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정치홍보(PR)-보수야당의 문제점과 대안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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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널리 이롭게 한다’는 정치의 뜻에 비춰보면 ‘널리 알린다’는 홍보(弘報)는 의미부터 정치와 밀접하다. PR(Public Relations)의 뜻도 사람들과 관계 만들기이며, 이를 가벼이 여긴 정치인들은 국민들로부터 심판을 받는다.
현대 홍보의 시작은 약 100여년 전 1919년 뉴욕에서 최초로 PR컨설턴트 명함을 사용한 에드워드 버네이스(Edward Bernays) 이후 서양으로부터 비롯됐다. 우리나라에서 전문적으로 홍보회사가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약 30여년에 불과하고, 정치권에는 1997년 김대중 대선후보의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성공적인 이미지 개선 이후 홍보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다만 정치권내 진보와 보수 진영의 홍보에 대한 이해와 활용은 차이가 컸다. 지난 20여년 동안 진보불리는 현 여권은 대통령들부터 “홍보가 정책” “홍보가 가장 중요하다” 라고 강조해왔다. 특히 2000년대 초반에는 국가이미지위원회, 국정홍보처를 설치했고, 현장의 홍보전문가를 활용해왔다.
반면 현재의 야당인 보수그룹은 해당 부처를 없앴고, 단기적 성과에 익숙한 광고인이나 ‘을(乙)’ 입장에서 프리젠테이션(PT) 한번 해본 적 없는 언론인과 법조인들을 홍보본부장으로 중용했다. 중장기적으로 조직 내외부의 사람들과 관계와 신뢰구축을 중시하는 홍보 철학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었다 해도 무방하다. 예를 들어 설명해보자.
첫째, 홍보에서 가장 중시하는 ‘내부 소통’ 즉 당원들과 신뢰 구축은 여당인 민주당이 앞서 왔다. 대부분의 큰 위기는 전·현직 직원들로부터 발생하거나 커지기 때문에 내부소통은 공공(公共)뿐만 아니라 기업(企業)에서도 가장 중시한다. 민주당은 당원이 운영하는 소규모 가계들을 소개해 서로 상부상조하도록 돕는 당보(黨報) 발행부터 비록 ‘내 사람 챙기기’라는 비판도 있지만 당원들을 우선 배려하는 주요 공직 발탁과 기관장 인사 등 ‘리워드’(보상)가 확실했다.
그런데 지금의 야당이 정권을 잡았을 때 또는 최근 공천과정을 보면 여당과 크게 대비되는 모습 중 하나가 ‘당원 홀대’였다. 심지어 후보 선출에서조차 당원들이 소외되고 있다. 내 식구도 내가 돌보지 않으면 다른 가족이 무시하듯 보수진영 지지자들은 당으로부터 점점 멀어져 왔다.
둘째, 구성원 ‘교육(Nurturing)’도 큰 차이 중 하나이다. 진보 진영과 서양의 보수정당처럼 학생 때부터 학습에 신경 쓰고, 청년 때부터 이념적 가치를 배양하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기초논리가 약하고, 누구 하나 나서다가도 진보 진영의 벌떼 공격에 무너지고, 그 다음엔 누구도 나서지 않게 되는 악순환이 지속되어 왔다.
셋째, 매체이자 채널인 사람 투자가 부재했다. 정당의 상품은 사람과 정책인데 그때그때 트렌드에 둔감한 소위 ‘갑(甲)’ 출신 또는 명망가들이 투입되다 일반 국민과의 소통 실패로 이어졌다. 시중 유머 중 하나지만 ‘판사, 교수, 기자가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아무도 돈을 안낸다’는 말이 있다. 보수진영은 그런 이미지로 각인 되어 왔다. 젊고 똑똑하고 말도 잘하는 하버드출신의 보수진영 정치인이 옳은 이야기를 해도 잘 안 먹힌다. ‘매체가 메시지’라는 원칙처럼 ‘보수’라는 매체가 하는 메시지는 콩으로 메주를 쑨대도 안 믿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국민이 북한에서 화형을 당해 국민적 공분이 일어났다가도 야당이 나서니 ‘너네는 더했다’는 여당의 반박에 오히려 피해자가 더 욕을 먹는 일도 벌어졌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대선을 앞둔 현 상황을 생각해 보면 야당의 홍보수준 향상이 시급하다.
대안은 뭘까? 마케팅과 PR의 합성어인 MPR 측면에서 가장 기본적인 4P(상품, 유통, 촉진, 가격) 전략을 이용해 아이디어를 구하고자 한다.
첫째, 프로덕트(Product).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상품을 내놓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선호 상품은 소위 ‘신상’ 즉 최신 제품이다. 기업에서도 축적된 기술을 기반으로 최신제품을 내놓듯, 당과 전혀 상관없는 새로운 인물을 내놓으라는 것이 아니라, 당원들 중 새로운 인물을 제시하라는 것이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 영국의 토니블레어 등 대부분 서양의 정치지도자들이 당내에서 성장해온 사례가 대표적이다.
둘째, 유통(채널) 전략. 야당으로서는 일부 불가항력 측면이 있다. 즉 여당이 거의 모든 온·오프라인 매체를 장악하고, 무도한 수준의 편향방송을 내보내고 있다는 증거가 수두룩하다. 그럴 때 홍보에서는 프레임, 즉 싸우는 장소를 바꾸라고 한다. 요즘에는 매체를 온·오프라인 또는 전통-뉴미디어 이렇게 구분하지 않고, 자기가 보유한 온드(owned), 비용을 지불하는 페이드(paid), 타 매체가 전하도록 하는 언드(earned)로 나눈다.
야당이 살길은 언드미디어 승리에 있다. 언드(earned) 즉 소비자가 스스로 리트윗하거나 자신의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에 복사해 주도록 화제성을 가져야 한다. 기본 방식은 쉽고(simple), 재미(fun)있는 ‘SF 방식’이어야 한다. 콘텐츠는 요즘도 가장 핫(hot)하다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선점하면 유리하다.
국민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펭수’를 예로 들수 있다. 교육방송(EBS)이라는 유익하지만 고리타분한 이미지를 생각과 발상의 전환으로 B급 코드를 입혔고, 2019년 최고의 상품으로 등록됐다. 특히 효과적인 채널전략을 위해 단기간 비용투입으로 성과를 내는데 익숙한 광고전문가 보다 다양한 채널 전략을 중시하는 홍보전문가 활용이 필요하다.
셋째, 프로모션(Promotion). 대형마트에서 하나 더 주는 덤, 끼워 팔기 전략처럼 내게 보탬이 되는 것을 주거나 보여주어야 한다. 특히 트렌드 세터인 20~40세대를 주 타깃으로 내 삶에 영향을 주는 주택, 일자리, 재테크, 사회가치 등의 주제에 기존 ‘불안’ ‘실패’ 등 정서적 또는 주장형 용어 보다 구체적인 숫자를 활용해 메시지를 만들면 소비자들이 외면하기 어려운 신뢰를 얻을 수 있고, 앞서 언급한 언드미디어 확보에도 용이하다.
특히 미래세대가 중시하는 ‘가치’ 측면은 유럽의 녹색당 못지않은 선점과 실천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이 미래 지구 환경에 안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을 알면서 다 쓰는 것에 대한 비판만 하기보다, 미래세대의 1인칭 시점으로 문제점과 어느 지역 몇 명의 당원들의 몇 톤의 플라스틱 절약 캠페인, 잘 썩는 플라스틱 개발 산업 지원금액 등을 함께 이야기하면 호응과 참여를 얻게 될 것이다.
마지막 넷째, 가격(Price). 야당이 내세우는 사람과, 정책이 적당한 가격인가? 요즘 대세어(大勢語)인 마음에 드는 ‘가심비’인지 의문이다. 여당 하는 짓이 마음에 안 들어도 사람들은 그냥 야당 이미지가 싫어서 인물, 정책, 메시지를 사지 않는다. 몇몇 개발도상국 제품 가격이 아무리 싸도 우리 국민 중 상당수는 그 나라 품질을 불신(不信)해 사지 않는 것과 같다. 개도국 이미지 개선이 우선이듯 선거 때 후보나 정책을 구매해 달라고 선택을 읍소하기 전에 소비자들이 제시하는 가격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신뢰구축이 먼저 필요하다.
불신을 제거하지 않고 5.18광주민주화운동 묘소에 가서 울며 사과하고. 콩으로 메주를 쑨대도 안 믿는다. 이 만큼 했는데도, 즉 이 정도로 좋은 가격을 제시했는데도 왜 안 먹힐까하는 고민에 대한 답이 될 것이다. 개인도 누군가에게 큰 실망을 주었을 때 특정 대리인이 사과를 한다면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듯, 진심은 구성원 모두가 함께 보여주어야 진심을 전할 수 있다. 진심은 기업 광고처럼 ‘고객이 ok할 때까지!’ 지속적이고 반복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소비자들은 마음이 움직일 것이다. 다만 판매자 중 하나인 당원들은 자신들이 당으로부터 존중 받는다고 느낄 때 신뢰 조성에 동참할 것이므로 당원 존중과 배양 노력이 앞서 언급한 대로 선행되어야 한다.
야당이 가야 할 홍보의 길은 마치 중국 한(漢)나라 명의 화타(華佗)가 뼈를 깎아내야 할 정도의 깊은 수술과 같다. 먼저 그 어렵고 힘든 수술을 받을지부터 결정해야 한다. 목숨을 건 수술을 견뎌낼 각오가 없다면 백약이 무효가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보수진영의 좋은 상품들이 야당 브랜드를 쓰는 순간 같이 망가지게 될 것이란 점이다.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라는 말이 있다. 우선 병이 깊다는 것부터 인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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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사이트님의 댓글
토토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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