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 소외 다문화 ‘동아줄 원리’로 푼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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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색상의 조합으로 더욱 아름다워진 동아줄
단일민족이 아니다.
우리는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단일민족이라는 묘한 편견에 사로잡혀있다. 대륙의 끝단에 위치하고 있어 그럴 것 같지만 실은 우리의 유전학상 인종 분류를 보면 북방계가 70~80% 남방계가 20~30% 소수지만 유럽인과 다른 그룹이 섞여있다는 단국대학교 김욱 교수의 발표와 게놈 분석으로 7:3비율이라는 박종화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부 교수의 발표도 있다. 그런데 이런 인종 융합이 최근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8천년전 신석기시대부터 있었다는 사실을 여러 학술 논문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단일민족이며 외부로부터 유입된 사람들을 특별한 사람으로 치부하고 그들과 경계를 짓는 ‘다문화’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우리의 역사적 사실과 현재 진행 중인 문화융합 사업과도 어울리지 못하는 용어이다. 용어는 의식의 반영이고 의식은 사회 규범과 법과 행정에도 영향을 미치기에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가 단일한 민족이고 단일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데 최근에 유입된 외국인을 다른 문화이고 다른 이방인이라는 편견은 우리나라를 사랑하여 찾아오는 외국인들을 지속적으로 고립되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단일민족이란 편견이 만든 사회적 문제
오늘부터 설 연휴에 들어간다. 설날이면 민족의 대이동이란 말이 나오고 서로 가족과 친지를 방문하며 정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이 풍습은 오랜 역사와 함께 우리의 중요한 문화이다. 그러나 이런 즐거운 시간이 되면 소외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다름아닌 다문화가정을 이루었다가 이혼하여 혼자 독립한 사람들이다. 이들을 ‘소외 다문화가정’이라고 칭하자. 다문화 가정은 해마다 통계가 다르지만 대략 50% 정도가 이혼을 한다. 이들 중 상당수가 한국에 정착하여 살고 있으나 한국의 단일민족 문화의 특성으로 인해 사회에 편입되지 못하고 겉돌고 있다. 인종차별적인 사회적 용어의 폐해는 이혼으로 그치지 않고 대물림하며 다양한 문제를 파생시키고 있다.
1990년대부터 농촌총각 장가간다는 명분으로 동남아시아여성들과 결혼하던 풍습은 현재까지 진행형으로 30여년이 지나면서 다문화가정 수가 100만명에 이르고 다문화 출생아 수는 2012년 2만2908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리 감소세이지만 현재도 1만6421명으로 우리나라 신생아 100명 중 6명은 다문화 가정 출신이다. 그러나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못하여 사회적 편견과 따돌림과 놀림으로 초등학교 재학 중에도 단순히 다문화 가정이라는 이유로 '짱깨 새끼'나 '쪽바리 새끼', '튀기 새끼' 등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듣는 등 정신적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는 경우도 많다. 해마다 차이가 있으나 공교육 탈락률이 초등학생의 경우 10%에 달한다. 이는 다문화 가정이 아닌 일반 학생의 0.06%에 비하면 160배 수준이다. 중학생은 20%로 일반 학생의 0.09%의 200배가 넘으며 고등학생은 69% 수준이다. 이들이 교육 혜택을 받지 못하여 생기는 사회적 문제는 날로 늘어나고 있다.
한류문화 확산으로 급속히 유입되는 국내 체류 외국인 수
코로나 이전 2018년 통계에 따르면 국내 출입국자수 8890만명, 국내 체류 외국인수는 236만명이다. 국내에 90일을 넘겨 거주하는 장기체류외국인(등록 및 거소)은 168만7733명에 이르렀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면서 우리나라의 여러 가지 강점을 보고 유입되는 사람도 많고 일자리를 찾으러 오는 사람도 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2027년 3000만 외래관광객 유치를 외치고 있고 서울시도 비슷한 유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과 일자리, 결혼 등으로 유입되는 외국인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고 우리나라는 머지않은 미래에 단일민족이라는 말을 스스로 하기 어려운 상태가 될 것이다. 그런 말을 할 때쯤에는 이미 많은 사회문제가 팽배해질 것이다. 지금이 개선의 시기이다.
우리는 법체계를 정립할 때 허가 위주의 방식을 채택하였다. 이 포지티브 방식과 네거티브 방식의 차이는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다. 이미 과거 정부부터 규제개혁 추진 위원회가 개혁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내놓았고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일시적으로 해소를 해주기도 했으나 기본 법체계가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지 않음으로 인하여 매년 수십조의 예산을 들여 R&D를 통한 신기술이 개발되었다고 하더라도 상품으로 출시하기가 어렵다. 신기술이 산업화 되기위해서는 관련 부처가 신속하게 협의하여 허가를 내줘야한다. 그러나 내거티브 법체계라면 이런 수고를 할 필요가 없게 된다. 포지티브, 내거티브의 개념의 차이가 이렇게 큰 차이를 내는 것처럼 국민의 인권과 생활에서 너와 나를 구분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양산할 뿐이다.
동아줄처럼 단단해지기 위해서는 단일문화 다민족으로 가야한다.
우리나라가 세계2차대전 이후 신생 독립국가들 중에서 특히 원조를 받아야 생존이 가능했던 극빈국 중에서 유일하게 선진국에 진입한 나라이다. 우리는 정치, 경제, 문화 모든 면에서 독립된 문화를 형성하고 있으며 이제 외국에 우리의 독립된 문화를 발신하고 원조를 하며 세계 공동 이익을 위해 노력하는 선진국이 된 우수 국가가 되었다. 그런데 이런 기적이 가능했던 것은 융복합을 기가 막히게 잘한 이유이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융복합을 잘하였다. 신라는 대륙의 끝에서 해양과 육지의 모든 통로를 이용하여 국제 교류를 꾀하였고 우수한 문화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신라의 유물에서는 멀리 아랍과 말레이시아의 유물과 동일한 것들이 출토되고 있으며 백제, 고구려, 중국, 일본의 유물이나 역사적 교류 사실이 나타나고 있다. 설화에서도 외국인들의 유입이 다양하게 소개된다. 현재의 대한민국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선진문물을 받아들임에 주저함이 없었고 받아들인 문화를 우리의 독특한 개성과 결합하여 창조적 결과를 무수히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우리의 기질은 동아줄과 닮아있다. 동아줄은 새끼로도 만들고 마로도 만든다. 낱개의 한가닥은 힘이 없고 연약할 수 있으나 여러 가닥이 하나가 되기 위해 서로 엮이고 엮이는 과정을 되풀이하다 보면 엄청난 두께와 힘이 생긴다. 또한 다양성이 확보되면 더욱 찬란하고 아름다운 문화를 만들 수 있다. 현재의 우리가 동서양의 문화를 모두 접목한 결과의 상징이다.
우리는 이제 인종이나 출신국에 대한 너와 나를 구분하지 말고 하나의 방향으로 엮이고 뭉치는 노력을 해야한다. 기술의 융복합을 이뤄내어 선진국이 되었다면 문화의 융복합을 이루어 국민이 모두 살기 좋은 나라로 가야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국가의 독립 단계에서부터 인종이나 지역적 차이를 두지 않는다. 모든 사람이 동일한 권리를 갖는 국가의 구성원으로 보고 정책적으로 단일문화 다인종을 인정한다. 설날과 같은 우리나라 최대의 명절에 어디에선가 누구는 외로움에 깊은 한숨을 쉬고 있다. 미국의 최대명절인 추수감사절에는 그 누구도 외로움에 젖어있지 않는다. 그저 명절을 더 행복하게 즐겼느냐 아니냐의 차이 정도이다.
보이지 않는 유리벽을 사라지게 하는 것이 선진 문명이다. 우리는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여성인권을 선진화시켰다. 선진국이라 하는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이 100년, 200년 걸린 여성의 참정권과 사회 장벽을 허무는 시간의 반의반도 걸리지 않은 시간에 해결하였다. 또한 사회 치안의 수준도 최상급으로 올려놓았다. 우리가 ‘밤길 조심하라’는 말을 이젠 아무도 하지 않는다. 다문화라는 보이지 않는 장벽으로 1990년부터 유입된 외국인들의 고립감을 해결해야 한다. 또한 우리의 자녀이기도 한 2세들의 따돌림과 편견도 해결해야한다.
다문화가 아닌 대한민국으로 통일되는 단일문화와 출신국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으로 통일되어 모두 하나로 엮이는 동아줄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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