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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일류강국으로 가는 길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7년07월10일 16시08분

작성자

  • 최영락
  • STEPI 명예연구위원, 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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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인구 5천만 명에 국토는 10만평방킬로미터를 약간넘는 좁디좁은 대한민국이 21세기에 살아남을 유일한 생존전략은 세계 최고의 제품·부품·소재를 창출할 수 있는 세계 최고의 과학기술혁신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다.

따라서 과학기술자의 역사적 소명은 선진국 따라잡기를 넘어 21세기 선진국이자 강대국인 “일류강국”으로서의 한국을 창조함에 있어 그 최선두에 서는 것임은 너무도 자명하다.

 

 특히 중국의 ‘대국굴기와 제국주의’를 극복하는 유일한 전략은 중국이 한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제품, 부품, 소재를 창출하는 역량을 구축하는 것이다. 앞으로 아무리 중국의 압박과 강제력이 커진다 해도 결국 중국이 한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제품, 부품, 소재를 한국이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 영향력은 최소화될 수 있으며, 이를 위한 과학기술혁신 역량이 절실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한국의 현재 STI(과학기술혁신)는 중진국 수준인 75점짜리에 불과하다. 물건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공장에 불과하며, 또 한국의 경제·산업·사회 역시 75점 수준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한국도 이제 과학기술혁신이 경제·산업·사회를 앞에서 이끌어야 하는 시대이므로, 100점짜리 (선진국 수준) STI에 먼저 도달해야만, 75점짜리 경제·산업·사회를 100점짜리로 끌어올리는 것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런 관점에서 최단 시간에 100점짜리 STI를 만드는 것이 가장 시급한 국가적 과제이며, 이는 21세기 선진국이자 강대국인 한국을 창조하기 위한 선행조건이다.

 

 현재 한국 STI가 75점에 머물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정부 정책, 관료의 태도, 시스템 등이 후진적이기 때문이며, 이를 혁신하지 못하면 100점짜리는 불가능하다.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100점짜리 STI의 완성을 위해 모자라는 부분을 채워 넣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의 성공 패턴, 후진적 연구전략, 단기 성과주의, 관료 주도 등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패러다임인 선진형 R&D 시스템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그런데도 아직 우리의 어느 조직, 어느 그룹도 새로운 과학기술로 나아가기 위한 개혁(Reset)에 힘을 기울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어서 그 비전이나 전략, 또는 실행수단의 마련이 매우 빈약한 상태임을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 것인가?

 21세기 새로운 한국 과학기술혁신을 디자인함에 있어 어느 범위와 어느 수준까지를 달성하겠다고 욕심을 낼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Reset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등정 목표가 뒷동산이냐, 북한산이냐, 백두산이냐, 에베레스트이냐에 따라 내용·방식·시스템·기준이 전혀 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나 쥐꼬리만한 작은 비전과 작은 성취에 만족한다면 발전의 속도는 더딜 수밖에 없다.

 

 21세기 과학기술 일류강국의 조건은 어떻게 갖춰갈 것인가? 하나씩 열거하고 음미해보자.

 무엇보다 먼저 실패 가능성이 없는 주제보다 근본적이고 어려운 질문들을 공략, 전혀 새로운 형태의 문제를 창의적으로 도전하는 등, 연구자의 한계를 확장하는 모험적 연구가 절실하다.

 

또 답을 찾지 못한 문제, 아무도 의심을 품지 않았던 미답지 개척, 성공한다면 판을 바꾸고, 세상에 없는 것을 창조하는 등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여기에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는 연구, 우리 사회의 절실한 문제를 푸는 연구 등 나라를 구하는 탁월하고 위대한 결과로 한국에서 꽃 피우고 열매를 맺는 연구가 일류강국으로 가는 길의 하나다.

 

 또 창의적 연구주제에 장기간 전념하고, 관행적 연구주제에서 탈피하며, 변방 주제에 대한 연구 허용 등으로 연구에 대한 호기심과 자긍심이 삶의 가치와 보람인 연구자의 자세가 필요하다. 

 

 지나친 관료 주도와 관여에서 탈피하여 경제논리 최소화, 창의, 자율로 과학기술자가 연구의 기획과 집행의 중심에 서는 “과학기술의 민주화”로 탈바꿈해야 한다.

 이런 STI 역량은 다행스럽게도 우리에게 불리한 인구, 국토, 부존자원 등 주어진 물리적 제약을 벗어나 끝없이 역량의 확장이 가능하고 (endless knowledge frontier), 수확체감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아, 무한하게 한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귀중한 국가적 자산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오는 2030년 과학기술발전 비전을 정리해 보면 “한국의 전략적 과학기술 영역에서, 글로벌 프런티어 STI 리더십을 확보함으로써, 21세기 일류강국 창조를 과학기술이 최선두에서 견인해가는 미래를 일궈나가야 한다“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구체적 목표를 제시한다면  ▲ 21세기 주력산업에서 글로벌 선도기술 확보 ▲ 과학기술로, 한국 특유의 시스템을 창출 ▲ 과학기술로, 선진 국민복지 실현이 될 것이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핵심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과제는 다음과 같은 9가지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1) 현재 누더기식으로 구성된, 국가연구개발사업 구조의 대대적 개편

  (2) 관료주도에서 벗어나, 연구 수행 및 관리에서 새로운 철학 정립 

  (3) 세계 최고의 STI 지적자산을 창출하는 대학

  (4) 세계 최고의 공공기술을 공급하는 정부출연(연) 

  (5) 선진국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선도기술들을 확보한 기업 

  (6) 해외 우수인재의 적극 유치 및 국제협력 확대

  (7) 선진국 수준의 R&D 인프라 구축 

  (8) 창의와 자율 기반의 선진 과학기술문화 정립 

  (9) 강력한 과학기술 컨트롤 타워 및 효과적 거버넌스 구축

 

이 같은 비전과 전략, 그리고 정책과제를 바탕으로 우리의 과학기술계가 역량을 결집한다면 한국이 세계 최고의 과학기술혁신 역량을 확보하는 과학기술 일류강국으로 가는 길을 앞당겨 달성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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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7년07월10일 16시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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