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ESG 정보의 검증을 위한 공적 지원체계 마련 필요성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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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ESG 정보가 갖는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반면 소비자와 투자자들이 기업의 ESG 워싱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상태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 ESG 정보의 법적 공시의무와 관련 제재 확립, 인증 의무 부여 등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으므로 과도기 동안 ESG 정보의 일관성이나 정확성 확보를 지원할 수 있는 공적 보완 장치의 마련이 필요함
■ 기업의 비재무정보인 ESG 정보가 갖는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음.
- 올해 초 블룸버그가 추정한 바에 따르면, 전 세계 ESG 투자자산 규모는 2022년에 이미 30조 달러를 넘어섰고, 2030년까지는 40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됨.
- 기업의 ESG 수준이 기업가치나 재무적 성과에 영향을 미치거나,1) 기업의 차입비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2) 연구들이 속속 발표되면서 기업의 ESG 평가를 위한 정보공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음.
■ 그러나 ESG 정보 공시와 관련한 법적 체계가 아직 불완전한 상태에서 소비자와 투자자들이 여전히 그린워싱(greenwashing) 등 잘못된 정보 제공으로 인한 위험에 크게 노출되어 있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음.
- ESG 정보에 기반한 투자 등 금융활동이 빠르게 성장하고 이들이 기업활동에 미치는 영향이커지면서 기업이 자신의 행위나 상품과 관련하여 친환경적 특성을 거짓으로 알리거나 호도하는(misleading) 그린워싱과 같은 ESG 워싱 문제가 계속 제기되어 왔음.3)
- 국제적 협의체나 각국 규제당국은 비재무적 정보 공시 요건을 새로이 마련하고 강화하는 추세이나 ESG 정보의 다양성 등과 관련한 한계로 인해 보편적 규제 확립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음.
* 대표적인 ESG 정보 공시 요건으로는 EU의 지속가능성 공시지침(Corporate Sustainability Reporting Diꠓrective; 이하 CSRD), SEC 기후공시 규정 등을 들 수 있음.
- ESG 워싱은 소비자 및 투자자에게 기업활동이나 제품에 대한 잘못된 믿음을 제공하고 혼란과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데, 2015년 독일 폭스바겐社의 디젤 엔진 차량에 대한 허위 연비정보 제공 사례가 대표적 사례에 해당함.
* UN은 다음과 같은 그린워싱의 형태를 지적: 1) 신뢰 가능한 계획 없이 탄소배출량을 넷제로(net zero)로 감축하겠다고 주장 2) 기업 운영이나 사용하는 원자재에 대한 정보가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표기되거나 구체성을 결여 3) 표준 정의가 없고 오해되기 쉬운 “그린”이나 “환경친화적”과 같이 호도하는 라벨 사용 4) 사소한 영향을 마치 큰 영향인 것처럼 암시하거나, 최소한의 규제 요건을 충족한 제품을 기준보다 훨씬 우수한 것처럼 홍보 5) 단일한 환경적 영향만 강조하며 다른 영향은 간과 6) 제품과 무관한 불법 · 비표준 관행을 피함을 강조 7) 브랜드 활동과는 별개로 제품의 지속가능성을 강조하거나 그 반대로 홍보 (예. 재활용 소재로 만들어졌으나 고탄소배출 공장에서 생산된 의류 등).4)
- 최근에는 ESG 평가가 취약한 은행이 ESG 평가가 우수한 기업에 대한 대출을 통해 자신의 성과가 높아 보이게끔 하려는 그린워싱 유인에 대해서도 지적된 바 있음.5)
■ 법적 의무 공시 사항 관련 불성실 · 허위 공시에 대해 적절한 제재를 부과함으로써 ESG 워싱 위험을 낮출 수 있으나 ESG 정보의 법적 의무 체계 확립 자체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음.
- 전세계적으로 ESG 정보 공시 의무가 강화되고 있으나, 국가별로 그 내용과 형태가 상이한 상태가 한동안 지속될 수 있고, 의무 공시 사항의 일관성이나 정확성, 비교 가능성 확보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음.
* 반면 재무정보 공시는 의무공시 사항 및 관련 제재가 장기간에 걸쳐 상대적으로 명확히 확립된 상태
- 기업의 비재무적 정보인 환경, 지배구조, 사회 관련 정보는 투자자와 기업 간 정보의 비대칭성이 재무정보보다 훨씬 큰 경우가 많고, 정량적이거나 표준화된 정보를 제공하기 어려운 경우가 다수 존재하며, 산업별로 중요한 정보가 크게 다를 수도 있어 의무공시 사항 확립이 어려움.
- 또한 투자자에게 유의한 정보의 중요도에 기반해 순차적으로 공시의무가 부여된 것이 아닌,환경 피해, 지배구조 취약성, 산업재해나 사회적 문제 제기로 인해 규제가 도입되게 되면서 관련 정보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공시 의무가 수반된, 경로 의존적(path-dependent) 사례도 다수 존재함.
* 일례로 지배구조 규율이 강화되면서 투명성 확보를 위해 지배구조 관련 공시 사항이 추가된 경우가 이에 해당
- 따라서 투자자들이 필요로 하는 중요 ESG 정보에 대해 여전히 공시 의무가 도입되어지 않았거나, 법적 의무가 도입되었더라도 정보가 불완전하게 제공되고 있는 경우가 발생함.
- 기업에 대한 ESG 정보가 불완전 · 부정확하게 제공되는 동안에도 시장과 투자자들은 이에 의존한 의사결정을 지속해야 하며, 이로 인해 상당한 혼란과 손실이 야기될 수 있는 상황임.
■ 공개된 ESG 정보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외부 인증 의무가 주요국에서 도입되고 있으나, 인증 자체의 신뢰성에 대한 문제가 여전히 존재하고 국내의 경우 인증 의무의 도입 여부도 불확실함.
- 현재 해외에서는 국제감사인증기준위원회(IAASB)가 제정하는 인증기준 등을 활용한 ESG 정보 인증 의무를 도입했거나 도입을 검토중이며, 인증 가능한 주체도 컨설팅 업체, 회계법인, 기타 기관 등으로 다양함.
* CSRD에 따르면, 기업은 보고한 정보에 대한 검증을 필요로 하는데, 이는 제3자인 감사인이 지속가능성 보고서가 중대한 오류 없이 작성되었음을 확인하는 서면 보고서를 발행해야 함을 의미함.
- 우리나라에서도 인증 의무를 도입하면 ESG 워싱위험을 다소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신뢰할 만한 국내 인증 주체가 부족할 수 있고, 인증 의무 도입에도 상당기간이 소요될 수 있음.
■ 국내에서 과도기 동안 일정수준 ESG 정보의 일관성이나 정확성 확보를 지원할 수 있는 공적인 보완 장치, 예를 들어 정보를 검증하거나 인증기관을 감독할 수 있는 주체의 마련이 필요함.
- 기업들에 대한 ESG관련 정보의 법적인 공시 및 자체적인 인증 의무를 빠르게 강화하기 어려운 국내 여건을 감안할 때, 과도기가 크게 길어질 수 있고, 해당 기간 동안 불완전 · 부정확한 정보에 기반한 투자자들의 혼란이 지속되고 건전한 투자를 저해할 수 있음.
- 이에 따라 투자자 혼란과 피해를 막기 위해 상장기업 등을 대상으로 ESG 공시 정보의 자체적 검증이나 인증 기관 감독 역할을 수행할 공적 주체의 마련과 운영이 일정기간 필요한 것으로 판단됨.
- 이를 통해 ESG 워싱 위험을 낮추고 보다 강건한 투자와 기업활동이 활성화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음. <K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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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Whelan, T. et al. (2021), “ESG and financial performance: Uncovering the relationship by aggregating evidence from 1,000 plus studies published between 2015-2020”, New York: NYU STERN Center for sustainable business, p.520-536.
2) Hoepner, A. et al. (2016), “The effects of corporate and country sustainability characteristics on the cost of debt: An international investigation”, Journal of Business Finance & Accounting, 43(1-2), p.158-190.
3) 이시연(2021), “ESG 투자 위험의 증가와 정책적 시사점,” 금융브리프 30권 10호, p.11-13.
4) United Nations (2024), “Greenwashing—The Deceptive Tactics behind Environmental Claims.”,
https://www.un.org/en/climateꠓchange/science/climate-issues/greenwashing (접속일: 2024.12.13)
5) Huang, K.J. et al. (2024), “The ESG washing in banks: Evidence from the syndicated loan market,” Journal of International Money & Finance, 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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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한국금융연구원이 발간한 [금융브리프 33권 25호](2024.12.20.) ‘포커스’에 실린 것으로 연구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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