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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조업의 혁신투자 현황과 시사점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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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2년04월04일 17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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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약>

본고에서는 혁신 및 혁신투자의 개념을 정의하고, 혁신투자 유형화를 시도하여 제조업 기업들의 유형별 혁신투자 현황을 파악함으로써 국내 제조업 기업들의 혁신투자 제고를 위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혁신은 ‘기업이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발전, 경쟁 및 차별화하기 위해 새롭고 향상된 것을 제시하는 과정’으로 정의하고 혁신투자는 ‘혁신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지출’로 정의하도록 한다. 혁신투자는 R&D투자, 마케팅투자, 지식재산투자, 인재개발투자, 소프트웨어투자 등 다섯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여 업종유형별(ICT, 기계, 소재) 혁신투자 현황을 살펴보았다.
국내 제조업 기업들의 혁신투자 규모는 업종 유형에 상관없이 2001년 이후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냈으며, 2010년 이후에는 매출액 대비 비중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혁신투자는 소수 기업에 의존하고 있으며, 특히 기계 부문에서 혁신투자 불균형 구조가 가장 심각하게 나타났다. 
또한, 제조업에서 대부분의 혁신투자는 R&D투자로 나타났으며 기계 부문에서 R&D 집중현상이 가장 두드러졌다. 반면 비R&D투자 내 혁신투자는 점점 다양화되는 추이를 보였다. 제조업 기업들의 혁신투자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시기에 따라 변화하는 혁신투자에 대한 필요성을 제시하고 다양한 혁신투자에 대한 인지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R&D투자가 혁신투자로 대표되는 인식에서 탈피하여 사회 변화에 따른 다양한 혁신투자가 활성화되는 토대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R&D에만 집중된 혁신 관련 정책지원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1. 서론

혁신은 과학분야뿐 아니라 사회, 경제,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논의되어 왔고, 시대와 상황에 따라 그 정의가 변화해 왔다. 대량생산 및 상품화가 이루어지던 시기의 혁신은 신제품을 개발하는 ‘제품혁신’이나 효율적인 생산을 위한 ‘공정혁신’ 등 기술적 혁신을 의미했으나, 사회가 점점 다변화되면서 혁신의 개념도 다양화되어,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제시하는 ‘마케팅혁신’이나 업무처리방식을 변화하여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는 ‘조직혁신’ 등과 같은 비(非)기술적 혁신에 대한 개념이 등장하였다. 혁신에 대한 논의는 최근 사회·경제 구조의 변화와 함께 더욱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와 친환경 경제로의 이행,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 속에서 신산업 분야에의 선도적인 역할의 발판을 위한 혁신성장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끌 다양한 혁신투자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전까지 한국경제의 혁신투자는 R&D투자로 대표되어 왔고, 정부 정책 역시 R&D투자의 양적 확대를 목표로 하여왔다. 그 결과 2019년한국은 GDP 대비 R&D 투자 비중이 4.6%에 달하며 OECD 국가 중 이스라엘 다음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였으며1), R&D투자 규모 또한 주요국에 비해 상당히 빠르게 확대되어 왔다.2) 

그러나 2000년대 후반으로 갈수록 R&D 투자 효율성이 감소한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시대적 변화와 맞물린 새로운 혁신투자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데이터 경제, 수소 경제, 스마트 스쿨, 그린 에너지 사업 등 정부에서 내세우는 혁신성장 산업들의 발전을 위해서는 기술개발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투자, 새로운 산업을 이끌어갈 인재 양성, 기술사업화와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브랜드가치 창출 등에 대한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R&D투자를 제외한 다양한 혁신투자에 대한 기업의 인식은 부족한 상황이며, 제조업 기업들에 대한 정부 지원 역시 R&D투자에만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은 오히려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투자를 저해하여 투자의 비효율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효과적인 정책을 위해서는 현재 기업들의 혁신투자 현황을 파악하고, 이를 기초자료로 활용하여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에 본고에서는 혁신 및 혁신투자의 개념을 정의하고 혁신투자 유형화를 시도한 후, 국내 제조업 기업들의 유형별 혁신투자 현황을 파악함으로써 혁신투자제고를 위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2. 혁신의 개념과 혁신투자 유형화

Bareheh, Rowley, and Sambrook(2009)3)은여러 학문 및 실용 분야에서 사용하는 혁신의 정의를 분석하였다. 각 분야에서 사용하는 혁신의 정의에 공통으로 사용된 단어의 빈도를 측정하여, 혁신의 특징을 본질, 타입, 단계, 주체, 방법, 목적 등으로 구분하였다. 혁신의 본질은 새로움(new)에 있으며, 혁신의 결과는 제품혁신, 공정혁신 등 혁신의 타입(type)으로 나타난다. 

혁신의 단계는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단계부터, 실행, 창조, 상업화하는 단계 등으로 이루어지며, 혁신의 주체는 기업이나 조직 등을 포함한다. 혁신의 방법은 기술이나 아이디어 등 혁신에 필요한 요소들을 의미하며, 혁신의 목적은 시장에서의 경쟁우위 달성, 차별화 등 혁신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를 기초로 Bareheh, Rowley, and Sambrook(2009)는 혁신을 재정의하였고, 그 정의를 바탕으로 본고에서는 혁신을 ‘기업이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발전, 경쟁 및 차별화하기 위해 새롭고 향상된 것을 제시하는 과정’으로 정의한다.

하지만 특정 상품이 개발되었을 때, 그 상품이 ‘혁신’인지에 대한 판단은 상당히 모호하다. 그 상품이 시장에서 제시되기 전에는 성과를 알 수 없고, 실패하게 될 경우 혁신으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혁신의 정의가 결과론적인 면을 담고 있기에 나타난다. 하지만 혁신투자를 정의할 때는 이러한 결과론적인 논의가 배제된다. 

투자는 불확실성을 수반하기에 혁신의 성공 여부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의를 반영하여 본고에서는 혁신투자를 ‘혁신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지출’로 정의하도록 한다. 즉, 기업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성과를 내기 위해 새롭고 향상된 것을 제시하는 과정에 사용된 지출을 혁신투자로 본다.  

본고에서는 OECD and EUROSTAT(2018)4)의 오슬로 매뉴얼(Oslo manuel)에서 제시하는 혁신활동을 기반으로 혁신투자를 다섯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였다.5) 
① R&D투자는 새로운 제품을 만들거나 공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연구개발뿐 아니라 상품의 외관을 향상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쓰이는 비용을 모두 포함한다. ② 마케팅투자는 기업이 시장조사, 테스트를 통하여 가격을 책정하고 제품의 배치나 홍보 등을 통해 기업 브랜드 자산에 기여하는 모든 지출을 의미하며, ③ 지식재산투자는 특허, 산업재산권, 상표권 등 지식재산권을 신청 및 집행하는 모든 활동에 사용되는 비용을 포함한다. ④ 인재개발투자는 직원의 업무 수행을 위한 지식 및 기술 획득을 목표로 기업에서 제공하는 교육훈련비용을 광범위하게 포함하며, 마지막으로 ⑤ 소프트웨어투자는 기업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 및 구매하는 비용과 그 소프트웨어의 기능을 발현하기까지 사용되는 모든 비용을 의미한다. 
본고에서는 이와 같은 혁신투자정의를 기반으로 제조업의 혁신투자 현황을 제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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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제조업의 혁신투자 현황

(1) 혁신투자 자료의 특징

본 연구에서의 혁신투자 자료는 기업 레벨 데이터를 사용하였으며, 재무제표를 사용하여 산업별,유형별 혁신투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였다. 기업자료 데이터는 2001년부터 2020년까지의 패널자료이며 데이터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데이터 대상을 외감법인으로 한정하였다.6)
혁신투자는 유형에 따라 재무제표의 자산계정에 포함되기도 하며, 비용계정에 포함되기도 한다. 혁신투자 유형 중 R&D투자 일부, 지식재산투자, 소프트웨어투자는 재무상태표의 자산계정과 연결되며, R&D투자 일부, 마케팅투자, 인재개발투자는 손익계산서와 제조원가명세서의 비용계정과 대응된다(<표 2> 참고). 자산계정과 대응되는 유형의 혁신투자는 자산에서 투자로 변환7)하는 과정을 거쳐 데이터를 구축하였고, 제조업기업들을 업종별 특징에 따라 분류하여 혁신투자 현황을 살펴보았다.

(2) 업종 유형별 혁신투자 현황

먼저 국내 제조업 기업들을 업종 유형별(ICT,기계, 소재)로 분류하여 혁신투자 규모와 추이를 살펴보았다. 첫 번째로, ICT 부문 기업들의 혁신투자 규모는 2000년 이후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며 2020년 혁신투자 규모가 2000년 기준 약 8배 수준으로 성장한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2010년대 초반 혁신투자가 상당히 빠르게 늘어났으나 이후에는 증가 속도가 다소 둔화한 모습이다. 매출액 대비 혁신투자 비중은 2000년대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지 않다가 2010년 이후부터 급속하게 증가하여 2020년 7.4% 수준을 기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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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기계 부문의 혁신투자 규모는 2000년 이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지만, 2020년 혁신투자규모가 2000년 대비 약 세 배에 그쳐, 혁신투자증가 속도가 ICT 부문보다 더디게 나타나는 모습이다. 기계 부문 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혁신투자 비중은 2001년 2.8%에서 2011년 2.2%까지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으나, 2012년부터 증가세로 돌아서 2020년까지 3% 중반대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소재 부문의 2020년 혁신투자 규모는 2000년대비 약 네 배 수준이며, 혁신투자 규모의 변동성이 다른 두 부문에 비해 크다는 특징을 가진다. 하지만, 소재 부문 역시 기계 부문과 마찬가지로2010년대 초반까지 매출액 대비 혁신투자 비중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여, 이 기간의 혁신투자 규모의 증가가 매출 증가에 비해 높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반면 2010년 이후로 혁신투자의 성장 속도가 빨라져 2015년 매출액 대비 혁신투자 비중이 급격히 상승하였지만, 2% 미만에 그쳐 소재 부문에서의 혁신투자가 다른 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진한 것을 알 수 있다.

기업 간 혁신투자 불균형 구조는 기계 부문에서 가장 심각하게 나타나는 반면, ICT 부문의 불균형구조는 다소 완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기계 부문기업들의 전체 혁신투자 중 매출액 상위 10%의 기업이 차지하는 혁신투자 비중을 보면 2000년대 중반까지 80% 중후반대를 기록하다가 2010년대 다소 완화되는 듯 보였으나, 2010년대 후반 다시 82% 수준을 회복하며, 매출액이 높은 소수의 기업에 의해 혁신투자가 주도되는 양상을 보인다. 

소재 부문 역시 매출액 상위 10% 기업이 차지하는 혁신투자 비중이 60%대로 기계 부문보다는 낮은 수준이나, 2000~2020년 기간 동안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혁신투자 불균형 구조가 지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ICT 부문의 경우 매출액 상위 10%의 기업이 전체 혁신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1년 80%에서 2020년 약 58%로 낮아져 소수의 기업만 투자하던 혁신투자 불균형 구조가 다소 완화됨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10% 기업이 총혁신투자의 6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혁신투자 불균형 구조가 지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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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업종 유형별 R&D투자와 비R&D투자8)의 비중을 비교해 보면, 모든 업종 유형에서 R&D투자가 비R&D투자보다 높은 수준으로 이루어짐을 알 수 있으며, 특히 기계 부문의 기업들에서 R&D투자 집중도가 가장 높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기계 부문의 R&D투자와 비R&D투자 비중의 추이를 살펴보면, 2000~2020년 기간 동안 약 9:1의 비중을 유지하며 R&D투자의 집중도가 다른 부문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을 보인다.

 ICT 부문의 경우 2001년 R&D투자와 비R&D투자의 비율이 약 6:4 정도였지만,2000년 후반부터는 R&D투자의 비중이 확대되어 2020년 기준으로 R&D투자가 비R&D투자에 비해 약 6배 이상 많은 수준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반면, 소재 부문의 경우 2000년 이후로 R&D투자 비중이 다소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으나, 그 비중이 60% 중후반을 유지하며 다른 부문에 비해서 R&D투자 집중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모습을 보인다.

(3) 업종 유형별 비R&D 혁신투자 현황

다음으로 혁신투자 중 비R&D투자에 초점을 맞추어, 비R&D투자의 유형별 구성비 추이와 연평균 증가율을 살펴보고자 한다. 업종 유형별 비R&D투자 구성비 추이를 살펴보았을 때,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지식재산투자의 변화이다. ICT부문의 기업들은 2000년 초중반 비R&D투자 중 지식재산투자가 가장 높은 비중(85%)을 차지하다 2000년 후반 그 비중이 빠르게 축소되며 10% 미만으로 줄어들었다. 그 이후 잠시 주춤했던 지식재산투자 비중은 점차 확대되어 2020년 기준 약 47%를 차지하며 다른 유형의 혁신투자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기계 부문에서지식재산투자는 2000년도 초반 다른 혁신투자들에 비해 낮은 비중(2001년 기준 9%)을 차지하고 있었고 2000~2020년 기간 동안 완만히 증가하였지만 2020년 기준 마케팅투자나 소프트웨어투자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식재산투자는 오히려 소재 부문에서 다른 혁신투자에 비해 높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2010년도 초까지 10% 내외를 유지하던 지식재산투자비중은 2014년 절반 수준까지 증가하다 완만히 하락하여 2020년 26%를 차지하며 마케팅투자(52%) 다음으로 높은 투자 수준을 보인다.

소프트웨어투자 비중은 모든 업종 유형에서 뚜렷하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2001년 기준 소프트웨어투자 비중은 ICT, 기계, 소재 부문에서 모두 4% 미만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2020년 기준 15% 이상으로 확대되었다. 이 중 가장 증가 속도가 빠른 산업 유형은 기계 부문으로, 소프트웨어투자 비중이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2020년 기준 35%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수치는 가장 투자 비중이 높은 마케팅투자(39%)와 비슷한 수준이다.

2001년 기준 마케팅투자가 소프트웨어투자보다 약 19배 높았던 것을 고려하면 이러한 결과는 기계 부문에서의 소프트웨어투자 중요도가 빠르게 상승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한, ICT 부문 기업들의 소프트웨어투자도 상대적으로 확대되어왔음을 알 수 있다. 2001년 3%에 불과했던 소프트웨어투자 비중은 2010년 10%로 확대되었으며,2011년 이후 대부분 20% 중후반대를 유지하며 소프트웨어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소재 부문의 소프트웨어투자는 다른 업종 유형에 비해서는 더디지만, 2020년까지 소프트웨어투자 비중이 상승하고 있는 추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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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두 유형의 혁신투자와 달리 인재개발투자의 비중은 전체적으로 축소되는 모습을 보인다. ICT 부문의 경우 인재개발투자 비중은2000~2020년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10% 미만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며, 2020년 기준 2%에 불과한 비중은 ICT 부문의 기업들의 미진한 인재개발투자를 시사한다. 상황은 소재 부문에서도 비슷하다. ICT 부문보다 투자 비중은 높은 수준이지만, 2000년대 10%를 상회하던 인재개발투자 비중은 2014년 이후 크게 감소하여 2020년 6%로 축소되었다. 가장 큰 감소세를 보이는 산업 유형은 기계 부문이다. 2001년 30%에 육박했던 인재개발투자 비중은 당시 마케팅투자(58%)다음으로 많이 투자되었지만, 2006년 이후 인재개발투자 비중은 꾸준히 감소하여 2020년에는 단 3%만 차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마케팅투자 비중은 ICT 부문에서는 증가했다가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며, 기계 부
문과 소재 부문에서는 다소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ICT 부문 기업들의 마케팅투자 비중은 흥미로운 모습이다. 2005년 이전까지는 8% 미만의 비중을 유지하다 2000년대 후반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2010년 74%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까지 확대되었다가 서서히 하락하여 2020년 기준 20%후반 대의 비중을 차지하며 소프트웨어투자(25%)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기계 부문의 마케팅투자 비중은 2010년 중반까지 50% 후반대의 수준을 기록하며 비R&D투자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유지하다 2010년 후반 점차 감소하여2020년에는 39%를 차지하고 있다. 소재 부문의 마케팅투자 비중은 다른 업종 유형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며, 2000년부터 지속해서 축소되던 비중이 2014년 급락하였고, 그 이후다시 상승하여 2020년 50%대의 비중을 보인다.

시기에 따른 유형별 혁신투자 증가율은 업종유형에 따라 차이가 있다. ICT 부문의 기간별 연
평균 증가율을 살펴보면 2000년대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는 혁신투자 유형은 마케팅투자(37.3%)이다. 마케팅투자는 동기간 R&D투자(22.6%)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이며 급속한 성장을 보였지만, 2011년 이후에는 오히려 평균적으로 투자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반면, 2000년대 큰 폭으로 감소하였던 지식재산투자가 2011년 이후 큰 폭으로 증가하여 ICT 부문의 혁신투자를 이끌었고 소프트웨어투자는 모든 기간에서 약20% 내외의 평균 성장률을 보였다. 결국, 2001년 지식재산투자(85% 비중 차지)에 집중하던 ICT 부문의 비R&D투자는 2020년 투자 형태가 더욱 다양해졌다.

기계 부문의 경우 2001~2020년 기간 동안 소프트웨어투자의 규모가 가장 빠르게 확대되었으
며, 지식재산투자 역시 R&D투자에 비해 높은 연평균 증가율을 나타내며 기계 부문 기업들에서 이 두 유형의 혁신투자의 중요도가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2001년 기준 비R&D투자 중 88%의 비중을 차지하던 마케팅투자와 인재개발투자는 2011년 이후 투자 증가율이 큰 폭으로 감소하여 2020년에는 두 유형의 혁신투자의 비중이 42% 수준으로 하락하였다.

소재 부문의 기간별 혁신투자는 2000년대에는 소프트웨어투자 확대가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2011년 이후에는 지식재산투자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였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주목할만한 점은 2000년대에는 소재 부문 기업들의 R&D투자와 인재개발투자의 평균 증가율이 10%를 상회하였던 반면 2011년 이후에는 투자 증가율이 1%미만으로 하락하거나 투자 규모가 축소되었다는 것이다. 그 결과 2001년 비R&D투자의 85%를 차지하던 마케팅투자와 인재개발투자는 2020년58%에 그쳤으며, 이 중 인재개발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6%에 불가하다. 

4. 결론 및 시사점

2, 3절에서는 혁신투자의 개념 및 유형을 정의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 제조업 기업들의 유형별 혁신투자 현황과 추이를 살펴보았다. 혁신투자는 R&D, 마케팅, 소프트웨어, 지식재산, 인재개발투자로 유형화하였으며, 제조업 기업은 업종 특성에 따라 ICT, 기계, 소재 부문으로 분류하였고, 업종 유형별로 살펴본 혁신투자 현황을 요약하면다음과 같다.

국내 제조업 기업들의 혁신투자 규모는 업종 유형에 상관없이 2001년 이후 상승하는 추세를 나타냈으며, 2010년 이후에는 매출액 대비 비중이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것은 기업들의 혁신투자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 하지만, 실제로 혁신투자의 상당 부분은 소수 기업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었다. 또한, 제조업 기업들의 R&D투자 증가율이 2010년 이후에 감소하였음에도, 제조업에서의 R&D투자 집중 현상은 지속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비R&D투자 내 혁신투자는 더욱 다양화되고 있었다. 2000년대에는 한두 가지 유형에 집중되었던 혁신투자가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한 유형의 혁신투자로 확대되며 2020년에는 유형별 혁신투자 비중 간 격차가 줄어들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 절에서는 제조업 기업들의 혁신투자 제고를 위하여 다음과 같은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 번째로 시기에 따라 변화하는 혁신투자에 대한 필요성을 제시하고 다양한 혁신투자에 대한 인지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경제는2000년대 후반부터 지식기반사회로의 전환이 이루어지며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했으며, 기술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서며 지식재산권에 대한 개념과 인식이 높아져 왔다. 이러한 대내외적 환경은 국내 제조업 기업들의 소프트웨어투자와 지식재산투자를 확대해 온 배경이 되어왔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소프트웨어나 지식재산투자의 규모는 R&D투자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한편 동시에 인간의 노동을 대신할 인공지능 등 자동화 기술이 발전하며 인재개발투자는 축소되고 있으며 오히려 기술개발 투자만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상은 R&D투자가 혁신투자로 대표되는 인식에서 비롯된다. 본고에서 설문조사를 통하여 업종 유형별 혁신투자 인지도를 살펴본 결과R&D투자를 혁신투자로 인식하는 기업의 비율은 업종 유형에 상관없이 50%를 상회하였으며, 특히 ICT 부문에서는 응답 기업의 62%가 R&D투자를 혁신투자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반면, 마케팅, 인재개발투자를 혁신투자로 인식하는 기업 비율은20% 중반에 그쳤으며, 지식재산이나 소프트웨어투자를 혁신투자로 인식하는 기업의 비율은 10%대에 그쳤다.9) 

이러한 결과는 제조업 기업들이 여러 유형의 투자를 혁신투자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다양한 혁신투자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여 사회 변화에 따른 혁신투자가 활성화되는 토대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혁신투자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R&D에만 집중된 혁신 관련 정책지원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제조업 기업들의 R&D투자 집중 현상은 일정 부분 R&D 지원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정부 정책에 기인한다. 실제로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및 기술혁신을 지원하는 사업은 종류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그 지원사업의 규모 역시 다른 유형의 혁신투자를 지원하는 사업의 규모에 비해 상당히 크다.10) 

이러한 혁신 관련 지원정책의 R&D 편중 현상은 본 연구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도 나타난다. 제조업 기업들의 유형별 혁신투자 지원정책활용 여부를 살펴본 결과, 최근 3년간 정부 지원정책을 활용한 기업 중 R&D 지원을 받은 경험이 있는 기업의 비중은 73%를 상회하나, 마케팅 지원을 받았던 기업의 비중은 약 13%에 불과하였으며, 지식재산이나 인재개발, 소프트웨어 투자와 관련한 정책지원을 받은 기업은 10% 미만으로 나타났다.

물론 R&D투자는 혁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이며 현재까지 한국 경제 성장을 이끌어온 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연구개발 하나로만 혁신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혁신은 다양한 차원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개발도 중요하지만, 혁신을 가능하게 하고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한 인적자본, 소프트웨어 및 지식재산권, 마케팅에 대한 투자도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R&D에만 치중된 혁신투자 확대는 오히려 혁신투자의 효율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 성공적인 혁신투자를 위해서는 기업들의 다양한 혁신투자에 대한 필요성과 인식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며, 정부 정책 역시 제조업 기업들이 사회 변화에 적응하며 필요한 혁신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혁신투자에 대한 다각도의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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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OECD, https://data.oecd.org/rd/gross-domestic-spending-onr-d.htm(검색일: 2022년 2월 11일).
2) 2000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의 총투자 대비 R&D투자 비중의 증가율은 4.6%로 미국(1.5%), 일본(1.2%), 독일(2.0%), 영국(0.5%)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3) Baregheh, A., J. Rowley and S. Sambrook(2009), “Towards a
multidisciplinary definition of innovation”, Management decision,
47(8), Emerald Publishing, pp. 1323-1339.
4) OECD and EUROSTAT(2018), Oslo Manual 2018: Guidelines for collecting, reporting and using data on innovation, OECD publishing.
5) 오슬로 매뉴얼에서는 혁신활동을 여덟 가지로 분류(① R&D 활동, ② 엔지니어링, 디자인 및 기타 창의적인 작업 활동, ③ 마케팅 및 브랜드자산 활동, ④ 지식재산 관련 활동, ⑤ 직원 교육 활동, ⑥ 소프트웨어 개발 및 데이터베이스 활동, ⑦ 유형자산의 취득 또는 임대와 관련된 활동, ⑧ 혁신경영 활동)하고 있으나, 본고에서는 데이터 구축의 한계성을 고려하여 혁신투자를 다섯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6) 혁신투자 데이터에 포함된 최종 기업 수는 2만 3,251개이며, 관측치는 52만 6,617개이다.
7) 자산을 투자로 변환하기 위하여 IK 를 혁신자산, δ 를 감가상각률, I 를 혁신투자라고 정의하면, t 기의 혁신투자는  It =IKt -(1-δ)IKt-1 의 식으로 구할 수 있다. 감가상각액은 손익계산서에 있는 각 자산에 대한 상각액으로 사용하였다
8) 본고에서 비R&D투자는 R&D투자를 제외한 네 가지 유형의 혁신투자(마케팅투자, 소프트웨어투자, 지식재산투자, 인재개발투자)의 합을 의미한다.
9) ICT 부문은 R&D를 혁신투자라고 응답한 비중이 62.4%이며, 마케팅이27.1%, 인재개발이 9.4%, 지식재산이 17.6%, 소프트웨어가 15.3%이며, 기계 부문은 R&D를 혁신투자라고 응답한 비중이 52.6%, 마케팅이21.1%, 인재개발이 21.6%, 지식재산이 18.5%, 소프트웨어가 10.8%이며, 소재 부문은 R&D를 혁신투자라고 응답한 비중이 49.1%, 마케팅이 24.2%, 인재개발이 24.2%, 지식재산이 9.7%, 소프트웨어가 5.4%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10) 중소기업의 R&D 지원정책인 중소기업 기술혁신 지원사업(KOSBIR)의 사업 예산은 2020년 단순 합계로 3조 7,000억 원 수준이며, 중소벤처기업부의 중소기업 기술개발 및 기술보고 지원사업 역시 1조 7,000억 원 수준인 반면, 컨설팅, 마케팅, 지식재산 획득 등을 지원하는 중소기업 혁신바우처 사업의 경우 520억 원 규모이며 이 안에는 일정 부분 R&D 지

원이 포함되어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공고 제2020-126호, 중소벤처기업부(2020) “2021 중소기업 기술개발 및 기술보고 지원사업 통합 공고”, 중소벤처기업부의 ‘중소기업 혁신 바우처 플랫폼’ 참고.​



 ※이 글은 산업연구원(KIET)이 발간하는 '산업연구 2월호'에 실린 것으로 연구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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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2년04월04일 17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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