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의 성장둔화는 일시적 현상이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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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전망이 낮아져>
미국의 금년도 경제성장전망이 하향조정되고 있다. 세계은행(WB)은 2.8%에서 2.1%로, 연준(FRB)은 2.9%에서 2.2%로 떨어뜨렸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5%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내년도와 내후년도의 성장전망은 수정하지 않았다.
이들 기관들은 공통적으로 금년도 성장률저하의 주원인이 지난 겨울의 혹독한 추위 때문에 경제활동이 일시적으로 위축되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였다. 금년 1/4분기의 성장률은 작년 1/4분기에 비해서 마이너스 1.0%이었다. 다시 말해서 미국경제가 예상하지 않았던 새로운 위험에 봉착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연유로 해서 추위가 물러간 이후에 경제지표들은 당초 예상한대로 움직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고 한다.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경제전체를 위해서 다행한 일이다. 세계경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대불황(great recession)으로 악화되었다가 겨우 미약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 그 견인차 역할은 미국이 담당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이전에 세계경제의 호황과 자원가격의 급등을 주도하였던 중국을 비롯한 신흥개도국들이 하나같이 국내경제의 구조적인 불균형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마저 회복세가 꺾인다면 우리나라도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시장충격은 크지 않아>
지금도 성장전망치의 하향조정이 시장에 미친 충격은 미미하다. 미국의 주가는 오히려 올라갔고 미국의 장기국채금리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미국경제의 회복속도가 일시적으로 감속되었을 뿐이고 곧바로 원래 속도를 회복하고 있다는 시장의 판단을 반영하는 것이다.
금융시장은 연준이 확장적인 통화정책을 계속 유지한다는 발표에 안도하고 있다. 6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연준은 자산매입규모를 당초 예상대로 매월 450억 달러에서 350억 달러로 100억 달러 축소하였다. 절대규모가 줄어들었을 뿐이지 아직도 매월 350억 달러의 돈을 시중에 풀겠다는 것이다.
금융시장이 정작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금리인상시기이다. 현재의 초저금리가 인상되면 단기적으로는 금융시장이 상당한 충격을 받기 때문이다. 그런데 연준은 금년 말 자산매입이 종료된 이후에도 상당기간동안 초저금리를 유지할 필요성을 암시하여 시장을 안심시키고 있다. .
<연준의 출구전략방향>
6월18일 연준의 통화정책회의(FOMC) 이후에 배포된 정책 자료는 통화정책의 향후방향을 제시하고 있는데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연준은 법률에 의해서 최대고용과 물가안정의 양대 임무를 부여받았다. 현재 고용시장은 개선되고 있고 물가는 상승하고 있으나 아직도 장기물가목표치인 2%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자산매입축소는 향후에도 노동시장과 물가추이에 따라서 그 속도가 결정되겠지만 확장적 통화정책은 계속되는 것이 적절하다. 고용과 물가가 목표치에 근접하여도 경제여건에 따라서는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 federal funds rate)가 장기적정수준이하로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연준 내에서 조기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매파의 목소리보다는 금리인상에 신중한 온건파의 입장이 득세하는 형국으로 보여진다.
옐런 연준 의장은 6월18일 통화정책회의가 끝난 후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위의 내용을 더욱 상세히 설명하였다. 미국경제는 1/4분기에 후퇴하였으나 그 이후 연준의 기대에 부합하며 움직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산매입축소규모를 예상대로 100억 달러로 결정하였다. 실업률은 6.3%로 감소하였고 금년 말에는 6.0%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2016년에는 장기정상실업률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다. 물가는 금년말 1.5-1.7%, 2015년 말 1.6-2.0%로 예상된다. 기준금리의 인상은 실업률과 물가뿐만 아니라 금융시장동향과 고용시장의 질적 개선 등 폭넓은 정보를 고려하여 그 시기가 결정된다. 2016년 말에도 기준금리는 장기정상수준보다도 낮을 것인데 그 이유는 금융위기의 여진이 주택시장과 은행여신 등에 남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금리인상은 2015년 하반기?>
미 연준이 양적완화를 시작할 때 출구전략, 즉 통화정책의 정상화에 대한 전향적 지침(forward guidance)를 제시하였다. 이는 정책불확실성을 줄이고 예측가능성을 높여서 시장에 주는 충격과 교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중앙은행과 시장 간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 매우 바람직스러운 것이다.
지침은 실업률 6.5%, 물가 2%이다. 그 이후에 실업률 6.5%라는 양적기준은 노동시장의 개선이라는 질적기준으로 바뀌었다. 미국도 금융위기이후에 1년이상 장기실업자가 급증하고 비자발적인 파트타임근로자가 늘어나며 고용률이 낮아지는 등 노동시장의 구조변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수치적인 실업률이 착시효과를 가져 오기 때문이다.
금년 초부터 시작된 연준의 자산매입축소는 1단계 통화정책 정상화이다. 돈을 찍어내는 파격적인 정책을 매월 100억 달러씩 줄여나가서 금년 말에는 종료시키겠다는 것이다.
금년 말 이후의 2단계정상화는 기준금리 인상인데 그 시기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시장의 예측은 내년 하반기로 보고 있는데 최근 OECD는 미국경제검토보고서에서 내년 중반으로 예상하였다.
연준이 설정한 전향적 지침의 전망치를 보면 실업률은 내년에 6%이하로 내려가지만 정상수준은 내후년에나 도달할 것이다. 즉 내후년이 되어야 유휴노동력이 흡수된다는 것이다. 물가는 내후년에 2%에 근접한다. 옐런 의장은 특히 물가가 연준의 목표치인 2%이하에 머물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한다. 즉 디플레 위험을 원천적으로 예방해야 할 필요성을 부각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기준금리 인상 시기는 내년 하반기가 될 것이다. 물론 이는 미국경제가 연준의 전망대로 회복을 지속한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 건실>
OECD는 최근 미국경제검토보고서에서 미국의 제조업이 내구재중심으로 강력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경쟁력 있는 노동비용, 낮은 에너지가격, 달러화약세를 그 원인으로 지목하였는데 미국의 유연한 노동시장과 이민의 유입, 세일가스와 세일원유의 양산, 양적완화와 저금리가 그 배경이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최근 보고서는 미국의 제조업공동화는 사실이 아니라고 분석한다. 1960-2013년 기간 중에 제조업고용은 비농업부문고용의 28.4%에서 8.8%로 격감하였으나 제조업부가가치는 1960-2007년 기간 중 연평균 3.1% 증가하였다는 것이다. 그 배경은 제조업의 노동생산성과 총요소생산성이 미국의 여타 산업은 물론 경쟁국가에 비해서도 더 크게 향상하였다는 것이다.
미국의 만성적인 경상수지적자의 주원인이 제조업의 무역수지적자인 점을 감안하면 제조업의 국제경쟁력이 약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첨단기술집약적 제조업에서는 세계정상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오바마 정부는 미국 제조업의 부흥을 추진하고 있고 해외진출기업의 회귀(reshoring)도 늘어나고 있다. 제조업고용도 2010년 이후에는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피터슨연구소의 보고서는 강조하고 있다.
<한국은 야심적인 성장을 추구해야>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4%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를 경제의 성숙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인다. 그런데 1인당 국민소득이 우리나라의 2배 수준인 미국의 내년도 성장전망치가 3.6%임을 감안하면 우리경제가 조로(早老)현상을 보이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꿈꾸지 않으면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교훈은 우리경제의 부흥을 위해서 명심해야 할 경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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