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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출부진은 구조개혁으로 다스려야 한다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5년06월14일 21시29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09시20분

작성자

  • 김정수
  • 무역협회 경제통상자문역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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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최근 수출부진은 구조개혁으로 다스려야 한다

 

<최근 수출 부진의 세 가지 요인>

작금의 수출부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그 대부분은 세 가지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첫째, 글로벌 경제의 성장세가 떨어져 우리 수출품이 덜 팔린다는 것이다. 

EU와 일본 등 미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경제가 장기적 저성장(Secular Stagnation)에 돌입하고 있다는 우려가 상존하는 가운데, 특히 한국의 최대 시장인 중국이 ‘New Normal’ (개혁과 안정성장)시대의 경제정책 기조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성장세가 떨어지고 수입수요도 동반 위축되고 있다. 

둘째, 원화가 고평가 되어  수출품이 비싸져서 덜 팔린다는 주장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원화의 고평가에는, 경쟁국 통화 특히 일본 엔화의 가치가 급격히 하락한 것이 하나의 요인이지만 거기에 더해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우리 국제수지흑자가 원화의 환율을 떨어뜨리는(평가절상)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셋째, 원유가 하락 때문에 한국 총수출을 주도해 온 석유화학 제품의 국제가격이 폭락한 것도 작금의 수출부진(수출총액 감소)의 주요 요인이다.

 

세 가지 요인 즉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에 따른 수입수요 정체, 원화 가치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 주요 수출제품의 국제가격 하락 등은 모두 수출부진을 초래한 요인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러한 원인에 집중하다 보면, 한국 무역의 단기적 측면에 관심을 두게 되어 대증적 대처를 하기 쉽다. 수출부진의 원인(또는 잘못)을 우리 내부에서 찾기 보다는 대외여건의 악화에서만 찾게 되어서다. 수출부진에 대한 대처가 소극적으로 변질될 것이 걱정된다. 

예를 들어 '외국의 경제 사정 때문에 수입을 덜하는데 우리가 어쩌겠느냐', '엔화나 유로화가 달러보다 가치가 내려가는데, 국제화된 통화도 아닌 원화 가지고 한국이 어쩌겠느냐' '원유가격이 떨어져서 석유제품 가격이 떨어지는데 우리가 어쩌겠느냐'는 식의 심리가 작동할 수 있다는 얘기다.

 

수출부진을 단기적인 외부 요인으로 주로 파악하다 보니, 수출부진을 타개 하기 위한 민간 대응이나 정부 정책에 관한 제언도 자연 단기적이고 수세적이며 자칫 '과도한 정부 개입'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정책수단에 집중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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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적 요인: 경쟁력강화와 구조개혁 지연>

지금은 종래와는 다른 관점에서 수출부진의 원인과 그 대응과제를 도출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관점을 달리해야 하는 가장 주된 이유는 지금 우리가 관찰하고 있는 수출부진이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것보다는 좀더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원인, 예를 들어 구조조정의 지연에 따른 장기적 국가경쟁력의 약화나 한국 고유의 경쟁력 우위 분야의 확충 실패 등에 의해 야기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요약하자면 수출 부진의 원인 파악도, 그에 따른 대안 마련도, 수요 측면보다는 공급 측면에서, 단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가격 경쟁력보다는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우리는 한국 자체의 국제경쟁력이 주요 경쟁국에 비해 장기적으로 상대적인 약화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 대표적이고 한국에게 가장 심대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케이스가 중국 경제와 그 정책 기조 그리고 그 국가경쟁력의 급속한 진화일 것이다.

 

'New Normal'시대의 중국 경제정책은 내수산업과 내부 역량 제고를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중국은 현재, 양과 가격 지향의 수출주도 산업발전 전략에서 질과 기술지향의 내수주도 산업발전, 공급자 위주에서 소비자 중심으로의 전환 등의 기치 아래, 

 부품수입-국내 조립생산-대외수출 방식에서 부품 및 주요소재 등 중간재의 국산화를 통해, 국내조달과 관련 산업의 발전, 국산화 율을 제고한 수출의 확대 심화 그리고 국내 창출 부가가치 content의 극대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것은, 바로 한국의 경쟁력 열위 부문이 상시적으로 진력해 왔어야 할 노력 즉 경쟁력 강화와 구조개혁이다.

 

이런 중국의 부상과 진화는, 중국에 대한 부품과 소재의 수출에 의존해 온 한국의 제조업, 특히 중소기업 부문에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그 충격이 부품 및 소재 등 중간재의 대 중국 수출의 급감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이 타격은 중국의 부상과 더불어 더욱 심대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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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부품 및 소재 등 중간재 산업과 관련 중소기업 부문의 어려움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날로 더 확대 심화되고 있다. 중국의 변신과 진화를 브라질, 남아공 등 여타 신흥공업국이 답습하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제조업 국내 회귀(Re-Sourcing)가 날로 강도를 더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기업 특히 경쟁력 열위부문이, 생존 전략 차원에서의 구조조정과 투자활성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 노력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여러 부문이 국제경쟁 여건의 변화의 요구에 적극 부응하기 보다는 오히려 외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안타깝다.

즉, 고령화, 중국의 부상 등에 따라 장래의 경기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국내외 투자를 미루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하여 경쟁력 강화 노력이 정체해 있는 한편, 대기업, 중소기업, 첨단제조업, 단순제조업 할 것 없이 모두가 너무 오랫동안 고환율(원화의 저평가)에만 의존한채 상시적인 구조개혁의 노력을 게을리 해 온 것이다.

 

지금 관찰되고 있는 수출부진은, 수십 년 동안 이어진 경쟁력 강화와 구조개혁의 정체가 반영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지금의 수출부진뿐 아니라 향후 수십 년의 수출 활성화와 그것이 기여할 안정 성장을 위해서는, 모든 기업 특히 중소기업, 모든 부문 특히 내수 및 서비스 부문의 부단한 경쟁력 강화와 구조개혁의 노력이 앞서야 한다.

 

민간 특히 중소기업 부문의 경쟁력 강화 노력이 순조롭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정부가 노동의 유연화, (서비스 부문 등) 진입장벽의 철폐 등 구조개혁에 진력하여 한국의 경제여건을 가장 유연하고 가장 활력 있는 것으로 탈바꿈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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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5년06월14일 21시29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09시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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