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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단계 코로나19대책의 매뉴얼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0년02월29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20년02월29일 16시23분

작성자

  • 신세돈
  •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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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드디어 정부가 코로나19 사태의 위중성을 인지하고 2020년 2월 23일 저녁 늦게 위기대응단계를 최고수준인 심각단계로 격상시켰다. 전문가의 권고를 받아들였다고는 했지만 신천지 집단감염으로 인한 확진자 폭증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대통령은 규정에 얽매이지 말고 전례 없는 강력한 대응을 주저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범 부처는 물론 전 국민 차원의 총력 대응을 주문했다. 

 

 코로나19 사태를 어떻게 규정하든지 간에 위기대응의 두 가지 핵심은 ‘방역(A)’과 ‘경제안정(B)’인데 이 둘 중에 우선순위는 당연히 ‘방역’이 먼저다. 방역과 경제의 우선순위를 혼동하여 경제를 먼저 생각하다보면 판단도 흐려지고 결정도 늦어진다. 이번에 ‘심각’수준으로의 결정이 늦어진 것도 그렇고 나오는 대책의 내용도 자꾸 핵심을 벗어나는 이유가 바로 우선순위의 혼동에서 비롯된 것이다.

 

최우선 ‘방역(A)’대책에는 두 개의 꼭지가 있는데 하나는 확산예방(A-1)이고 다른 하나는 감염자치료(A-2)이다. 이 둘 또한 같이 가야하는 것이지만 굳이 우선순위를 둔다면 A-1, 즉 확산예방이 가장 먼저다. 이를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확진자/접촉자의 신속한 확인 및 조처 (A-1-1)이다. 이와 함께 중국인 입국 잠정 금지(A-1-2)나 병원 내 감염예방조치강화(A-1-3)와 같은 강도 높은 조치가 취해질 필요가 있다. 

 

다중밀폐회합의 금지(A-1-4)나 개학연기(A-1-5)와 같은 조치들은 심리 등에 미치는 부작용 또한 크므로 지역적으로 확산예방의 효과 경우에만 국한되어 취해질 필요가 있다. 환자치료(A-2)와 관련해서는 병동확보(A-2-1)와 지역별로 개원의나 전문의를 한시적으로 긴급 동원하여 의료인력을 확보하는 체계(A-2-2)도 구축할 필요가 있다. 확산예방 및 환자치료에 관한 대책들은 전적으로 의료전문가들의 주도로 이루어져야 할이며 모든 재정지원책은 확산예방과 감염자치료에 우선적 방점을 둬야 한다. 

 

다음으로 경제안정(B) 대책에는 응급지원(B-1)대책과 심리안정(B-2)대책이 있다. 응급지원이란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 피해를 직접 입거나 입을 우려가 있는 단체에게 응급적으로 제공되는 지원을 말하는데 여기에는 매출결손지원(B-1-1), 고용유지지원(B-1-2), 임대료지원(B-1-3)과 같은 대책이 있고 제조업체의 경우에는 부품원자재 긴급조달지원 같은 대책들도 포함될 것이다. 

 

이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입거나 일을 것이 확실시되는 업종과 업체와 지역을 명시화하여 구분하는 일이다. 예컨대 이번에 감염병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대구경북지역이라 할지라도 타격을 입은 업종이나 지역을 타격의 정도에 따라 구분하여 A, B, 혹은 C로 구분하여 지원의 강도를 달리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이 되지 않은 지역이라 할지라도 확진자가 다녀가서 일시 폐쇄된 업소 혹은 병원의 경우에는 응급지원의 대상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심리안정(B-2)대책으로 가장 시급한 것은 정확한 투명성(B-2-1)이다. 기본배증률(R0)과 치사율을 알려줌으로써 불필요한 공포감 조성을 막아야 한다. 기본배증률이란 감염자 한 명이 예방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일반적인 상태에서 다른 몇 명에게 전파되는지의 속도를 뜻하고 치사율이란 감염자 중에서 사망한 사람의 비율을 뜻한다. 사스의 배증률은 2-5, 치사율은 9.6%인 것으로 알려져 있고 메르스 배증률은 0.4-0.9, 치사율은 35%로 알려져 있는데 코로나19의 배증률과 치사율에 대한 정확한 통계를 알려주면 심리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청정공간(B-2-2), 즉 코로나19 위험이 매우 적은 안전지역, 안전업체 혹은 안전모임 등과 같은 안전공간(B-2-2)을 선정하여 정상적인 활동을 권장함과 아울러 과민반응을 자제하는 노력(B-2-2)도 곁들여야 할 것이다. 이외에도 과도한 보도라든지 언급을 자제함으로써 불필요한 불안감 조성을 막는 노력(B-2-3)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하여 거론되는 경제대책을 보며 우려하는 것은 두 가지다. 

 

첫째로는 구체적인 알맹이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자동차 부품업체의 관세 특례경감 이야기가 있었고 관광업체에 대한 무담보 금리우대 혹은 지역상권에 대한 상품권 확대 같은 조치들이 포함되어 있지만 이 정도로는 안 된다. 코로나19 피해우려 업종과 지역과 업체에 대한 전폭적이고 효과적이고 구체적인 대책들이 나와 줘야 한다. 

그런 점에서 과감하고도 미시적인 추경은 시급하다. 

 

두 번째로 걱정되는 것은 이번 사태로 ‘경기하강’을 막아보자는 생각으로 나오는 거시적 대책들이다. 예컨대 내수 진작을 위해 소비쿠폰을 발행한다든지 혹은 개별소비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하는 조치들은 크로나19와 직접적인 관련도 매우 약할뿐더러 재정투입 규모에 비하여 내수를 살리는 효과도 거의 없다. 수개월 지속되는 코로나19 타격을 입은 업체에게 응급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더욱 시급하고 필요한 일이다. 

 

또 과거 메르스나 신종플루(2009년) 사태를 보면 대부분의 경우에 추경발효 이전인 감염확산 충격 한두 달 이내에 거시 민간소비지표가 정상궤도를 회복했었다. 그야말로 한국경제의 전반적인 체력강화조치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부분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효성 높은 미시적 외과적 정밀수술조치(surgical operation)가 시급한 시점이다. 

<관련영상 보기:https://www.ifs.or.kr/bbs/board.php?bo_table=kimkwangdo&wr_id=555​>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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