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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와의 전쟁’ 극복 위한 디지털인프라 구축 절실하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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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3월04일 17시00분

작성자

  • 박수용
  • 서강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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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 하면서 이 세상에는 두 개의 세상이 존재 한다고 한다.  하나는 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실물세상(Real World)과 또 하나는 IT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세상(Digital World) 이다.  예전만 해도 디지털 세상은 실물세상을 지원하고 보조하는 수단이었다.  예를 들면 은행업무만 하여도 고객들이 창구에 와서 직원들을 통하여 업무를 보고 나면 뒷단에서 그 내용들을 컴퓨터로 처리하여 다시 창구에 처리 결과를 제시 하여 준다든지, 고객들이 백화점에서 편리하게 물건을 구매 하도록 뒷단에서 자재관리, 물류 등의 업무들을 자동화 하여 지원 한다든지 하는 것 들이 디지털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이었다.

 

 그러나 4차 산업 혁명의 시대가 오면서 실물세상의 보조 역할만을 하였던 디지털 세상이 도리어 실물세상의 일들을 떠맡아 진행하고, 실물세상에서는 불가능 하였던 일들이 디지털 세상에서는 가능 하게 됨에 따라 디지털 세상에서의 경쟁력이 실물세상에서의 기업의 경쟁력 혹은 개인의 경쟁력에 매우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MIT의 ‘피터 웨일’이란 교수는 어떠한 비즈니스를 하든지 간에 디지털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그렇지 못한 기업보다 이익률이 평균 30%나 높게 나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바 있다. 실물세상이 얼마나 디지털 세상에 영향을 받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입증해주는 사례다. 주목할 것은 앞으로 이러한 영향력은 점점 더 커 질것이라는 점이다.

 

이처럼 디지털 세상의 경쟁력이 중요해 짐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나 기업은 머리로만 이해하고 공감했지, 이를 위한 디지털 전환에 대해서는 소극적 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국내가구의 인터넷 접속률이 100%를 육박하고 국민의 85%가 스마트 폰을 보유한 인터넷 강국이긴 하지만 디지털 기술은 소셜인프라 차원의 기술로 서로 간의 소식을 전하고, 뉴스를 보고 하는 것에 국한 되었지 산업의 인프라로서 디지털 기술이 사용 되는 것은 미온적 이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보면서 자영업, 소상공인들이 직격탄을 맞고, 공장이나 기업에 한 명의 확진자가 나와도 해당 공장이나 기업이 폐쇄되는 상황을 보면서 디지털 산업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이 매우 절실 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예를 들어 우리의 전통 시장의 경쟁력이 점점 약해지는 것은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었으나 이번 사태를 통하여 아예 전통 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니 더 매출이 떨어지고 생존의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러나 온라인 쇼핑몰은 주문이 급증 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제는 우리의 전통 시장도 디지털 시장을 만들어 고객들이 찾아오지 않아도 온라인상에서 전통시장의 다양한 품목들을 주문하고 구매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디지털 동대문, 디지털 자갈치 시장이 구현되어 우리의 전통 시장 경력을 온라인상에서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기업과 공장들의 디지털 인프라도 다시 한 번 새로워 져야 한다.  지식 기반의 업무들은 대부분 재택근무로도 지속적으로 수행 될 수 있는 체계가 갖추어져야 한다.  미국은 수년전부터 IT 관련 기업들은 일주일 하루 혹은 이틀씩 재택근무를 하는 IT 관련 기업들이 많이 있어왔으며 서로간의 화상회의, 업무 공유 등이 시스템적으로 잘 관리되어 생산성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아왔다.  

 

이러한 기업들은 이미 근로자들이 집이든 외부든 어디에 있어도 자신들이 일을 하는 컴퓨터 환경을 또 같이 볼 수 있는 소위 DaaS(Desktop as a Service) 기술을 통하여 BYOD(Bring Your Own Device)를 구축하여 스마트 워크 환경을 구축 하여 왔던 것이다.  내가 사용 하는 PC가 아니더라도 언제 어디서든 회사와 같은 환경에서 일 할 수 있는 것이다.

 

의료 분야는 더군다나 이번 사태로 변화가 절실 하다.  원격의료의 수요가 꾸준히 제기 되었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해외에서는 가능한 원격 진료 및 처방 등이 우리나라는 발목이 잡혀 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원격 진료가 가능 했다면 급하지 않은 환자들이 병원에 가서 감염이 된다는 등의 사고는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일상 적인 환자들도 병원가기가 두려운 상황에서 원격으로 처방을 받고 약을 배달 받을 수 있다면 총체적인 의료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치룰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자가 격리되어 있는 사람들도 원격으로 지속적으로 의료적인 관리가 되고 서울에 있는 의료진이 원격으로 의료지원을 하는 인프라가 구축 되어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을 갖는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 지금은 무엇보다도 바이러스의 확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험을 꼼꼼히 되 집어서 또 다시 올 수 있는 이러한 사태에 대비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국가의 산업 및 의료 디지털 인프라의 구축을 지금 부터라도 착실하게 시작 하였으면 한다.  <ifsPO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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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3월04일 17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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