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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續)여의도에는 왜? 정신병원이 없을까 <16> 장기표, 당신은 왜 그렇게 바보처럼 살았습니까 ③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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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10월15일 16시50분
  • 최종수정 2024년10월13일 13시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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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우리를 이끄는 지도자와 그 집단에 대해 야박해서 눈물이 날 정도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그들이 힘들어 울어야 국민이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 건… 정책이나 전문가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사회지도층이 국민보다 힘들지 않고 편하게 살기 때문이다.> (졸저 ‘여의도에는 왜? 정신병원이 없을까’ 중)​

 

나= “실례입니다만 만약 신청했다면 민주화운동 보상 금액이 어느 정도나 됐을까요.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 “정확히 환산해 본 적은 없지만 저보다 훨씬 적게 복역한 사람이 10억 원 정도 받았으니까 그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 “선생님 때문에 오랜 세월 힘들었던 가족들을 생각해서라도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장기표= “아내가 고등학교 교사를 했는데… 나 면회 다니느라 그만둔 뒤에는 집집마다 다니며 아이들 가르치는 가정교사를 하며 살림을 꾸렸습니다. 그런 걸 생각하면 미안하지요. 집사람이 ‘당신은 돈을 안 벌어오는 게 문제가 아니라 돈 벌 생각 자체가 없는 게 문제’라고 하더군요. 하하하.” 

 

선생님께는 미안한 말이지만…, 이게 웃을 일일까? 세금 안 내려고 기를 쓰고 법과 제도의 허점을 이용하고, 명의를 바꾸고, 채무 변제를 피하려 (허위 스펙 제출로 의대 입학이 취소된 모 씨의 삼촌 부부처럼) 위장 이혼까지 하는 세상에 나라가 법으로 신청만 하면 주겠다고 한 것도 안 받다니…. 하지만 그는 자신이 안 받은 보상금보다 이제는 사회지도층이 돼 모범이 돼야 할 민주화 운동권 출신 동지들이 일신의 안위와 제 식구 챙기기에만 몰두하는 것을 더 안타까워했다. 

 

장기표= “김대중 정부 시절 서울대 교수 출신인 모 교육부 장관이 80년대 해직 교수 60여 명을 5·18민주화운동 희생자로 선정해 80억 원을 나눠줬습니다. 이들 중 광주와 관련된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더군다나 이미 대부분 김영삼 정부 때 복직돼 해직 기간에 못 받은 월급도 전부 돌려받았지요. 그러고 나서도 민주화운동 출신이라고 국회의원, 장관, 대학 총장, 공공기관 이사장 등을 한 사람이 부지기수입니다. 정말 나쁜 사람들 아닙니까?”

 

나= “당시(2001년) 그 문제를 직접 지적했는데 큰 반향은 없었습니다만.”

 

장기표= “우리 사회가 민주화운동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어서… 문제가 있어도 말을 잘 못 합니다.”

 

(참고=위에 언급한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 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은 2000년 김대중 정부 시절 제정됐다. 2001년 7월 22일 자 동아일보 아파트 분양가 기사(‘아파트 분양가 97년 比 40% 상승’)에 따르면 서울 지역 24평형 미만의 소형아파트 평당 평균 분양가는 540만 7000원. 60여 명이 80억 원을 나눠 받았으니, 얼추 24평 아파트 하나씩을 받은 셈이다.)

 

그는 자신이 살아온 길에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도저히 인정할 수 없는 비루한 사람들에 의해 자신의 평가가 바뀌는 것을 원치 않았다.

 

장기표= “민주화운동 보상을 신청하지 않은 이유에는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석을 달리해 무죄 판결을 받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었지요.”

 

나= “그게 무슨 말입니까?”

 

장기표= “지금 재심 법정을 열어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사살은 무죄라고 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나= “굳이 그럴 필요는….”

 

장기표= “없겠지요. 그런 건 역사가 평가하는 겁니다. 군사독재에 부역한 판검사들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이 민주화 후에는 민주화 세력에 붙더군요. 민주화운동을 유죄라고 했던 사람들이 세상이 바뀌니 이제는 민주화운동을 굉장히 위하는 것처럼 무죄 판결을 내리는 겁니다. 내가 이런 사람에게 재판받고 싶겠습니까. 나는 당당하게 민주화운동을 했고 불의한 집단에 의해 유죄를 받았으니 그게 내 명예인데, 그걸 무죄라고 하면 내 명예는 어디로 가는 겁니까.” 

 

하…. 이런 사람에게 “왜 보상금 신청을 하지 않았느냐”라고 묻는 내가 얼마나 초라하게 느껴졌는지. 그는 자신의 민주화운동 경력을 생색내고, 그걸 방편으로 각종 혜택을 누리려는 사람들로 인해 민주화운동 출신 인사들에 대한 국민의 평판이 좋지 않은 점을 안타까워했다. 

 

장기표= “예전에는 사회적으로 민주화운동 인사들을 대접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없어졌어요.”

 

나=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 겁니까.”

 

장기표= “소위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사람들이 그동안 이런저런 보상을 많이 받은 데다, 권력을 잡고 나서는 부정부패에 연루되는 등 자신들이 비판했던 사람들과 똑같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지요. 돈만 보상이 아닙니다. 민주화운동 경력 때문에 국회의원 장관 심지어 대통령까지 되지 않았습니까. 국민이 보기에는 ‘예전에 고생한 거 인정하지만 이제는 다 보상받은 거 아니냐, 빚진 게 없다’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좋게 말하면 상쇄됐고, 나쁘게 말하면 민주화운동 경력을 팔아먹은 셈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민주화운동 출신들이 왜들 그렇게 자꾸 자신들을 포장하는지 안타까워했다. 그는 “아마 민주화운동의 변방에 있던 사람들이 콤플렉스 때문에 그러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콤플렉스 때문이라고? <⓸편으로 계속>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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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24년10월13일 13시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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