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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트럼프 재선 도전시기인 내년에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 위협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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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5월23일 17시05분
  • 최종수정 2019년05월22일 10시13분

작성자

  • 장성민
  • 세계와 동북아 평화포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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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 중국과의 무역전쟁, 남미 베네수엘라의 정치 불안, 중동의 이란과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 시리아에서 러시아와의 간접적인 군사대결 상황, 북한의 탄도미사일 실험과 ‘핵공갈 정책’ 등 전방위적으로 외교적 도전을 받고 있다.


그런 가운데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再選)에 도전하는 내년에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을 재개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이는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내년 대선 가도에 당락을 결정짓겠다는 협박인 것이다. 일본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18일 “올해 안으로 3차 수뇌 회담이 열리지 않을 경우 핵실험, ICBM 시험발사와 관련한 하노이의 약속이 유지될지 어떨지 예단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제시된 시한부를 지키지 못하면 그(트럼프)의 재선이 걸린 선거를 앞두고 대(對) 조선 외교에서 거둔 성과를 수포로 돌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달 12일 김정은이 “연말까지 미국의 입장 변화를 기다려 보겠다”고 말하며 “더 이상 제재 해제에 매달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 북한식 ‘레드라인’ 설정을 분명히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의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 발사의 중단을 자신의 외교적 성과로 부각시켜 왔다. 그리고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도 핵과 미사일 실험 중단을 김정은이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북한의 모든 핵시설을 신고해야 하고, 핵물질을 폐기해야 하며, 핵 프로그램을 반납하라’고 요구해서 북미정상회담은 결렬됐다. 그 이후 북미간 대화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이다. 그리고 양측은 서로 대화의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각자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양보할 수 없는 교착 국면에 빠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신보는 “핵 협상의 중단과 장기화는 미국 본토에 대한 보복 능력을 갖춘 핵보유국으로서의 조선의 지위를 국제사회에서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미협상의 일관된 목적은 미국의 적대시정책 철폐와 핵전쟁 위협 제거”라는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북핵 협상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의 미국 대통령들과는 달리 협상은 하지만 서두르지 않는 매우 '완만한 관심 전략'을 펼치고 있다. 기존 오바마 대통령이 무관심 전략의 일환으로 '전략적 인내' 정책을 펼친 것과는 사뭇 다른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한마디로 확실하게 원샷(one shot)으로 단번에 일괄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이름 하여 빅딜(big deal) 방식이다. 그러면서도 북한과의 협상을 서두르지 않는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내년 대선이 임박해서 처리할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과의 협상이든, 아니면 군사적 공격을 통한 북한 핵시설의 폭격이든 두 가지 방식 중의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할 상황이 오고 있는데, 어느 옵션을 선택하든 내년 대선이 임박해서 이 카드를 전략적 효율성을 고려해서 사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지금처럼 미국이 최대의 대북 경제압박정책을 펼치면 북한의 경제는 갈수록 힘들어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김정은의 체제유지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나름의 정보를 갖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무역전쟁에 몰입해 있는 중국과의 경제전쟁에서도 똑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 무역전쟁을 통해 중국 경제를 흔들면 중국의 경제성장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고 이는 곧 시진핑 체제를 흔들 것이라는 전략적 계산인 것이다. 공교롭게도 북한과 중국이라는 두 나라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공산주의 국가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두 나라들을 내년 대선 가도에서 자신의 재선을 위한 매우 중요한 호재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북한과 중국 두 나라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들과의 외교논쟁을 내년 대선의 선거 이슈로 활용하기 위한 선거 전략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북한과 중국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논쟁 중에 빠져 있는 외교이슈를 가능한 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전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협상 타이밍을 잡고 있어서 이런 문제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중요한 도전이 되고 있다.

특히 북한은 자신들이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 준 관심의 정도를 파악한 끝에, 역시 내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략적 관점에서 대미 외교를 펼쳐야만 트럼프 대통령을 자신들이 원하는 쪽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북한은 이제 트럼프 대통령을 자신들의 의도한대로 움직일 수 있는 아킬레스건을 찾았다고 확신한 것 같다. 북한이 찾았다고 확신한 트럼프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은 다름 아닌 내년 대선에 악영향을 주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실패를 안겨 줄 수 있을 만큼의 “불장난”을 해대는 것으로 믿고 있다.

하지만, 그러다가 만일 북한의 미사일 불장난이 내년 미국의 대선판도에 김정은이 생각한 만큼의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여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게 되면, 김정은은 그 후과(後果)를 어떻게 대응하고 감당할 수 있을 것인지 잘 생각해야 한다. 지금 미국은 중동의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과의 갈등을 처리하면서도 전 세계 모든 화력을 동북아 쪽으로 이전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김정은은 알아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왜 전 세계 화력을 지금 동북아 쪽으로 이동시키고 있겠는가?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미국의 대통령 가운데서 가장 '예측 불가능성'이 높은 대통령이다. 김정은은 오판하지 말아야 한다. 

 

994832af85028950ccb0cb7eec46e5db_1558487              표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2019.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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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19년05월22일 10시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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