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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는 정말 살아나고 있는가 ?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5년11월15일 18시04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6일 18시10분

작성자

  • 신세돈
  •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메타정보

  • 43

본문

내수는 정말 살아나고 있는가 ?

 

1. 정부의 내수성장 자화자찬

금년 3분기 실질GDP성장률을 발표한 기획재정부는 희색이 만면하다. ‘정부의 적극적 정책에 힘입어 내수의 성장모멘텀이 확대되며 전기대비 1.2% 성장률 달성하여 저성장 고리가 단절되는 결과’라는 종합평가를 내린 것이다. 기획재정부의 보도자료「2015년 GDP 흐름」(2015년 10월 26일 발표)를 보면 1.2%P 성장은 2010년 이후 5년 만에 최대라고 했다. 성장의 내용 면에서도 ① 3/4분기까지 내수 성장기여도가 전년대비 3.4%P로써 수출 감소(-1%P)를 보완했고 ② 산업별로도 서비스업•건설업 등 내수업종이 제조업 부진을 보완하여 ③ 내수성장세는 OECD 최상위권(통계수집이 가능한 OECD 23개국 중 4위)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이런 ‘성장’의 결과가 정부의 추경 등 재정집행 확대와 정부의 소비활성화 조치 등 메르스 사태 이후 신속한 정책대응이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3분기 성장 1.2% 중에서 정부소비와 정부투자의 효과는 각각 0.3%P와 0.5∽0.7%P로 합쳐서 0.8%P 이상이라고 했다. 2003년 사스 직후의 홍콩과 대만의 경제침체(2분기 지속)보다 훨씬 빠르게 벗어났음을 자랑했다. 그러면서 블랙프라이데이 효과와 개별소비세 인하효과가 집중되어 4분기에도 내수중심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3분기 추경 등 재정확대가 민간 활력 제고의 마중물 역할을 하면서 4분기 민간부문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고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장광설을 요약하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책을 내놓은 덕택에 어려운 수출여건 하에서도 내수가 살아나서 OECD 최상위권의 성장세를 기록했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말이다. 

 

2. 3분기 성장의 해부 : 응급처치형 성장

(1) 전기 대비 성장률은 매우 불안정한 지표다.

전기 대비 실질성장률은 분기 실적이 나쁘면 다음 분기에 높게 나오고 또 이번 분기가 높으면 다음 분기가 낮아지는 현상(기저효과)이 있어서 변동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2분기 0.3% 성장 다음에 온 3분기 1.2% 성장의 한 분기 실적만으로 전체 경제를 너무 낙관한다면 가볍다못해 경제흐름을 잘못 판단할 위험이 있다. 실제로 2003년 4분기 실질성장률은 전기 대비 2.6%로 매우 높았지만 그 해 2003년 연간성장률은 2.9%로써 IMF위기(1998년)을 제외하면 1981년 이후 22년 만에 최악이었고 2009년 3분기 실질성장률 역시 전기 대비 2.8%로 높았지만 2009년 연간성장률은 0.7%로써 IMF위기(1998년)을 제외하면 1981년 이후 28년 만에 최저수준이었다. 따라서 정부는 한 분기의 실적만으로 정책업적을 너무 자랑하고 강조하다보면 금방 얼굴을 붉히게 되기 쉽다. 

 

(2) 정부의 재정집행형 성장이다.

지난 3분기 성장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정부의 재정집행 주도형 성장이라는 점이 눈에 확연하게 들어온다. 정부소비(0.3%p)와 정부주도가 대부분인 건설투자(0.7%p)를 합하면 1.0%p로 분기성장(1.2%p)의 5/6에 해당하며 여기에다가 재고투자(0.2%p)를 더하면 1.2%p가 되어 3분기 성장은 이 세 항목에 의해 주도된 셈이다. 정부도 인정했듯이 이번 3분기 실적은 추경 등 재정집행 확대에 따른 정부소비(0.3%P)와 건설경기(0.7%P) 덕분이다. 따라서 재정능력이 고갈되면 언제라도 성장동력이 식을 수밖에 없는 성장이다. 실제로 2014년처럼 재정이 집중 투입된 이후 재원이 부족하거나 부양효과가 떨어지면 나타나는 ‘상고하저(혹은 front-loading 효과)’가 나타난다면 의외로 4분기나 그 이후 성장률이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2014년 3분기 서비스업 성장률은 전기 대비 1.2%였지만 4분기에는 0.6%로 낮아졌고 건설업도 2014년 3분기 전기 대비 0.9%에서 4분기 –3.0%로 낮아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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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수출엔진이 꺼지고 있다.  

수출이 심각하게 붕괴되고 있음을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금년 들어 전년대비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0.7%, -1.1%, 및 –1.3%로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점차 그 마이너스 폭이 커지고 있다. 작년 3분기 이후 금년 9월까지 역대 최장기인 5분기 연속 수출이 감소하는 있는 가운데 10월 1일-20일 수출증가율은 –16%로 폭증했다. 금년 울산의 수출증가율은 -21%이고 경북의 수출증가율도 –14% 나 된다. 

 

(4) 성장 모멘텀은 어디에도 안 보인다.

모멘텀(momentum)이란 물체가 한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변동하려는 경향, 즉 추진력·여세·타성이다(두산백과).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의 모멘텀을 갖기 위해서는 민간부문의 성장 모멘텀, 즉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그러나 위[표]에서 보듯이 민간소비와 설비투자의 성장기여도는 매우 미미하다. 금년 1-3분기 설비투자 증가율은 전년대비 5.0%-6.8%대로 작년 상반기 7.2%-7.7%에 비해 미미하고 지식재산생산물투자의 금년 중 성장기여는 거의 없는 셈(0.0%-0.1%)이다. 반면에 금년 1-3분기 재고의 성장기여도는 0.9%-1.3%P로써 성장률(전년대비) 2.2%-2.6% 의 35%-50%를 차지하였다. 금년 제조업 성장률은 전년대비 0.7%-1.7%대로 극도로 부진한데다 서비스산업 성장률도 계속 낮아져서 3분기 2.6% 성장률은 2013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3. 근본적인 대책의 필요성

(1) 정책당국의 위기의식의 공유

금년 경제성장률은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이후 최저 수준인 2.5%대를 이어가고 있다. 2015년 1-3분기 실질성장률은 2.5%, 2.2%와 2.6%에 불과하여 2014년의 3.9%, 3.4%와 3.3%에 비해서도 현저히 (1/3이나) 낮고 2013년(2.9%)에 비해서도 낮다. 정책당국은 수출부진, 제조업 붕괴, 민간부문의 성장동력 상실에 대해 솔직히 인정하고 그 원인에 대한 철저하고 다각적인 분석을 내려야 한다. 박근혜 정부 들어 지속적으로 가라앉고 있는 성장동력을 마음깊이 경계하기는커녕 OECD 비교와 같은 허황하기만 한 수치를 들이대며 낙관론을 펴기만 하는 경제정책당국에게는 어떤 효과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기대할 수 없다.      

 

(2) 정책의 핵심은 ‘제조-설비투자-수출’이다.

현재 한국경제 침체의 핵심은 제조업과 수출의 부진이다. 특히 전통수출산업의 경쟁력 상실이 심각하다. 울산과 구미와 창원을 살려야 한다. 경제부흥과 제2의 한강의 기적은 서비스산업이나 건설이 아니라 제조업에서 나온다. 비록 신흥개도국에게 불리하다하더라도 유리할 수 있는 방법과 부문을 찾아야 한다. 이것은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창조경제 못지않게 시급하고 중요하다. 창조경제가 성공한다손 치더라도 창원과 울산과 구미가 붕괴되면 다 헛일이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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