는 장면을 찍은 영상을 곁들여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중국 내외의 많은 전문가들은 여전히 상당한 우려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한편, 그간 올림픽 개최를 염두에 두고 사회적 통제를 극력 피해 왔던 일본도 100조엔 규모의 이례적인 대형 경기 대응책과 함께 다소 강제적인 ‘긴급재난지역’을 선포했다.  

 

한편, 영국의 경우에는, 지금까지 존슨(Boris Johnson) 총리 정부가 COVID-19 감염 확산에 대해 취한 강력한 조치들이 다소 희망을 가질 만한 이유들을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영국 NHS 의료 책임자 포위스(Stephen Powis) 국장은 최근 기자 회견에서, 당초 정부가 예정했던 대로, 다음 주에 들어가면 현행 ‘지역 봉쇄(lockdown)’ 조치를 유지에 대해 재검토할 방침임을 밝혔다. 그러나, 정작 존슨(Johnson) 총리 자신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위중한 상태에 빠져있다.

 

일찌감치, ‘집단 면역(herd immunity)’ 가능성을 상정하고, ‘실험적 조치’ 로 COVID-19 대응에 소극적인 자세를 유지해 오던 스웨덴도 최근 감염자가 급증하고 사망자가 수 천명에 이르자, 지역 이동 및 공중 생활을 제한하는 강력한 봉쇄 및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에 들어갔다. 종전의 느슨한 거리두기는 ‘집단 면역’을 높이는 것이 COVID-19를 이기는 길이라는 전문가들의 확신에 기인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감염자가 6,400여명에 이르고 사망자도 370여명에 이르자, 로프벤(Stefan Lofven) 총리는, 사망자가 수 천명이 될 수가 있고, 경제적 타격도 몇 달이 걸릴 수 있다며 야당에 ‘비상통제’ 조치를 위한 수권(受權) 법안을 제시해 놓고 있다.

 

이처럼, 각국이 그야말로 COVID-19 감염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 대응하고 있고, 그 결과, 미국 뉴욕州, 스페인 등 일부 지역에서 감염자수나 사망자수가 부분적으로 정점을 지나고 있다(peak out)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전반적으로는 ‘대유행(pandemic)’ 추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 주; ‘집단 면역(herd immunity)’; 어느 집단 내에서 해당 병원균에 대해 백신이 개발되거나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감염을 통해서 일정 비율 이상의 구성원이 면역력을 갖게 되면 집단 전체가 해당 질병에 저항력을 갖게 된다는 발상

 

美 Johns Hopkins 대학의 2018년 보고서에 새삼 이목이 집중 


지금 글로벌 규모의 위협이 커지는 감염증을 일으키는 병원체(病原體)인 COVID-19 바이러스와 관련해서, 2년 전인 지난 2018년에 존스 홉킨스(Johns Hopkins) 대학이 발표한 한 보고서에 뒤늦게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보고서는 건강 보건 전문가 120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요약한 것으로, 특히, 호흡기 계통을 악화시키는 RNA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최대의 위협’ 으로 특기하고 있다.

즉, 美 정부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에 비해 코로나 바이러스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며 경종을 울렸던 것이다. 잠복 기간 중이나 가벼운 증상만 나타나는 시기에도 감염을 일으키는 특성 상 지극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지금 2차 세계 대전 이후 인류 최대의 위협이라는 COVID-19 바이러스 확산의 경우와 꼭 일치하는 상황을 예견한 것으로, 새삼 커다란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이다.

 

* 주; 바이러스에는 ‘DNA 타입’, ‘RNA 타입’이 있고, 이 중 RNA 타입 바이러스는 돌연변이가 발생하기 쉬워 위험성이 더 높다고 알려진다. RNA 타입 바이러스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인플루엔자, 에볼라 출혈열, 댕기열 등이 있다.

 

이 보고서는, 아울러, 과거 경험을 통해 잘 알려진 요주의 바이러스들에 국한하지 말고, 호흡기 계통의 감염을 일으키는 RNA 타입 바이러스에 주목할 것을 경고했다.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항(抗)바이러스 약(藥)이 지극히 적은 현상을 우려하며, 치료약 및 백신 개발을 가속할 것을 촉구했다. 제약 기업, 각국 정부, 의료기기 메이커 등이 공동으로 임상 실험을 원활히 시행할 방책을 강구할 것도 제안했다. 

이 보고서가 2년 전 제시한 8 가지 구체적 권고 사항을 보면, ① 위협적인 (RNA 타입)바이러스에 투자할 것, ② 과거 경험에 기초한 대책으로는 부족, ③ 호흡기에 감염되는 RNA 바이러스를 우선할 것, ④ 효과 있는 항바이러스약의 개발에 집중할 것, ⑤ RNA 바이러스 백신 개발을 우선할 것, ⑥ 과학적 근거에 바탕을 둔 치료법의 개발에 官 • 民 • 醫가 협력할 것, ⑦ RNA 바이러스 연구에는 바이오 안전 등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 ⑧ 진단법 및 진단 장비의 실용화를 전세계적으로 확산시킬 것, 등을 권고했다. 그대로, 지금 각국이 뒤늦게 열중하고 있는 사안들이다. 

 

동시에, ‘세계적 대유행(pandemic)’ 징후를 신속히 감지하고, 감염 진단 능력을 집중 개발할 것도 제안했다. 물론, 비용 문제가 따를 것이나, 이에 상응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곁들였다.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모든 게 그야말로 ‘사후 약방문’이 되고 말았다. 이를 감안하면, 인간과 물자가 무시로 국경을 넘나드는 현실에서 향후 이보다 더 무서운 질병이 확산될 수도 있다는 것이 공통 인식이다. 

그럼에도, 아직 이런 전문가들의 권고에 철저하게 대비하지 못하고 있는 게 각국의 현실이다. 최근 보도로는 美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에 백악관 내부에서 재앙적 감염을 경고하며 엄청난 희생자가 나올 가능성을 경고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무방비, 무대응으로 일관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번 COVID-19 사태를 겪으며 얻을 교훈을 ‘다음’ 전략에 얼마나 되살려 반영할지가 관건이다. (Nikkei) 

 

블룸버그 “COVID-19 대유행”은 언제, 어떻게 끝날 수 있을까?” 


전 세계에서 감염자가 150만명을 넘어서자 지금 인류 최대의 관심은 언제쯤 이러한 ‘COVID-19 대유행(pandemic)’ 사태가 종식될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이동 제한’ ‘지역 봉쇄(lockdown)’ 조치가 완화될 수가 있을 것인가에 실제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블룸버그 통신이 “When, and How, Does the Coronavirus Pandemic End?”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 기사 내용에 따르면, 현 COVID-19 대유행(pandemic) 사태의 종식은, 소위 ‘집단 면역(herd immunity)’이 형성될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전제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우선, 의료 과학자들이 안전하고 효율적인 백신 개발에 성공해서 예방이 가능하게 되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보다 냉혹한 방법이기는 하나, 광범한 지역에서 병원균에 감염되어 이에 대한 ‘저항성’이 형성되는 길이라고 지적한다.

 

한편, 美 하버드大 구즈미트(Jaap Goudsmit) 감염병 전문 교수는 최근 화란 De Telegraaf紙와 인터뷰에서 COVID-19 바이러스에 대한 ‘집단 면역’이 형성될 때까지는 앞으로 몇 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전망을 피력했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는, 일상 생활의 조속한 정상 복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통제가 최소한 2~3개월, 이상적으로는 6개월은 유지될 것으로 예견한다. London 위생 및 열대병 학교 와일더-스미스(Annelies Wilder-Smith) 교수는 하루 감염자가 2 주일 동안 지속적으로 감소될 때까지 이동 제한 조치를 유지할 것을 권고한다. 이를 감안하여, 한 미국의 전문가 그룹은 학교나 기업들은 재개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등은 유지하는 중간적 조치도 제안한다. 

 

한편, 많은 연구기관들이 COVID-19 퇴치에 결정적 계기를 만들기 위한 백신 개발에 진력하고 있으나, 이는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일이고, 빨라야 12~18개월을 상정할 정도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금 개발 중인 결과물이 실제로 COVID-19 퇴치에 유효할지 여부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지나친 낙관을 하지 말도록 경고한다. 블룸버그 등 미디어들도, 최근 일부에서 흘러나오는 ‘최악은 지났다’는 전망들에 대해 “아직 정점을 얘기하기는 너무 이르다”며 강력 경고하고 있다. 인류 공동의 적(敵) COVID-19 라는 ‘보이지 않는 악마와의 전쟁’은 아직 갈 길이 먼 것이다. 

 

‘Post COVID-19’, 글로벌리즘(globalism)의 변화에 비상한 관심


사실, COVID-19 발발(勃發) 이전에도 이미 ‘글로벌리즘(globalism)’의 향방에는 암운이 드리우고 있던 게 사실이다. 특히,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정권이 들어선 뒤 거센 역풍을 맞고 있었다. 좋은 예로, 로스(Wilbur Ross) 상무장관의 “iPhone 한 대 만드는 데 6 대륙 43개국에 걸쳐 200개 공급자들이 필요하다”는 푸념이 트럼프 정권의 ‘글로벌化’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단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종전에, 글로벌 사회는 전후 형성된 국제적 협력 분위기 속에서 사람, 물자, 자금, 정보, 기술 등이 국경을 넘어 자유로이 교류하면서 신흥국들의 발전을 돕고 많은 사람들의 복지를 향상시켜 온 것이 사실이다. 또한 수많은 다국적 기업들에게도 큰 이익을 안겨주었다. 반면, 일부 선진국 기업들의 고용이 상실되면서 많은 생산직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어 빈부 격차가 더욱 심화된 측면도 있다. 

 

그러던 중,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계기로 글로벌화의 모순이 돌출되었고, 이것이 트럼프 진영이 “America First” 슬로건을 내건 결정적 계기가 됐다. 트럼프 정권은 취임과 함께, 이러한 슬로건에 맞추어 글로벌화의 가장 큰 혜택을 입으면서 경제 대국으로 부상한 중국 때리기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글로벌화 옹호자들에게 미래를 맡길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표명한 적이 있다.

 

이런 묘한 시기에 이번에 COVID-19 팬데믹(pandemic) 사태가 돌발하자, 사람들의 왕래도, 물자의 이동도 완전 두절되다시피 됐고, 금융 자본마져 본국 회귀 경향이 급격히 높아져 신흥국에서는 자금 유출이 가속되고 있다. 그야말로, 100년에 한번이라던 글로벌 금융위기로 퇴조하기 시작한 ‘글로벌화’ 풍조가, 마찬가지 100년에 한 번 나타날 COVID-19 감염 사태로 다시 한번 위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이번 COVID-19 대유행(pandemic) 사태로 각국 경제에 미칠 충격은, 당초 일시적,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던 것과는 달리, 실로 엄청날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다. 각 경제 전문 기구들의 글로벌 경제 전망들을 종합하면 美, 유로圈, 英, 日 등 주요국들의 2020년 경제 성장률이 (–) 3% ~ (–) 4 % 대로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경제적 충격 뿐만 아니라 세계인들의 심리 상태 및 가치관에도 장기간에 걸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차대전 당시 진주만(眞珠灣) 기습, 9.11 동시 테러, 글로벌 금융위기, 베를린 장벽 붕괴 등 역사적 사건들에 필적할 충격을 상정하는 것이다. 향후 국제 사회에 비합리적, 배타적 풍조가 확산되면 최근까지 확대되어온 ‘글로벌化’의 쇠퇴를 앞당길 것이라는 관측도 대두된다. 


“선택적 자급자족 및 디카플링으로 ‘글로벌 거버넌스’ 不全” 예상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COVID-19 사태를 계기로 글로벌화 퇴조가 가속되면, 지금까지 자유무역의 이득을 중시하여 광범한 국제 분업을 기반으로 형성되어 온 글로벌 공급망이, 국가 안보를 중시하는 관점에서 핵심 자재들의 생산 • 공급을 자국 통제 하에 확보하는 방향으로 재편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 개입 강화도 상정할 수 있다. 각국 정부는 민간 주체들의 생산 활동에 보다 큰 영향력을 미치려 할 것이다. 한 예로, 지금 미국이 사용하는 항생물질의 95%가 중국산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앞으로는 주요 의자재의 국내 생산을 확대하는 등, ‘선택적 자급자족’ 혹은 ‘글로벌 디커플링’이 급속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와 관련, 주목할 점은 글로벌리즘의 퇴조 및 미국의 리더십 약화로 ‘글로벌 거버넌스’ 의 기능 부전(不全)이 예상되는 점이다. 종전에 글로벌 리더십을 장악해 온 미국이 이번 COVID-19 팬데믹 사태가 글로벌 재앙으로 진전되고 있음에도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COVID-19 사태는 단순히 보건 의료 위기를 넘어 ‘글로벌 거버넌스’ 문제로 확대될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하스(Richard Haass) 美 Council on Foreign Affairs 대표는 “인류는 지금 현대 역사의 한 전환점을 지나고 있고, 앞으로 새로운 국제 질서가 형성될 것” 이라고 정의했다. 일부 관측자들은 ‘다음 노멀(next normal)’ 형성 과정에서 아시아의 부상을 예견한다. 이는 여태까지 막강한 헤게모니를 장악해 온 미국의 쇠락를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정권은 ‘COVID-19 대유행’ 과정에서 의료적 대응이나 경제 정책에서 괄목할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고, 오히려, 초기에 무책임한 방관으로 일관, 급기야 글로벌 재앙의 근거지(epicenter)로 부상했다. 

 

결국, ‘Post COVID-19’의 새로운 국제 질서 형성 과정에서, 미국의 리더십 약화, 글로벌 협력 체제의 정체, 열강 간의 불화 심화 등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언젠가 ‘COVID-19 대유행’ 사태가 종식되고 나면 트럼프 정권 등장 이후 고립주의적 자세로 틈이 벌어져 온 ‘반(反)글로벌화’ 흐름에 결정적 시기를 맞이할지 여부에 세계인들의 지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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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4월11일 17시05분
  • 최종수정 2020년04월12일 10시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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