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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광의 바이오 산첵<17>인류 친환경 먹거리 확보, 식물 마이크로바이옴(Plant Microbiome)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1년12월21일 16시00분

작성자

  • 오태광
  • 국가미래연구원 연구위원,주)피코엔텍 상임고문,전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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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상에는 약 39만 900종 이상 식물이 존재(영국 왕립식물원 큐(Kew)가든, 2016)하며 이중 약 21%가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멸종 원인은 농경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가 약 31%, 벌목과 같은 산림파괴가 21%, 건설 개발이 13%로 65%가 인간에 의해서 멸종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람이 음식으로 섭취하는 식물은 5,538종이고 의약용 목적으로 사용되는 식물이 17,810종으로 인간이 사용하는 식물의 종류는 23,348종이고 약 6%에 달하고 있다. 

 

사람이 직접 재배하는 식물인 작물은 먹는 식용작물, 공업용 공예작물, 약용작물, 원예작물, 비료작물이 있고 종류는 현재 약 3,000종(식물학 백과)에 달하고 있다. 기원전 9,500-8,500년 전 부터 작물을 경작하면서 인류는 인위적으로 우수 종을 선발하는 과정으로 작물을 순화하여 사람이 필요한 부분인 먹을 수 있는 부위를 잘 발달시켜서 야생의 형태와는 전혀 다른 형태(그림 1)로 만들었고 이렇게 됨에 따라서 식량자원이 풍부하여 지구상 인구가 급증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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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많은 식량을 확보하기 위해서 식물에 필요한 영양인 물, 햇빛이 양호한 환경을 개간하여 인위적으로 만들면서 환경파괴가 시작되었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질소 인산, 칼리(N, P, K)를 과잉으로 다량으로 공급하였고 생산에 방해되는 곤충, 잡초, 식물병원균을 죽이기 위해서 살충제, 제초제, 살균제와 같은 농약이 개발되어서 생태계를 크게 변화시켰고, 적응할 수 없는 생물들은 빠른 속도로 멸종하였다. 

 

한편 콩과 식물의 경우는 뿌리혹박테리아를 이용하여 공기 중 질소를 고정하여 질소 자원이 없는 척박한 토양에서 잘 생육하여 대두와 같은 단백질 자원을 생산하여 인간에게 공급하였다. 이렇게 질소 비료를 줄 것이 아니라 식물에 뿌리혹박테리아와 같은 미생물을 이용해서 지구 환경도 보호하면서 생산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연구되는 동시에 화학농약 없이 농약 역할을 할 수 있는 미생물로 자연 친화적인 영농방법이 개발됨에 따라서 20세기 말에 농약과 비료 없이 경작하는 유기 농법이 도입되었다.

 

 식물 microbiome은 토양, 식물에 생존하고 있는 미생물 균총(microbiome)를 이용하여 환경파괴를 최소화하면서 식물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지속적인 식물생산을 높이는 방안이고 성공 시는 지구 환경을 건전하게 하여 지구 생명체의 멸종을 막으면서도 인류에게는 건강하고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원고는 환경을 보호하면서도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식물 microbiome이용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식물 Microbiome의 종류와 역할>     

 

 식물 주변인 식물 내 외부에 서식하거나 공생하면서 식물의 생육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세균(Bacteria), 곰팡이(Fungi), 바이러스(Virus)등 미생물체 군을 우리는 식물 microbiome이라고 한다. 식물 microbiome은 식물의 종류에 따라서 각기 다르고, 식물위치에 따라도 다른 microbiome이 영향을 미쳐서 뿌리에 영향을 주는 식물 주위 토양에 근권(根圈, Rhizosphere), 식물체 내부에 영향을 주는 내권(內圈, Endosphere), 식물 잎의 표면에서 활동하는 엽권(葉圈, Phyllosphere) microbiome으로 나눈다(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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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microbiome 중 식물 뿌리에는 토양 1 gram 당 1만 종 이상의 세균이 살고 있고 세포 수로는 100억 마리 이상이 서식하면서 공중 질소 고정, 길항작용, 호르몬 생산, 식물 면역 및 스트레스 등 다양한 능력으로 식물의 생육을 돕고 있다. 진균류인 곰팡이는 식물의 뿌리 부분에 서식하면서 가는 실 모양의 균사(mycelium)를 땅속으로 뻗어서 식물 뿌리가 닿지 않는 영역까지 확장하여 양분, 무기물, 물을 흡수하여 마치 아주 가는 뿌리 역할을 한다. 진균류는 뿌리 주변 토양, 뿌리 표면 및 뿌리 내부까지 서식하면서 근권류의 주요 microbiome으로 활동하는데 토양 1 gram당 10-100만 마리 이상이 서식하고 있다. 바이러스는 가장 개체가 많은 생물체로 병원성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도 식물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중요한 역할도 하고 있다. 

 

식물 근권 microbiome은 식물 뿌리에 함께 서식하면서 다양한 생태계를 만들어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 첫 번째로 가장 대표적인 기능은 식물의 영양 획득에 도움을 주면서 자신도 식물이 광합성으로 만든 탄수화물을 얻어먹고 사는 공생관계를 하고 있다. 이런 공생관계는 뿌리혹박테리아나 가는 뿌리 역할을 하는 곰팡이가 함께 살기 위해 식물과 한 몸으로 협동하면서 살아간다. 즉, 식물과 미생물 상호 공생작용은 식물, 미생물 개개로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식물과 미생물을 묶어서 하나의 진화된 공생unit인 “Holobiont(全 生命體)”로 표시되는 개념을 식물 microbiome 이다. 

 

대표적인 예로 콩과 식물 뿌리에 Rhizobium이나 Bradyrhizobium등 공생미생물은 뿌리혹을 만들어 식물로부터 먹이를 얻고, 자신은 공중 질소를 식물이 이용할 수 있는 형태를 만들어 식물에게 마치 질소비료를 주는 것과 같은 역할을 한다. 두 번째는 다른 미생물(식물병원균, 해로운 미생물)과 영양분 또는 서식지를 경쟁하는 길항작용을 하면서 항생물질을 만들어 식물병원균 저항성을 높여주어 식물이 병에 걸리지 않게 한다. 대표적 미생물로는 Pseudomonas, Bacillus, Streptomyces등을 예로 들고, Pseudomonas, Bacillus 는 토양과 강하게 결합하여 식물이 흡수할 수 없는 영양분을 분해 또는 전환하여 이용할 수 있게 한다. 뿌리 근처 흙과 강하게 결합 된 6개의 인산이 결합된 불용성 인산 (Phytate)을 분해하는 공생미생물 Phytase란 효소로 가용화시켜서 식물이 이용할 수 있게 하여 미생물비료라고 칭하기도 한다. 

 

식물 내권은 식물체 내부를 의미하고 내부에 서식하는 Microbiome을 내생 미생물(Endophytes)이라 하는데, 내생 미생물은 식물 내부에서 발생하여 죽을 때까지 살거나 또는 잠깐만 살아가는 미생물종이 있는데 전체적으로 식물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식물 병원성 미생물이 침입하면 내생 미생물이 전신유도저항성(Induced system resistance, ISR)이라는 특정 물질을 생성하여 식물이 방어체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실제로 에틸렌(Ethylene)이나 자스몬산(Jasmonic acid)을 분비하여 식물이 나쁜 상태로 인식하게 하여 병원균의 공격을 대비하는 “예방 백신” 역할을 한다. 이외에 내생 미생물은 식물을 외부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하는 다양한 2차 생리활성 물질들을 생산하는 보고가 많이 되고 있다. 엽권 미생물은 잎에 사는 미생물로 식물 잎 표면에 유 무기물의 흡수, 배출통로인 미세통로에 집중적으로 분포되어서 식물과 밀접한 상호관계를 형성하여 영양, 수분 부족 등 다양한 스트레스에 적응하여 생존능력을 강화시키고 있다.        

 

<식물 Microbiome의 중요성과 역할 > 

 

  식물microbiome의 중요성을 증명한 가장 큰 실험은 1985년 미국 애리조나(Arizona) 주에서 수행한 “Biosphere II project”라는 대형과제(그림 3)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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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형과제는 우주에서 신 지구 환경창출 가능성을 보기위해서 애리조나 사막 가운데 초대형 거대 온실에 열대우림, 바다, 사막, 농업 산림지역, 실험실과 사람거주 지역을 만들고 동식물, 어류를 키우면서 2년간 8명의 과학자가 전혀 외부의 도움 없이 자급자족으로 생활하면서 우주에서 신 지구 창출이 가능한지 실험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가장 큰 실패 원인을 microbiome인 미생물을 배제하고 실험하여 자연생태계가 순환되지 않아서 결국 생태계가 파괴되어 실패하였다. 지구 생태계를 유지하는데 미생물의 군집체인 microbiome의 중요성을 확인한 실험이지만 당시는 microbiome이란 개념이 없어서 단지 환경을 정화하는 미생물이 없어서 생태계가 파괴되었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필자는 특정 정화미생물만이 아니라   microbiome이 갖는 다양한 기능이 단지 환경정화에서 끝나지 않는다고 생각하였다.

 

 여기서 지금까지 보고되고 있는 식물 microbiome의 중요한 역할 5가지로 나누어 설명하여 보자.  

첫 번째는 식물의 성장과 영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보고(Janssen et al.(2018))가 가장 많고, 두 번째는 식물건강과 보호에 관계되는 인자를 공급하여 식물 병해충에 길항작용을 하여 질병을 예방한다는 보고(Berendsen et al.(2012))가 많다. 세 번째는 공생미생물이 만드는 고분자접착제가 토양의 구조를 동글동글한 때알 구조를 만들어 식물뿌리에 산소공급과 수분공급을 조절한다는 보고(Kallenbach et al. (2016))가 있어서 밭갈이(Tilling)를 하지 않는 Zero tilling 경작도 가능할 것으로 이야기한다.

 네 번째는 흙속에 독소, 오염물 등 화학스트레스를 미생물이 분해/전환하여 제거함으로 건전한 환경을 제공(Kantor et al.(2017))할 수 있다고 한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열대, 사막, 고염도지역등 극한환경에서 자라는 토착식물의 식물 microbiome에서 가뭄, 고염도, pH, 온도의 비생물적 스트레스에도 적응할 수 있는 농업이 가능하다는 보고(Meena et al.(2017))가 있다. 이번 원고에서는 식물 microbiome을 구성하고 있는 근권(Rhizosphere), 내권(Endosphere), 엽권(Phyllosphere)중 근권을 중심으로 주로 식물성장 및 영양에 대한 식물 microbiome의 역할을 설명하고자 한다. 

 

우선 식물은 토양, 공기 환경에 존재하는 미생물들과 끊임없이 역동적으로 상호작용을 하여 식물성장, 영양, 번식 및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근권 공생미생물로 콩과식물의 뿌리혹박테리아를 만드는 질소고정세균(Agrobacterium tumefaciens)이 대표적인 예이다. 콩과식물이 질소고정세균이 특이하게 좋아하는 아미노산인 opine의 만들어서 질소고정세균을 뿌리 주위로 우선 모이게 한다. 

 

식물자체에서 대사 리모델링하여 뿌리 혹 생산에 도움이 되는 영양 물질, 호르몬, 휘발성분 등을 만들어 질소고정세균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준다. 이렇게 되면 뿌리 노듈(nodule)에서는 질소고정 세균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세포 뿌리혹이 고정화/비대화하여 질소고정세균의 질소고정효소가 활성화되면서 공기 중 질소를 고정하여 식물이 이용할 수 있게 한다. 동시에 질소고정세균은 식물이 광합성으로 만든 탄수화물 등 영양물질을 먹고 자라는 공생관계를 만든다. 

 

결론적으로 식물이 공생미생물을 유인하는 물질을 만들며 유용한 microbiome이 식물근처로 모이게 하고 공생미생물은 식물로부터 영양분을 먹고 자라면서 식물의 3대 영양소인 질소, 인산, 칼리를 식물에 제공할 뿐만 아니라, 식물 병해충 박멸 등에 도움을 받으면서 서로 공생하게 한다. 식물이 생리 및 영양 물질을 생산하며 이를 영양원으로 공생미생물 더욱 잘 자라게 되어 식물노듈이나 뿌리혹 등을 확대하여 만들게 된다. 

 

공생미생물은 새로운 대사산물을 만들게 되면 식물의 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식물의 외부 병원균에 대한 방어기작을 강화하고 식물면역작용을 활성화하여 식물 microbiome은 성장, 면역, 병충해 예방 등 다양한 기능성을 가진다. 식물을 재배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농약이나 화학비료사용 없이도  건강한 식물재배가 가능하여 유독한 화학 물로 인한 환경오염을 방지하면서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획기적인 농업 신 재배 방식이 개발되어지고 있는 것이다. 

       

<맺는말> 

 

  식물 microbiome의 효능 시험에서 화학비료인 질소, 인산, 칼리(N,P,K)를 적정량 100%를 사용했을 때보다 적정량의 50%만 사용하고 미생물을 처리했을 때 생산량이 훨씬 증가된 결과(3 Biotech(2017))에서 화학비료를 적게 사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주었고, 물이 부족한 가뭄에서도 견딜 수 있는 뿌리microbiome 균주 개발(Environ. Microb.(2015))등 결과는 식물 microbiome의 산업적 활용이 가능함을 시사해 주고 있다. 

 

어려운 점은 각 지역마다 토양과 생육하는 식물 microbiome이 다르고 식물마다 적용 미생물군의 다르기 때문에 앞으로 작물과 지역마다 맞춤형 microbiome 개발이 절실히 필요하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WEF)이 2021년 바이오관련 10대 미래 유망기술(World Economic Forum, Top 10 Emerging Technologies of 2021(2021.11))중 하나를 농업분야에 “스스로 비료를 공급하는 작물(Crops that make their own fertilizer)”를 선정하여 식물 microbiome 기술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하였다. 

 

전 세계는 작물생산 향상을 위해서 매년 1억 1천만 톤 이상의 질소비료를 사용하는데 콩과 같은 방법으로 쌀, 옥수수, 밀 등 곡물을 생산에도 공기 중 질소를 고정하여 사용하면 질소 화학비료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서 환경보호를 하면서도 생산량을 높일 수 있다는 내용이다. 

 

미래유망기술(Emerging Technologies)은 3-5년 이내에 세계 사회 경제에 큰 영향력을 가질 혁신기술(Breakthrough Innovations)로 인류 삶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산업을 혁신시키고 지구환경 보호에 잠재력이 큰 기술이다. 식물 microbiome 기술은 성공 시 지구환경을 보호하면서도 늘어나는 인구의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꿈의 기술이라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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