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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도시에서 녹색 도시로! 일본 키타큐슈에서 느낀 환경이란 무엇인가?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7년02월14일 16시04분
  • 최종수정 2017년02월14일 16시05분

작성자

  • 하지원
  • (사)에코맘코리아 대표·지구환경학박사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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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지난 1월 12일~15일 3박 4일간 2016년 한 해 동안 ‘자원순환’을 주제로 학교와 마을을 바꾸기 위해 노력한 70개 팀, 약 400명의 글로벌에코리더와 대학생 멘토들 중 최우수 팀을 선발해 일본의 대표적인 환경도시인 기타큐슈로 해외 환경연수를 다녀왔다. 일본 키타큐슈는 1900년 초부터 일본의 산업발전을 이끈 공업 도시로 환경오염으로 인해 대장균도 살 수 없는 죽은 바다와 오염된 물, 붉고 검은 하늘의 도시였다. 죽음의 도시가 생명의 녹색도시로 탈바꿈하게 된 뒤에는 부녀회가 있었다. 엄마들이 앞장서서 우리아이들의 생명을 빼앗아가는 환경문제들을 여러 데이터로 제시하는 노력들이 있었고, 시민사회와 함께 그 운동이 커져갔다. 결국 엄마들을 중심으로 시민, 기업, 연구기관, 행정기관 등 모두 하나가 되어 시민의 노력으로 공해를 극복하고 환경도시로 거듭났으며, 지금은 세계가 인정하는 자원 순환 및 지속가능한 도시의 모델이 되었다. 

 

키타큐슈의 환경정책

 

키타큐슈시는 현재 일본 정부에서 지정한 환경모델도시로서 저탄소도시를 목표로 두고 있다. 저탄소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시민들의 노력과 다양한 환경정책들은 ‘환경뮤지엄’을 방문해 확인할 수 있었다. 공업도시였던 키타큐슈가 어떠한 노력들로 대표적인 환경도시가 되었는지 이해하기 쉽게 정리되어 있었다. 일부의 전시물로 과거와 현재를 볼 수 있었고, 페트병 두 개가 실이 되어 티셔츠 한 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만져보며 경험했으며, 키타큐슈의 바다생태를 인형극을 통해 듣고, 직접 아이들이 역할 옷을 입고 참여하는 시간을 갖으며 하나가 되었다. 

키타큐슈는 저탄소 도시를 위해 어릴 때부터 이의 소중함을 알고 실천할 수 있도록 환경교육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에 깜짝 놀랐고, 초등학교부터 의무적으로 환경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조례가 제정되어 있었다. 시청 내에도 환경학습과를 두어 장기 비전을 가지고 일관성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었다. 우리처럼 1년 단위로 평가하고 단기중심으로 가는 모습과 많이 달랐다. 실제로 초,중,고 종합학습시간에는 <환경교육 부독본>이라는 교재를 개발하여 교육하고 있으며, 또한 모든 초등학생들이 환경학습시설과 의무적으로 연계하여 현장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었다. 환경학습시설은 직접 만지고 체험하는 Hands On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전시중심이 아닌 체험방식에 아이들의 관심과 흥미가 크게 고조되었고 질문도 많아졌다. 이러한 환경학습시설이 일본 내에서는 3천여개나 된다고 한다. 놀랍고 부러웠다. 국내에서는 그런 시설도 손가락에 꼽힐 정도이고, 그나마도 전시중심이며, 환경부에서는 환경교육도 교육이니 교육부가 한다고 하고, 교육부는 입시위주 교육만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환경교사는 멸종위기에 놓여있는 국내의 실정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키타큐슈도 공업화로 인해 경제는 크게 성장하였으나 숨 쉴 수 없는 공기와 마실 수 없는 물, 아토피와 두통 등으로 많은 질병에 시달리는 상황이 되면서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를 위해서는 어렸을 때부터의 교육과 참여가 중요하다는 것, 시민들 모두가 참여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체계적으로 정부와 지자체, 기업, 시민과 NGO가 연결되어 지속적인 환경교육에 집중하며 생명을 지키고 미래를 그리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소네히가시 초등학생들과 한국 에코리더와의 만남

 

글로벌에코리더는 키타큐슈의 학교 환경교육 가운데 환경교육 모델로 선정된 소네히가시 초등학교를 방문하였다. 소네히가시 초등학교는 학교 인근에 있는 희귀동물과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소네갯벌을 거점으로 1~6학년까지 전학년이 환경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학교이다. 

‘환경’이라는 공통된 주제로 활동한 한국의 에코리더 11명과 소네히가시 초등학교 6학년 전체인 60명은 서로의 활동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소네히가시 초등학교의 6학년학생들은 6년 동안 환경을 보존하기 위한 활동들을 역할극과 발표 등으로 보여줬고, 우리 글로벌에코리더들은 1년간 ‘자원순환’을 주제로 한 박물관 리플렛 줄이기 캠페인 및 음식물쓰레기를 재활용한 갈탄 만들기 활동들을 소개하였다. 일본친구들의 환영을 받으며 선 무대에서 모두들 훌륭히 자신들이 글로벌에코리더로 한 활동들과 그 활동들을 통해 배운 점을 밝히는 살아있는 환경교육의 장이었다. 특히 환경은 서로가 연결되어 있고 관계가 있다는 것, 특히 한.중.일은 함께 할 일이 많다는 것도 공유하는 시간이 되었다. 

 

시민이 만든 환경도시 키타큐슈, SDG세대인 어린이들을 키운다!

 

키타큐슈시의 환경복원을 가장 처음 주장한 이는 놀랍게도 엄마들이었다. 지역의 주부들이 나서서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공론화시켰고, 관련된 데이터들을 발표했고, 여러 기업들에게 데이터를 요구하기도 했다. 특히 다른 도시들은 많은 재판과 행정명령 등으로 환경개선이 속도를 낸 것에 반해 키타큐슈는 남편들이 일하는 직장을 고소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 대화와 설득으로 기업과 정부를 움직인 특별한 도시이기도 하다. 엄마들은 하천생태복원을 이끌어내며 생태계복원에 대한 관심이 컸고, 이로 인해 키타큐슈에는 ‘반딧불이관’이 설립되기도 하였다. 반딧불이를 보존하고 연구하며 공존하는 환경을 만드는 활동을 하는 이곳은 1년 중 언제든지 반딧불이의 빛을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날 에코리더들은 실제 반딧불이를 관찰하고 반딧불이의 생애 과정에 대하여 직접 탐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며, 특히 한국의 반딧불이와 일본의 반딧불이를 비교하며 직접 볼 수 있었던 것이 독특한 굉장한 경험이었다. 이승학(서울서래초등학교 5학년)군은 “세상에 태어나서 반딧불이는 처음으로 봤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 한국에도 반딧불이가 많이 살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3박 4일간의 환경연수를 통하여 주부들의 행동으로 도시가 바뀌기 시작하며, 많은 시민들이 동참하여 사회 또한 변화하는 것을 본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지금 미세먼지, 가습기살균제, 조류독감, 구제역, 기록적인 폭염 등 수많은 환경문제들이 우리의 경제와 건강 등 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태롭게 한다. 환경과 경제 그리고 사회는 모두 연결되어 있고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함께 하지 않으면 지속가능한 사회는 불가능하고 우리는 건강한 미래를 맞이할 수가 없다. 이러한 밀접한 관계성으로 환경은 중요한대도 우선순위에서 자꾸 밀려난다. 정책에서도, 교육에서도, 사회시스템에서도. 

 

UN은 2016-2030년까지 15년 동안을 전 세계가 추구해야하는 목표로 지속가능발전(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을 공표했다.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을 SDG세대(SDG Generation)라 명명한다. 경쟁보다는 공존과 관계중심의 가치를 공유하고 배운 아이들이 사회의 리더가 되면 세상은 지속가능한 사회로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교육이 진행되고 있는가? 준비해야한다. 키타큐슈에서 배운 교훈으로 똑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어렸을 때부터 환경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교육이 시작되어야 한다. 생명이 모든 것보다 우선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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