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천의 디지털경제 이야기 <17> 진화하는 지식관리 본문듣기
작성시간
관련링크
본문
스티브 잡스는 2005년 명문 스탠포드 대학의 졸업식에 초대되어 명언을 남겼다. “점(dot)과 점(dot)들을 ‘연결’하는 것이 당신의 미래를 결정합니다.” 당신이 경험한 또는 알고 있는 무엇을 연결하면 창의력이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다. 자신이 혁신의 아이콘이 된 것은 리드대학교를 중퇴하고도 재미 있어 수강하였던 칼리그라피(서예) 기술을 맥킨토시 개발에 연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결’이 창의력 발산의 시점이자 지식생성의 기반이 된다는 것은 일찍부터 널리 알려져 있다. 지식관리를 위한 모델 개발도 이런 아이디어에 집중되어 왔다. 미국의 NSF(National Science Foundation)의 창립을 이끌어 냈던 반네바 부시는 1945년 메멕스라는 기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창한다. 책, 기록, 대화 등을 마이크로 필름으로 축적하여 관련있는 단어들을 기계적으로 연결하자는 것이다. 인간의 기억력을 증강시킬 수 있는 자동 시스템을 주창한 것이다. 이러한 부시의 아이디어는 1962년에 더글라스 엥겔바트에 영향을 주었다. 엥겔바트는 부시의 논문을 읽고 메멕스의 아이디어를 PC에서 구현한 하이퍼 텍스트를 고안하였다.
‘연결'은 인터넷의 아버지라고 칭송 받는 리크라이더에게도 중요한 화두로 이어졌다. 리크라이더는 미국방성의 ARPA(Advanced reasearch Project Agency) 에서 컴퓨터연구를 진두 지휘하면서 지구상의 모든 데이터들을 ‘연결’하는 컴퓨터 네트워크를 만들 것을 독려하였다. 오늘날 전세계의 네티즌들이 이용하고 있는 인터넷을 탄생 시키는데 주요한 비전을 제시하였다. 인터넷이 개발되면서 하이퍼텍스트 기술은 인터넷 프로토콜로 진화 되었다.
회사 경영이나 조직의 성장을 위해 지식관리가 무엇보다도 중요해지고 있다. 사람, 데이터, 파일, 서류 등 객체화 할 수 있는 모든 것들과 서로 간의 ‘연결’을 효율적으로 성립하고 신속하게 찾아내는 지식 모델과 시스템의 개발을 만드는 것이 주요 핵심 과제가 되어왔다.
최근 들어 지식관리의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다. 단순한 연결에서 발전하여 ‘관계’을 설명하는 시스템으로 발전한다. 지식그래프가 대표적이다. 객체, 개념 또는 의미를 가지는 것들을 관련지음으로 지식의 연관성을 네트워크 형태로 구현하려는 노력이다.
이러한 체계는 새로운 문법을 만들어 낸다. 명사들과 그들 간의 관계를 (명사1, 관계, 명사2) 형태의 문법으로 표현된다. 예를 들면 “한국의 수도는 서울이다"라는 문장은 (한국, 수도는, 서울)이라는 문법으로 표현될 수 있다. 이어서, “서울에는 경복궁이라는 옛 궁궐이 있다”, “경복궁에는 경회루라는 옛 연회소가 있다". 이렇게 계속 연결되는 문장들은 그래프 문법으로 표현될 수 있으며, “경회루는 한국의 수도 서울에 있는 경복궁이라는 옛 궁궐에 있는 연회소다"라는 지식을 추론할 수 있다.
이러한 그래프 기술을 이용한 지식 관리 체계를 대규모로 구축하여 서비스하고 있는 회사가 구글이다. 구글은 2012년 ‘지식 그래프'라는 명칭으로 이 서비스를 시작하여 검색엔진으로부터 생성되는 다양한 데이터들과 함께 관계를 설명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구글의 지식그래프에 이어 마이크로 소프트도 이 기술을 응용하여 코파일럿을 개발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코파일럿의 능력은 마이크로 소프트가 개발하고 있는 그래프 네트워크에 기반하여 작동한다.
인공지능시대에서는 한걸음 더 발전하고 있다. 그래프 네트워크에 적용 가능한 인공지능 모델인 GNN(graph neural network)모델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GNN은 객체들을 연결하는 구조인 그래프 네트워크와 그래프 문법을 가진 문장에 의해 학습이 될 수 있다. 자연어처리 기능을 이용하여 한 차원 높은 추론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불가능했던 세만틱 검색(semantic search)을 가능하게 하여, 자연어만으로 질문과 답변을 가능하게 한다. 대화로 이루어지는 UI를 제공하며 응용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지식근로자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지식시스템이 그래프와 인공지능을 통하여 더욱 효율적으로 진화되고 있다.
<ifsPOST>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