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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증세논의와 실효세율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5년09월03일 20시01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7일 19시47분

작성자

  • 오문성
  • 한양여대 세무회계과 교수, 한국조세정책학회 회장,법학박사/경영학박사/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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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법인세 증세논의와 실효세율

  최근 세법개정과 관련하여 늘어나는 복지재정을 메꾸려면 결국 법인세율을 인상하자는 논의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논의의 중심에는 국세의 세목(稅目)중 법인세의 세율이 정권이 교체되어 오는 동안 일관성 있게 인하되어 왔고 그렇게 인하한 효과가 국가경제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비판적 시각이 한 몫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러한 요구에 대하여 정부는 법인세율 인상이 가져올 기업경쟁력 약화와 이로 인한 경기활성화에 부정적인 효과로 말미암아 법인세율을 인상한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법인세 세수가 증가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시기에 구사할 적절한 조세정책이 아니라고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부는 법인세 세율을 올리기 보다는 공제·감면 등 기존에 법인에 부여하던 조세혜택을 줄여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만약 법인세를 통하여 증세를 하려면 두 가지 방법을 통하여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그 첫째는 법인세의 명목세율을 높이는 방법이고, 또 하나의 방법은 명목세율을 그대로 유지하되 실효세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다. 명목세율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세율이라는 용어 앞에 아무런 수식 어구를 붙이지 않으면 명목세율이 되는데 우리나라 법인세법 제55조 제1항에 의하면 법인세율은 과세표준이 2억원 이하인 경우 10%, 2억원 초과 200억원 이하인 경우는 20%, 200억원 초과의 경우에는 22%의 세율이 적용되는 3단계 초과누진세율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예를 들면 A법인의 과세표준이 700억원 이라고 가정하자. 과세표준은 산출세액을 계산하는 바로 직전 단계의 수치를 말하므로 과세표준에 세율을 곱하면 산출세액이 계산되어진다. 초과누진세율구조 하에서는 단계별로 세율을 적용하므로 과세표준이 700억원인 경우 법인세 산출세액이 154억원(700억원*22%)이 되는 것이 아니고 149.8억원(2억원*10%+198억원*20%+500억원*22%)으로 계산되어진다. 그 다음 단계는 공제·감면 세액이 있는 경우 산출세액에서 공제·감면세액을 차감하여 실제로 납부할 세액을 계산하게 된다.  위의 예에서 만약 감면이나 공제세액이 없다면 A기업은 149.8억원의 법인세를 부담하게 되겠지만 만약 공제·감면으로 인하여 감소되는 세액이 39.8억원이 있다면 실제납부법인세액은  110억원이 된다. 여기에서 명목세율은 과세표준에 형식적으로 적용되는 세율을 말하고 실효세율은 공제나 감면으로 인하여 감소되는 세액을 고려한 세율을 말한다. 위의 경우 명목세율을 가중평균(weighted average)방법으로 산출해 본다면 21.4%(149.8억원/700억원)가 되고 공제·감면되는 세액을 고려하여 실효세율을 고려한다면 15.71%(110억원/700억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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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의 사례에서 법인A의 법인세 명목세율은 21,4%이지만 실효세율은 15.71%로서 5.69%차이가 난다. 실제 각국의 법인세율을 기준으로 명목세율과 실효세율의 차이를 언급할 때는 일반적으로 법인세의 최고세율(위에서는 22%)과 공제·감면세액을 고려한 실효세율(위의 경우 15.71%)을 비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왜냐하면 OECD국가 중 67%의 국가가 법인세 단일세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단일세율이 아니라 하더라도 각 기업의 과세표준의 크기에 따라 달리 적용되는 초과누진세율의 적용 자료를 구하기는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OECD자료에 의하면 2012년 기준 주요국가 법인세 실효세율은 미국 22.2%/ 일본 22.1%/ 캐나다 24.3%/ 영국 25.1%/ 한국 16.8% 로서 다른 나라에 비하여 우리나라의 법인세 실효세율이 비교적 낮다고 알려져 있다. 각 국가 간 법인의  법인세 부담은 명목세율보다는 실효세율로 비교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만약 어떤 국가의 법인세 명목세율과 실효세율의 차이가 크다고 한다면 그것은 산출세액과 실제 납부할 세액과의 차이를 유발하는 공제나 감면, 즉 조세지출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법인세의 공제·감면관련 사항은 대부분 조세특례제한법(이하 조특법)에서 규정하고 있는데 일몰(日沒)규정을 두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몰규정이란 공제나 감면의 효과가 일정시기에 끝나게 되어 있는 규정을 말하고 일몰시기가 되면  관련 세법규정의 효력을 계속 존속시킬지, 폐지할지를 판단하여 존속하는 것으로 결정되면 다시 일몰시한을 연장하게 된다. 예를 들면 법인사업자 또는 개인사업자의 R&D(연구개발)활동을 지원하기 위하여 조특법 제10조 제1항은 “내국인이 각 과세연도에 연구ㆍ인력개발비가 있는 경우에는 ~(중략)~법인세에서 공제한다. 이 경우 제1호 및 제2호는 2015년 12월 31일까지 발생한 해당 연구ㆍ인력개발비에 대해서만 적용한다.”고 규정하여 본 규정의 일몰시기가 2015년 12월31일임을 규정하고 있는데 전형적인 일몰규정의 모습이다. 그러므로 위 규정은 2015년 12월31일이 일몰시기가 되지만 이러한 일몰규정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자동연장 되는 것이 관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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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인세와 관련하여 현재의 상황은 야당 측에서는 법인세의 명목세율을 올리자는 주장이고 정부 측에서는 현재 법인세율을 올리는 것보다는 공제·감면 세액을 줄여 실효세율을 올리자는 주장으로 요약된다. 야당 측에서는 법인세율의 인상은 내용으로 보면 절대적인 법인세율의 인상이 아니고 계속 인하되어온 법인세율을 환원한다는 차원에서 인상을 주장하고 있으며, 인상을 반대하는 정부 측의 주장은 글로벌 환경에서 국내기업의 경쟁력 약화와 국내 경제 환경이 어렵다는 측면을 주된 이유로 들고 있다. 이렇게 대립되고 있는 주장 간에 타협 가능한 영역이 있다면 먼저 실효법인세율을 올리는 방법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다. 즉, 기존에 조세지출혜택을 부여하고 있던 공제·감면을 과감하게 줄여 법인이 실제로 부담하는 실효법인세율을 높이자는 것이며, 이러한 정책은 현 박근혜 정부의 초기부터 명목세율을 인상하는 것을 지양하고 공제·감면을 줄여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주장과도 일치한다. 공제·감면을 줄이는 것도 법인에게는 실질적인 법인세의 증세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실효법인세율을 높이기 위하여 공제·감면을 줄이는 것은 명목 법인세율을 인상하는 것과 비교하여 몇 가지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명목세율을 인상하는 것은 모든 법인에 대하여 추가로 법인세 부담을 증가시키는 것이지만, 공제·감면을 줄이는 것은 추가적인 법인세를 부담시키는 것은 아니고 기존에 이로 인한 조세혜택을 향유하던 기업만을 대상으로 부여하던 조세혜택을 줄인다는 점에서 차이가 나며, 공제·감면 혜택 중 연구개발지원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이러한 혜택의 수혜자가 대기업에 몰려 있는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실효세율의 증가가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의 부담을 늘린다는 차원에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가 용이 하다는 것이다. 현재의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법인세의 명목세율을 올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현 정부의 일관된 정책방향인 공제나 감면을 줄여 세수를 확보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주던 혜택을 줄이는 것도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지금까지는 일몰규정이 대부분 연장되는 것이 관행이었다면 이제부터는 불요불급(不要不急)한 세제지원에 대하여는 과감하게 폐지하는 것이 관행이 되어야 한다. 이 시점에 정부의 강력한 정책 추진의지가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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