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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천의 디지털경제 이야기 <46> 2024 노벨화학상 설명(1); 단백질의 비밀을 밝힌 AI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11월28일 19시15분
  • 최종수정 2024년11월28일 19시06분

작성자

  • 박재천
  • 국가미래연구원 연구위원, 전 인하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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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화학위원회는 2024년 화학상을 수여하면서 그 배경과 스토리를 정리한 자료를 웹 사이트에 게재하였다.  이 발간물을 주로 참조하여 3회에 걸쳐 화학상을 해설한다. 

(원전;  ’Popular science background: They have revealed proteins’ secrets through computing and artificial intelligence (pdf), 노벨화학상위원회) 

 

화학자들은 오랫동안 생명의 필수요소이자 도구인 단백질을 완전히 이해하고자 꿈꿔왔다. 이제 이 꿈이 현실에 가까워졌다. 데미스 하사비스와 존 점퍼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거의 모든 단백질의 구조를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 데이비드 베이커는 단백질을 다루는 방법을 습득해 완전히 새로운 단백질을 만들어냈다. 이들의 발견은 실로 엄청난 것이다. 

 

컴퓨팅과 인공지능을 통해 단백질의 비밀을 밝혀내다. 

 

생명화학은 단백질이 존재하기 때문에 활발히 발전하고 있다.  단백질은 일반적으로 20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DNA에 저장된 정보를 청사진으로 삼아, 아미노산들은 우리 세포에서 긴 사슬 형태로 연결된다. 그 다음에 단백질의 마법이 일어난다. 아미노산의 사슬이 특정한, 때로는 독특한, 삼차원 구조로 꼬이고 접히는 것이다 (그림 1 참조). 이 구조가 단백질의 기능을 결정한다. 일부는 근육, 뿔 또는 깃털을 형성하는 화학적 구성 요소가 되고, 또 다른 부분은 호르몬이나 항체가 된다. 또, 생명체의 화학 반응을 촉진하는 효소로 작용하며, 세포와 그 주변 환경을 이어주는 소통 채널로도 기능한다.   

 

이 20개의 아미노산이라는 생명의 화학적 구성 요소들이 지닌 잠재력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2024년 노벨 화학상은 이들을 완전히 새로운 수준에서 이해하고 다루게 한 획기적 연구성과와 관련이 있다. 상의 절반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화학자들이 50년 넘게 씨름해온 문제, 즉 아미노산 서열을 이용해 단백질의 삼차원 구조를 예측하는 문제를 해결한 데미스 하사비스와 존 점퍼에게 수여된다.  그들은 거의 2억 개에 달하는 알려진 단백질의 구조를 예측할 수 있었다. 나머지 절반은 데이비드 베이커에게 주어진다. 그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단백질을 설계하고, 완전히 새로운 기능을 가진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2024년 노벨 화학상은 서로 다른 두 가지 발견을 인정하는 것으로, 이들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거칠지만 최초로 밝혀진 이미지들 

  

올해 수상자들이 극복한 도전 과제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현대 생화학의 태동기로 돌아가보자. 화학자들은 19세기부터 단백질이 생명 과정에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단백질을 보다 자세히 탐구할 수 있을 만큼 도구가 정밀해진 것은 1950년대에 이르러서이다. 케임브리지 연구원인 존 켄드루와 맥스 퍼루츠는 ‘X선 결정학’이라는 방법을 사용하여 단백질의 최초 삼차원 모델을 제시하는 데 성공하면서 획기적인 발견을 이루었다. 이 발견을 인정받아 그들은 1962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1ced907848a2511f1989fbefbc4d4bf4_1732788<그림 1>. 아미노산의 사슬은 3차원 구조로 접히며, 이 구조가 단백질의 기능을 결정한다. 

©Johan Jarnestad/The Royal Swedish Academy of Sciences

 

그 후 학자들은 주로 X선 결정학을 사용하여 약 20만 개의 서로 다른 단백질 이미지를 만들어 냈으며, 이는 2024년 노벨 화학상의 토대를 마련했다.  

 

단백질은 어떻게 자신의 고유한 구조를 찾을까?   

 

미국의 과학자 크리스티안 안핀센은 다양한 화학적 방법을 사용해, 기존의 단백질이 풀린 후 다시 스스로 접히도록 만드는데 성공했다. 흥미로운 점은 단백질이 매번 정확히 동일한 모양을 취했다는 것이었다. 1961년에 그는 단백질의 삼차원 구조가 전적으로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에 의해 결정된다고 결론지었다. 이 발견으로 그는 1972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그러나 안핀센의 논리에는 맹점이 있었다. 또 다른 미국인 사이러스 레빈탈이 1969년에 이를 지적했다. 그는 단백질이 100개의 아미노산으로만 구성되어 있더라도, 적어도 1047개의 서로 다른 삼차원 구조를 가질 수 있다는 계산을 했다. 만약 아미노산 사슬이 무작위로 접힌다면 올바른 단백질 구조를 찾는 데 우주의 나이보다 더 긴 시간이 걸려야 한다. 그러나 실제 세포에서는 몇 밀리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아미노산 사슬은 실제로 어떻게 접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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