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는 시대의 기분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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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려거든 광고를 보라는 말이 있다. 1990년대를 돌이켜 보면 삼풍 백화점과 성수대교 등 각종 대형 붕괴 사고와 페놀 유출 등 환경 문제로 사회가 시끄러웠다. 또한 IMF사태로 국가 경제에 심각한 위기를 맞기도 하였다. 그 당시에는 소비자들이 한국적 가치와 전통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고향이라든지 효도와 전통을 소재로 하는 광고들이 많았다. 솔표 우황 청심환의 ”우리 것은 소중한 것이여~~” 캠페인. 삼성생명의 효를 주제로 한 “아버지” “어머니” 시리즈 광고, 오리온 쵸코파이의 “정” 캠페인과 제일제당의 “고향의 맛 다시다” 광고들이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특히 불황이 되고 경제가 어려우면 복고풍의 리메이크 광고들도 등장한다. 만화영화 주제가인 짱가를 광고에 활용한 데이콤 광고와 CM송을 리메이크한 새우 깡, 맛 동산 광고 등이 줄을 이었고 국민체조 음악을 배경으로 한 케토톱 광고와 60년대 청춘 영화를 리메이크 한 OB라거 광고가 당시에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최근에 다시 복고풍의 바람이 거세게 불어 닥치고 있다. 경기 불황에 구조조정, 수저 계급론이 불거지고 빈부격차가 심해지면서 일어나는 사회현상을 반영하는 것이다. 미래가 불안 하고 불황이 계속 되면서 추억과 향수를 자극하는 마케팅으로 돌파하려는 기업의 전략도 있지만 컨텐츠를 생산하는 디자이너들도 시대 정신인 복고 트렌드를 잘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15년도는 “쿡방” 과 “응팔”이 대세를 이룬 한 해였다. “삼시세끼” 와 “ 백주부”가 몰고 온 따뜻한 밥 한끼, ”응답하라 1988”의 따뜻한 드라마의 열풍은 대단했다. 사회를 반영하는 거울이라고 하는 광고에서도 보고 바람은 여전했다.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20여년 전의 광고 카피를 다시 쓰는 전자 회사가 있는가 하면 추억의 우루사 광고를 다시 방송에 내보내는 기업도 있다.
불황기 광고의 특징은 소비자 마음의 이해를 통해 친근감을 형성하는 이모션(Emotion)광고, 충동구매가 줄어들기 때문에 정확한 제품 특징과 기능을 소구 해서 매출을 유도하는 제품 혜택(Product benefit)형 광고. 단기간 매출 증가를 기대하고 펼치는 판촉(Promotion)형 광고가 있다.
이 중에서도 불황기에는 소비자들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고 보듬는 감성 광고가 효력을 더 발휘한다
우선 불황기 소비자는 이 상황을 탈출하고 싶은 심정이 있다. 이때는 제품 이외의 재미라는 부가가치를 하나 더 선사하는 유모어 광고가 효과적인데 이는 미래가 불투명한 시기에 유머를 통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배달음식 주문 검색 사이트 ”배달 민족” 캠페인과 “금요일만 불태우기엔 우리인생은 너무 짧다”는 카피와 함께 재미있는 CM송으로 만든 배달음식 “요기요” 냠냠냠 불금 편 등이 그런 예이다. 원래 광고는 기본 적으로 재미있어야 한다.그러나 불황기엔 심플하고 간결한 유머광고가 소비자들에게 더 다가간다고 할 수 있다.
다음에는 이 상황을 위로 받고 싶은 소비자들에게 접근하는 따뜻한 휴머니티 광고가 있다.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 회귀 본능을 자극하는 방법이다. 힘들고 고통스러우면 엄마 품이 그립고 가족과 이웃 간의 정이 그리워진다. 마음에 위로가 되는 상황을 부각시켜 제품에 대한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 시키는 것이다.
2000년대 중반 불황에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라는 노래를 배경으로 대한민국 아빠 엄마 파이팅을 외친 비씨카드 캠페인이나 교보생명의 ”마음에 힘이 되는 아내의 노래처럼” 같은 광고도 어깨를 토닥이는 휴머니티 광고의 일종이다
“응답하라 1988”도 지금은 사라지고 없어져 가는 이웃간의 따뜻한 정을 소재로 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다. 중 장년 층에게는 8-90년대의 고도성장기 풍요를 누리던 향수를 자극하고 젊은 층에게는 신선함을 주었다. 눈을 맞추며 얘기하고 함께 딩굴며 웃고 우는 아날로그적 교감을 통해 힐링을 찾는 것이다. “응팔” 인기 덕에 “ 12시에 만나요 브라보 콘” CM송이 리바이벌 되고 옛날 레이블로 포장한 크라운 맥주가 완판 행진을 했다. 먹거리에서 패션까지 온통 추억을 먹고 복고 의상을 입는다. 옛날이 좋았고 그땐 그랬지 하며 추억과 향수를 즐기는 것이다.
세 번째는 다같이 잘살아보자는 공통체 내지 애국심에 호소하는 광고다. 우리 국민은 나보다는 우리라는 표현을 선호한다. 내가 아닌 우리들 모두에 용기와 힘을 불어넣어 주는 형식이 어려울 때 일수록 힘을 받는다. 97년 외환위기 때 US오픈에서 우승한 박세리 선수를 광고 모델로 해서 도약을 강조한 삼성 광고를 비롯하여 “콜라독립 815”라고 하는 토종콜라가 인기를 모았고 “금 모으기” 캠페인과 자본시장을 살리자는 “바이 코라아” 펀드가 대박을 냈던 걸 기억해보라. 최근에도 연평해전이 관객 천만을 넘었고 광복 70주년에 맞춘 기업 외벽에 대형 태극기를 매단 것도 어찌 보면 애국심 마케팅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불황이라고 하더라도 소비자를 이해하고 소비자 입장에서 광고를 해야 한다는 광고의 기본은 변함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요즘 같이 팍팍한 세상에는 따뜻한 밥 한끼와 따뜻한 드라마 같은 사람냄새 나는 감성 어프로치가 설득력이 있다. 이것이 바로 친근한 소통 법이다. 고용과 미래 성장의 비젼이 없어 불안해하고 절망하는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소통 방식도 어쩌면 추억과 따뜻한 정을 토대로 하는 복고 풍에서 찾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이번 4월의 총선 홍보에서도 이런 광고 기법이 먹힐지 두고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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