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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續)여의도에는 왜? 정신병원이 없을까 <14> 장기표, 당신은 왜 그렇게 바보처럼 살았습니까 ①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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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10월01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24년09월29일 11시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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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우리를 이끄는 지도자와 그 집단에 대해 야박해서 눈물이 날 정도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그들이 힘들어 울어야 국민이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 건… 정책이나 전문가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사회지도층이 국민보다 힘들지 않고 편하게 살기 때문이다.> (졸저 ‘여의도에는 왜? 정신병원이 없을까’ 중)​

 

“과거에 민주화운동 유공자 보상을 신청하지 않으셨던데, 혹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나)

“내가 좋아서 한 건데, 무슨 보상을 신청하나요? 줘도 안 받습니다.”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

 

2020년 10월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지하철 1호선 남영역 근처 작은 오피스텔 사무실에서 그를 인터뷰했다. 장·기·표.

자타가 공인하는 민주화운동의 대부. 1972년 서울대생 내란음모 사건을 시작으로 5번 수감 돼 10년 가까이 복역했고, ‘김대중 내란 음모 조작 사건’ 등에도 연루돼 12년의 수배 생활을 보낸 사람. 그에게는 늘 ‘영원한 재야(在野)’라는 수식어가 붙었는데, 숱한 인사들이 ‘민주화운동 출신’을 배경으로 정관계로 진출하는 동안에도 그는 늘 제도권 정치 밖에서 시민운동가로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제도권 진입 자체를 시도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는 민중당 등 소수정당 후보로 여러 번 총선에 출마했으나 떨어졌다. 그의 이력으로 충분히 제도권 정당 후보나 공직을 얻을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않았던 걸 보면 그에게는 ‘자리’보다 ‘자신이 지향하는 바대로 사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았나 싶다.)

‘그를 빼고는 대한민국 민주화 역사를 서술할 수 없다’라는 평가라면 다른 어떤 설명이 필요 없지 않을까. 하지만 세월은 그를 ‘원로’(1945년생으로 인터뷰 당시 78세였다)로 만들었고, 나이가 무색하게 활발히 정치·사회 개혁 운동을 하고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세간의 주목은 그리 받지 못했다. 그런 그를 인터뷰한 이유는 당시 ‘386 운동권 출신’으로 지칭되는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낯간지러운 행태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기 때문이었다. 다음은 2020년 10월 8일 자 동아일보 기사다.

 

<민주화운동을 한 당사자와 그 가족 또는 유가족에게 교육, 취업, 의료, 금융 등의 혜택을 부여하는 일명 ‘민주화 유공자법’이 더불어민주당에서 발의됐다. 학생운동이나 노동 운동 등에 참여했던 이들에게도 4·19혁명 유공자나 5·18민주화운동 유공자에 준하는 대우를 해주자는 취지다. 일각에선 여권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운동권을 지원하기 위한 법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민주당 우원식 윤미향 의원 등 20명은 지난달 23일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대표 발의한 우 의원은 “이 법을 통해 민주주의의 숭고한 가치를 널리 알려 민주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려는 것”이라고 제안 이유를 밝혔다. …(중략)… 이 법이 통과될 경우 민주화 유공자 당사자나 가족 혹은 유가족이 중고교 및 대학 등 교육기관에 진학할 땐 수업료를 면제받을 수 있다. 또 법이 정한 교육기관은 입학 정원에서 일정 비율로 이들을 선발해야 한다. 취업 지원 조항도 있다. 법안에 따르면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군부대, 학교와 일정 규모 이상의 사기업도 채용시험에서 의무적으로 5∼10%의 가산점을 이들에게 부여해야 한다. 의료 지원도 있다. 민주화운동 중 다친 부분에 대해서는 국가나 지자체의 의료기관에서 무료로 치료받을 수 있다. 금융 지원도 있다. 대상자는 보훈기금법에 따라 보훈 기금에서 장기 저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생활자금은 5년, 사업자금은 15년, 주택 구입 자금은 최대 20년 내에만 상환하면 된다.>

 

여론은 들끓었다. 법안이 게시된 국회 입법예고 시스템에는 이날 반대 댓글만 5000여 개가 달렸고, 이재오 전 의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등 과거 민주화운동을 했던 인사들의 문제 제기도 봇물이 터지듯 했다. 심지어 같은 당내에서도 비판이 잇달았는데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페이스북에 “나 또한 민주화운동 출신 의원이지만 납득하기 힘든 법안”이라며 “(혜택을 받을) 대상과 숫자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라 민주화운동 세력이 스스로를 지원하기 위해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사용했다는 데 (문제가) 있다”라고 했다. 1963년생인 이 의원은 고려대 법대 학생회장을 지냈고, 1985년 민주정의당 중앙정치연수원 점거 농성 사건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수형 생활을 한 대표적인 ‘386 운동권 출신’ 인사다. 이때 법안을 대표 발의한 우원식 의원이 지금 제 22대 국회 국회의장님이신 그분이다. (당시에는 예상할 수 없었지만, 이 법은 4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논란과 갈등을 부르고 있다.)

 

서론이 길었는데, 아무튼 이 사안과 관련해 자타가 공인하는 운동권의 대부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듣고 싶었다.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대뜸 “나도 한 10억 원쯤 됐을 것 같은데… 받지 않아서 정확한 액수는 모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2000년 김대중 정부 때 제정된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 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으로 상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었는데, 애초에 신청을 안 했다는 것이다. 뭐 이런 신선한 소리가 다 있지? <②편으로 계속>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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