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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S 기획] 국방획득,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4) -강소국 이스라엘의 효율적인 무기체계 획득전략 배우자 - -강소국 이스라엘은 어떻게 국방강국이 되었나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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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5년08월11일 18시30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7일 20시41분

작성자

  • 장영근
  •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 한국항공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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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S 기획] 국방획득,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4) <br>강소국 이스라엘의 효율적인 무기체계 획득전략 배우자  <br> -강소국 이스라엘은 어떻게 국방강국이 되었나 -

 

 최근 방산물자의 납품비리와 국산화 개발하는 무기체계에서의 성능미흡 등으로 방위사업청의 방산물자획득사업은 된서리를 맞고 있다. 특히, 무기체계의 도입이나 국내개발에 의한 획득 관련 비리는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전력화의 지연에 따라 국가안보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미 세 차례의 기획보고 블로그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무기체계획득 관련 비리는 획득결정 과정에서의 전문성 부족 및 제도적/구조적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음에 국내무기체계획득의 구조적/제도적 문제와 전문성 부재가 유발하는 문제를 예로 살펴보자.

 

  무기체계획득의 구조적/제도적 문제

  무기체계개발사업을 수주하기 위해서 각 국내방산업체는 국방분야에서 네트워크를 잘 가지고 있는 군이나 방위사업청의 제대 장성 또는 장교, 국방과학연구소 출신들을 뽑아서 눈에 보이지 않게 무기체계 획득사업을 주관하는 방위사업청이나 군 소요를 제기하는 합참 등의 현역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줄을 댄다. 즉 방산업체에서 영업 업무를 담당하는 군 출신 인사들은 무기체계개발 관련하여 다양한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한다. 물론 일반인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때로는 국내개발하고자 하는 무기체계의 성능, 사업추진방법이나 가격 같은 유리한 정보를 얻기도 한다. 

  일단 국내개발사업을 수주하면 사업추진 중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로비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군에서 요구하는 군 작전운용성능을 현재의 국내기술로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다양한 로비를 통해서 성능 요구조건을 완화하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눈에 띄지 않게 로비가 이루어질 수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만일에 국내기술 수준이 부족했다면 이미 국내개발 시작 전에 기술성숙도(TRL) 분석을 통해 국산화 개발이 불가함을 제시해야 하는데, 국내방산업체는 치열한 수주경쟁 때문에 없는 기술도 확보하고 있다고 뻥을 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는 군의 전력화 일정 지연 및 이에 따른 개발비용의 초과 등을 유발하여 국민혈세를 낭비하곤 한다.

  무기체계획득에서 제도적 문제도 피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들어, 국내무기체계획득의 상당 부분은 항공우주무기체계가 차지한다. 하지만, 국내 항공우주분야에는 순수 민간 전문가가 수 천명이 있는데도, 국방과학연구소와 방위산업체의 민간 개발진을 제외하고는 국방항공우주분야에서 연구개발에 참여하는 전문인력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민간인이 국방분야에 참여하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제도적인 장벽이 존재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한편, 민간의 성숙된 기술을 군사적실용성평가를 통해 무기체계로 바로 활용하자는 취지해서 수행되는 개발사업이 ACTD(Advanced Concept Technology Demonstration) 사업이다. 빈 라덴을 제거할 때 사용해서 잘 알려진 중고도무인기인 프레데터(Predator)와 대당 가격이 2천억원이 넘는 고고도무인기인 글로벌 호크(Global Hawk)가 바로 ACTD 사업을 통해 양산이 되고 있는 대표적인 무기체계이다. 이를 모방해 우리나라에서도 ACTD 사업을 몇 년 전부터 수행하고 있으나, 최대 사업예산이 50억원에 불과하여 부품 수준이 아닌 체계 수준의 개발 및 시험을 완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예산인데 방산업체는 손해를 감수하면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 정도의 예산으로 무인기체계를 개발하고 군실용성평가를 수행하라는 것은 성능이 충족되는 무인기를 개발하지 말라고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특히, 지금까지 개발한 많은 수의 ACTD 사업이 군사적실용성평가를 종료했어도 양산까지 가는 경우가 드물어, 실제 민간에서의 기술성숙도(TRL)가 6 이상인 것이 평가 시에 검증이 되었는지도 의문이다. ACTD 사업은 취지는 좋지만 미국의 제도를 그대로 모방만 했지 우리의 실정을 반영하지 못해 효율적이지 못한 사업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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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성 부재

  군 무기체계획득에서 전문성의 부재는 전체 획득단계에서 발생한다. 우선 군에서 소요제기를 하면 합참에서 운용개념(CONOPS; Concept of Operation) 분석 및 군 작전운용성능(ROC; Required Operational Capability)을 결정하고 획득사업을 주관하는 방위사업청으로 넘겨진다. 우선 합참에서 군 작전운용성능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소요되는 무기체계의 운용개념을 분석하여야 하는데 우선 군에서 이러한 능력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운용개념은 획득하는 무기체계를 어떻게 운용하고 활용하는지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는 것인데, 이러한 능력의 부족은 곧 ROC의 결정에서 우리의 군 무기체계 운용방안과 동떨어진 해외 유사무기체계의 성능을 요구하거나, 국내개발 시에 우리의 기술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현존의 최고 성능을 지향하다 보니 막상 국내개발은 실패로 돌아가거나, 개발 중에 ROC의 완화를 요구하는 사건이 종종 발생한다. 이는 무기체계개발에서 전력화 일정을 지연시키고 개발비용을 증가시키는 가장 중대한 원인이 된다. 한편, 특정무기체계를 획득할 때 보유하고 있는 예산도 ROC를 맞추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어 무리한 예산으로 최고 성능을 추구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한다. 

  전술한 바와 같이 무기체계획득을 주관하는 기관은 방위사업청이며, 무기체계의 유형 별로 사업관리본부의 통합프로젝트관리팀(IPT)에서 사업 및 기술관리를 맡고 있다. 방위사업청에서는 전문성 확보 측면에서 한 IPT에서 3년 정도 근무하고 순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근무하는 민간 공무원이나 현역들의 전공을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오랜 동안 한 곳의IPT에 근무해도 특정 무기체계개발에 대한 기술능력은 크게 확충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예를 들어, 무인항공기사업 IPT에는 항공공학을 전공한 민간 또는 군 전문가가 다수 포진하여 해외도입을 할 때에는 각종 마일스톤회의에서 우리가 원하는 성능 요구조건과 전력화 일정을 맞추면서 개발하고 있는지 기술적 확인이 개발 전 단계에서 필요하며, 만일 계약조건대로 개발이 되지 않는 경우 마일스톤에 따른 계약금 지불을 중단하고 군에서 원하는 성능의 무인기를 개발 및 납품할 수 있도록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해외도입을 추진했던 전술비행선이 이러한 문제로 설계, 제작 및 조립 기간 중에 기술적 문제점이 식별되지 못해 시험평가단계에서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한편, 무인기를 국산화 개발하는 경우에도 국내 방산업체가 전력화 일정을 준수하며 요구되는 성능을 만족하는 무인기를 납품하도록 철저한 기술감리가 필요하지만, 현재 우리 방위사업청 인력의 기술 전문성 부재로 한계가 있다. 국산화 개발에서 이러한 문제는 개발의 실패, 군 작전운용성능의 완화 요구, 전력화 일정의 지연, 또는 개발비용의 초과라는 역효과를 발생시킨다. 특히, 이러한 무기체계획득분야에서 전문성의 부재는 군 과학화의 한계와도 연계된다.               

 

  이스라엘의 방위산업을 벤치마킹하자

  여기서 우리의 반면교사로서 세계에서 우리나라와 더불어 주위 국가로부터 가장 많은 위협을 받고 있는 이스라엘이 어떻게 국방강국이 되었으며, 국방산업이 생산액의 75% 이상을 수출할 정도로 어떻게 강력한 방위산업을 구축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스라엘은 주위 아랍 국가들로부터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 첨단 군사기술의 개발을 통해 독자적인 무기체계를 확보하는 것만이 유일한 생존 전략이라는 결론 하에 연구개발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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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은 정규군의 무기체계 구매가 규모의 경제에 이르지 못하기 때문에 1990년대 초 내수형 방위산업 정책을 수출주도형으로 전환하였다. 해외시장 확보 및 규모의 경제 달성을 위해 해외공동개발 추진과 제품개발 시에 해외구매자 요구사항 반영을 통한 초기수주 확보 전략을 통해 수출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성능이 좋으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생산해야만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것이다. 우리나라 방위산업의 수출비중은 2011년 기준으로 전체의 8%(7.5억 달러)에 불과하나, 이스라엘 방위산업의 수출비중은 동년 기준으로 전체의 75%(58.3억 달러)에 달한다.

  이스라엘은 기본적으로 당장 사용할 수 있으면서 가장 효율적인 무기체계의 개발과 운용, 그리고 획득에 초점을 두고 있다. 국내 군수품 조달 시에 반드시 경쟁 입찰을 거치도록 하여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 있는 무기체계를 개발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스라엘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IT 강국이다. 우리나라 IT 산업이 민간산업을 중심으로 발전된 반면에 이스라엘은 방위산업을 중심으로 IT 산업이 발전되었다. 이는 주위 아랍국가의 틈바구니에서 생존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은 군의 과학기술화를 통해 무기체계획득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스라엘 군은 매년 전국 각지에서 과학과 컴퓨터에 우수한 재능을 갖춘 고교 졸업생 30명 정도를 선발해 “탈피오트”라는 특별교육과정에 입학시킨다. 탈피오트의 교육생들은 6개월 동안 과학기술분야에서 강도 높은 교육을 이수하고 군의 핵심 기술인력으로 태어난다. 교육과정이 종료되면 이들은 정보부대에 배치되어 군사정보 프로젝트를 담당하게 된다. 이들은 군 복무기간 동안 다양한 군 과학기술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군의 핵심전문기술인력으로 국방에 기여한다.

  모든 이스라엘 남성은 3년, 여성은 2년 동안 군에서 의무 복무를 하게 된다. 복무 후에는 연간 30일 동안 예비군으로 근무해야 한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예비군으로 근무하더라도 사회에서의 전문성을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국영기업체나 민간기업체에서 무인기를 개발하는 전문가는 예비군 훈련을 무인기 운용부대에서 받음으로써 전문성을 극대화한다. 무인기를 직접 군에서 운용함으로써 기체나 탑재체의 문제가 무엇인지, 군에서의 작전을 통해 무인기의 약점이 무엇인지를 가장 쉽게 인지하고 무인기의 성능을 증진 및 보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런 강점이 이스라엘이 세계 최고 성능의 무인기를 개발하고 최대 무인기 수출국이 된 원동력일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무기체계획득의 효율성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군에서 많은 수의 전문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무기체계의 하드웨어 개발 및 도입에는 엄청 신경을 쓰면서, 기술적으로 전문성을 갖춘 저비용의 고효율적인 무기체계획득을 위한 전문인력은 미흡하다. 성공적인 획득을 위해서는 시험평가분야의 전문가도 필요하지만 군에서는 이러한 전문가의 양성 보다는 전투인력의 양성에 더 신경을 쓰는 듯 하다. 무기체계 전력화 이후에는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전문인력도 부족한 형국이다. 예를 들어, 우리 군은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킬-체인 운용방안을 위해 이동식미사일발사대를 탐지 및 식별하는 군 정찰위성을 획득할 계획이지만, 효율적인 위성운용을 위해서는 임무계획을 만들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또한 영상으로부터 정확한 상황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판독 전문가도 필요하다. 

  이스라엘처럼 우수한 인재들을 군에 입대시킨 후에 높은 수준의 교육 훈련을 통해 군의 전문화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기존에 군에 입대한 청년들을 선별해 학위과정을 이수케 하고 많은 혜택을 주면서 장기간 군의 전문화 및 과학화에 기여하는 방안도 좋을 것이다.

  최근의 방산비리나 무기체계획득상의 부조리 등도 군의 전문화와 과학화의 부재와 무관하지 않음을 인지해야 한다. 군에서 이러한 전문화와 과학화가 이루어지면 군 개개인의 역량도 증가하여 전역 후에도 전문성을 갖춘 직업을 얻는 데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전략적 환경과 여건에 부응하는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군 전문인력의 육성과 과학화, 그리고 무기체계획득 시스템 구축이 국민에게 신뢰 받을 수 있는 군 위상을 찾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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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16년02월27일 20시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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