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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에 있어서의 KOFR 1) 사용을 위한 제언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5년04월13일 10시00분
  • 최종수정 2025년04월13일 15시27분

작성자

  • 김남종
  •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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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글로벌 지표금리 체제가 사실상 무위험지표금리(이하 RFR) 중심으로 재편된 가운데, 국내에서도 KOFR의 활성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음. 2024년 중 금융당국과 한국은행이 파생상품 및 변동금리부채권(FRN) 부문에서 KOFR 사용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였으며, 2025년에는 대출 부문에서 KOFR 사용을 증가시키기 위한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됨. 대출의 경우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에 대한 고려, 이자 계산방식과 관련한 거래관행의 생소함 등으로 인해 파생상품에 비해 RFR 사용에 어려움이 클 것으로 생각됨. 이에 KOFR를 대출 준거금리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은행들이 RFR 전환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과 더불어 관련 기술적 사항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과정이 선행될 필요가 있음. 나아가 중장기적으로는 KOFR를 준거금리로 사용하되 은행의 자금 여건을 보다 밀접하게 반영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함.


■ 2024년부터 우리나라의 무위험지표금리(Risk-Free Rate: 이하 RFR) 활성화가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2025년 중에는 은행 대출 부문에서 RFR 사용 확대가 추진될 것으로 예상됨. 

 

  - 주요국들을 시작으로 상당수 국가들에서 RFR 전환이 완료되었거나 활발히 진행되고 있음. 

  - 우리나라에서도 2024년부터 금융당국과 한국은행의 적극적인 지표금리 개혁 추진으로 국내 RFR인 KOFR 활성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데, 2024년 중에는 금리스왑 거래와 변동금리부채권(Floating Rate Note: 이하 FRN) 발행에서 KOFR 비중을 늘리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었음.  

   * 2024년 중 국책은행들을 중심으로 FRN 발행이 이루어졌으며, 금리스왑 거래 중 KOFR OIS(Overnight Indexed Swap) 비중의 점진적인 상향 및 KOFR OIS에 대한 중앙청산소 청산 서비스 개시와 관련된 제도 개선 계획이 발표되었음. 

  - 금융당국과 한국은행, 시장참가자 및 유관기관들로 구성된 민관 실무 워킹그룹이 공표한 로드맵에 따르면 2025년에는 KOFR의 대출 준거금리 사용 확대가 주요 과제로 추진될 예정임. 


■ 해외 사례를 종합해 보면 대출에 있어서 RFR 사용 확대는 파생상품에 비해 시장의 수용도가 낮아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경향이 있는데, 주요 원인으로는 아래의 두 가지를 들 수 있음. 


■ 첫째, RFR은 무위험금리로서 신용위험을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은행의 자금조달 여건 변화를 밀접하게 반영하지 못하며, 그 결과 금융시장 스트레스 시기에 대출 금리가 동반 상승하지 못함으로 인해 은행의 재무적 어려움이 심화될 수 있음. 

 

  - RFR은 무위험금리이기 때문에 은행의 자금조달 여건 변화에 따라 변동하는 이른바 은행 신용위험(bank credit risk)에 대한 프리미엄을 포함하지 않음. 

  - 따라서 RFR 이전의 대출 준거금리였던 은행 간 호가금리(Interbank Offered Rate: IBOR)와 같이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하는 시기에 동반 상승하면서 은행에게 위험 헤지(hedge)를 제공하는 기능이 없음. 

  - 미국의 지역 은행들은 지표금리 체제 전환 과정에서 정책당국에 RFR 대출금리에 은행 자금조달비용을 반영하는 방안을 강구해 줄 것을 요청했던 바 있으며,2) 최근 글로벌 학계에서도 유사한 문제 제기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됨.3) 


■ 둘째, RFR 기간물 금리는 익일물 금리를 기초로 산출되기 때문에 이자계산 방식에 있어서 기존 거래관행과 괴리가 발생함. 

 

  - 변동금리 대출 계약 시 지급이자는 사전에 확정되는 것이 일반적인 거래관행이지만, 익일물 금리를 복리로 누적해 산정하는 RFR 기간물 금리는 이자지급일에 근접해서야 이자지급액을 확정할 수 있음. 

   * 이자지급주기를 3개월이라고 가정하면 CD금리 대출의 경우 이자지급 시점 3개월 전에 이자금액을 알 수 있지만, KOFR 기간물의 경우 3개월 전부터 이자지급 시점까지 복리계산을 해야 이자금액을 알 수 있음. 

  - 이러한 문제를 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상기와 같은 사후확정 방식(compounded-in-arrears) 대신 직전 기간의 RFR을 복리계산하여 다음 이자지급일까지의 기간물 금리로 사용하는 방식(compounded-in-advance)이 있으나, 이 방식은 이자가 후행적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선반영하기 어려움. 

 

■ 이상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KOFR를 대출 준거금리로 적용하는 작업은 다음의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진행해야 할 것으로 생각됨. 


■ KOFR가 대출 준거금리로 정착되기 위해 선결되어야 하는 과제들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글로벌 정합성 제고를 위해 시범적 수준에서 KOFR 연계 대출 상품을 출시하고 운용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함. 

 

  - RFR은 무위험 속성으로 인해 파생상품 거래의 경제적 실질과 높은 정합성을 보이지만, 대출 부문에서는 해외에서도 한동안 확산 속도가 낮았으며, 글로벌 지표금리 개혁 초기에는 FSB도 파생상품 부문에는 RFR을, 현물 부문에는 개선된 IBOR를 사용하는 방식을 지지했던 바 있음.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앙청산소 청산 확대와 담보 요건 강화로 파생상품 거래 관련 신용위험이 대부분 제거됨에 따라 파생상품시장 참가자들이 RFR을 대체지표금리로 선호하게 되었음. 

  - 하지만 이후 기존 지표금리의 기초거래량을 확충하려는 개혁이 성과를 내지 못한 경우가 많았으며, 특히 2017년 영국 금융감독청(Financial Conduct Authority: FCA)의 LIBOR 산출 중단을 계기로 상당수 국가들에서 대출 부문에서도 RFR을 준거금리로 사용하는 방향으로 지표금리 개혁의 기조가 전환되었음. 

  - 즉, 글로벌 지표금리 개혁이 LIBOR 조작 스캔들을 계기로 시작된 만큼, 지표금리와 연동 계약의 리스크 속성 간 정합성보다는 가격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초거래 유동성이 언제나 우선시된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음. 

  - 우리나라 역시 CD금리를 비롯한 기존 대출 지표금리들의 기초거래 기반이 매우 취약하고 향후 개선의 가능성도 낮은 상황에서 파생상품과 채권 부문에 있어서의 KOFR 확산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현 시점이야말로 대출 부문에서의 KOFR 사용을 통해 준거금리의 신뢰성을 제고할 적기라고 판단됨. 

  - 은행들은 과도한 부담이 없는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KOFR 기반의 대출을 시범적으로 운용함으로써 RFR 연계 대출에 대한 국내 차주들의 잠재적 수요를 파악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이자계산 방식을 포함한 RFR 연계 대출 거래관행에 대한 계획을 수립할 수 있음. 

 

■ 이 과정에서 KOFR 실무 워킹그룹은 은행들과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은행들의 KOFR 기반 대출 필요성에 대한 인식 및 관련 기술적 사항들에 대한 이해도 제고를 도모할 필요가 있음. 

 

  - 파생상품과 달리 대출에서는 RFR의 사용이 생소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일선 대출담당자들을 중심으로 KOFR 기반 대출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글로벌 거래관행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충분한 의사소통 및 정보 교환이 이루어져야 함. 

 

■ 이와 병행하여 중장기적으로는 KOFR를 기반으로 은행의 자금조달 여건 변화를 밀접하게 반영할 수 있는 방법론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함. 

 

  - 해외의 사례를 보면,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 반영된 IBOR 유형의 금리와 RFR 기간물 금리 간의 일정 기간 스프레드를 RFR 기간물에 가산하여 무위험금리를 조정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음. 

  - 하지만 동 방식은 고정적인 스프레드를 가산하기 때문에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을 반영하는 금리들에 내재된 동적인 리스크 프리미엄처럼 시장의 자금여건에 따라 변동하지 못하며, 고정 스프레드의 적정 수준을 알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음. 

  - 이에 글로벌 학계와 정책기관들은 RFR 기간물 금리를 기반으로 하되,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 변화를 추적할 수 있는 스프레드 지수를 작성하여 더하는(add-on) 방식으로 대출 준거금리를 산출하는 방법론을 연구하고 있음.4) 

  - 국내의 경우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을 포함하는 대출 준거금리로 은행채, CD, COFIX, KORIBOR(Korea Interbank Offered Rate)가 사용되는데, 이들 금리는 대부분 충분한 실거래 기반을 갖추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향후 지표금리 개혁 로드맵에 따라 CD금리가 지표거래법상 중요지표에서 해제될 경우에는 글로벌 정합성을 갖춘 대출 준거금리가 부재한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음. 

   * 현재 ‘금융거래지표의 관리에 관한 법률’에 중요지표로 지정되어 법상 산출체계가 관리되고 있는 금리는 CD와 KOFR 뿐인데, Duffie and Stein(2015)5)은 지표의 조작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한 실거래 기반이며, 그렇지 못 할 경우 강력한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주장함. 

  - 이렇게 볼 때 현재의 KOFR 확산 정책 기조를 기회로 삼아 은행의 장 · 단기 자금조달비용을 적시성 있게 반영하는 지수를 구축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대출 준거금리를 도출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음.  <K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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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rea Overnight Financing Repo Rate)로 통상 코퍼 또는 코파라고 읽음

2) Federal Reserve Bank of New York (2019), Credit Sensitivity Letters, https://www.newyorkfed.org/medialibrary/media/newsevents/events/markets/2020/credit-sensitivity-letters.pdf (접속일: 2025.4.2.).

3) Jermann, U. (2019), “Is SOFR Better than LIBOR?”, Working Paper., 

______ (2024), “Interest Received by Banks during the Financial Crisis: LIBOR vs Hypothetical SOFR Loans”, Journal of Financial Services Research, 65.를 참조하기 바람

 4) Berndt, A., D. Duffie, and Y. Zhu (2023), “Across-the-Curve Credit Spread Indices”, Financial Markets, Institutions & Instruments, 32(3)., Saroyan, S., and R. Cont (2023), “‘EURAXI: a benchmark for Euro credit spreads’”, Working Paper.의 내용을 참조하기 바람.

 5) Duffie, D., and J. Stein (2015), “Reforming LIBOR and Other Financial Market Benchmarks”, Journal of Economic Perspectives, 29(2)

 

<ifsPOST>

 ※ 이 자료는 한국금융연구원(KIF)이 발간한 [금융브리프 34권 07호] (2025-4.11) ‘금융포커스’에 실린 것으로 연구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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