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미사일 기술수준 어디까지 왔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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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0월에 북한은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기해 서해발사장에서 위성발사를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사일 발사대의 길이도 기존의 50m 수준에서 67m 수준으로 증축하고 서방의 정찰위성에 의해 발사 준비작업을 식별할 수 없도록 발사대에 덮개를 설치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본 고에서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의 의미와 위협, 그리고 북한 핵미사일 기술능력이 어느 수준에 와 있는지 검토하고자 한다.
장거리 로켓 발사 계속하나
2012년 12월 북한이 성공적으로 발사한 은하 3호 로켓을 개량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다. 대부분의 국가는 1~3회 정도의 성공적인 비행 후에 첫 번째 우주발사체는 폐기한다. 이는 최저 비용으로 우주비행기술을 검증한 후에 실제 위성 임무운용을 위해 보다 정교하고 성능이 좋은 발사체를 개발하여 발사하기 위함이다. 북한 서해발사장에서 보다 대형의 발사대를 건설하는 것은 이러한 계획의 일환으로 판단된다.
이번에는 은하 3호 로켓을 개조하여 어떤 임무의 위성을 발사할지, 그리고 어떤 수준의 로켓 개량을 시도할지 의문이다. 은하 3호 로켓보다 대형이고 고성능의 발사체를 개발하였다면 정찰위성을 발사할 가능성도 있다. 물론 정찰위성을 북한 기술로 개발하는 경우 얼마나 성능을 유지할지는 모르겠지만. 정찰위성의 경우 광학시스템, 전장품 등에서 고성능 및 고 신뢰성의 부품이 요구되는데 북한 기술로 자체 생산하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북한의 우주개발국(NADA)에서 장담한 바와 같이 정지궤도 통신위성을 발사할 가능성도 있으나, 현재의 서해발사장에서 정지궤도위성을 발사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이는 저궤도위성과 달리 동쪽으로 발사해야 하기 때문에 북한 영토를 가로질러 로켓이 상승하여 발사 실패 시 큰 재난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기에 은하 로켓을 대륙간탄도탄(ICBM)으로 간주하여 명칭을 대포동 2호라 명명하였다. 하지만, 은하 로켓은 명백하게 군사적 용도로 최적화되지 않았고 크기가 너무 크고 정교하지 못하다. 높은 중량의 탄두를 운반하기 위해서는 상단의 추력이 더욱 증가해야 한다. 은하 3호를 대륙간탄도탄으로 변경하기 위해서 또는 KN-08과 같은 다른 유형의 대륙간탄도탄을 위한 기술발전을 위해 사용한다면 현재의 설계에 대해 보다 많은 지속적인 시험을 수행하여 결국은 소형이면서도 정교한 시스템이 되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북한은 대륙간탄도탄 능력을 보이기 위해 미봉책으로 제한된 수량의 이들 은하 로켓시스템을 계속 발사할 수도 있다. 과거에 중국이 그랬던 것처럼. 1990년대에 북한이 미사일 사일로(Silo)를 건설한다는 보고가 있었으며, 최근에는 백두산 근처에 건설한다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2.4m의 직경과 30m의 길이를 가지는 은하 로켓이 이러한 사일로에 적합할지는 의문이다. 대륙간탄도탄으로서는 너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은하 로켓을 미사일로 변경하기 위해서는 대기권에 재돌입하는 시험이 요구되나 북한이 이러한 시험을 수행했다는 증거는 없다. 하지만, 임시방편의 능력으로 은하 로켓 기반의 대륙간탄도탄의 제한된 사용을 배제할 수는 없다.
현재 북한에 가용한 최고 성능의 액체로켓엔진은 러시아로부터 들여온 Isayev 4D10 엔진이며 이는 R-27 잠수함발사미사일이다. 아직 이 엔진을 사용한 어떠한 북한의 로켓도 성공적으로 비행시험을 한 적이 없다. 이러한 고성능의 엔진 없이는 은하 로켓보다 소형이고 정교한 대륙간탄도탄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없다. 북한이 만일 1990년대에 구매한 R-27 엔진을 그대로 사용한다면 예상한 것보다 훨씬 문제가 있을 것이고 시험을 위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이들 로켓은 대부분 1970년대 생산되어 비축해 놓은 것으로 뒤늦은 활용을 위해서는 다양한 유형의 지상시험을 거쳐 재검증해야 한다. 다른 가능성은 KN-08 로켓과 같이 스커드나 노동 엔진을 클러스터링(Clustering)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엔진을 개발하는 것이다.
한국을 겨냥하는 핵탄두 노동미사일
당장 우리에게 정치, 외교 및 군사적으로 엄청난 위협을 줄 수 있는 북한의 미사일은 핵탄두를 탑재한 노동미사일이다. 북한은 그동안 스커드미사일 엔진 4기를 장착한 노동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거리가 300~500km 수준인 스커드미사일의 경우 로켓엔진의 추력 제한으로 탄두중량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노동미사일은 사거리가 1,000~1,500km의 중거리미사일로 알려져 있다. 원래 한반도에서 유사시에 증원군을 파견할 수 있는 괌이나 일본 오키나와의 미군 기지를 타격할 목적으로 개발된 미사일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북한은 서쪽에서 동해로 여러 차례에 걸쳐 노동미사일의 시험발사를 수행했다. 북한에서 발사되는 노동미사일은 대부분 지리적 제한으로 사거리가 700~800km를 넘기 어렵다. 서쪽과 북쪽은 중국에 동쪽은 일본에, 그리고 남쪽은 한국에 가로막혀 현실적으로 시험발사가 어렵기 때문이다. 작년 3월 말에도 평양 인근의 숙천에서 동해안으로 사거리 650km의 노동미사일 2기를 시험 발사한 것으로 포착되었다. 2009년 시험발사 이후 오랜만에 등장했다.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 Transporter Erector Launcher)에 기반한 노동미사일은 다음과 같은 위협 특성이 있다. 첫 번째, 노동미사일은 북한이 보유한 서울, 동경 및 오키나와 미군 기지를 위협할 수 있는 가장 신뢰성 있는 탄도미사일이다. 두 번째, 지난 20년 이상 동안 핵무기의 연구에 따라 매우 가능성 있게 중거리 노동미사일에 핵무기를 소형화하여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세 번째, 2013년에 시험 발사된 노동미사일은 650km 정도의 짧은 사거리를 비행했지만, 이는 줄어진 사거리에 보다 무거운 중량의 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 것이며 이는 미사일 탄두의 불확실한 재돌입 능력을 보상하는 것이다.
최근 북한의 핵시험과 연계된 이동식미사일에 대한 강조는 장거리미사일에 의한 전략 핵무기체계보다 전술 핵무기체계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노동미사일의 특성
노동미사일은 서방에서는 화성-7 또는 스커드-D 미사일로 간주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미사일을 개발할 때 최대사거리와 최소사거리의 요구사항을 기준으로 설계를 한다. 사거리를 줄이기 위해 큰 로켓 엔진을 사용하여 발사고각을 높여서 발사한다는 것은 효율성이 낮기 때문이다.
높은 고각으로 쏘는 것은 로프트(Loft) 방식이라 한다. 이 방식은 종말단계에서 더 빠른 속도로 표적에 진입하다가 공기저항에 의해 갑자기 속도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적이 미사일 위치를 예측하는 것을 방해하여 요격하기 더 어렵게 만들 수 있으며 명중률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미사일이 떠 있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적의 레이더에 탐지 당하는 시간 또한 길어서 적에게 미리 대응할 시간을 줄 수 있다. 낮은 고각으로 쏘는 것은 디프레스(Depress) 방식이라 하며 비행고도가 낮고, 전체 비행에 걸리는 시간이 더 짧아지므로 적이 포착하기에 더 늦어지며 대응시간 또한 짧다. 이 경우에는 종말단계의 속도가 느리며 명중률이 더 떨어지게 된다.
전술한 바와 같이 원래 최대사거리 1,500km의 중거리미사일로 개발한 노동미사일을 사거리 650km로 줄여 발사하는 것은 연소실에 주입되는 추진제 차단을 통해 추력을 조절함으로써 최고 고도를 높이지 않고서도 사거리를 줄일 수 있다.
500~ 800km의 사거리는 북한의 종심지역에서 발사할 때 우리나라의 주요 군사시설, 원전시설 및 인구밀집지역을 표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거리이기 때문이다. 결국 노동미사일은 괌과 일본 오키나와의 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1,500km급의 중거리 및 우리 한국을 직접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500~800km급의 단거리미사일로서 이중 용도를 가진 셈이다.
사거리 500~800km의 경우에는 1단 로켓으로 구성되고 실제 사거리가 중거리에 해당하는 1,300km 이상의 경우에는 2단 로켓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여년 동안 북한이 시험 발사했던 대부분의 노동미사일은 500~ 800km의 사거리를 갖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참고로, 2013년 3월에 발사했던 2기의 노동미사일은 고도 160km, 사거리 650km까지 비행하고 동해에 낙하한 것으로 우리 레이더망에 포착되었다.
노동미사일의 경우 연료 및 산화제 주입 시 로켓을 수직으로 세운 상태에서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동식미사일발사대를 이용하는 경우 미사일은 차량의 후미 바깥쪽에 세워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이론적으로는 핵탄두의 경량화가 완벽하지 않더라도, 즉 탑재중량이 많이 나가더라도 노동미사일의 페어링에 탑재될 수 있는 크기의 소형화 설계가 이루어지면 노동미사일로의 핵탄두 발사는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북한 핵미사일 완성도의 평가기준
먼저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핵무기체계로서 어느 정도의 완성도를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핵미사일의 완성도를 고려할 때 먼저 핵탄두의 소형 경량화가 이루어졌는지, 이러한 핵탄두가 탄두비행과 관련하여 충격, 진동 그리고 온도변화 등에 생존할 수 있는지, 그리고 핵탄두가 지구 대기권에 재돌입할 때 극한적인 열에 견딜 수 있는 재돌입비행체를 개발했는지, 마지막으로 이러한 하드웨어를 개발했다고 해도 비행시험을 통해 검증을 해야 신뢰성, 안전성 및 보안성을 담보하고 핵탄두 미사일 개발이 완료되었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은 탄도미사일에 장착할 수준으로 핵탄두의 소형 경량화 기술 개발했나
첫 번째 평가기준은 북한이 과연 노동미사일에 탑재가 가능할 정도로 핵탄두를 충분히 소형 경량화 했는가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 정부는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의 진행 현황을 기준으로 지금쯤은 핵탄두의 소형 경량화가 완료되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북한 핵무기 개발은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0년대 초기에 미 중앙정보국은 북한이 노동미사일에 탑재될 수 있는 플루토늄 기반의 1세대 폭발물 설계를 진행했다고 평가했으며, 1993년 노동미사일의 첫 비행시험을 수행했다. 당시 북한의 노후화된 항공기는 한국, 일본 및 미국의 방공망을 침투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운반수단이 되지 못했다. 따라서 북한은 핵무기 프로그램 초기부터 약 1,300km의 중거리 노동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핵탄두를 개발하는 능력 배양에 심혈을 기울여온 것이다. 이미 노동미사일을 개발한지 20년 이상이 지났기 때문에 북한은 이 미사일에 의해 운반되는 핵탄두를 개발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합리적인 것이다.
한편 파키스탄과 이란은 북한으로부터 노동미사일 기술을 전수받아 각각 가우리(Ghauri)와 샤하브(Shahab)-3 미사일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미사일은 형상이나 크기 측면에서 거의 복제품에 가깝다. 1998년에 파키스탄이 첫 번째 지하 핵시험을 수행했을 때 가우리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경량의 핵탄두를 개발하였다. 이란은 2000년대 초 샤하브-3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을 정도로 소형 경량화된 핵탄두를 개발하였다. 북한도 노동미사일에 핵탄두 장착을 우선순위로 개발하고 파키스탄과 유사한 개발일정을 가진 상황에서 2000년대 초중반에 노동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핵탄두를 개발하고 세 차례의 지하 핵시험을 통해 기술검증이 있었다는 것은 쉽게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2009년의 지하 핵시험에서 보여준 상대적으로 작은 2~7kt의 폭발력은 소형 경량화의 결과로 예측할 수 있다.
결국 북한은 노동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시험을 통한 검증 결과가 미흡해 핵탄두의 신뢰성은 아직 확신할 수 없을 것이다.
소형 경량의 핵탄두가 탄도미사일 비행의 환경에 생존할 수 있나?
두 번째 평가기준은 흥미로운 문제로서 소형 경량화 핵탄두가 탄도미사일 비행에서 겪는 충격, 진동 및 온도 변화 등에 대해 생존할 수 있는지의 여부이다. 전장품의 소형 경량화, 패키징(Packaging) 설계를 통해 소형 경량의 핵탄두를 설계 개발한다고 해도 비행환경에서 경험하는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이는 1960년대 중국이 핵탄두 미사일을 개발하면서 겪은 실제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대기권에 재돌입 시에 발생하는 열에 견딜 수 있는 재돌입 비행체 개발했나
세 번째 평가기준은 북한이 지구 대기권에 재돌입 시에 발생하는 극단적인 열에 견딜 수 있는 재돌입 비행체를 개발했는지의 여부이다. 대포동 또는 노동미사일이 대기권을 재돌입할 때 발생하는 열에 견딜 수 있는 재돌입 비행체에 패키징할 수 있는 핵탄두를 개발해야 한다. 북한은 정확도가 낮고, 무거우며, 우리의 미사일방어체계에 잠재적으로 취약할 수 있는 뭉툭한 형상의 재돌입 비행체에 핵탄두를 패키징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 군사 퍼레이드에서 보여준 미사일의 재돌입체 형상은 삼중콘 형상으로 이는 뭉툭한 형상과 날렵한 형상의 중간 형상으로 보인다. 삼중콘 형상의 재돌입체는 재돌입 시 구조체 표면이 마찰열로 인해 서서히 용융되어 증발하는 형상 구조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북한은 반드시 지구 대기권에의 재돌입 비행시험이 요구된다. 1960년대에 재돌입 비행체 설계자들은 재돌입 환경을 모사하고자 많은 노력을 경주했다. 우주비행을 시작한지 50년 이상이 지난 오늘날에는 많은 정보가 인터넷이나 열린 공간에서 가용하다. 비행 중인 핵탄두의 안정성이 가장 큰 이슈이기도 하다.
핵미사일 대응방안 절실하다
이론적으로 날아오는 중거리 노동미사일을 요격하는 데는 패트리엇 미사일보다는 고고도미사일인 사드(THAAD) 미사일이 보다 효율적인 시스템이다. 한국으로 날아오는 노동미사일에 대해 20~30km의 요격 고도를 가지는 패트리엇-3 미사일은 매우 짧은 요격시간을 가지는 반면, 요격 고도가 40~ 150km에 이르는 사드는 상대적으로 긴 요격시간을 가지기 때문에 성공적인 요격 기회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북한은 핵탄두를 적재하는 미사일에 필요한 전 범위의 능력을 개발, 시험 및 시연하지 못했다. 다시 말해 아직은 핵무기체계가 완전히 시험 검증되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현 시점에서 북한의 핵무기 능력을 과장해서도 안되겠지만 과소평가해도 안된다. 현재 우리 정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징후가 임박했을 때 이를 발사 직전에 무력화할 수 있는 킬 체인(Kill- Chain) 체계와 이를 피해 핵미사일 공격을 했을 때 날아오는 미사일을 격추하는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Korea Air and Missile Defense)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킬 체인은 “시한성 긴급표적(TCT; Time Critical Target)"을 탐지 및 식별하여 가장 짧은 시간 내에 무력화시키는 작전으로써, 고성능의 감시정찰체계, 지휘통제 및 통신(C4I) 체계 및 타격체계의 구축을 필요로 하며, 이를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예산과 기술이 요구된다.
(이 글은 지난 2015년8월20일에 실린 글을 재록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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